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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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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14

보름은 순식간에 흘러 갔다·

그동안 에카프 경과의 수련을 뺐음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촉박할 정도 네 여인들에게 끌려다니는 나날이 이어졌다· 특히 라그니스에게 허락된 사흘 동안은 정말 매일이 빡세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좋아하는 사람과 어울리는 것에 그런 표현을 쓴다는 게 조금 그렇긴 한데 그거 말고는 48시간처럼 압축된 매일을 표현할 길이 없다·

여러의미로 충실하다면 충실한 시간이었지만 아직 진짜 심각한 문제는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휴식을 취해도 되나 싶은 생각이 꾸준하게 든 건 어쩔 수 없었다·

기나긴 휴가의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에스뮈에를 통해 듣게 된 전선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아군의 진격이 멈추고 다시금 고착 상태에 들어갔지만 병력의 손실은 최소한에 그쳤다는 이야기만 놓고 보면 굉장한 희소식처럼 비춰질 수 있지만 침식체와 악신의 존재를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그 모든 게 마왕의 의도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용사 파티를 제외한 병력 전반에 걸친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수록 오히려 불안함은 커져만 간다·

어째서 신들께서 ‘균형’을 알리지 않으려고 했었던 것인지 다시금 실감하는 순간 상념의 늪에 빠져 있던 나를 끌어 올린 건 들뜬 셰릴의 목소리였다·

“엘드미아 어때? 괜찮나?”

용장들이 들고 온 시제품을 착용한 채 한 바퀴 빙글 도는 셰릴의 모습은 새 옷을 입고 신난 여자아이 그 자체다· 그 옷이라는 게 콜로세움 검투사들이 낄법한 오른팔 어깨까지 덮는 비늘 건틀릿이고 손에 들린 건 가방이나 꽃이 아닌 검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드레스도 아니고 괜찮은지 아닌지는 네가 판단해야지· 멋있냐고 물어보는 거면 멋있네·”

가죽 견갑과 팔꿈치 보호대 그리고 장갑으로 나뉘어진 시제품 위를 덮고 있는 비늘 갑옷은 조각 하나하나가 종이로 만들어진 것처럼 얇다· 과장 조금 보태서 저 조각 하나 떼어내 아무 곳에 붙이면 그대로 달라붙어 도금 될 것만 같다· 검에서 떼어내봤자 1kg에서 1·5kg 남짓의 쇳덩이에 불과하니 얇게 펴서 건틀릿 하나 만들고 끝날 거라고 여겼던 내 예상을 근본부터 박살 내는 형태다·

보자마자 저게 진짜 방어구의 역할을 할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놀랍다면 놀랍고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할 수 있더라· 무려 드워프제 석궁에 직격당하고도 흠집 하나 생기지 않고 마도구로 시전한 화염계 초급 공격 마법조차 어렵지 않게 막아 내는 성능을 봤을 땐 구경 중이었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박수를 쳤다·

“아직 부산물은 안 들어가서 이 이상의 공격은 막아 내지 못 하지만 완성되고 나면 중급으로 취급되는 투사체 마법들까지는 막아 낼 수 있을 걸세· 물리적인 공격은··· 뭐라 장담 못하겠군· 그래도 최소한 충격은 더 잘 분산시키게 될 거야·”

“지금도 어디에 맞았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인데 여기서 더 충격이 줄어든단 말씀이십니까?”

“물론이지· 괜히 용이 비싼 게 아니라네·”

용갑 소유자답게 그 훌륭한 성능을 떠올리며 고개를 주억거리는 나와 달리 다른 사람들은 일제히 나를 향해 눈을 흘겼다· 처음엔 뭔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보다 더한 내구성을 지녔던 파일벙커를 박살 나게 만든 에스테 샷건의 위력 때문에 괜히 내 무모함이 가중된 탓에 빚어진 눈총이었다·

그 오해를 풀기 위해 입을 열려던 찰나 조용히 다가온 티에가 나에게 새로운 방문객이 있음을 알려왔다·

“누구라고?”

“스스로를 그림자 발이라고 부르는 풀링이었습니다· 소문과 달리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사칭인가 싶었는데 엔벨데 때 있었던 사건에 대해 언급하더군요·”

“그야 그렇겠지· 너랑 만난 날 추적을 도와 줬던 게 그 사람인데· 그런데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고? 어떻게?”

단순히 어디 다친 거라면 굳이 티에가 ‘상태가 안 좋아 보인다’ 라는 말을 꺼냈을 리 없다· 모험가란 등급에 상관없이 언제든 다칠 수 있는 직업이니까· 그렇다는 건 정신적인 부분을 말하는 거라는 의미인데···

···그림자 발에게 그게 가능한 일인가? 도무지 상상이 안 갔지만 돌아온 대답은 단호했다·

“온갖 강박증을 다 엮어놓은 것처럼 불안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은 나는 주저 없이 걸음을 옮겨 대문으로 향했다·

성큼성큼 저택을 가로 질러 정문을 열자마자 용장들이 타고 온 마차와 철장 너머로 어린아이처럼 작은 남자가 눈에 들어온다· 과거에 있었던 비슷한 광경 속에서는 묵묵히 자신에게 쏟아지는 경비들의 시선 속에서 유쾌하게 탭 댄스를 출 정도로 여유로웠던 그였으나 지금은 어쩔 줄 몰라 하며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고 있을 뿐이다·

멀리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퀭한 안색과 웃음기 없는 얼굴보다도 그가 초조함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움찔 거린 순간 반쯤 바닥을 보고 있던 그림자 발이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쳤다·

하지만 그는 뒤늦게 억지로 만들어 낸 쾌활함이라도 보이며 손을 흔들 거라 여긴 내 예상과 달리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내가 다가가기만을 기다린다· 죽음이 눈앞에 닥치더라도 농담을 던질 것만 같았던 남자의 변화에 내 걸음도 좀 더 빨라졌다·

“그림자 발? 몇 주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오랜만에 본 것도 아니다· 라단에서 귀환하고 지인들에게 인사를 돌릴 겸 발쿤 씨의 대장간에 갔을 때 이미 만났다· 그게 벌써 한 달 전이라는 게 좀 놀랍긴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림자 발은 발쿤 씨와 농담 따먹기나 하는 등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여러 가지 사정이 겹쳐서 아주 1년은 놀 것처럼 눌러앉은 탓에 그냥 자기 고막을 찢어 버리고 싶다는 발쿤 씨의 한탄 속에서도 너스레를 떨던 그가 지금의 초췌한 모습과 겹쳐졌다·

나를 보고 어색하게 만들어 낸 웃음은 미소조차 되지 못하고 사그라든다· 그 뒤로도 한참을 쭈뼛거리던 그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내뱉은 말은 더욱 나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그 귀인· 참으로 염치 없는 행동이라는 건 알지만··· 나 좀 도와줄 수 없겠는가?”

왜 그림자 발의 입에서 도와달라는 말이 저리도 힘들 게 나온단 말인가·

한 나라의 영웅한테 부탁을 해야 해서? 한창 바쁠 것 같은 용사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그간 이어왔던 관계를 떠올리면 과민 반응이었다·

“일단 들어오시죠· 티에· 거실에 마실 것 좀 준비해 줘·”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용조차 듣지 않고 무조건 알겠다고 할 수는 없었으니 안으로 안내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연신 고맙다고 말하는 그림자 발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대하며 마력을 움직여 최대한 넓은 범위를 훑었다·

안색과 별개로 복장은 깔끔하다· 어디 감금되거나 다친 건 절대 아니고 주변에 누군가 뒤를 쫓고 있는 것도 아닌 듯하다·

그렇다면 숙련된 모험가이며 온 세상과 친구를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가 굳이 일국의 영웅이자 용사로 한창 유명세를 타고 있는 사람 집에 어려운 걸음까지 하며 부탁하려는 게 무엇일까?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혹은 내가 개입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일이라서·

“듣는 귀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택의 사용인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관리 하고 있으니까요· 무슨 부탁을 하시려는 겁니까? 그림자 발의 안색이 초췌한 거랑 연관있는 일입니까?”

거실에 도착해 내 권유에 따라 소파에 앉은 그림자 발은 주변을 살피지 않았다· 그 반응 덕에 누군가에게 시달리거나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아닌가 보다 라는 판단이 섦과 동시에 의문도 깊어졌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림자 발은 즉시 내 의문을 해소시켜 주었다·

“센 그 아이가 전장에서 고립되어 버렸네·”

최전방이라고 해서 군인만 있는 건 아니다·

군의 병력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전장에 투입하기 위해 척후조라든가 후방 순찰 등의 업무를 외부 인력으로 해결하게 된 건 이미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업무들이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기에 실력 있는 모험가들을 비싸게 고용해가며 구멍을 메운다·

최소 조건부터 빡빡하다· 자紫 급 모험가 이상· 말 그대로 최소 조건이고 나머지는 현장 요원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나뉜다· 듣는 것만으로도 매우 귀찮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신청자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좋은 일당을 지급하기에 생각보다 인기가 많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선까지 밀어버린 와중에 엔글렘에서 활동하고 있어야 하는 센이 왜 전장에?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아도 내가 그런 의문을 가질 거라는 걸 진즉에 눈치챈 그림자 발의 침착한 설명이 이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군사 작전이라 나도 모른다네· 이마저도 지인에게 사정해서 들은 이야기지· 최전방에 있는 건 아닐세· 과거 고착화 되었던 인근에 추가 인원으로 고용되어 활동 중이었는데···”

적 등장 고립· 생사불명· 그 소식을 듣자마자 딱 하루 방황하고 나를 찾아왔다고 한다· 즉 저 초췌한 몰골이 완성되기까지 하루 이틀밖에 안걸렸다는 소리다·

그마저도 판단은 진즉에 섰지만 내 사회적 지위와 개인적인 부탁이라는 게 맞물리며 내적 갈등이 엄청났던 모양이다· 무조건적으로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풀링과 달리 인족인 내가 그 감성까지 이해해 줄 거라는 보장도 없고 센이 진짜 엄청난 위험에 빠졌는지조차 불확실하다는 요소도 한몫했고·

“마왕군이 내부에 침투했다는 게 이미 군에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저한테 오신 이유도 있겠네요·”

“일대에 있는 병력들이··· 접근을 못 하고 있다고 하네· 이유는 정보를 알려 준 지인도 모른다고 했어· 딱히 늦장 대응을 하는 것도 아니고 책임을 미루는 것도 아닌데 병력을 투입하고 이틀이 지났는데도 아무것도 못 하는 중이야·”

연합군이 삽질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느닷없이 침투조에게 특정 구역 일대가 막혔다라· 듣자마자 악신의 권능이 떠오르는 게 피해 망상이었으면 좋겠지만 확인을 해볼 필요와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티에 잠깐 특사님 좀 모셔와줄래·”

게다가 마침 전장의 정보를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으니 주저 없이 도움을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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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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