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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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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12

예상치 못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지만 내 할 일이 끝난 건 아니었다.

나는 혹독한 날씨와 사나운 짐승 및 몬스터를 돌파하고 산 정상을 향해 막힘없이 올라갔다.

거센 눈보라가 몰아쳐도 꿋꿋이 나아갔다. 온 몸에 털이 숭숭 난 덕분에 추위는 그닥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특히 지금처럼 털이 난 상황에서는 필수적이다.

“으아아아…”

등산 도중 우연찮게 찾은 강물. 나는 그 강물에 몸을 담으며 개운한 소리를 내뱉었다.

올림푸스는 화산이 아니다. 때문에 강물이 뜨겁기는커녕 살이 얼어붙을 것처럼 차가웠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냉기에 거의 면역이다. 덕분에 차갑지 않고 시원한 느낌만 들었다.

[보유 특성]

•야생의 본능(???)

•근성(SS+)

•철강왕(SS)

•약독 내성(SS)

•냉기 저항(S+)

•소화(S+)

•손재주(A)

[보유 기술]

•암습(Ex)

•투척(Ex)

•격투(A)

•무기술(B+)

[보유 능력]

•붉은 마력(Ex)

•폭주(Ex)

•재생(SSS)

•천둥(S)

실로 오랜만에 열어보는 상태창이다. 나는 강물에 몸을 담으며 상태창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여기서 얻은 건 단 하나다. 특성 부분의 냉기 저항.

냉기 저항은 말 그대로 냉기 저항이다. 덕분에 혹한의 추위에서 맨몸으로 버틸 수 있었다.

‘근데 털이 없어지면 냉기 저항도 없어지나?’

이건 좀 궁금했지만 당장은 실험할 필요가 없다. 나는 몸을 뒤집었다.

내가 왜 강물에 몸을 담고 있냐면 간단하다. 위생 때문이다.

날 것 그 자체의 삶을 살고 있으면서 웬 위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위생이 더 중요하다.

‘털이 피 때문에 굳으면 짜증나니까.’

특히 피가 털에 묻은 채 꽁꽁 얼어버리는 경우가 매우 많았다. 이거 때문이라도 하루에 한 번은 씻는 편이다.

그럼 털이 물에 얼지 않냐고? 마력으로 보호하면 얼기 전에 다 말릴 수 있다.

프로즌으로 오기 전 리제로부터 배운 기술 중 하나다.

‘몸이 아니라 털을 보호할 줄은 몰랐지만.’

나는 대충 다 씻고는 정상으로 향했다. 때마침 시기적절하게도 눈보라가 그쳤다.

오늘은 정상까지 무난하게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바람이다.

‘할아버지는… 괜찮을까?’

발걸음 하나하나 무겁게 느껴졌다. 대충 시간만 따져도 2달이 다 되어갔다.

아카데미 방학도 슬슬 끝날 것이다. 아카데미는 여름보다 겨울 방학이 훨씬 길다.

물론 시간에 딱 맞춰 수업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 세혼빙초를 찾기 전까지는 여기서 죽치고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내 마음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으로서 당연한 심리다.

‘…나는 기억하지 못하겠지.’

한 달이 넘게 흘렀으니 나는 완전히 잊혀졌을 것이다. 나는 땅을 쳐다보면서 시름에 빠졌다.

하루에 한 달 정도 되는 기억을 잃는다 치면 지금쯤 대략 50개월에 가까운 기억을 잃었을 터.

로드가 아카데미 총장에 오른 시기가 대략 5년 전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은 총장직을 유지하겠지.

하지만 로드가 여태까지 이룬 ‘경지’ 또한 퇴보하고 있다면 어느 순간 급격하게 떨어질 수도 있다.

남색의 마력이 영혼을 겨우겨우 붙잡고 있는 상황일 텐데 파란색으로 떨어진다면…

“하아…”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새하얀 입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이런 말을 하기에는 조금 이상하지만 마음이 아주 약간씩 꺾이는 느낌이다.

여태까지 수많은 산을 오르락내리락했는데 원하는 건 나오지 않았으니까.

이대로 남은 산 정상 전부 둘러보고 없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빈손으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약초가 필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툭.

“응?”

땅바닥만 보며 하염없이 걷고 있을 때였다. 내 머리에 푹신한 느낌이 들었다.

이에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봤다. 그림자가 진 걸 보면 나보다 큰 놈이 확실하다.

“…”

“…”

온몸이 새하얀 털로 뒤덮히고 원숭이와 유인원을 적절히 섞은 듯한 얼굴이다.

특히 입술 밖으로 툭 튀어나온 뻐드렁니가 특징이다. 보기만 해도 날카롭게 생겼다.

신체는 또 어떠한가. 팔이 길쭉한 것이 조금만 더 길었다면 땅에 닿일 정도였다.

살짝씩 드러나 있는 피부는 창백한 푸른색을 띄고 있었으며 오른손에는 방망이 하나를 들고 있다.

“…”

“…”

“…푸륵.”

얘 누구였더라. 나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내려다 보고 있는 놈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여태까지 본 몬스터나 정령과 다르다. 사납게 생기긴 해도 여느 몬스터와 달리 흉폭하지 않았다.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공격을 하지 않는 걸 보면 확실하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다.

‘이름이… 예티였던가?’

전에 번개를 쓰던 곰탱이보다 더욱 희귀한 개체다. 대충 혼돈의 숲의 포로리와 비슷한 포지션.

지능이 매우 높을뿐더러 어지간해서는 사람을 해치지 않는 편이다. 자기 영역에 들어온 게 아닌 이상에야.

“푸륵.”

“…”

“푸르륵. 푸륵.”

-툭. 툭.

예티가 무어라 말하더니 내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지나쳤다. 싸우는 기색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내가 더 당황스러웠다. 나는 황망한 표정으로 성큼성큼 걸음을 옮기는 예티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방금… 저 새끼한테 동정 받은 거야? 아니지. 그전에…’

‘동족’으로 취급받은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예티가 저러지 않겠지.

살다살다 몬스터에게 동족 취급을 받는 것도 모자라 연민까지 받다니.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심지어 저 예티가 나한테 한 말도 어이가 없다. 대충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힘내라고.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쳤다.

‘시발. 존나 고맙다.’

내 처치가 얼마나 처량했으면 몬스터한테 동정까지 받냐.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외모만 보면 나도 영락없는 몬스터긴 하지만 실제로 몬스터와 동급 취급을 받았다.

아카데미로 돌아가서 얘기하면 과연 믿어줄까. 헛웃음이 나왔다.

‘…잠깐만.’

나는 걸음을 옮기다가 우뚝 멈췄다. 병신 같지만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에 그 즉시 등을 돌리며 예티의 뒤를 쫒아갔다. 덩치가 커서 멀어지긴 해도 따라잡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야. 야.”

“?”

내 부름에 예티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돌아봤다. 표정 하나만큼은 사람 못지 않았다.

나는 그 즉시 나뭇가지 하나를 갖고 와서 바닥에다가 그림을 그렸다. 세혼빙초의 모습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예티는 내가 눈바닥에 세혼빙초를 그리기 시작하자 무릎을 굽혔다. 보기보다 정말 착한 녀석인 것 같다.

“혹시 이런 거 본 적 있어?”

“푸륵…”

세혼빙초를 전부 다 그린 후에 예티에게 물었다. 예티는 그걸 보자마자 자기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사람처럼 느껴졌다. 포로리처럼 영물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는 건가.

한참동안 세혼빙초를 보던 예티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곳을 쳐다봤다.

그리고 방망이로 높디 높은 산 정상을 향해 가리켰다.

“푸륵.”

“저기에 있다고?”

“푸르륵.”

대충 통역(?)하자면 이렇다. 자기가 기억하는 바로는 그렇다.

대신 강력한 수호자가 지키고 있으니 조심해라. 넌 강해보이니 할 수 있다.

“너 정말 착한 녀석이구나?”

“푸륵.”

친구끼리 뭘. 내가 왜 네 친구야 시발.

그런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억지로 참았다. 하산할 때 먹을 거 하나만 주면 되겠지.

나는 예티에게 손인사를 하고 곧장 걸음을 옮겼다. 예티도 나한테 손인사를 하더라.

‘이걸 기연이라고 하는 건가?’

기연이라면 기연이겠지. 나는 피식 웃었다.

하지만 기연을 얻어도 어려운 건 어렵다고 나는 예티가 알려준 산 정상을 보며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십.”

까마득한 절벽이었다. 보기만 해도 답답한 한숨이 절로 나오는 절벽.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 도끼를 등반 도구 삼아 천천히 등반하기 시작했다.

남은 손발은 붉은 마력을 이용해 발톱처럼 만들었다. 마력 소모가 심하긴 해도 괜찮을 터.

‘근데 저 녀석이 구라친 거면 어떡하지?’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적어도 거짓말을 한 건 아니다.

“후우. 후우.”

나는 까마득한 절벽을 기어올랐다.

*****

최근 프로즌 내에서 괴담처럼 떠돌고 있는 예티가 아닌 진짜 예티의 생활은 간단하다.

인간들은 자신을 무서워하니 괜스레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올림푸스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

시바르도 대충 눈치챈 부분이지만 예티는 현재 올림푸스 산맥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지역의 포식자(시바르)가 등장했을 때 경계해야 정상이었지만 예티는 그러지 않았다.

“푸륵.”

왜냐하면 시바르의 평소 식성 때문이었으니까. 자기가 사냥한 짐승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않았다.

심장 간 폐 등등. 열량이 높은 장기를 주로 먹었지 제일 맛있는 살점들은 전부 방치했다.

무엇보다 몬스터로서의 본능이 말해줬다. 시바르에게 적대감은 하나도 없었으며 방황에 가까웠다.

또한 친근했다. 온몸이 흰색 털로 뒤덮인 것이 동족을 만난 느낌이다.

심지어 오른손에는 라그나로크까지 쥐고 있었지 않았는가. 예티가 몽둥이를 쥔 것처럼 말이다.

“예티가 여기 있었구나.”

“푸륵?”

정처없이 영역을 돌아다니고 있을 때였다. 예티는 맞은편에서 들린 소리에 눈을 치켜떴다.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에 곧바로 경계 태세에 들어간 건 덤이다. 예티는 앞을 노려봤다.

일단 방금 만난 동족(시바르)와 달리 몸에 털이 부족하다. 인간이라는 뜻이다.

가급적 인간들의 구역에는 진입하지 않는 예티였으나 인간쪽에서 먼저 침범한 거라면 이야기다 다르다.

“푸으으윽!!”

예티가 위협을 드러냈다. 높게 솟아난 뻐드렁니로 인해 한층 더 사납게 느껴졌다.

하지만 예티의 위협에도 인간은 아무렇지 않았다. 도리어 다른 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다는 말은 저쪽에 세혼빙초가 있다는 뜻인데…”

“크르륵…!”

“이보게. 혹시 비켜줄 수 있겠나?”

-쿠르릉!

인간의 예의바른 요청에도 예티는 비켜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하늘에서 미약한 천둥이 울렸다.

인간은 그 천둥 소리를 듣고 하늘을 쳐다봤다. 눈보라가 쳐서 그런지 하늘은 먹구름이 껴 있었다.

“에잉… 죽이기는 싫다만.”

“크아아아아!!”

위협을 했음에도 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남은 건 죽이는 것뿐.

예티가 거친 포효를 내지르며 인간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나무만한 몽둥이를 위로 들어올렸다.

이윽고 인간이 바로 코앞에 다가왔을 때 예티는 그 몽둥이를 그대로 내려쳤다.

-콰아아앙!!

예티가 몽둥이로 인간을 내려치자마자 미약한 번개가 발생했다. 이를 보았을 때 영물로 진입하기 직전이라는 뜻.

본래라면 곧장 몽둥이를 들어야 정상이나 예티는 그 상태 그대로 자세가 멈췄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흠~ 흠흠~”

예티가 노렸던 인간은 어느새 예티의 뒤를 점하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예티를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갔다.

콧노래까지 부르는 것이 아주 여유로운 태도다.

-스으윽

잠시 후 예티의 목에 이음새가 생기더니…

-철퍽!

얼굴이 몸으로부터 분리되어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사나운 표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

올림푸스 산맥의 포식자가 허무하게 죽었다. 난데없이 등장한 인간에 의해서.

“어서 몸 보신을 하고 싶구만.”

그 인간은 웃는 형상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불쌍한 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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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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