Chapter 329
[노네임 마이너 갤러리]
<개념글>
[니체 네가 틀렸어! 이 세상에 신은 실존한다!(팬미팅 후기)][41]
(네가최고야쌍따봉해피해피나메·gif)
이걸 실제로 볼 줄이야ㅋㅋㅋㅋㅋ
방장님 영접 후기를 몇 개 적어보면 생각보다 훨씬 작고 훨씬 귀엽고 훨씬 어른스러움ㅋㅋㅋㅋㅋ
예전에는 114cm가 얼마나 작은지 잘 몰랐는데 그냥 유치원생이더라···
이 뒤로도 쭉 사진 올려줄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댓글]
-나메 안아봤음? 어때?
└ (작성자): ㅇㅇ 겁나 가벼움· 20kg이면 쌀 한 포대 무게라서 무겁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애초에 사람 몸이 무게중심이 분산되어 있어서 진짜 살짝 얹힌 느낌임· 헬스장 빈 봉처럼 느껴진다고 보면 될 듯·
└ 빈 봉도 20kg야 바보야ㅋㅋㅋㅋㅋ
└ (작성자): 헉 그러네?
-방실방실 웃는 사진 더 올려줘!
└ (작성자): 한번 찾아볼게·
나메가 개최한 팬미팅은 진귀한 장면을 많이 연출했다·
그녀가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일은 없었지만 주먹만한 쿠키를 야금야금 깨물어 먹는다든가 심심해질 때 머리카락을 배배 꼬는 장면이 등이 포착되었다·
나메가 보았다면 버럭 화를 낼 웃긴 사진들도 몰래몰래 공유를 하였다·
그러던 중 커뮤니티에 조금 낯선 외부인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임상3상완료 美FDA승인 1000조지원 희귀질환치료제개발 관련株공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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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나메갤도 많이 컸다· 이런 스팸글도 올라오고·
[여기서 화성제약 50만원 구조대 보내준다는데 사실인가요?][3]
ㅠㅠㅠ 꼭대기층 너무 춥고 배고파요 빨리 구해주세요···
[댓글]
-갤 잘못 찾아오신 것 같은데요?
-어디 좌표 찍혔냐?
-ㅗ
[이 기사 땜에 주식충들 떼거지로 몰려오는 것 같은데?][17]
[단독) 화성제약 ‘바이오아카식’ 1·4천억원 인수 소식]
현금 400억에 자사주 천억 ㄷㄷ
[댓글]
-아오 왜 여기서들 행패인지;;
-뭔가 있긴 한가보다ㅋㅋㅋ
-왜 바이오아카식은 비상장인 걸까! 팔기만 했으면 전 재산 박았을 텐데!
[이따가 새벽에 캐넌 킹 라이브 볼 거면 개추ㅋㅋㅋㅋ]
이거 생방으로 보려고 TBS 결재까지 했다·
[댓글]
-캬 내한 + 나메 팬미팅 후기 거를 타선이 없네·
-캐넌도 유명인 다 됐네~ 나메도 만나보고~
-사람 자체가 호감임ㅋㅋㅋ
* * *
“캐넌씨 한국에서 겸손함을 배우고 오셨다고요?”
“처음 인천공항에 들어섰을 때는 수천 명이 저를 반겨주었죠· 농담이 아니라 정말 할리우드 스타가 된 기분이었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환대를 받는다는 게 사실 흔한 경험은 아니잖아요?”
“물론이죠·”
“이튿날 스케줄을 마치고 노나메 양의 팬미팅에 들어왔을 때였어요· 구석에 있는 좌석을 찾아 앉았고 다함께 나메 양을 기다렸죠· 갑자기 옆에 있는 남성분이 팔로 저를 툭툭 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하핫! 이 놈의 인기란 여기서 싸인은 곤란한데·’라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하하 캐넌씨는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봅니다· 나메 양이 언제 오는지 아냐고 물어보더군요· ‘나야 모르지?’ 대꾸하니 제게서 고개를 휙 돌리고 다시 커뮤니티에 열중하더라고요·”
“그 분이 캐넌씨를 모르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아뇨아뇨! 분명 알았어요! 처음부터 절 캐넌이라고 불렀으니까! 하지만 나메 양 앞에선 제 존재도 지나가는 개미 한 마리일 뿐이었죠! 사실 그런 점에 있어서 오히려 편한 마음으로 팬미팅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캐넌은 다른 진행자들과의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한국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일주일동안 겪었던 한국에서의 일화를 쭉 소개하다가 다시 나메의 이야기로 돌아왔다·
“캐넌씨가 느끼기에는 어땠나요? 그녀는 정말 소문대로 천재였나요?”
“확실히 그녀는 천재가 맞아요· 아니 이 세상 어디에서도 그녀와 같은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을 겁니다·”
“오호·”
“제가 아주 쉽게 설명해드릴 수 있어요· 그녀는 지금 8살인데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이요?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베이스는 제약회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300만 명이 앓고 있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를 위해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죠· 거기에 더불어 마법을 활용한 원격 의료 시스템까지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와우··· 믿을 수가 없네요!”
그 뒤로도 캐넌의 나메 자랑은 계속 되었다·
나메는 미래를 걱정하는 팬들에게 사려 깊은 조언을 건네주었으며 같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경이로운 암산 실력을 선보이기까지 했다·
팬미팅 비디오를 보던 토크쇼 패널 중 하나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감탄하기까지 했다·
“아 월오아의 노네임! 그녀가 누군지 잘 알죠! 둘이 같은 사람이라니 처음 알았네요···!”
캐넌 킹 라이브에 등장한 노나메 팬미팅 에피소드는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8살의 어린 창업자 천재적인 두뇌 그리고 발푸르기스 테러의 극적인 생존자라는 삼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진 서사는 대중들의 심금을 제대로 울려버린 것이다·
수개월 전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미국 언론들은 나메의 최근 행보에 주목했다·
지금이라도 바이오아카식을 인수해야한다는 강경파와 유명세를 이용한 사기일지도 모른다는 회의론자들이 팽팽하게 맞붙었다·
‘다발성 경화증 시장이 자그마치 300억 달러라네! 1억 달러 투자하고 점유율 1%만 먹어도 남는 장사야!’
하지만 회의론자들의 주장도 일리는 있었다·
‘사업 아이템이 사기로 판명이 나 백억 달러짜리 주식이 휴짓조각으로 돌아가 버린 사례를 잊었소? 저걸 인수하겠다는 건 사업의 영역이 아니라 도박의 영역이지!’
역사적으로 놓고 보아도 그런 대담한 사기꾼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수성가 부자라는 말이 천박한 농담이 된 시대에 미국 최대의 제약회사가 나메에게 선뜻 손을 내밀었다·
* * *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주식회사 바이오아카식을 여러번 방문했었지만 정말 오늘만큼 분위기가 색달랐던 적도 없었다·
“나메야 어서와! 밖이 많이 춥지?”
“어디서 회장님께 반말을! 노나메 회장님 귀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차라도 하나 내어드릴까요? 아니면 핫초코?”
나는 바이오아카식 직원들에게 순식간에 둘러싸였다·
이들은 과거 실리콘밸리에서 드래곤볼마냥 뿔뿔이 흩어졌던 전 직원들을 백호찬 CEO가 전부 사정사정하여 데려온 사람들이었다·
한번 회사를 말아먹었는데도 다시 모인 걸 보면 인망이 꽤나 두터운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유능한 사람들일수록 일에 찌들어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평상시의 모습은 걸어다니는 좀비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월요일인데도 다들 기운이 넘치시네요?”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어차피 이유는 모두가 짐작하고 있으리라·
나는 롱패딩을 옷걸이에 걸어두고 사방이 검은색 유리창으로 막혀있는 회의실로 들어갔다·
가장 상석에서 백호찬이 손짓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나메야 오랜만이다!”
“저번 주에도 봤잖아요· 제 자리니까 얼른 비켜요·”
백호찬이 호다닥 옆 의자로 건너갔다·
나는 중앙에 앉아 말끔하게 차려입은 다른 임원들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하나같이 웃음꽃이 만개해있다·
“뭐가 그렇게 좋아요? 제가 갑자기 마음이라도 바꾸면 매각 불발되는 건데·”
그제서야 다들 웃음기를 쫙 빼고 반듯한 자세로 고쳐앉는다·
백호찬이 입을 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존슨 앤 존슨에서 먼저 인수 제의를 하다니!”
아직 발표가 나지는 않았지만 치료제 ‘페르시주맙’은 임상 3상에서 꽤나 아니 압도적인 성과를 보여주었다·
전국 11개 임상시험기관에서 긍정적인 의견서를 받았다·
정확한 임상 결과는 반년 뒤에 보고될 예정이지만 기술의 발달로 통과될지 말지의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모양이다·
가장 먼저 냄새를 맡은 화성제약이 1400억의 인수 금액을 제시했다·
대충 계산기를 때려보니 나에게 돌아오는 현금성 자산은 세금을 떼면 약 백억원 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나는 백호찬의 말을 하나 정정해주었다·
“사실 저희 쪽에서 먼저 제안을 드려봤어요·”
“어? 누가? 네가?”
“네· 제 아버지 지인 분 중에 존슨 앤 존슨 임원이 계시거든요·”
내게 고체 포션을 제공했던 로버트 킴에게 연락을 돌렸다·
하루 빨리 아델라를 꺼내줘야 할 것 같아서 계획을 앞당겼는데 의외로 긍정적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의사결정이 났으면 나에게 먼저 말해주면 될 것이지 꼭 이렇게 퍼뜨려서 일을 키워버린다·
“어쩐지··· 인맥으로 돌아가는 이 더러운 세상···!”
백호찬이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갈았다·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어느 시대에는 안 그랬었나?
“아무튼 여러분들에게 제일 중요한 건 교환 비율이겠죠· 안 그래요?”
스타트업 주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매매하기 어렵다는 점에 있었다·
성과급으로 몇천만 원 가치의 주식을 받는다고 해도 사줄 사람을 못 구해서 없는 돈이 되어버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기업 인수의 대가로 현금이나 상장회사의 주식을 받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깜짝 돈방석에 앉게 되는 건 물론이거니와 모회사가 존슨 앤 존슨이라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년 동안 주 52시간의 근무와 20시간의 추가 재택근무를 하던 직원들이 만세삼창을 부를만한 내용이었다·
“사실 복도 지나오면서 얼핏 듣긴했어요· 영어로 너도 3억 나도 3억 이러면서 잘들 놀더라고요·”
“아씨 창피하게시리··· 조심 좀 하지 참···!”
“하지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거예요· 치료제가 나와도 1년 투약 비용이 3천 달러 이하일 것· 한국은 건강보험으로 90%를 경감해주니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들도 많으니까·”
“흐음···”
예전에도 꺼낸 얘기였지만 백호찬은 언제나 부정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알고 있어요·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시장점유율 15·8% 이상을 차지해야만 본전이라는 거·”
그들이 제시한 바이오아카식의 인수 금액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5억 달러 현금으로만 9천억 원이다·
내가 가진 40% 지분에 양도세·지방소득세·증권거래세·증여세 4종 세트를 떼고 나면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2214억원으로 아델라의 인체연성비용인 209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하긴 그러한 조건을 존슨 앤 존슨도 무턱대고 받아들이기 힘들겠네· 무엇에 호소해야 그들이 치료제를 싸게 팔게 만들 수 있을까?”
백호찬이 한쪽 발을 떨며 고민에 빠졌다·
“왜요? 제가 이미 답을 드렸잖아요· 15·8% 이상의 점유율 이상을 차지해야 본전이라는 거·”
“그게 왜? 잠시만 아하?”
백호찬이 손가락을 튕겼다·
수요 공급의 법칙은 중학생들도 배우는 상식이다·
“가장 우수한 치료제가 5배나 더 싼 가격으로 유통되는데 그 정도를 못 넘긴다고요? 장난해요? 무조건 되니까 설득할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오세요!”
“아··· 알겠어!”
“빨리! 지금 당장! 발 더 굴러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알빠노혹등고래님 1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저희 메뉴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n J님 4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취향에 맞으시니 너무 다행입니다!! 우리 나메 정말 귀엽지 않나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천교수님 지인분은 ‘에피소드 143 – 간극’편에서 등장하였습니다·
곧 카츠하타 유파에서 연락이 오겠군요··!! 버린 셈 치고 50억원을 내어줬는데 그 10배인 500억원을 받게 생겼으니까요!!
그나저나 2천억이라니 아델라가 천만 시간은 일해야 겨우 갚을 수 있을 것 같네요··!!
나메는 악덕사장이야··· 주70시간 근무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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