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89
앞에서 줄이 줄어드는 것을 기다리고 있자 앞에서 중간중간 끼어드는 사람이 있었다·
험상궂게 생겨서 그런가·
새치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딴지를 걸지않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도 매우 험상궂게 생기기는 했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생기지- 라는 생각도 들었고·
하지만 저번에 만난 애꾸눈의 산적만큼 생기지는 않았다·
그건 그야말로···
‘··진짜 사람 아니었지·’
고개가 절레절레 젓게되는 얼굴이었다·
내가 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면 삶을 포기했을 정도라고 해야하나·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기다렸다·
괜히 저 사람들과 언쟁을 벌여 싸우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귀찮기도 하고·
애초에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언쟁을 벌이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자-
“좀 들어갑시다·”
“아 아니·· 여기 줄이 있는데··”
“쓰읍·”
험상궂게 생긴 사람들이 계속해서 새치기를 하고 있었다·
적당한 새치기라면 넘어가겠는데 딱봐도 모험가처럼 보이는 놈들이 새치기를 계속하니까 나도 짜증이 났다·
그렇기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따라오세요·”
마부에게 마차를 몰아 따라오라고 말을 했다·
이대로 있으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았으니까·
그렇게 말하자-
“괜찮으려나··?”
걱정을 하는 마부·
내가 있는데 왜 걱정을 한다는 말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손을 흔들자 마부는 히익- 하는 소리와 함께 마차를 끌고 대열을 이탈해 나를 따라왔다·
내가 향한 곳은 바로-
“좀 먼저 할게요· 급해서·”
검문을 곧 받을 수 있는 위치였다·
다른 사람들도 다 새치기를 하는데 내가 굳이 그걸 중재하면서 할 필요가 있겠는가·
나도 새치기를 하면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며 줄에 끼어들자-
“시발 뭐하는 새끼야 이건·”
아까 끼어든 모험가들이 나를 향해 이빨을 드러냈다·
자신들이 새치기를 하는 것은 괜찮지만 새치기를 당하는 것은 짜증이 나는 모양·
그렇기에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말을 하기도 아까웠으니까·
휘적휘적·
그렇게 손을 흔들자-
“이거 순 미친 새끼네· 새치기 해놓고 뭔 손을 저어· 쳐맞고 싶나·”
그렇게 말을 하자 주변에 있는 새치기를 한 모험가들이 다 튀어나왔다·
무슨 바퀴벌레 집 건드리면 바퀴벌레 쏟아져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게 맞나·
에휴·
한숨을 푹- 내쉬며 마법을 사용했다·
[쇠약]
여기서 이 모험가들에게 해코지를 하는 것은 아무리 나라고 해도 좀 그랬으니 간단하게 해를 끼치지 않는 마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뭐야 시발· 갑자기 몸이 무거워졌는데·”
“뭔데· 누가 마법 썼냐?”
지금은 몸이 무거운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아플 것이다·
밥도 잘 못 먹고·
물론 마법의 효과가 그리 강한 편은 아니기에 일주일이면 전부 없어지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자 뒤를 따라오는 모험가들·
“비키라고 미친 새끼야·”
“말로 해서는 안되겠네· 야 끌어내려·”
중세 시대 모험가의 지능에 대해 심각히 고민을 해봤다·
분명 마법을 누가 걸었는지 유추를 할 수 있었을텐데·
‘··설마 그걸 눈치 못 챘겠어·’
하지만 혹시라는 가능성이 있었기에 말을 했다·
“그·· 혹시 방금 몸이 조금 허약해지는걸 못 느끼셨어요?”
“느꼈는데 어쩌라고·”
“너가 마법사면 뭐가 달라지기라도 하는 것 같냐?”
“큭큭 진짜 세상 물정 모르는 새끼네·”
내 상식에 금이 갔다·
원래 모험가들은 마법사를 보면 겁을 먹기 마련인데 이 모험가들은 마법사를 보고도 겁을 먹지 않다니·
이런 사람들은 상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어지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법을 사용했다·
[슬립]
간단한 마법이기는 하지만 저 모험가들을 조용히 시키는 것에는 효과적이겠지·
털썩·
그렇게 바닥에 쓰러진 모험가들을 놔두고 우리는 성문을 통과했다·
뭐·· 언제 일어날지는 모르겠다·
아마 하루동안 밖에 있을 수도 있겠지·
에이 그래도 설마 아무도 안 깨워 주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며 에렌부르크에 입성했다·
그러자-
“와···”
주변에 보이는 웅장한 건축물들·
그리고 곳곳에 있는 대장간·
그야말로 무기에 관심이 있다면 환장을 할만한 장소였다·
‘··쿠틀루 그 사람은 관심없겠지·’
주먹으로 시체를 패는 사람인데·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다·
사람이 다른 동물보다 우월한 것이 도구를 사용해서인데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니·
참·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마차에서 내렸다·
“그러면 이만 돌아가셔도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마부를 돌려보내고 나는 느긋하게 에렌부르크를 돌아다녔다·
물론 말이 느긋하다는 것이지 걸음은 굉장히 빨랐다·
내가 시간이 엄청 많은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돌아다니며 아멜리아가 써준 편지를 확인했다·
‘여기로 가면 되네·’
더 돌아다니면 아멜리아가 말한 대장간이 나오겠지·
터벅터벅·
그렇게 얼마나 돌아다녔을까·
“··여긴가?”
굉장히 허름해보이는 대장간이 나타났다·
누가봐도 나 망했어요- 라고 몸부림을 치는 듯한 느낌·
하지만 약간 맛집의 느낌이 있었다·
원래 맛집은 곧 쓰러져가는 판잣집처럼 해놓는 것이 국룰아니던가·
그런 생각을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가자-
“엥·”
밖에서 본 것과 다르게 안은 굉장히 최신식이었다·
사람도 굉장히 많았고·
조금 당황스러웠다·
내 느낌으로는 늙은 노인이 조용히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리며 나를 맞아주는 그림이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자-
“어떻게 오셨어요?”
젊어보이는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제련 부탁드리려고 왔는데 혹시 이 편지는 어디에 드리면 될까요?”
그렇게 말을 하며 손에 있는 편지를 들자 남자는 편지를 유심히 보더니-
“아멜리아님이구나· 저 따라오세요·”
아멜리아를 아는 듯한 말과 함께 자신을 따라오라고 하는 남자·
‘뭐 위험한 일은 없겠지·’
천천히 남자의 뒤를 따라갔다·
그러자 보이는 하나의 방·
“여기 안에 이 대장간의 주인이 계신데 성격이 워낙 불같으셔서 그 편지를 먼저 전달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넵·”
그렇게 말을 하고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노크했다·
그러자 안에서 들리는 신경질적인 소리·
-···들어와·
벌써부터 약간 불안한 기분이었다·
딱봐도 성격이 더러울 것 같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하며 문을 열고 들어가자-
깡-! 깡-!
근육질의 여자가 쇠를 두드리고 있었다·
건강하게 탄 듯한 피부·
그런데-
‘··머리색이 핑크색이네·’
머리색이 핑크색이었다·
이 말은 즉슨 간단했다·
아멜리아의 혈족이라는 뜻·
일단 그건 그거고 일단 편지를 건네주는 것이 먼저였다·
“여기 편지요·”
탁-!
내 손에서 편지를 낚아챈 아멜리아는 편지를 읽더니-
“시발 귀찮은거 맡겼네·”
그 말과 함께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손 달라는 뜻인가?’
그렇게 해석하고 손을 내밀자-
“뭐해 심장 달라고·”
“앗 네·”
약간 부끄러워졌다·
속으로 회귀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공간에서 심장을 꺼냈다·
저번에는 심장이 아공간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아멜리아가 설명해주기로는 어떤 마법적인 현상을 이용해 임시로 심장을 살아있는 것이 아니게 만들었다고 했다·
뭐 딱히 자세히 들을 생각이 없었기에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심장을 꺼내서 여자에게 건네자-
“···이거 어디서 구했어·”
갑자기 얼굴 표정이 싹 바뀌는 여자·
하지만 딱히 말을 해 줄 이유는 없었다·
“길 가다가 떨어져있던데요·”
“혹시 지옥에 집 짓고 사냐? ··어쨌든 말하기 싫으면 됐고· 그 년이 부탁을 했다고 해도 내가 공짜로 해줄 이유는 없어·”
그렇기는 했다·
아멜리아의 역할은 이 대장간을 안내해주는 것까지·
제련비를 낼 필요는 없다는 뜻·
그렇기에 아공간에 있는 금화를 꺼내 건넸다·
그러자-
“그딴거 말고· 내 의뢰 하나만 해결하고 와라·”
씁·
개인적으로 이런 것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하지만 별 수 없었기에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에렌부르크 바깥에 있는 몽환의 절벽에서 벤시의 가루 좀 구해와라·”
이건 딱봐도 어려워보이지 않는가·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네·”
지금 나에게는 완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렇기에 수락을 했고·
벤시가 강해봐야 얼마나 강하겠는가·
벤시 나한테 깝치면 죽어·
그런 생각을 하며 의뢰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듣고는 대장간을 나왔다·
“으음···”
오자마자 이런 의뢰를 수행하게 되다니·
조금 귀찮은 감이 있었지만 어쨌든 완수는 해야했다·
완드를 만들어야 했으니까·
다른 것도 아니고 악마와 계약을 한 사람의 심장이다·
귀하다는 뜻·
“가보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나는 몽환의 절벽으로 향했다·
딱히 유령을 무서워하는 편도 아니었으니까 겁을 먹을 일도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도착한 몽환의 절벽은-
“하아···”
이상한 것들이 잔뜩 놓여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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