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3
이 불안한 마음을 해결할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
그건 바로 갤러리를 켜는 것·
갤러리에서 ‘퇴폐적인’이 작성한 글을 확인하면 된다·
만약 ‘퇴폐적인’이 죽었으면 글도 모두 사라져있겠지·
자신이 죽지 않은 것을 숨기기 위해 빠르게 글을 지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빠르게 갤러리에 접속해 작성자에 ‘퇴폐적인’을 입력한다·
‘나오네·’
퇴폐적인이 작성한 글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가지 재밌는 점은 퇴폐적인이 작성한 글이 다 사라지고 있다는 점·
아마 글을 모두 지우고 닉네임을 바꾼 후 다시 갤러리에 올 생각인 것 같았다·
조금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 같았기에 아공간에서 의자를 꺼내 대충 주위에 자리를 잡고 제대로 갤러리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오늘자 점심 공유함][4]
[그래서 오늘은 떡밥 뭐임?][1]
[잘생긴 남자 구함@@@@@@[4]
[다른건 모르겠고 요즘 날씨 존나 덥네 ㄹㅇ][13]
[마법사들 존나 부럽네][5]
···
··
·
퇴폐적인이 작성한 수많은 글이 있었지만 그 글들이 실시간으로 사라지고 있는 중이었다·
작성한 사람이 죽었을 때는 한번에 사라지기에 흑마법사가 수동으로 삭제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되자 조금 웃겼다·
여태까지 보이던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어디로 가고 지금은 이렇게 추하게 자신의 작성글을 지우고 있다는 말인가·
그나저나·
‘댓글 하나 남기고 싶은데·’
그렇다고 진짜씹거지임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댓글을 작성하기에는 조금 리스크가 있었다·
혹시라도 나중에 퇴폐적인이 내 작성글을 보고 내가 있는 곳을 찾아와 행패를 부릴지는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그렇기에 이런 일을 전용으로 맡아주는 사람의 게시글에 댓글을 남겼다·
L진짜씹거지임:지금 뭐함
ㄴ진짜씹거지임:급
ㄴ진짜씹거지임:하
ㄴ진짜씹거지임:니
ㄴ진짜씹거지임:까
ㄴ진짜씹거지임:빨리 답변 좀
그렇게 도배 수준으로 댓글을 작성하자 곧바로 반응이 돌아왔다·
ㄴ코코낸내:아니 왜 ㅅㅂ
이런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은 코코낸내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이었다·
정체를 들키는 것은 나에게 있어 제일 피하고 싶은 일이었으니까·
ㄴ진짜씹거지임:님이
ㄴ진짜씹거지임:해줘야 할 일이 있음
ㄴ진짜씹거지임:님밖에 못하는 일임··
이건 진심이었다·
코코낸내밖에 할 수 없는 일·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ㄴ코코낸내: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럼
ㄴ코코낸내:빨리 알려줄거면 알려주셈
재촉을 하는 코코낸내·
역시 코코낸내도 기다리고 있던 것이 틀림없었다·
코코낸내는 뼛속부터 관종이니까·
나는 그저 본능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할 뿐·
ㄴ진짜씹거지임:지금
ㄴ진짜씹거지임:퇴폐적인이
ㄴ진짜씹거지임:글 다 지우고 있는데
ㄴ진짜씹거지임:예전 게시글 가서
ㄴ진짜씹거지임:살아있는거 다 안다고
ㄴ진짜씹거지임:ㄱㄱ
저렇게 된다면 코코낸내와 퇴폐적인의 사이가 나빠질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애초에 퇴폐적인과 코코낸내의 사이가 나빠지든 말든 상관없었다·
코코낸내는 이제 남은 여생을 지하실에서 보내야 했으니까·
‘흑마법사는 그냥 죽이는게 맞겠지·’
내가 어지간하면 살려두기는 하는데 흑마법사는 죽여도 괜찮을 것 같았다·
여태껏 인간을 학살한걸 많이 보기도 했고·
애초에 흑마법사라는 직업의 특성 상 착한 짓을 할 리가 만무했다·
펀견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태껏 봐온 흑마법사의 모습으로는 편견이 아니라 정설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퇴폐적인의 예전 게시글을 클릭했다·
제일 예전 게시글부터·
그러자 달려있는 코코낸내의 댓글이 보인다·
L코코낸내:살아있는거 딱 들켰죠 ㅋㅋ 살아있는거 딱 들켰죠 ㅋㅋ 살아있는거 딱 들켰죠 ㅋㅋ
누가보면 초등학생인줄 알 정도로 정신연령이 낮은 것 같은 댓글·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조금 우아하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대학교를 안 나왔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새로고침을 하자-
곧바로 삭제되는 게시글·
확인을 한 것 같았다·
내가 아는 흑마법사의 성격이면 여기서 반박을 하려고 준비를 할텐데 어지간히 급했던 모양·
그렇기에 빠르게 예전 글을 삭제한 것이겠지·
하지만-
‘너무 얕보고 있네·’
코코낸내를 너무 얕보고 있었다·
나름 원래 세계에서도 커뮤니티를 많이 해 본 내 입장에서도 코코낸내는 차원이 다른 분탕이었다·
갤질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요즘 제일 유명한 사람 누구임??][3]
팟-
[그래서 요즘 제일 유명한 사람 누구임??][4]
팟-
[삭제된 게시글입니다·]
양쪽 다 엄청났다·
한쪽은 무작위로 게시글에 댓글을 도배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은 댓글을 도배한 게시글을 바로 삭제하고 있었다·
저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코코낸내가 지금 갤러리에 퇴폐적인이 살아있다는 글을 계속해서 작성하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누가봐도 어그로를 끄는 글이라고 하더라도 코코낸내처럼 도배를 하다보면 궁금해서라도 ‘퇴폐적인’의 예전 글을 찾아보기 마련·
그렇기에 퇴폐적인은 글을 빠르게 삭제하고 있는 것이었다·
[삭제된 게시글입니다·]
[삭제된 게시글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엄청난 속도로 게시글을 삭제하기 시작하는 흑마법사·
아마 제물을 사용해 반응속도를 높인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속도는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코코낸내도 밀리지 않았다·
옆에 있는 그리핀에게 마법을 받은 것인지 엄청난 속도로 모든 게시글에 댓글을 달고 있었으니까·
그러자 문득 드는 생각·
“···너무 민폐네·”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민폐인 것 같았다·
뭐 지금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만 둘 생각은 없지만·
그렇기에 둘이 계속해서 공방을 주고 받고 있자 갤러리의 다른 갤럼들도 지금 상황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작성자:쿠틀루]
[제목:아니 뭔 일임??]
[내용:진짜 무슨 일임 ㅋㅋㅋㅋ 왜 둘이 싸우냐]
쿠틀루도 글을 작성했고·
[작성자:암살장인]
[제목:갤 지랄났네]
[내용:자러감 ㅂㅂ]
평소 자주 보이던 암살장인도 글을 작성했다·
[작성자:이시대의협객]
[제목:지금 현 사태 요약짤···jpg]
[내용:(사진)]
혐짤과 꼴짤을 번갈아 올리는 고닉도 글을 작성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성자:신실하지않음은죄악이요]
[제목:다들 그만하시오]
[내용:왜들 그렇게 싸우는건지 모르겠네···]
신실 할배도 글을 작성했다·
다른 듣보 고닉들도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고·
물론 내가 다 기억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그렇게 영향력이 큰 갤럼은 아니었기에 큰 비중을 두지는 않았다·
그렇게 글 리젠율이 엄청나게 올라가기 시작한다·
[퇴폐적인 <<< 사랑하면 개추 좀 눌러볼까?][1]
[코코낸내 <<< 존나 호감이면 개추 ㅋㅋ][4]
[호감고닉 두명이서 싸우니까 존나 재밌네 ㅋㅋ][2]
[다른건 모르겠고 지금 퇴폐적인 옛날 게시글 들어가보셈][2]
[댓글 도배하는 새끼들 늘어나는거 존나 웃기네 ㅋㅋㅋㅋㅋ][1]
이렇게 글을 작성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점·
나도 한 스푼 보태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작성자:진짜씹거지임]
[제목:지금 호감고닉 닉 갈고오면 알아내는 법···ReAl]
[내용:글 올리는 고닉들 작성한 글 갯수 계속해서 확인하다가 갑자기 게시글 0인 사람이 있다? 그러면 금마가 퇴폐적인임 ㅇㅇ·· 유익했으면 개추 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일테지만 혹시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기에 정보를 알려주려는 목적으로 글을 작성했다·
이러면 다들 구분을 하는 것이 쉬워지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댓글을 확인했다·
L:우와 정말 유익해요~
L:퍼가요~
ㄴ:111
ㄴ:222
ㄴ:(비밀 댓글입니다)
L:근데 이거 모르는 사람 은근 있더라 ㅋㅋ
ㄴ:알고도 모르는 척 해주는거지
ㄴ:ㄹㅇ 누가 이걸 모름
L:여기서 소름 돋는 사실 하나 알려드림··
ㄴ:뭔데
ㄴ:나도 알려줘
ㄴ:지금 나 똥싸는 중임
ㄴ:아 씨발
ㄴ:차단함
ㄴ:사진 좀
ㄴ:사진 달라는 새끼는 진짜 똥게이네 ㄹㅇ
아무래도 다들 유익한 정보를 얻은 것 같았다·
이렇게 긍정적인 글을 남겨주다니·
고맙다는 생각을 하며 이 싸움의 끝이 어떻게 되는지 지켜봤다·
퇴폐적인이 갤질을 굉장히 오래했기에 작성한 글이 매우 많았다·
아무리 삭제를 빠르게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수동·
빈틈이 나오기 마련·
이때를 틈타-
[퇴폐적인의 무서운 이야기 ep·1][12]
[퇴폐적인의 무서운 이야기 ep·2][3]
···
··
·
아직 삭제되지 않은 글을 모두 박제하고 있었다·
이런 짓을 어지간한 갤럼이 시도했으면 그저 사람들이 차단을 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짓을 한 사람이 코코낸내였다·
갤럼들이 이런 재밌는 상황을 놓칠리가 없다는 말이다·
‘재밌네·’
오랜만에 갤질이 재밌어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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