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33
조용한 여행이었다·
천규진은 룸미러로 뒷좌석에 앉아있는 나메를 바라보았다·
아이는 창문에 얼굴을 기대고 새근새근 잠을 청하고 있었다·
창문 틈새로 들어오는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듯 쓸고 지나갔다·
다시 고개를 돌리자 전방에 탁 트인 풍경이 펼쳐졌다·
길 양쪽에는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경비병처럼 꿋꿋하게 늘어서 있었다·
살랑거리는 잎사귀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검은 아스팔트에 내려와 도로를 흑요석처럼 빛냈다·
[그냥 알아요· 어디서 배웠냐고 물으셔도 처음부터 제 머릿속에 들어있었던 걸요·]
그 말을 들었을 당시 천규진의 얼굴은 심각하게 일그러졌다·
나메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발푸르기스는 도대체 한국에서 어떠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녀가 알고 있는 지식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운전은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오랫동안 고민을 해보았지만 도출되는 답은 없었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나메는 나메다· 참으로 허접한 결론이었다·
자동차 하나 보이지 않는 도로를 지나고 나니 수평선이 그들을 맞이했다·
맑은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은 아침햇살을 받아 파스텔톤의 분홍색을 띠고 있었다·
왼쪽에는 잔잔한 강을 오른쪽에는 요동치는 서해바다를 낀 방조제 도로를 지나 어느새 마력발전소에 접어들었다·
중심에는 우산을 거꾸로 뒤집어놓은 듯한 기괴한 형상의 석조 건축물이 주위에는 4개의 탑이 우뚝 솟아있다·
이윽고 무채색의 철조망이 끝없이 펼쳐졌다·
국가중요시설 ‘가’급·
전쟁 시 대통령실과 국회의사당을 내주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사수해야하는 마력시설·
3개의 군부대와 1000명의 청원경찰들이 상주하고 있다·
천규진은 잠깐 바리케이드 앞에 차를 멈추어 세웠다·
언제 일어났는지 나메는 이미 두 눈을 떠서 조용히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위병소에서 전신에 마나 방벽을 두른 경비병들이 부리나케 달려왔다·
“신원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출입증을 내밀자 남성의 허리가 90도 굽혀진다·
VIP가 도착했다는 무전을 보냄과 동시에 두터운 철제입구가 바닥과 약간의 간격을 두고 두둥실 떠오르며 옆으로 움직였다·
천규진은 시동을 걸고 핸들을 잡았다·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구역을 지나며 발전소 중앙으로 향했다·
우웅-
차량 시트에서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
동시에 거대한 석조 건축물에서 희뿌연 연기가 뿜어져나왔다·
구름 사이로 형형색색의 스파크가 튀며 번개가 위로 발산하는 장관을 연출하였다·
나메는 무릎을 꿇고 앉아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아두었다·
그들이 최종적으로 도착한 곳은 20층 높이의 동쪽 탑이었다·
발전소 부지는 개미 하나 보이지 않을만큼 썰렁했는데 마침 사람 하나가 저 멀리서 개미처럼 보였다·
건물 입구 쪽에서 등 굽은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들고 성큼성큼 걸어왔다·
하얀 도포를 휘날리는 곳이 영락없는 백봉곤 훈장이었다·
“왜 밖에서 기다리셨습니까?”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다! 니 없으면 들여보내주지도 않드라고!”
천규진의 물음에 그는 얼굴이 한껏 구기며 성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 * *
“아따 저장탑 한번 크구만?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나도 처음이여·”
“세계에서 5번째로 큰 규모라고 합니다·”
“제일 큰 건 보나마나 중동 애들인갑지?”
“그렇죠·”
뒤에서 천교수와 백훈장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우산을 뒤집어놓은 듯 생긴 건축물의 명칭은 ‘저장탑’이다·
마법의 5단계에서 배웠던 저장의 개념이 바로 여기서 유래되었다·
스캐폴드로부터 마립자를 추출하고 저장하는 탑이라서 저장탑이다·
하나도 탑처럼 안 생겼다고 말하면 나도 그에 적잖이 동의한다·
정작 진짜 탑처럼 생긴 동서남북 4개의 원기둥 건물은 엄연히 마력발전소 직원들이 근무하는 빌딩이었다·
지상에 드러난 기둥들은 마력발전소 전체를 보호하는 마나방벽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마력발전소의 본체는 빌딩 지하에 있었다·
우리는 지상 3층 지하 30층으로 이루어진 기형적인 건물에 발을 들였다·
층수만 이렇고 지상 지하 높이는 120m로 거의 동일하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백훈장은 계속해서 천교수에게 말을 걸었다·
“도대체 뭐 얼마나 대단한 마법을 쓰려고 발전소 하나를 통째로 빌린다냐?”
“명목상으로는 5서클입니다·”
“차원강하라도 쓰나보지?”
천교수는 침묵하였고 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더 묻고 싶으면 내게 질문하라는 뜻이었다·
훈장님과 나는 그다지 큰 친밀감은 없었던지라 대화는 그걸로 끝이 났다·
[지하 21층입니다·]
초췌한 인상의 국가공무원들과 만나 귀찮은 서약서를 작성하고 여러 가지 절차를 밟았다·
마법만 후딱 쓰고 나가는 거라 생각한 것만큼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어차피 국가가 제일 경계하는 건 한 개인이 지나치게 많은 마력자원을 보유하는 것이다·
빈 손으로 들어와 빈 손으로 나가는 건 의외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용한 마력석도 전부 폐기할 예정이고·
마지막으로 출금계좌를 등록하고 선수금으로 예정 금액의 10%인 210억원을 납부하였다·
마력발전소로부터 저장 과정을 이양받은 우리는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근데 여기는 발전소에는 실험실 같은 장소 없어요?”
“마력발전소에 실험실이 필요하지 않으니까· 괜히 위험한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이잖니?”
듣고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답변이었다·
그런 게 있었다간 매일 국정원에서 찾아와 직원들을 귀찮게 굴지 않았을까·
공무원들의 존재 의의는 국가의 발전보다 국가의 유지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천교수는 차 트렁크에서 텐트를 꺼내 적당한 양지 바른 풀밭 위에 설치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발전소 부지 내에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무제한적으로 마력석을 충전할 수 있다·
저장탑에 들어있는 마립자는 충분하고도 남았지만 그랬다가는 마력석이 버티지를 못할 것이다·
36시간에 걸쳐서 아주 천천히 충전을 해야한다·
나는 녹색의 유리광택을 내는 몰다바이트 마력석을 바닥에 나란히 놓았다·
더불어 이보름이 추가로 구해다 준 마력석을 꺼냈다·
흔해빠진 돌멩이처럼 보이지만 이래봬도 초신성에서 탄생한 히파티아 운석이다·
살짝 피부만 닿았는데도 체내 마나가 급격하게 빨려들어갔다·
저릿거리는 느낌을 떨쳐내기 위해 손을 마구 털었다·
나는 첫 번째 마력석을 무릎 앞에 끌고 와 동그랗게 마법진을 그렸다·
[시전: 회로 재구성]
마력석을 가장 낮은 기저 상태로 설정하고 공급원은 발전소 직원이 준 좌표를 입력했다·
마법진이 존재하는 한 퍼텐셜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마나가 흘러들어올 것이다·
원석에서 초록빛이 은은하게 뿜어져나왔다·
나는 텐트 밖으로 준비가 끝났음을 알렸다·
돌아가면서 마법진이 안 끊기고 계속 작동되도록 주기적으로 마나만 불어넣어주면 된다·
“자 누가 먼저 시작··· 응?”
캠핑의자에 앉아 있던 백훈장이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36시간? 뭐가 그렇게 오래 걸려!”
“제가 설명 드리지 않았습니까· 하루 정도 걸릴 거라고·”
“그 하루가 밤을 꼬박 새울 만큼의 하루인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여기까지 온 이상 무르실 순 없습니다· 한번만 도와주시죠·”
“부녀가 쌍으로 미친 건지··· 노인네를 아주 골수까지 뽑아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만 작정을 했어·”
백훈장은 투덜대면서도 신발을 벗고 텐트 안에 들어갔다·
그가 따뜻하게 데워놓은 의자 위로 깡총 올라가 앉았다·
해가 뜨니까 3월의 바람도 선선하게 느껴진다·
“아빠 캠핑 해보신 적 있어요?”
“으음· 중동에 나갔을 때 자주 해봤지·”
“아니 참전용사 시절 말고요···”
가벼운 이야기나 하려고 했더니 갑자기 분위기를 심각하게 끌고 가버리면 어쩌자는 건가·
그렇게 따지면 나도 전생에서 수도 없이 많이 해봤다·
“여가를 목적으로 한 경우는··· 없는 것 같구나·”
“등산 좋아하시길래 낚시나 캠핑도 좋아하실 줄 알았거든요·”
“낚시 채널은 좋아하지·”
“남이 하는 걸 무슨 재미로 봐요?”
“네 시청자들도 다 나메가 게임하는 걸 좋아해서 보는 거 아니니?”
우문현답에 나는 박수를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텐트 안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펑-!
“깜짝이야! 무슨 일이에요 훈장님?”
“난 괜찮다! 오랜만에 순도 높은 마력석을 다뤄서 익숙하지 않은 것 뿐이니·”
“그거 중간에 끊기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될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신경써서 해주세요·”
“이놈이 할애비 걱정은 안 하고···! 에휴 됐다·”
“2시간 뒤에 바꿔드릴게요·”
대충 해도 되는 거였으면 그냥 다같이 텐트 안에 들어가서 말동무라도 삼아드렸겠지·
하지만 집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이다·
그 점을 상기시켜드리며 다시 천교수와 대화를 나누었다·
시시콜콜한 잡담으로 때워도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올해 연구년이 끝나고 천교수는 한국대에 복직했다·
그 사이에 내 명성이 지나치게 많이 퍼져버려 천교수까지 덩달아 유명인사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싸인이 더 필요할 것 같구나·”
“네? 또요?”
“내 명함보다 우리 딸 싸인을 더 자주 주는 신세란다·”
“감당하셔야죠 화이팅·”
대화주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제는 선로를 이탈해버리는 지경까지 와버렸다·
천교수가 대뜸 팬미팅을 언급하였다·
“그래서 보류해놓은 고백이 얼마나 되니?”
“네? 아아 그거 다 거짓말이에요· 실제로는 한 명밖에 없어요· 아빠도 교장쌤한테 들어서 아시잖아요·”
“그 한 명도 거절했고?”
“적당히 달래서 보냈죠·”
“누구였는지 아빠한테만 슬쩍 말해주지 않을래?”
“안 돼요· 프라이버시는 지켜주기로 약속해서· 그리고 아빠가 생각하는만큼 제가 그렇게 인기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제가 원래 인상이 조금 사납기도 하잖아요·”
“나메 네가?”
“왜요?”
“하하하하!”
껄껄 웃다못해 폭소를 터뜨리는 천교수·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끔뻑였다·
왜 웃는지 물어도 끝끝내 답을 듣지는 못했다·
* * *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두 개의 마력석에 마나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우리는 마력석의 자리를 밖으로 옮겼다·
남은 사람들은 잠을 자야하니까· 아직 갈 길이 멀다·
* * *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아침이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발전소에 침입하려는 새들은 전부 그 자리에서 통구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얘기하기론 울타리 부근에서 고기 냄새가 나면 십중십십 새고기라고 하였다·
천교수가 편의점에서 사다 준 전복죽으로 아침을 간단히 해결했다·
어른들의 배려 덕분에 나는 불침번을 하지 않고 편히 잠에 들 수 있었다·
밤중에 고생을 많이 하셨으니 두분 모두 텐트 안에서 숙면을 취하셨다·
나는 홀로그램으로 아델라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니 마법진 봐야하는 거 아니야?”
“괜찮아 나 정도 마법사쯤 되면 이런 건 눈 감고도 할 수 있어·”
“이거 마나가 회로 밖으로 넘치는데 괜찮은 거 맞아?”
“엇!”
입에 있는 전복을 꿀떡 삼키고 마법진을 손봤다·
아까워라 천천히 음미하려고 남겨뒀는데·
입천장에 살짝 화상을 입은 건 덤이다·
“그런데 진짜 언니 아버님께 나 소개 안 해드려도 돼? 그래도 집주인이신데···”
아델라가 우물쭈물대며 말했다·
“아델라 너 우리 집에 살려고···?”
“어앙? 그럼 나 어디서 살아야 하는데! 나보고 밖에서 노숙하라는 거야?”
“장난이야· 그럼 아빠랑 만나면 무슨 말 할 건데·”
“어···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리고 어엄···”
말문이 막힐 수밖에·
사실 나도 별다른 변명이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어영부영 넘어갔다·
원래 문신도 허락보다 용서가 빠르다고 하지 않았나·
집에 고양이를 들이는 것도 비슷한 논리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판타지류의 마법이 또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믿기 힘든 것도 사실이고·
“아무튼 마력석 3개만 가져왔으면 큰일날 뻔했어· 보름 언니한테 하나 더 빌리길 잘했네·”
“마나가 부족하면 큰일나?”
“글쎄 어떨지···”
드라고니아 나셴티아를 불완전시전 한다? 나조차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일단 용족들은 그런 간단한 마법으로 마나가 쉽게 동나지 않기 때문에 전례가 없었다·
“아델라가 쁘띠 아델라로 변하면 차라리 다행인 수준이겠지·”
“그럼 절망회로 풀로 돌리면?”
“잘못하면 사지결손 아델라나 듀라한 아델라가 될 수도···”
“꺄아아아악!”
아델라의 고함이 마이크의 음량 상한선을 뚫어버렸다·
“장난이지?”
“당연히 장난이지· 이런 고서클 마법은 불완전시전이 되기도 힘들어· 결과는 항상 0 아니면 1이야·”
“휴··· 제발 사람 목숨이 달렸는데 그런 이상한 개그좀 하지 마· 응? 부탁이야···”
그 뒤로도 어찌나 시끄럽게 투덜대는지 홀로그램을 꺼버리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었다·
그래 오늘만이다·
오늘만 아델라가 원하는대로 행동하도록 내버려두었다·
* * *
“됐다! 드디어 됐어!”
백봉곤 훈장이 소리쳤다·
“이렇게까지 늙은이 불러놓고 김 빠지게 라이트 마법이나 쓰면 혼날 줄 알아라!”
“그것도 꽤 재밌겠네요· 2천억원짜리 라이트 마법은 얼마나 강할까요·”
라이트는 스칼라 마법이라 마나를 많이 주입할수록 강한 효과를 보인다·
물론 로그 스케일을 따르기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조차도 돈으로 찍어누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적어도 도시 하나는 환하게 비출 수 있지 않을까?
어쨌거나 4개의 돌덩어리에 마나껍데기를 집어넣는 데까지 하루하고도 꼬박 11시간 반이 되었다·
이러면 사람의 오러하트를 거치지 않더라도 마력발전소에서 직접적으로 마립자를 쏘아줄 수 있을 것이다·
밤 9시·
발전소 직원들은 전부 퇴근하고 순찰을 도는 경찰의 손전등이 멀리서 보였다·
이번 생애에서 이보다 심한 돈지랄을 할 수 있을까 싶다·
나는 간이 연성진 작성기를 꺼내고 숨을 크게 들이쉬웠다·
양손으로 두 볼을 툭툭 때리고 정신을 또렷하게 각성시켰다·
일단 준비 작업부터 해보자·
[IWC Reminiscence]
[5서클 시전: 마왕의 뿔]
마나입자들이 내려와 차곡차곡 쌓여 뿔을 만들어냈다·
시야가 확 트이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새로운 시야로 본 마력발전소는 정말 고요하고 차분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마나가 매우 균질하게 머물러있다·
마족들에게는 이런 곳이야말로 정말 천국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천교수에게 부탁을 하나 건넸다·
“아빠 뒷좌석에서 후드티랑 츄리닝 가져와주시겠어요?”
“백화점에서 산 거 말이니? 알겠다·”
“그리고 텐트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더라도 절대로 들어오시면 안 돼요· 알겠어요? 절대로요· 제가 잘못된 거면 제가 소리를 지를 테니까 그 외의 소리에 대해서는 꼭 이 약속 지켜주세요· 백훈장님도요·”
“어어 그래 약속하마·”
“여러분들을 믿을게요·”
하얀색 줄이 팔다리에 그어진 옷들을 챙겨 텐트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아델라 준비됐어?”
홀로그램 작성기도 혹시나 모를 마나간섭 때문에 멀리 치워버렸다·
오로지 전기로만 작동하는 구식 핸드폰을 구해와 아델라와 연락을 취했다·
[응·]
“그럼 시작할게·”
엄지 손톱으로 검지 끝부분을 찔러 검붉은 핏방울을 떨어뜨렸다·
DNA를 추출해 아카식 레코드에 접근하는 권한을 얻어낸다·
[서문: 인간은 46권의 책(염색체)으로 구성되며 3만여 개의 문장(유전자)이 있고 30억 개의 글자(염기)가 있다·]
지식의 저주를 받은 고룡 블루 드래곤의 ‘마그눔 오푸스’·
세상을 멸망시킬 마법이 고양이 하나를 살리는데 사용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2서클 시전: 대뇌피질 재구성]
[4서클 시전: 외측중격(lateral septum) 활성화]
[복호화: 뉴로텐신 수용체1]
[고유마도 – 에스타샤 류 제2식(式) – Schadenfreude]
[5서클 시전: 아카식 레코드]
[복제: 츠레비스 오스탄틴]
[고유마도 – 동쪽의 구원자]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마그눔 오푸스는 라틴어로 걸작이라는 뜻입니다!!
큰거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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