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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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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1

# 151

이안은 어린이들한테서 모은 정보를 정리해보았다·

마리아의 강령술을 목격한 사람은 파엘이라는 양치기다·

또 마리아는 예전부터 이상한 행동을 자주 했다· 예전에 파엘과 함께 있을 때 썩은 늑대 시체를 뜯어 먹으려고 했던 적이 있다·

‘파엘· 마리아· 그리고 에릭·’

여자 꼬맹이는 세 사람의 삼각관계를 의심했다·

단순히 우결충이라서 내린 결론은 아닐 것이다·

“점점 더 이상하네·”

이안은 자신의 생각을 동료들에게 말했다·

“마리아가 에릭이란 녀석을 죽인 이유를 더 모르겠어·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고 하잖아?”

“심지어 선물까지 줬지·”

벨렌카가 중얼거렸다·

그녀의 손에는 에릭의 유품인 단검이 들려 있었다·

이걸 선물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마리아다·

“들키기 딱 좋게 강령술로 죽인데다가 붙잡히기까지 했어·”

“이안· 너는 역시···”

키라가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릭을 죽인 사람은··· 마리아가 아닐 지도 몰라·”

벨렌카는 눈을 살짝 찌푸렸다·

“하지만 본인이 인정하지 않았나· 자기가 에릭이란 놈을 죽였다고·”

“아니· 마리아는 그렇게 말했어· ‘고의가 아니었다’라고·”

“···? 그게 그거잖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에릭이 죽었다는 뜻이잖아·”

그렇다·

마리아는 ‘어째서’ 에릭을 살해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기억이 없다’ 와 ‘고의가 아니었다’라는 말만 했을 뿐이다·

“만일 마리아가 진짜 범인이라면 왜 시골 농부들 손에 붙잡혔겠어?”

“어떤 이유로 마법을 쓰지 못했을 수도 있지·”

“그건··· 인정·”

마법사인 이안은 마법이 얼마나 불안정한 기술인지 잘 안다·

어제는 가능한 일이 오늘은 안 될 수도 있다·

신비가 협조를 거부하면 말짱 꽝이니까·

마리아도 단순히 무언가가 꼬여서 붙잡힌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걘 지금 얌전히 창고에 갇혀 있잖아? 가서 다시 한 번 차분하게 물어보면···”

이안이 그런 말을 하던 때였다·

멀리서 누군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마 마법사님!”

촌장이 숨을 헐떡이다 말했다·

“크 큰일 났습니다!”

“뭔데 호들갑이냐?”

“마 마리아가! 마리아가!”

촌장이 거칠게 소리쳤다·

“그년이 사라졌습니다!”

“···”

이런 개-같은·

벨렌카는 순식간에 눈빛을 바꾸었다· 키라 역시 굳은 표정으로 이안의 지시를 기다렸다·

“아무래도 뭔가 터진 것 같군·”

“하아· 일단 찾아보자·”

이안은 서둘러 마리아의 뒤를 쫓았다·

#

의외로 이안의 특기 중에는 추적이 있었다·

오베론과 친하게 지내다보니 새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잔재주가 생긴 것이다·

“오베론! 가서 검은 머리 소녀를 찾아라!”

“까악! 까악!”

[당장 찾아올게용!]

까마귀가 조류계의 깡패임을 증명하듯 오베론은 숲에서 아무 새나 붙잡고 머리를 쥐어박으며 소리쳤다·

[까만 머리 소녀 어딨어! 버드스키!!!]

[히이익!]

새들은 오베론의 까마귀-매콤 주먹에 기겁하며 정보를 술술 불었다·

[저 저기 공터 쪽으로 갔습니다!]

[확실해? 찾아봐서 없으면 그땐 주먹질로 끝나지 않아!]

[히이이익!]

오베론은 의외로 덩치가 크다·

잘 먹은 시골 닭과 덩치가 비슷했는데 괜히 이안이 무겁다고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니었다·

짐승계에서는 체격이 곧 전투력이다·

오베론은 맹금류를 제외한 다른 조류들을 다 줘패고 다닐 수 있었다·

때문에 마리아의 추적은 금세 끝이 났다·

“까악!”

[찾았어용! 주인님!]

“어딘데?”

[계곡 아래로 도망쳤대용!]

멀리도 갔군·

이안은 곧바로 동료들을 이끌고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

녹색 좀비라 불릴만한 잡초들이 징그럽게 자라 있는데다 경사가 가팔라서 사람이 내려가기 힘든 곳이었다·

반대로 얘기하면 여기로 도망치면 추적자들이 따라붙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베론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안도 이곳은 조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심해라! 이안! 마리아의 협력자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벨렌카가 날카롭게 경고했다·

마리아가 뒤늦게 탈출을 시도한 것이라면 협력자가 튀어나와도 이상하진 않다·

‘저기다!’

잠시 후 이안은 검은 머리카락의 소녀를 발견했다·

그녀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이안은 즉시 마도 언어를 내뱉었다·

“[대지여!]”

단단한 땅이 흔들리며 진흙탕처럼 부드럽게 변했다·

이안이 대지술로 땅의 성질을 변화시킨 것이다·

소녀는 당황하며 이리저리 비틀거렸다·

“이안님! 죽임니까!”

“참아· 주아빌·”

“넵!”

명령만 떨어지면 얼마든지 처죽일 수 있다는 듯 주아빌이 으르렁거렸다·

이안은 동료들을 경계시킨 뒤 혼자서 마리아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언제 당황했냐는 듯 다시 무른 땅을 뒤적이고 있었다·

이안은 마리아가 뭘 찾는지 가만히 지켜봤다·

잠시 후 마리아는 땅 속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

손바닥만 한 지렁이였다·

마리아는 이안이 쳐다보든 말든 꿈틀거리는 지렁이를 입으로 가져갔다···

마리아가 입을 쩍 벌렸다·

그 순간·

이안은 마리아의 손을 쳐냈다·

탁·

커다란 지렁이가 바닥을 꿈틀댄다·

마리아는 멍하니 지렁이를 쳐다봤다·

“사람들이 밥을 잘 안 주니?”

이안이 묻자 마리아는 요염한 눈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네에· 저 같은 살인자 마녀한테 왜 음식을 주겠나요? 하루라도 빨리 죽여 버리고 싶을 게 뻔한데요·”

마리아는 다시 더듬더듬 지렁이를 손에 쥐었다·

이안은 그녀가 놀라지 않도록 부드럽게 마리아의 손을 잡아 쥐었다·

“··· 뭔가요?”

“먹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음식이 필요하면 내가 줄게· 그러니까 먹지 마·”

“···”

어렴풋이 이안은 짐작하고 있었다·

식탐이 많다는 로버트의 증언과 썩은 늑대 시체를 먹으려 했다는 동네 아이들의 증언을 조합하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마리아는 현재 죽음의 신비의 영향을 받고 있었다·

망자의 끝없는 허기가 그녀의 몸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네가 원해서 먹는 게 아니잖아? 먹지 마·”

“···!”

순간 마리아는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으로 이안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표정을 감추며 말했다·

“이거 참·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렸군요·”

이안은 잠시 마리아를 관찰했다·

정확히는 그녀의 몸에 달라붙은 진득한 죽음의 신비를 관찰했다·

마리아의 몸에는 어떤 영혼이 달라붙어 있었다·

이안은 강령술사가 아니지만 그 영혼의 이름을 알 것만 같았다·

아귀· 혹은 굶어 죽은 귀신···

“지렁이는 맛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맛? 후후· 제가 맛 때문에 저딴 걸 먹을 것 같나요?”

마리아가 중얼거렸다·

겉으로는 평범한 소녀의 읊조림이었지만·

이안은 그 사이에 숨은 채 끓어오르는 신비의 힘을 느꼈다· 마리아의 분노에 신비가 동조하듯 반응한 것이다·

키라한테서도 가끔씩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본인이 신비와 접촉하고 있을을 깨닫지 못하는 풋내기 마법사의 흔적·

“원래 제가 먹고 싶었던 건 시체랍니다·”

“시체?”

“네에· 이 근방에서 달콤한 냄새가 났거든요· 적당히 썩어서 벌레와 구더기가 들끓는 주인 없는 시체의 냄새가···”

털썩·

마리아는 조용히 무릎을 꿇었다·

“여기까지 설명했으니 잘 아시겠군요· 네에· 저는 괴물입니다·”

“···”

“저는 예전부터 이랬답니다· 미친 돼지새끼마냥 뭐든 입에 처넣고 싶어 하고· 썩은 고기 냄새를 맡으면 입맛을 다시는··· 하 하하··· 역겹고 끔찍하죠?”

그녀가 흰 목덜미를 이안에게 보여주었다·

“제게는 죽음의 힘이 흐릅니다· 망자의 의지가 제 의지를· 저의 몸과 마음을 쉴 새 없이 갉아먹습니다· 네에· 그래서 저는 절 사랑해주는 남자를 죽여 버렸습니다·”

툭툭·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마리아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안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지금·

울고 있었다·

“제 광기가···! 저의 사악한 힘이···! 망자의 절규가···! 모든 걸 망쳐버렸습니다!”

“마리아·”

“당신이라면 제 저주를 억누르고 저의 목을 가져갈 수 있겠지요·”

마리아가 흐느끼듯 말했다·

“지금· 절 죽여주세요·”

“···”

“절 죽여서! 제 끔찍한 저주를 거두어가주세요! 제발!!!”

이안은 얼마간 말없이 마리아를 내려다보았다·

벨렌카는 눈을 꾹 감았고 키라는 입술을 깨물었다·

소녀의 울음 섞인 절규는 섬뜩하리만큼 구슬프고 비통했다·

신비와 접촉하게 된 사람의 말로는 보통 이러하다·

신비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기에 신비라 불린다·

신비와 접촉한 인간이 이해 불가능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마리아는 강박적으로 음식을 썩은 고기를 갈구했다·

그녀의 의지가 아닌 그녀의 몸과 마음에 스며든 망자들이 바라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의지와 무관하다·

그 사실이 마리아를 미치게 만들었다·

키라는 그런 마리아가 가여웠다·

‘나도··· 이안을 만나지 않았다면···’

키라는 제대로 된 마법 입문 없이 화염의 신비의 관심을 받았다·

만약 이안을 만나지 않았다면 키라는 여전히 폭죽과 불꽃을 다루었을 테고·

언젠가 본인이 피운 불꽃을 소화(消火)시키지 못하고 불타 죽었을 것이다·

신비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축복임과 동시에 저주였다·

“이안·”

“···”

“내가 할까?”

벨렌카가 롱소드를 뽑았다·

하지만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이안과 꽤 오래 붙어 다닌 벨렌카이기에 알 수 있었다·

이안은 마리아를 동정하거나 살인을 망설이고 있던 게 아니었다·

이안은··· 분노하고 있었다·

스르륵·

이안은 아노리실을 꺼내어 마리아를 겨냥했다·

이안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원대로 편하게 죽고 싶다면 솔직하게 말해라·”

“아아··· 물론입니다!”

마리아는 칼날이 잘 들어오도록 목을 낮게 숙였다·

이안이 거침없지 질문했다·

“너는 오래 전부터 죽음의 신비와 접촉했다· 그렇지?”

“네에· 아마 열두 살 때부터였을 겁니다·”

“하지만 신비를 통제하는 법은 배우지 못했어·”

“··· 그런 방법이 있다면 심장을 끄집어내는 한이 있더라도 배웠을 겁니다·”

“강령술사를 만난 적도 없고·”

“결코 없습니다·”

“에릭을 살해하기 위해 구울을 준비시켜놓은 적도 없지·”

“···”

순간 마리아는 고개를 들어 이안을 올려다보았다·

어느 샌가 이안은 아노리실을 집어넣었다·

대신 부드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마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넌 방금 진실만을 말했어· 강령술사와 접촉한 적도 강령술을 배운 적도 없지·”

“··· 무슨 말씀인지요· 저는 이미 귀신에 들렸습니다·”

“신비의 관심을 받는 것과 신비를 다루는 건 별개의 문제다· 우둔한 녀석아·”

마리아는 눈을 크게 떴다·

그제야 눈앞의 청년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이안 에레디스 레이븐·

그는 마리아를 처형하러 온 귀족이 아니라···

세상과 신비에 통달한 마법사다·

이안이 선언하듯 말했다·

“마리아· 방금 확실히 알았다·”

“··· 네?”

이안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넌 에릭을 죽이지 않았어·”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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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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