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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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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1

# 141

“일은 끝나셨습니까?”

천막을 나서자마자 용병들이 미어캣마냥 하나 둘씩 고개를 치켜 든다·

이안을 경계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호기심을 품고 있는 모습·

그리 이안에겐 낯선 광경이 아니었다·

마법은 이안에게는 딱히 특별한 기술이 아니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기적처럼 신기한 존재일 테니까·

“그래· 그 녀석· 확실히 질 나쁜 마법사였다·”

이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용병들이 무릎을 꿇으며 소리쳤다·

“저 저희는 그 놈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요!”

“맞습니다! 그 놈이 우릴 협박했습니다! 우리 영혼을 뺏어갔다고요!”

“저흰 지금까지 계속 돌만 캤습니다! 나쁜 짓은 안 했어요!”

용병들은 앞 다투어 악마술사와의 관계성을 부정했다·

현명한 판단이었다·

악마술사가 죽은 지금 악마술사의 편을 들어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으니까·

이안도 용병들을 쥐어 짤 생각은 없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 하물며 칼을 든 용병들이야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 악물고 이안을 죽이려 들 것이다·

목격자가 없으면 처벌도 사라지니까·

“그래· 이해한다·”

“오···!”

무시무시한 마법사님이 자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자 용병들은 화색이 됐다·

저 마법사님! 때깔이 좋은 걸로 봐서 귀족 같은데!(아님)

우리 같은 무지렁이들의 말도 들어주시는구나!

“보아하니 악마술사가 쌓은 부정이 아주 많구나·”

“그 그렇습니다! 그 새낀 나쁜 새끼입니다!”

“전 한눈에 알아봤습니다!”

용병들은 개떼처럼 악마술사 발터를 씹어댔다·

여기서 악마술사 욕 안 하는 놈은 뭐다? 반동분자·

악마술사와 한패로 몰리지 않기 위해서는 악마술사를 개새끼라고 욕하는 방법이 유효했다·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지? 조금의 거짓도 없이 전부 털어놓아라·”

이안이 그렇게 말하자 용병들은 이때다 하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리 복잡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주아빌 용병단은 대장인 주아빌과 그 배후 세력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뭐?”

이안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자 용병들은 뻔뻔하게 대답했다·

“대장이 머리가 좀 나쁘지 않습니까· 혼자서는 용병단을 경영할 수 없으니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던 거지요·”

‘돕는 게 아니라 등쳐먹는 거잖아· 이 새끼들아···’

쉽게 말해 주아빌 용병단은 대장인 주아빌의 전투력에 빌붙어 살아가는 집단이었다·

주아빌은 머리가 나쁠지언정 성격이 나쁘지는 않았다·

착하고 말 잘 듣고 힘 쎈 사람이 있는데· 그걸 안 부려먹는다?

중세인이 아니라고 인증하는 것과 다름없다·

용병들은 중세인-평균답게 주아빌에게 싸움을 시키고 자기들은 뒤에서 돈을 챙겼다·

“헤헤·”

“···”

비굴하게 웃는 얼굴을 보아하니 자기들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도 자각하지 못하는 모양·

사실 이안이 까다롭게 따질 일은 아니었다·

이곳은 법과 질서가 상실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 가 아니라 중세 판타지 세계였고·

오히려 주아빌을 노예로 부리지 않아서 감사를 해야 할 판이다·

사회적 약자인 바보를 데려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만 해도 어딘가·

실제로 용병들은 자신들이 주아빌의 보호자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 악마술사 놈이 용병단 간부들을 전부 없애고 저희를 노예로 만들었습니다요·”

“그래서 다리를 점령하고 있었나?”

“넵! 여기서 호박석을 캐내고 있었슴죠·”

민폐도 이만저만한 민폐가 아니다·

평소에는 징검다리가 많아서 괜찮았지만 오늘처럼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대놓고 길막을 하고 있던 것과 다름이 없었다·

“용케도 영주에게 안 걸렸군·”

용병들은 어디까지나 ‘호박석을 캐고 있었다~’라고 주장하지만·

멀쩡한 다리를 점령하고 꼬장을 부리는 세력이 있는데 걔네가 도적떼와 다를 게 뭔가?

상인과 행인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도적과 다를 게 없었다·

정의로운 영주님이 기사들을 데리고 나타나도 이상할 게 없다·

“아· 여기는 중간지역이라 관리하는 영주님이 없습니다요·”

“···”

이안은 처참하기 그지없는 중세식 치안 앞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내 땅 아니면 관리할 필요도 없지·

내 땅도 아닌데 뭐하러 귀찮게 병사를 데리고 나간단 말인가? 급한 놈이 알아서 처리하겠지!

하지만 여기서 호박석을 캐냈다는 소문이 퍼진다면 반드시 영주놈들이 나타날 것이다·

돈 냄새는 또 귀신같이 맡는 게 귀족들이니까·

‘먹고 튀려고 했군·’

이안은 악마술사 발터의 생각을 정확히 읽어냈다·

제국은 넓고 빈 땅은 많다·

아무리 귀족들이 눌러 앉은 땅이 많아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는 빈 땅은 어디에나 있었다· 인구수가 처참한 중세 시대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발터처럼 빈 땅에서 보석을 캐고 튀는 사람도 어디에나 존재했다·

‘잘도 보석이 숨겨진 장소를 알아냈네· 악마의 도움을 받은 건가?’

이안은 호기심이 조금 더 생겼다·

발터가 호박석을 캐내고 있었다면 캐낸 호박석은 어디에 보관했을까?

“흠· 캐낸 보석은 어디에 보관했지?”

“저··· 그게···”

용병이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

“악마술사놈이 부리는 괴물들이 어디론가로 가져갔습니다·”

“괴물?”

이안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지만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끼리끼리 모인다고 사악한 마법사는 사악한 생물과 협력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

과거 이안은 만티코어를 만났을 때 만티코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적대 관계가 됐다·

그건 뒤집어 말한다면 만티코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만티코어와 친구가 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발터는 악마술을 익히기 위해 사람을 우습게 죽여 없애는 놈이었으니 어떤 사악한 괴물과 동맹을 맺어도 이상하지 않다·

“흐음···”

궁금하다···

그것도 많이 궁금하다!

이안은 마법사 특유의 호기심을 억누르기 어려웠다·

호박석이라면 마법진의 촉매로 사용하기 좋은 보석이었다· 그런 걸 대량으로 캐서 써먹을만한 곳은?

역시 전쟁터밖에 없다·

마법 수련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쪽이라면 그냥 상인에게 구입하는 쪽으로 해결할 것이다·

어떤 미친놈이 마법 수련에 필요한 보석을 캐낸다고 용병단을 점령하겠는가·

‘한 번 찾아볼까?’

이안은 사라진 호박석의 행방을 조사해보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보석은 일단 들고 있으면 유용하게 써먹는다·

마법진을 그릴 때도 쓰고 귀족과 거래할 때도 쓴다·

호박석을 들고 있다면 잉리언을 구하는데 유용하게 써먹을지도 모른다·

‘일단은 주변 정리를 좀 해야겠군·’

호박석을 찾으려면 용병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하지만 현재 주아빌 용병단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이안은 우선 주아빌부터 진정시키기로 결정했다·

#

용병대장 주아빌은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우아아아앙~”

“···”

다 큰 어른이 바닥에서 징징대는 꼴을 보고 있자니· 솔직히 좀 깬다·

이마빡에 ‘나는 바보에요~’라고 써 붙이지 않아도 바보라는 사실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정도·

“악마술사가 영혼을 빼앗아갔다고?”

“네··· 그렇습니다·”

용병들이 우울하게 대답했다·

주아빌만큼은 아니어도 용병들 역시 그 부분을 걱정하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이안은 학자로서 순수한 호기심을 느꼈다·

영혼을 빼앗아갔다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지?

이안이 알기로 천신교 신자의 영혼은 죽어서 하늘나라로 올라간다·

그곳에서 살아생전의 업보에 대한 심판을 받고 죄인은 지옥에 수감되며 선한 이는 천국에서 호사를 누리게 된다·

‘영혼을 가로채는 법?’

이안은 그런 기술을 모른다·

에레디스가 알려주지 않았을 뿐더러 그쪽으로는 관심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강령술 쪽을 공부하면 지식이 늘어날 텐데···

아직 강령술사를 만나지 못해서 배울 기회가 없긴 했다·

“악마술사 놈이 밤에 저희를 모아두고 악마를 불러냈습니다· 그러면서 악마한테 너희 영혼을 바쳤으니 돌려받고 싶다면 제대로 일하라고···”

“흠·”

이안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악마는 사악한 존재고 인간의 영혼을 탐낼 수도 있다·

그런데 남의 영혼을 저렇게 쉽게 넘겨주는 일이 가능한 건가?

‘불가능할 것 같은데·’

영혼은 육체의 강력한 보호를 받고 있다· 막말로 영혼을 가장 쉽게 얻는 방법은 바로 육체를 죽이는 것이다·

그런데 용병들은 멀쩡히 살아있다·

죽여서 영혼을 바친 것도 아니고···

살아있는 사람에게서 영혼만 홀랑 빼서 바친다?

“잠깐 이리 와봐라·”

“아 넵!”

이안은 신성술로 용병의 상태를 확인했다·

악마에게 당했거나 영혼에 이상이 생겼다면 무언가 반응이 올 것이다·

그런데···

“???”

용병의 영혼은 아주 멀쩡했다·

“저··· 마법사님·”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는 용병은 슬픈 개구리같은 표정을 지으며 우울하게 말했다·

“저··· 이제 죽는 건가요?”

“···!”

영혼을 빼앗겼다고 말했는데 사실 멀쩡하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바로 마음씨 착한 악마가 죽은 발터를 위해 다시 영혼을 돌려준··· 게 아니라!

처음부터 영혼을 빼앗긴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거 완전···’

이안은 황당해서 잠시 말을 멈췄다·

어디서 많이 본 수법이었다·

그렇다·

이안이 중세인들에게 밥 먹듯이 벌이던 행위·

바로 마법사-사기였다!

이 불쌍한 용병들은 악마술사가 자기 영혼을 빼앗은 지 아닌지도 잘 몰랐다·

그야··· 쟤들은 그냥 용병들이니까!

무시무시한 악마가 나타나서 ‘네놈들의 영혼을 가져가마!’라고 소리치면 ‘으앙! 뺏겼당!’하면서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왠지 그럴 것 같긴 했다·

살아있는 육체에서 어떻게 영혼을 빼갔나 했는데· 그냥 안 뺏어간 거였다·

“흑흑··· 고향에 두고 온 마누라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고 싶습니다!”

용병들은 영혼을 빼앗긴 게 무슨 죽을병에 걸린 것과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지들도 영혼이 없는 상태가 뭔지 모르니(···) 일단 아무렇게나 걱정하고 보는 것·

이안은 혹시나 해서 주아빌에게 다가갔다·

“주아빌?”

“··· 뭠니까·”

주아빌이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꼭 사람 말을 하는 트롤을 보는 것 같다·

‘역시·’

이안은 주아빌의 상태도 확인했지만 역시 아무 이상도 없었다·

즉 악마술사 발터는 주아빌 용병단을 상대로 거한 사기를 쳐놓고 죽어버린 상황·

‘마법사 하는 짓이 그렇지 뭐·’

이안은 발터를 비난하기가 좀 뭐했다·

중세인들 상대로 사기를 치는 건 이안의 주특기(?)가 아닌가·

이안도 마법사 사기를 치고 돌아다니는데· 발터라고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 영혼을 잃어버려 두렵나?”

이안이 그렇게 말하자 주아빌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영혼에 대해서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안이 영혼을 언급하자 깜짝 놀란 것이다!

“그 제 영혼은 이미 잃어버렸지 않슴까?”

“글쎄· 어떨까?”

이안이 의미심장하게 말하자·

주아빌은 자세를 고쳐 눈앞의 청년을 바라보았다·

호수처럼 고요한 눈동자· 밤처럼 새까만 머리카락···

그리고 현기가 흐르는 분위기까지!

보통 마법사가 아닌 모양!

“서 설마!”

주아빌이 더듬으며 소리쳤다·

“제 영혼을 되찾을 수 있는 검니까!”

주아빌은 이안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소리쳤다·

“제 영혼을 돌려주시면! 평생 은인으로 모시겠슴다!”

주아빌이 난리를 치자 다른 용병들도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모두가 똑같은 걸 바라고 있었다·

“아이고! 마법사님!”

“전 살아서 고향에 가고 싶습니다!”

“제발 도와주십쇼!”

바로 흑마법사가 빼앗아간 영혼을 되찾는 것!

이안은 한숨을 푹 쉬며 말했다·

“하아··· 그게 쉽지 않은 일인데···”

“···!”

이안은 쉽지 않다고 말했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 단순한 차이가 용병들을 흥분시켰다·

어쩌면··· 잃어버린 영혼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뭐 뭐가 필요하십니까!”

“시키는 건 다 하겠습니다! 제발 저흴 도와주십쇼! 마법사님!”

용병들은 이안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졌다·

그래서일까·

이안이 기묘한 미소를 짓는 모습은 누구도 보지 못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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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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