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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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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9

# 169

동굴을 점령한 도적은 그 숫자가 열댓 명 정도 됐다·

하지만 체인 메일과 롱소드로 무장한 기사 앞에 그들은 연습용 짚 인형처럼 속수무책으로 썰려나갔다·

역시나 벨렌카는 인간 흉기에 가까운 존재였다·

혹시 포위를 당할까 주아빌이 뒤를 받쳐줬지만 별 쓸모는 없었다·

도적들은 벨렌카를 다굴치기보단 본인 목숨을 건져서 도망치는 편을 선택했으니까·

“으아아아악!”

“튀어!”

전투는 순식간에 끝났다·

전장으로 변한 동굴 입구는 피비린내와 시체 무더기로 불쾌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키라는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고 마리아는 작게 성호를 그었다·

슬슬 나가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안은 슬그머니 벨렌카에게 다가갔다·

“응? 이안?”

“수고하네· 벨렌카·”

벨렌카는 의외라는 듯 이안 쪽을 쳐다봤다·

사실 이안도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마법 시위는 잘 되고 있나?”

“··· 나쁘지 않지·”

이안은 극-대노한 카를의 얼굴이 잠깐 떠올랐지만 애써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튼 나쁘지 않게 진행 중이다·

“너는? 뭔가 알아낸 게 있냐?”

“꽤 흥미로운 걸 찾았다·”

“좋은 쪽으로? 나쁜 쪽으로?”

“굳이 따지자면 나쁜 쪽이겠지·”

벨렌카가 손짓했다·

이안은 적당한 공터에서 벨렌카의 이야기를 들었다·

#

이안이 마법사들을 돕겠다고 사라진 뒤·

벨렌카는 나머지 동료들과 탐문 수색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벨렌카는 남작의 성으로 출입하는 인원을 점검했다·

이 중세 판타지 세계의 경제는 평균적으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보통 중세의 경제라고 하면 길드에서 일하는 직공들과 그들이 만든 상품을 판매하는 상인과 상인에게 세금을 징수하려는 영주 등등이 복잡한 권력 관계를 형성하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건 절반 정도는 정답이긴 했다·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산호해의 도시국가들이 그런 경제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그쪽은 현대인 기준으로 진짜로 사람 사는 느낌이 나는 동네가 맞다·

하지만 이곳은 산호해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신성 제국이다·

신성 제국의 경제는 일단 농업이 최고였다·

영지에서 밭을 일구고 작물을 키워서 빵으로 만든다!

그걸로 끝!

빵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제빵 길드? 그런 건 대도시에나 있다·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 영지의 인구가 300~400명인 동네도 흔한데 무슨 상인이 돌아다닌단 말인가· 보따리 상인이나 들락거리는 게 끝이다·

농부는 일을 하고 사제는 기도하고 영주는 어슬렁거린다!

그게 신성 제국 시골 영지의 평균적인 모습이었다·

한 마디로 신성 제국의 영지는 폐쇄성이 매우 높다는 특징이 있었다·

외부에서 손님이 찾아오지 않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처음 보는 얼굴이 남작의 성을 들락거리면···”

“금세 들킨다는 거지?”

“바로 그렇다·”

벨렌카는 동료들과 함께 성을 출입했던 사람의 목록을 작성했다·

마법사-코스프레가 가능한 키라와 함께하자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금 빈센츠 남작령은 마법사들이 난장판을 만들고 있으니 감히 키라의 부탁을 거절할 사람은 없었다·

“그러고 보니···”

성에서 요리를 담당하는 요리사가 이렇게 증언했다·

“최근에 이상한 놈들이 와서 밥을 먹고 가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이상한 놈들?”

“처음에는 사냥터 관리인이라고 생각했는데··· 한 놈도 활을 안 들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사냥터 관리인이라서 얼굴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진짜로 외부인이 성에서 밥을 먹고 떠난 것이다·

“상인은 아니겠지?”

“네! 짐수레도 없는 놈들이 무슨 상인이겠습니까?”

벨렌카는 즉시 그 ‘수상한 놈’들을 추격했다·

방랑기사로 여행 경험이 많은 벨렌카는 어렵지 않게 놈들을 추적할 방법을 생각해냈다·

벨렌카는 시장으로 이동해 장사꾼들에게 질문했다·

“요즘 돈을 갑자기 많이 쓰는 사람이 있나?”

“글쎄요···?”

“어· 빵을 많이 사가는 사람이 있긴 한데요·”

벨렌카는 그 빵을 많이 사간다는 사람의 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무리의 사내들을 발견했다·

민박을 하며 활동을 하고 있던 자들이었다·

“마리아·”

“네에· 뭔가 씁쓸한 기분이 드네요· 죽음에 익숙한 자들인가 봅니다·”

마리아는 어렵지 않게 그들 주변을 떠도는 죽음의 기운을 느꼈다·

벨렌카는 그들을 물리적으로 심문했고·

곧 이상한 증언을 듣게 됐다·

“죄 죄송합니다! 저흰···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미 알고 있다· 바른대로 불지 않으면 너희 목숨은 없을 거다· 이 범죄자들아·”

그들의 직업은··· 놀랍게도 프로-살인자였다·

진짜로 밥 먹고 사람만 죽이는 놈들이었다·

“암살자냐? 네놈들은?”

벨렌카는 반사적으로 그 직업을 떠올렸다·

돈 받고 사람을 죽여주는 자들·

저 멀리 모래 제국에는 술탄을 위해 암살만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어쌔신]이란 놈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신성 제국에는 그런 놈들이 없다고 알고 있었다·

설마 저 녀석들· 직업 암살자들인 건가?

“전문적인 살인 훈련을 받은-”

“아뇨! 그런 살벌한 건 받아본 적도 없습니다!”

“···”‘

그런 살벌한’ 훈련을 받은 벨렌카는 기분이 살짝 상했지만(그녀는 검술 훈련을 받았다) 내색하지 않고 계속 질문했다·

“그럼 누굴 죽였지?”

“그냥··· 길 가던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

노상강도?

이야기를 들을수록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시체를 특정 장소에 묻어두면··· 카렌네라는 여자가 돈을 줍니다·”

“카렌네?”

“남작님의 애인입니다·”

“!”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졌다·

저들은 암살자가 아닌··· 시체 생성 전문가였던 것이다!

살인이 목적이 아닌 시체 그 자체에 목적이 있던 것·

“미치겠군· 카렌네? 정말로 남작의 애인이란 말이냐?”

“예! 전부 그 미친년이 시킨 일입니다! 저희는 정말 어쩔 수 없이···”

서걱·

벨렌카는 본보기 삼아 살인자 한 명을 처형했다·

화들짝 놀란 살인자들은 자신의 밑바닥까지 아는 정보를 토해냈다·

“저희 말고도! 바깥에 협력자가 있습니다!”

“협력자?”

“아주 무시무시한 놈입니다! 배신하면 저희도 같이 구덩이에 파묻어버리겠다고···!”

벨렌카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카렌네라는 여자가 사람을 시켜 시체를 모으고 있다·’

‘시체를 모은다니· 대체 왜?’

‘심지어 영지 바깥에는 시체 수집가들을 감시하는 놈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카렌네와 감시자는 아마도 한패일 것이다·’

머리가 아팠다·

그저 잉리언 교수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달려왔을 뿐인데·

이곳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단 말인가?

‘이안의 도움이 필요하다·’

벨렌카는 이안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판단했다·

명백히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마법사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이다·

“저기· 벨렌카 언니·”

“뭐냐·”

“저 숲에서··· 어떤 죽음이 느껴집니다·”

강령술에 소질이 있는 마리아는 낯선 장소에서도 죽음의 신비가 속삭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시체인가·’

전쟁이 터진 적도 없는데 숲에서 죽음이 느껴지는 이유는 딱 하나 뿐이다·

시체·

카렌네라는 여자가 모으고 있다는 시체였다·

“가볍게 정찰을 해보자·”

벨렌카가 동료들에게 말했다·

그녀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이안에게 들려줄 생각이었다·

벨렌카는 너무 깊지 않게 숲 외곽을 정찰했고·

‘시체 수집가’로 보이는 불량배들과 조우·

그들을 처치하고 임시 아지트로 향했다·

바로 그곳이···

“저 동굴이라는 거군·”

“그렇다· 이안·”

이안은 미심쩍은 눈으로 동굴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엄청나게 골치 아픈 일에 휘말려버린 듯했다·

#

이안은 동료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일이 이 지경이 된 건· 아무래도 남작 대리· 그 새끼가 방관해서겠지·”

벨렌카의 정보에 따르면 카렌네라는 여자는 남작 대리의 애인이다·

둘은 한패라고 보아야 옳았다·

“남작 대리· 카렌네· 그리고 시체 수집가들···”

이안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또 흑마법사들인가?”

안 좋은 느낌이 마구마구 엄습했다·

어째 이안은 흑마법사들이 활동하는 구역을 직선으로 돌파하고 있는 느낌이 강했다···

‘재수가 없나?’

깊게 파고 들면 반드시 흑마법사가 튀어나올 것 같다는 안 좋은 생각이 든다·

“잠깐잠깐잠깐!”

이야기를 듣던 크리서스가 당황해서 소리쳤다·

흑마법사? 지금 흑마법사라고 말했나?

제국 남부에 흑마법사의 활동이 잦다고는 해도 설마 흑마법사와 부딪친다니?

“흑마법사라니! 아닐 거야! 설마 우리가 그 악명 높은 [황금률 연구회]랑 만났다는 거야? 지금?”

“네·”

이안이 칼같이 대답하자 크리서스는 하얗게 질렸다·

크리서스도 마법사이니 황금률 연구회에 대한 소문 정도는 들어보았다·

현 신성 제국을 무너뜨리고 옛 황금 제국을 재건하겠다는 미친놈들·

금지된 마법을 마구잡이로 써서 지저분하면서도 강력한 놈들이 바로 황금률 연구회의 흑마법사들이다·

마법사들이 흑마법사를 대하는 태도는 대부분 회피였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냐는 태도다·

어차피 걔들이 지랄해봤자 대부분의 피해는 평범한 백성들이 본다·

특권층인 마법사들 입장에서는 귀찮게 흑마법사를 상대할 필요가 없던 것이다·

귀족의 의뢰가 들어온다면 또 모를까···

어차피 제국은 넓으니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OK라는 마인드였다·

“일반적인 귀족 애인은 시체를 돈 주고 사진 않죠?”

“그건 그렇지만···”

카렌네라는 여자의 행동은 명백히 수상하다·

하지만 크리서스는 카렌네와 흑마법사를 연결시켜 생각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이상하잖아!”

“어떤 점이요?”

“카렌네라는 여자가 뭘 꾸미고 있다면! 당연히 마법사들을 꺼리지 않겠어?”

“···”

그건 맞는 말이다·

아무리 평범한 마법사들이 흑마법사의 일에 참견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렇게 대놓고 수상한 짓을 저지르면 어그로가 끌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 빈센츠 남작의 영지에는 마법사가 바글바글하게 모여 있다·

남작 대리가 잉리언을 붙잡은 뒤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남작이 저지른 짓이랑! 애인이 저지른 짓이 서로 안 맞잖아!”

“··· 크리서스 선배· 그럼 만약에요·”

“응?”

“남작의 행동이랑 카렌네의 행동의 목적이 서로 일치한다면···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벨렌카가 눈을 찌푸렸다·

“그럼···”

둘 중 하나다·

1· 남작 대리가 잉리언을 놓아주면서 카렌네와 목적이 일치하는 경우·

2· 잉리언을 붙잡아두면서 카렌네와 목적이 일치하는 경우·

그러나 첫 번째는 절대 아니다·

지금도 잉리언은 남작에게 붙잡혀 있으니까·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정답은 2번이 된다·

“하지만 잉리언 교수를 붙잡아두면 마법사들이 구조하러 달려올···”

크리서스가 말을 멈췄다·

만약 잉리언을 붙잡는 행위로 카렌네가 이득을 본다면···

마법사들이 모여드는 결과 역시 카렌네에게 이득이라는 뜻이었다·

“···”

크리서스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자·

이안이 한숨을 쉬듯 그녀를 대신해서 말했다·

“어쩌면요· 남작 대리가 똥고집을 부리던 이유는··· 마법사들을 확실하게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아닐까요?”

크리서스는 몸을 덜덜 떨었다·

이안의 가설이 너무나 그럴듯했기 때문이다·

마법사들은 그들이 잉리언을 구조하기 위해 달려왔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잉리언이라는 미끼에 이끌려 흑마법사의 덫으로 들어와 버린 건 아닐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크리서스가 다급하게 외쳤다·

“나는! 시공술사의 편지를 받았단 말이야!”

“···”

“그 잘난 시공술사들이 이런 상황을 몰랐단 말이야?”

문득 이안은 충동적으로 어떤 질문을 던졌다·

“그 시공술사가 누군데요?”

“라라벨이란 여자였어!”

시공술사 라라벨·

공교롭게도 이안이 아는 사람이었다·

과거 드보시 남작의 성에서 사악한 계획을 꾸미다 이안과 제라드에 의해 제압당한 여자였다·

제라드가 목숨을 살려 어디론가 데려갔었는데···

설마 시공술사로 복귀를 한 건가?

이안은 이마를 짚었다·

아직은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

“벨렌카· 조사 중단하고 가서 안톤이라는 수기술사좀 데려와줘· 아마도 강에 있을 거야·”

“음· 알겠다·”

“크리서스 선배· 저랑 같이 헤르타 선배님을 데리러 가죠·”

“조 좋은 생각이야!”

인원을 분배하고 나니·

사라진 카를이 마음에 걸렸다·

‘··· 별 일 없겠지·’

이안· 그래도 마지막으로 이 동굴만 점검하고 출발하지·

벨렌카의 제안에 이안은 동의했다·

동굴 점검이야 잠깐 들어갔다 나오면 끝이니까·

그래·

이안 일행은 동굴로 들어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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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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