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STGB Chapter 713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713화

스페셜 포스 (4)

어디 보자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열일곱·’

총 17인으로 이루어진 노아르크 소속의 특수 부대·

그중에 이름과 얼굴을 아는 건 딱 세 명뿐이지만, 그 셋 덕분에 남은 14명의 수준도 가늠이 된다·

아니, 애초에 세 명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오르큘리스의 부단장·

마안, 롤런드 바노잔트·

이놈이 지휘관으로 있다는 것만 봐도 다른 대원들 수준이 어떨지는 충분히 예상이 가니까·

하나하나가 일당백이 가능한 노아르크의 최정예·

당연한 말이지만, 이 자리에서 쾅 하고 붙어서는 승산이 없다·

우리 클랜원들을 전부 데리고 있다면 모를까·

지금 멤버 중에 믿을 만한 동료는 기껏해야 레이븐 정도·

심지어 20명 중 다섯 명은 전투력이 다소 떨어지는 대신 ‘탐색’ 쪽에 특화된 특수 인력이다·

하지만····

툭툭·

그럼에도 내가 바로 도망갈 생각부터 하지 않은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도 그렇잖아?

우리가 이 후작가에 들어온 지도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 정도면 슬슬 올 때가 됐는데····’

수갑이 채워지는 시체수집가를 보며 그런 생각을 속으로 하던 때·

“비요른 얀델···! 이 망할 자식아···!”

이내 녀석이 증오로 가득한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거, 나를 욕하기라도 하면서 결백함을 증명하려는 건가?

혹시 그럴 가능성도 있기에 나는 돌연 날아든 쌍욕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언젠가 네 눈알을 직접 뽑아서 잘근잘근 씹어먹고, 내장은 모조리 갈아서 고블린 밥으로 던져주겠다! 그리고 그 상태로 방부제를 뿌려 썩지도 못하게 한 채—·”

“이해했다, 그쪽에서 좀 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거군·”

“···응?”

“들었나? 바노잔트· 방금 보았듯이 시체수집가는 나 비요른 얀델과 내통하지 않았다· 녀석은 정말로 결백하다· 그러니 풀어줘라·”

물론 부단장이 내 말을 듣고 녀석을 풀어주는 일은 없었다·

내가 부린 수작에 완전히 넘어간 건 아닐 테지만, 지휘관은 책임을 지는 자리니까·

만에 하나를 대비해 변수를 차단하고 싶은 듯했다·

그리고 그 결과·

“이, 이, 이, 이···!!”

이젠 약간의 언어 능력 장애라도 온 듯 부들부들 떨 뿐, 말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하는 시체수집가·

그 순간이었다·

타다다닷-!

문 바깥에서 무장한 병력들이 분주하게 달려오는 특유의 소리가 들려오고·

“이건··· 좀 곤란하게 됐군요· 부단장·”

지능캐로 보이는 안경잡이가 뱉은 중얼거림에 부단장이 나를 응시한다·

“···시간 끌기였던 건가·”

다만 그리 말하는 바노잔트의 눈에는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진 않았다·

분한 것도, 짜증난 것도, 당황한 것도 아니다·

단지, 나를 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

그래서 처음엔 저 무미건조한 눈에 담긴 한 줄기의 이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나, 머지않아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호기심·’

나란 인물을 파악하기 이전에 순수하게 데이터를 모으는 것 같달까·

실제로도 이후 반응을 보니 나에 대한 데이터도 어느 정도 모인 듯했다·

“실로 까다로운 상대로군·”

“····”

“아벳 네크라페토를 풀어줘라·”

“···예?”

“변수는 사라졌다·”

어떠한 설명도 없는 말이었으나, 안경잡이는 어떠한 반문도 없이 지시를 이행했다·

마치 부단장이 보는 눈에 대해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처럼·

“그, 그러니까 아니라 했지 않습니까!”

이내 동료들의 손에서 풀려나며 그동안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시체수집가·

하나 그래도 일단 풀려나니 기분은 좋아졌을까?

“하··· 정말로! 저런 야만인 놈의 혓바닥에 놀아나는 꼴이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당황해서 사라졌던 컨셉 말투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저 기세등등한 꼴을 보니 당장 달려가 꿀밤이라도 놔주고 싶었지만····

콰앙-!

그때 닫혀 있던 방문이 거칠게 열리며 백발의 노기사 한 명이 부하들을 이끌며 안으로 들어선다·

“여기까지네, 얀델 남작! 총사령관께서 당신의 직위를 해제하고 월권 행위로 처벌하란 지시가—·”

영장을 들고 찾아온 경찰처럼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뭐라뭐라 소리치던 노기사·

그 노기사가 이내 방 안의 상황을 확인하고 굳는다·

“···응?”

약간 정신이 나간 듯한 저 표정을 보고 있자니,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들이 대체 왜 여기에···?”

아까 나도 분명 저런 얼굴이었겠지?

***

온갖 곳을 수색해도 나오지 않던 노아르크의 특수 부대가 후작가에서 발견됐다·

그것도 ‘월권’ 중이라 확신했던 나, 비요른 얀델과 대치 중인 상태로·

‘이렇게 성과가 났으니 처벌 같은 건 일절 없을 테고·’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격이지만, 원래 세상은 결과만을 보는 법·

이제 뒷일은 아예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

따라서 남은 문제는 이제 저 기사들과 함께 여기 이놈들을 싹 쓸어버리는 것뿐인데····

“오랜만입니다· 모건 카리투무어·”

“그대는··· 마안?”

아무래도 부단장과 저 기사는 구면인 듯했는데, 부단장이 뱉은 이름에 주변이 술렁거렸다·

“카리투무어라면····”

“제2 왕실기사단장···?”

“저 사람이 그럼 그 유명한 ‘왕의 기사’···?”

후작이 날 잡으려 보낸 인물인 만큼 잔챙이는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거물이 왔다·

‘모건 카리투무어·’

‘왕의 기사’란 이명으로 더욱 유명한 개벽왕의 전대 호위기사이자 오른팔·

개벽왕이 건강 문제로 들이눕고서 정치적인 문제로 은퇴했다가, 얼마 전에 공석이 된 제2 왕실기사단의 단장으로 취임을 했다고 하는데····

“···피싯, 이거 참 보기 힘든 분이 왔군요·”

그의 등장에 이렇게 모두가 놀라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오르큘리스의 부단장도 충분히 거물이긴 하지만, 저 노괴도 이름값으로는 절대 안 밀리거든·

은퇴하기 전까지만 해도, 도시 사람들 백 명 중에 아흔 명은 저 양반을 ‘최강’이라 꼽았을 정도이니·

“마안, 바노잔트· 그대가 이곳에 있다는 건··· 얀델 남작이 정말로 임무를 성공했단 뜻이겠구려·”

어····

“···그렇게 됐다·”

“얘기를 들어보니 후작가로 무작정 찾아갔다고 하던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단 거로군· 어쩐지 자네 정도 되는 인물이 그런 행동을 한 게 이상하다 생각했네마는·”

“····”

“도대체 어떻게 한 건가? 왕실 정보부에서조차 파악하지 못한 정보였건만·”

“비결은··· 합리적인 추론과 의심이다·”

“후후, 정보원은 밝힐 수 없다는 뜻인가?”

어····

“····”

굉장히 유능한 후배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에 왠지 모를 압박감을 느낀 나는 그냥 입을 꾹 다물었다·

늘 그렇듯, 이러면 절반은 가거든·

“아무튼, 상황이 급박하니 이야기는 나중에 하세· 이야기는 저 무도한 반역도들을 모두 포박한 뒤에 해도 늦지 않으니·”

“나도 돕겠다·”

그러한 대화를 끝으로 왕의 기사·

아니, 부르기 불편하니 줄여서····

‘성기사가 아니라 다행이네·’

이내 왕기사 할아버지가 칼을 뽑아 들었고, 이에 따라 나도 전투 태세를 갖췄다·

병력의 숫자는 우리가 압도적이었고, 지형지물조차 우리에게 유리했다·

그야 후작의 집무실엔 창문이 없는 탓이다·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안 달아둔 거겠지·’

심지어 후작의 저택은 ‘내구성’으로 유명하다·

왕의 거처와 완벽하게 같은 방식으로 건축됐다고 하던가?

외벽 자체도 일반적인 소재가 쓰인 것이 아니며, 온갖 마법이 떡칠되어 있어서 세상이 멸망해도 1분은 버틸 거란 말이 있을 정도인데····

“순순히 무기를 내려놓고 자비를 구하시게·”

유일한 탈출구인 출입문은 왕기사가 막아서고 있는 상황·

“오늘 자네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그것뿐이니·”

하나 위엄 있게 검을 겨누는 왕기사 할아버지를 보며 부단장 바노잔트는 어떠한 내색도 하지 않았다·

단지, 조용히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좋습니다· 항복하지요·”

···응?

“···지금 뭐라 했는가?”

나만 잘못 들은 게 아닌지, 오히려 당황하며 다시 되묻는 왕기사 할아버지·

그 말에 부단장은 무표정하게 다시 말했다·

“항복하겠다 했습니다마는·”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

모종의 목적이 있어서 이곳까지 침투했을 게 분명한 오르큘리스의 특수 부대·

한데 이놈들이 이렇게 맥없이 항복을 한다고?

곧 죽어도 최후의 최후까지 항전하는 게 아니라?

그 누가 봐도 수상하고 기분 나쁜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걸 알기 때문에 왕기사 할아버지도 직접 전두지휘하며 꼼꼼하게 그들을 체포했다·

하지만····

“····”

“····”

정말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그들은 어떠한 반항도 하지 않으며 순순히 체포에 응했으며 그것으로 상황은 종료·

“···커, 커다란 공을 세웠군요· 축하드립니다, 남작님·”

“저희도 열심히 했다고 후작님께 말씀 좀····”

후작이 붙여준 대원들은 현 상황에 대해 의문을 느끼는 한편으로는 기뻐했다·

또한, 기쁜 감정의 뒤편에 숨어든 불안을 지우기 위해서인지 열심히 희망 회로를 돌려댔다·

“처음엔 저들이 왜 저러는지 이상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대응입니다·”

“암, 왕의 기사가 직접 행차를 하였는데 저들이 뭘 어쩔 수 있겠소이까·”

“항복하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고 판단했을 테지·”

글쎄, 확실히 저놈들 입장에선 불리한 상황이 맞긴 했다·

근데 나는 도무지 그럴 거란 생각이 안 든다·

심지어 이번엔 직감에 의한 것도 아니며, 근거가 있다·

‘아무도··· 반항을 안 했다는 건 말도 안 돼·’

부단장이 항복을 선언한 후, 그 어느 누구도 ‘항복’하는 것에 이견을 달지 않았다·

시체 수집가도, 절규의 마녀도·

충실한 오른팔처럼 보이던 저 안경잡이를 포함해 다른 대원들도·

‘부단장! 항복이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끝까지 싸웁시다!’

‘이대로 잡혀가면 고문을 당해 죽는 것밖에 더 있습니까?’

‘난 차라리 싸우다 죽겠소!’

이런 반응을 한두 명은 보일 법도 한데, 그러한 것이 일절 존재치 않았단 것은 너무도 이상한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우고 미리 말을 나눴던 게 아니라면 말이다·

‘···뭔가 꿍꿍이가 있다는 건 분명한데·’

문제는 그 꿍꿍이가 무엇인지 전혀 짐작 가는 게 없으며,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전무하다는 것이다·

“···카리투무어, 이들을 어떻게 할 거지?”

“자네의 임무와는 관계없네만, 그래도 이들을 잡는 데 큰 공을 세운 자네이니 답해주겠네· 지금부터 이들은 왕실로 이송될 걸세· 그리고 투옥되어 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알고 있는 모든 걸 토해내게 되겠지·”

그래, 역시 그렇게 되는 거구나····

“···그냥 이 자리에서 전부 죽이면 안 되나?”

이후 이놈들의 위험성에 대해 얘기하고, 이놈들이 일부러 잡혀 준 걸 수도 있단 가능성까지 제기를 했지만, 왕기사 할아버지는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제대로 듣고서 거절했다·

“자네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건 알고 있네· 하나 현재 우리는 전쟁 중이고,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이들이 가진 정보가 필요하네·”

“명분이 없다는 뜻이로군·”

“그렇네· 먼저 항복까지 하고 포박을 당한 이들을 죽여버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

“단순히 직감만으로 그러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걸 이해해주기 바라네·”

왕기사 할아버지는 단호하게 내 요구를 거절했다·

하나 불안하기는 한지 직접 궂은 일까지 해가며 몇 번이나 포로가 된 그들의 포박 상태를 점검했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

“지금부터 이들을 왕실까지 이송하겠다· 최중요 인물인 만큼, 도착하여 임무가 완수되기 전까지 해이한 태도를 보이는 자가 있다면 엄벌할 것이다·”

이후 왕기사 할아버지는 그들을 직접 이끌고 정원으로 나갔고, 미리 연락을 받고 도착한 죄수 이송을 위한 특수 마차에 한 명씩 노아르크 놈들을 태웠다·

한데··· 이건 또 뭘까·

“얀델의 아들 비요른·”

기사들에게 붙들린 채 특수 마차로 끌려가던 부단장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

“다음에 또 보세·”

그 말과 함께 의미심장한 미소가 입가에 걸쳐진 것은 덤·

누가 봐도 죽으러 끌려가는 놈의 얼굴은 아니었고, 그것이 내게 확신을 주었다·

역시 이대로 보내면 후회할 거 같다고·

“···쪼개?”

어이가 없다는 투로 말을 뱉자, 부단장이 특유의 기분 나쁜 눈깔을 뜨고서 나를 응시한다·

“그랬다면? 날 해코지라도 할 텐가? 자네처럼 잃을 것도 많은 인물이?”

“····”

“자네는 보기와 다르게 몹시 이성적인 인물일세· 그리고 그런 자들을 대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

나는 놈의 말을 끊으며 짧게 답했다·

“어·”

“···?”

다만 녀석은 내가 무슨 의미로 ‘응’이라 답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눈치였다·

하나 내심 짚이는 게 있었을까?

“지금 그 말은, 날 건드리겠단 뜻인가?”

부단장이 ‘호기심’에 찬 눈으로 나를 보며 물었고, 나는 대답했다·

어느새 망치를 꺼내 든 손과 입을 사용해 동시에·

“어·”

콰직-!!!

이로 인해 귀찮은 일이 생길 게 분명하긴 하지만·

콰직-!!!

암, 후환을 남겨 두는 것보단 낫지·

지금을 놓치면 죽일 기회가 또 올 거 같지도 않고·

그래, 그러니까····

콰직! 콰직! 콰직!

‘마안’이라고 했던가?

콰직, 콰직, 콰직—!!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다·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Bjorn Yandel the Barbarian

Bjorn Yandel the Barbarian

Score 9.5
Status: Ongoing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