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57
우리 집에서 나와 삼성로를 따라 계속 직진만 하면 청담동이 나온다·
이보름이 우리들에게 찍어준 좌표는 한강 근처의 어느 아파트였다·
“무슨 6km를 오는데 30분이나 걸리냐· 흐그그극!”
아델라는 기지개를 쭉 켜며 유연한 몸으로 스트레칭을 하였다·
“정문은 저쪽인가 본데· 빙 돌아서 가자·”
“왜 이런 낡은 동네에 사나 했는데 이런 멋진 아파트가 숨겨져 있었구나· 엥 근데 매니저 동생은 세피론 아카데미 다니잖아· 그럼 걘 여기서부터 통학하는 건가?”
“아니 방학 때는 다들 따로 산다고 했어· 동생은 대치동에 언니는 청담동에 아빠는 성북동에·”
“와아··· 이거 약간 다른 의미로 콩가루 집안이네·”
전형적인 콩가루 집안이긴 하지·
그런데 금싸라기를 곁들인·
“여기 건물들이 좀 낡긴 했어도 나름 부자 동네야· 저기 있는 집도 50억이 넘을 걸?”
“50억? 으에 말도 안 돼·”
아델라는 내가 한 말을 끝까지 믿지 않았다·
급기야 자신이 직접 인터넷에서 찾아보고는 동공이 확 커졌다·
“잠시만 매니저 집은 평당 4억이라고? 잠깐만 1평이 3·3제곱미터니까····”
그녀는 자신 주위로 원을 그려 크기를 가늠했다·
“그러니까 겨우 이 정도 넓이의 땅을 사려고 인간들은 기꺼이 4억원을 내준다는 말이야? 정말 또라이네·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
아델라는 반지름 1미터의 원 위에서 폴짝폴짝 뛰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네모나게 사진기 모양을 만들어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아냈다·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넓은 땅도 4억 원인데 나는 뭐라고 이 165cm 50kg 단백질 덩어리에 2천억 원을 몽땅 쏟아부었을까·”
“응? 뭐가 또 2천억인··· 아 언니!”
“델라야 네가 가성비를 논하기에는 뭔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아?”
“힝 마법이 드릅게 비싼 걸 나보구 오쪼라구·”
“아무튼 우리 이보름 매니저한테도 친절하게 대해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정말 흔치 않으니까·”
내가 아델라를 직접 현실에서 보여주겠다는 말을 이보름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기껏해야 홀로그램 잘해봤자 생체로봇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을 지도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천교수조차도 내가 몰카를 하는 게 아닐까하고 일주일동안 의심했다고 말했다·
“으 이게 뭐라고 떨리냐· 근데 정체를 이렇게 쉽게 밝혀도 돼?”
“비밀을 오히려 너무 꽁꽁 숨기는 것도 경험상으로는 안 좋더라· 최소한 말을 맞춰놓을 지인 하나는 필요해·”
세 사람만 우기면 고양이도 만들어낼 수 있다·
삼인성호가 아니라 삼인성묘이다·
공동현관을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중간인 10층에서 내렸다·
아직 벨을 누르지도 않았는데 인터폰이 작동되었다·
[나메나메야 왔구나! 근데 옆에 있는 분은···?]
명백한 이보름의 목소리·
내가 아델라의 옆구리를 콕 찌르자 그녀는 목을 가다듬고 말을 꺼냈다·
“큼 아아·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트위시 버츄얼 스트리머로 활동하고 있는 여명의 고양이 아델라라고 합니다·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짧은 시간상의 공백 이후 이보름의 산뜻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우와아 목소리도 진짜 비슷하다! 아델라랑 거의 똑같은데요? 잠시만요 금방 내려가서 열어드릴게요!]
그 말을 끝으로 인터폰이 끊어졌다·
아델라가 자신을 가리키며 의아한 듯한 눈빛을 보냈다·
“내가 아델라인데?”
“몰라 어떻게든 되겠지· 머리색이라도 원래대로 바꿔보든가·”
“아아 근데 염색마법 룬어를 어떻게 배치했더라·”
“무릎 꿇어봐 내가 써줄게·”
[시전: 착색]
갈색으로 염색한 아델라의 머리카락이 다시 원래의 은발로 되돌아왔다·
문이 조심스럽게 열리고 앞머리에 분홍색 헤어롤을 꽂은 여성이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집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보름은 목 부분이 늘어진 흰 티에 검은 돌핀팬츠를 입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녀의 수수한 모습이 평소에 빡세게 꾸민 모습보다 훨씬 보기가 좋았다·
“웰컴 투 마이 하우스!”
“안녕 보름 언니· 오늘은 기분이 좋아보이네·”
“응응 맞아맞아· 히키코모리는 홈그라운드에서 가장 강해져· 나메야 오늘 데려온 분 누구셔? 진짜 99% 똑 닮아가지고 놀랐던 거 있지?”
“소개할게· 보름 언니 이쪽은 아델라 성분이 99%도 아니고 100% 들어간 진짜 아델라야·”
현관문 뒤쪽에 웅크려 숨어있던 아델라도 똑같이 머리부터 삐죽 내밀었다·
“그쪽이 매니저··· 시죠?”
“우와 어쩜 이렇게 닮을 수가··· 앗 죄송해요 전 이보름이라고 합니다! 작년에 매니저 일을 시작해서 올해부터는 총괄 매니저를 역임하고 있어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그게 아델라···”
“네 뭐라구요?”
“아델라 아니면 천샛별이라고 불러도 돼요·”
“아하 천샛별씨! 이름도 너무 예쁘다! 어서 들어와요 나메도 우리 집 온 거 환영하고!”
이보름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집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아델라와 나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절대로 안 믿는 눈치인데?”
“그러게 생각보다 안 비슷한가?”
내가 보기엔 게임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거의 외모에 차이가 없는데 말이지·
* * *
이보름은 허겁지겁 2층 안방으로 달려가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아씨 그때 청소하면서 다 버렸나 봐! 왜 갑자기 지금 와서 환각이 보이지!”
이보름이 발을 동동 구르며 서랍을 헤집어놓았다·
나메가 데리고 온 여인의 얼굴이 아델라의 모습과 완벽하게 겹쳐보였다·
인터폰으로 확인할 때만 해도 어두웠던 머리가 문을 열고 나니까 한순간에 은발이 되어 있었다·
이보름은 어린 시절 겪었던 조현병이 재발했을까 봐 덜컥 겁부터 났다·
심지어 환시는 조현병의 증상 중에서도 가장 심한 유형에 속한다·
‘재발은 아니겠지· 하··· 완치되고 나서도 약을 몇 년을 더 먹었는데·’
거기에 환청 증상도 함께 동반된 것 같았다·
여인은 분명 천샛별이라고 말한 듯 싶었지만 자꾸 누군가가 그녀의 입을 빌려 아델라라고 속삭였다·
“그래 침착하자 이보름· 너무 긴장해서 그래· 긴장하면 가끔씩은 그럴 수 있다고 했어·”
주먹을 불끈 쥐고 거실로 나온 이보름·
‘제발 갈색 갈색 갈색!’
하지만 아델라의 머리는 여전히 은발 그대로였다·
게다가 남의 집 냉장고를 함부로 뒤적거리는 저 예의없는 모습까지!
게임 속 아델라가 아닌 이상에야 동방예의지국 출신이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설마 지금 이 순간마저도 환상이 아닐까?”
스스로 되묻는 이보름을 보고 나메가 영문을 몰라 고개를 기우뚱했다·
“왜 그래?”
“나메야 혹시 너 누구랑 왔어?”
“누구랑 왔냐니· 아델라랑 왔지·”
“옆에 있는 사람이 진짜 아델라가 맞아? 잠깐만 내가 똑바로 발음해볼게· 아 델 라· 이 아델라가 정말 맞아?”
“응 아델라가 맞아·”
“설마 나메 너도 가짜는 아니지?”
“···? 무슨 문제라도 있어?”
“이상하잖아! 어떻게 사람 머리가 은발인 건데!”
이보름의 의문은 타당했다·
그러자 소파 등받이 위에 벌렁 드러누운 아델라가 상반신을 들었다·
그녀는 손에 오러를 둘러 머리를 훌훌 털었다·
반짝이는 가루들이 허공에 사라지며 머리카락의 일부분이 갈색으로 되돌아왔다·
“이거 나메 언니가 염색 마법 써준 거야· 어엄··· 원래 은발이 맞는데 학교 가려고 갈색으로 염색했다가 들어오기 직전에 한번 더 은색으로 염색했어·”
나메가 고개를 끄덕인다·
이보름은 찡그리는 눈썹을 펴지 못했다·
원래 은발이었다는 점에서 또 한번 제대로 방지턱에 걸린 것이다·
어버버대는 아델라를 보다못한 나메가 직접 나서서 설명을 시작했다·
뉴스에 나오는 2천억원의 금액은 아델라의 몸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었다는 것 지금의 아델라는 가상현실의 아델라와 완벽하게 동일인물이라는 것까지·
“지금 이거 몰래카메라는 아니지? 저분이 배우라든가···”
도리도리-
“그럼 생체로봇?”
도리도리-
“아니면 골렘마법?”
도리도리-
“시체조종?”
“아니 시체조종이라니 그건 너무 심하잖아요!”
아델라가 발끈하여 소리를 빽 질렀다·
“시체조종 흠 비슷한가?”
하지만 나메는 의외로 부정하지는 않았다·
전생의 육체를 바탕으로 아델라의 의식을 덧씌운 것이다·
처음부터 살아있지 않던 것도 시체로 간주한다면 그다지 틀린 말도 아니었다·
“보름언니 아델라는 그냥 우리랑 똑같은 인간이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인간·”
“아니 하지만··· 어떻게···”
“이 세상에는 언니가 모르는 신비로운 마법도 얼마든지 있어· 나는 그중 하나를 발견해서 그대로 사용한 거고· 이제 이해가 좀 돼?”
이보름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마법에 관해서만큼은 나메가 자신보다 훨씬 박학다식했으므로·
“어렵게 생각할 것 없는뎅· 게임 속에서도 탈출했는데 가상현실에서 현실로 갈 수도 있는 거지· 그냥 쟤는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살면 인생이 편하다고요?”
“아 생각해보니 결함은 하나 있네· 임신을 못 한다는 거? 드라고니아 나셴티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려면 어쩔 수 없는 문제거든·”
“나메 언니 뭐라고 했어 방금? 아니 나는 여태껏 임신도 못 하는 몸으로 이 지랄을 매달 견뎌내야 했던 거야?”
“왜 혹시 하고 싶단 생각이라도 있었어?”
“아니 그건 아닌데 그냥 왠지 모르게 꼴받잖아! 내가 고통받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건데! 정신 나갈 것 같아 나 이럴 거면 차라리 생리라도 안 하게 중성화 수술 시켜줘 으아아아악!”
“뭐뭣··· 중성화? 돌았어?”
나메와 아델라가 정신없이 주고받는 대화를 듣고 이보름은 강한 확신을 들었다·
이 세상 어디에도 그들과 같은 사람이 둘씩이나 없으리라·
나메는 아델라의 볼을 세게 꼬집어 이리저리 머리를 흔들었다·
아델라는 울상을 지으며 작은 꼬마에게 힘없이 끌려다녔다·
이보름은 자신의 볼을 세게 꼬집었다·
‘아파 정말로 현실이라고?’
아델라의 말버릇 교육을 끝낸 나메가 매니저에게 다가와 물었다·
“가장 확실한 증명방법이 있긴 해· 집에 캡슐은 있지?”
* * *
[보이드 스페이스에 접속합니다·]
[User Name: Adella님 환영합니다·]
집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이보름답게 그녀의 집에는 캡슐만 7개가 나란히 있었다·
요일마다 다른 캡슐을 써야한다는 게 그녀의 지론이었다·
그 중 하나에 몸을 실은 아델라는 가상현실의 자신으로 돌아왔다·
하나의 계정은 중복되어 사용할 수 없다·
이는 현실의 아델라와 가상현실의 아델라가 정확히 동일인물임을 증명했다·
“뭐 가볍게 게임 한판만 돌릴까?”
아델라는 월오아를 실행해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쌍검 도적 테크트리를 탔다·
예전만큼의 압도적인 위용은 보여주지 못해도 전장의 고수들과 대등하게 겨룰 수 있었다·
이보름의 눈에 점차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꼬리··· 아델라에게 꼬리는 그럼 없는 거야?”
“꼬리? 아아 그게 조금 복잡한데· 인간은 꼬리가 퇴화됐잖아· 그래서 아델라의 몸도 그에 맞추어졌는데 자신이 꼬리와 고양이 귀를 가져야한다는 오러하트의 의념이 매우 강했나봐· 그래서인지 외적발현으로는 또 구현이 가능한 모양이더라고·”
“아아 오러로· 그렇구나· 흐응···”
이보름이 자신의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아델라의 시범경기는 패배로 마무리되었다·
“아오 힐러 차이! 우리 힐러는 뭔데 힐만 하냐! 모름지기 힐러라면 나메 언니처럼 힐도 하고 딜도 하고 탱도 하고 오브젝트도 먹고 전술도 짜고 지휘도 해야하는데·”
“아깝다· 3차 오브젝트 때 콜이 갈렸어?”
“응! 이 띨띨이들이 왜 저기서 갈라지는 지 모르겠다니까· 어차피 죽는 피도 아니었는데·”
아델라는 캡슐에서 나와 방금 전 패배한 판에 대해 울분을 토해냈다·
오러로 만들어낸 꼬리가 강하게 책상을 파닥파닥하고 내리쳤다·
“아무튼 이거 캡슐 진짜 좋네요 매니저님· 반응속도가 빨라서 몸이 예전처럼 가벼워요·”
“그래요? 아 아델라씨 말씀 편하게 하셔도 돼요·”
“나야 좋지 헤헤· 매니저도 말 편하게 해· 너도 고3이라며? 내가 신분상으로는 고1이긴 한데 사실은 열여덟 살이거든· 어쩌다보니 두 살을 꿇게 됐네·”
“와··· 우와 와아아아···”
“무섭게 갑자기 왜 그러냥···?”
이보름은 아주 천천히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이어나가며 아델라를 향해 걸어갔다·
아델라가 몸을 움찔 떨었다·
“친구야 내가 있지· 한번 안아봐도 될까?”
거역할 수 없는 말투에 아델라가 얼어붙었다·
나름 장신이었던 이보름은 아델라보다 손가락 하나 정도 키가 더 컸다·
아델라를 내려다보는 눈길에 이채가 돌았다·
“응? 어어 안는 건 상관없지 따지고보면 우리들 초면도 아니고 고등학교에서도 여자들끼리 자주 안기고···”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에-·”
이보름이 아델라를 품에 확 끌어안았다·
아델라는 다소 거칠 정도로 그녀의 손에 끌려갔다·
“흐으으으읍 하아·”
이보름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아델라는 등에 오싹한 전율이 돌아 몸을 움찔거렸다·
“저기 이제 충분하지 않냥?”
“아델라?”
“으응?”
“아델라 아델라 아델라?”
“왜왜! 사람 이름을 불렀으면 말을 해!”
이보름이 아델라의 뒤통수를 어루만졌다·
다섯 손가락이 찰랑이는 은발을 가로지르자 그녀의 손에 한두 가닥의 머리카락이 딸려나왔다·
아델라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이보름은 잠깐 뒤를 돌아보며 나메를 불렀다·
“나메야 1층 부엌 냉장고에 망고 소르베 아이스크림 사놨는데 혹시 먹을래? 프랑스에서 직수입한 거야·”
“소르베? 오 고마워· 보름 언니 것도 가져다줄까?”
“아냐 난 됐어· 먹고 싶은만큼 마음껏 먹어·”
“아델라는?”
이보름이 아델라의 입을 막았다·
“읍읍! 읍!”
“아델라랑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 우리도 금방 내려갈게·”
“매니저가 참 센스가 좋네· 내가 좋아하는 디저트도 다 알고·”
“이 정도는 기본 소양이지·”
“읍읍읍! 읍 읍읍!”
덜컥-
문이 닫히고 아델라와 이보름은 둘만 남게 되었다·
아델라의 엉덩이 부분을 확인하자 아까까지만 해도 보였던 꼬리가 온데간데없이 보이지 않았다·
“으냣! 대체 뭘 하려고 그래!”
아델라가 슬금슬금 뒷걸음질을쳤다·
“최애캐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기분을 알아?”
“엉?”
“이 세상 아무도 모르겠지· 아무도· 그런데 내가 처음이야· 정말 뭐랄까··· 말로 형용할 수 없을만큼 뭉클하고 벅차고 설레고 그러네·”
“보 보름이의 뜻은 잘 알겠는데 조금만-”
“최애캐가 내 이름을 불러줬어! 꺄하앗!”
“말이 안 통하네!”
이보름은 아델라의 손을 덥썩 잡아 손에 깍지를 끼었다·
그리고 바닥에 무릎을 꿇어 이번에는 반대로 그녀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았다·
“꼬리·”
“꼬리?”
“한번만 꼬리를 맛보게 아니 핥게 아니 만지게 해주세요· 제 평생의 소원 버킷리스트 아니 유언이라고 해도 좋아·”
“너같으면 허락해주겠냐고! 그리고 이거 오러로 만든 가짜 꼬리이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만질 수도 없거든!”
“나도 중등부까지는 아카데미를 다녀봐서 알아·”
이보름의 손바닥에 오러가 맴돌았다·
“오러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이 들어가있다고 해· 시각뿐만이 아니라 청각 촉각 후각 미각까지·”
“흐잇!”
“너무 궁금해서 미칠 것 같아· 꼬리를 만지면 어떤 느낌일까? 어떤 소리일까? 냄새는 아까 확인해서 알았어· 그런데 무슨 맛이 날지 너무 궁금해· 혹시 어떻게 안 될까? 응? 답례로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다 할 테니까 제발 딱 10초 아니 5초만 내게 빌려줘·”
“나메 언니이이이이이! 이 사람 미쳤어어어어!”
“3초면 아무 느낌도 안 나잖아! 딱 눈 감고 있으면 고양이 교미하듯 빨리 끝내줄게! 응?”
아델라의 절규가 울려퍼졌다·
“음?”
1층에서 소르베를 열심히 퍼먹고 있던 나메가 소리의 근원지를 돌아보았다·
“역시 또래랑 있으니까 재밌게 노는구나· 하긴 아델라도 나한테 잔소리만 들었어서 질릴 테지· 후릅·”
나메는 입가에 묻은 소르베까지 짧은 혀를 내밀어 확실하게 핥아먹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익명의 후원자님 50코인 후원 감사드립니다!! 아델라가 잘못했을 때 엉덩이를 팡팡 때려주세요!!
본격적인 아델라 수난시대··!! 최애캐가 숨을 쉬고 돌아다니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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