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61
에렌부르크에 있는 건물의 정체·
대충 윤곽이 잡히기는 했지만 그곳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곳이 위험하다는 사실만 알고 있을 뿐·
그렇기에 이 남자의 정보를 듣는 것도 괜찮아보였다·
뚜벅뚜벅·
그렇게 얼마나 남자의 뒤를 따라갔을까·
주변에서 느껴지던 다른 사람들의 기운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아마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암시장에서 대단히 높은 위치에 있는 모양·
그게 아니고서야 저런 기세를 풍기는 강자를 한번에 물릴 수는 없겠지·
“도착했습니다· 잠시 기다리시죠·”
“네·”
남자는 어느 건물 앞에 도착하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는 자기가 먼저 안으로 들어갔다·
아마 처리할 물건이 있는 모양·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물건이 몇개쯤은 있기 마련이니까·
이해한다·
그렇게 남은 시간에 잠시 갤러리를 켰다·
‘자투리 시간은 꼼꼼하게 활용해야지·’
각자 자투리 시간을 사용하는 법이 있겠지만 일단 내가 자투리 시간을 사용하는 법은 간단했다·
바로 갤러리를 하는 것·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낸다고 할 수 있지만 이세계에서는 갤질을 하는 것이 생존과 연결될 확률이 조금 있다·
그렇기에 갤질을 하는 것이고·
‘암시장 터진거에 반응하는 사람 어디 없나···’
나중에 일어난 폭발은 잘 모르겠지만 처음에 일어난 폭발은 분명 급이 다른 폭발이었다·
성기사가 직접 관여를 한 것 같다고 해야하나·
그렇기에 폭발을 간접적으로라도 느낀 사람이 있지 않을까·
단순한 추측이기는 하지만 그럴 확률이 높았다·
이세계에서 살아가다 보면 항상 심심하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일어난 조그마한 이벤트도 갤러리에 글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예전 거지시절에 하루종일 지나가던 개미가 몇마리인지 세곤 했으니·
[사고가속]
가면을 쓴 남자가 언제 나올지 모르기에 사고가속을 사용해 최대한 빠르게 게시글을 훑는다·
원래 갤질은 여유롭게 하는 것이 제맛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니까·
최대한 빠르게 하는 것이 맞다·
촤르륵-·
그렇게 빠른 속도로 갤러리에 작성된 글의 목록을 확인하다보니 중간중간 보이는 폭발과 관련된 글들·
[작성자:쿠키는맛있어]
[제목:아니 방금 에렌부르크에 있었던 사람 있음??]
[내용:땅 흔들린거 느낀 사람 있냐 ㅅㅂㅋㅋ 이거 지진임?]
L:지진이겠냐 븅신아
ㄴ:ㄹㅇㅋㅋ
ㄴ:여기는 어지간하면 지진 안난다고 조시 나온지가 언제인데
ㄴ:글 작성목록 보니까 지능 딱 보임 ㅋㅋ
ㄴ쿠키는맛있어:아니 지진 아니냐고 한마디 했는데
ㄴ쿠키는맛있어:그게 이렇게 욕 먹을 일인가 ㅅㅂㅋㅋ
욕을 먹을만한 일이 맞기는 하다·
애초에 이세계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곳은 정해져있다고 연구결과가 나온지 얼마나 오래 됐는데·
개념글에도 자주 올라와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그런데도 모른다?
이건 욕을 먹어도 싸다·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 글을 확인했다·
[작성자:베브릭]
[제목:이거 진짜에요?????]
[내용:(사진) 방금 집 들어왔는데 갑자기 바닥이 갈라짐 ㅅㅂㅋㅋ 에렌부르크 살기 좋다며 씹련들아]
L:아 ㅋㅋ 사람마다 예외는 있다고
L:존나 웃기네 ㅋㅋㅋㅋ
L:집 들어오자마자 바닥이 왜 갈라짐 ㅅㅂㅋㅋ
L:존나 제대로 갈라졌네
ㄴ베브릭:ㄹㅇ 이게 말이나 되냐 집산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ㄴ:집 샀다고 자랑하는 보지식 화법 좀 역겹네··
ㄴ:ㄹㅇㅋㅋ
ㄴ:집 샀으면 샀다고 당당하게 말을 하라고
나도 예전에 저렇게 글을 작성하려다 삭제한 적이 있다·
무언가를 자랑하고 싶기는 한데 그렇다고 대놓고 자랑을 하면 댓글이 달리지 않거나 욕을 먹을 확률이 있다·
그렇기에 자신은 마치 관심이 없다는 듯 한쪽 구석에 은근슬쩍 스리슬쩍 자랑하고 싶은 물건을 놓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알아봐주니까·
‘뻔한 수법이지·’
예전부터 유명한 수법이었다·
그나저나·
지상에서도 폭발이 느껴졌다니·
빨리 정보만 얻고 빠져나가는 것이 좋아보였다·
괜히 꼬투리가 잡히는 것은 사양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그때·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안에서 가면을 쓴 남자가 나왔다·
“들어가시면 됩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굉장히 어두컴컴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위기를 좀 밝게 만들면 어디 덧나나·
어둠의 자식들도 아니고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했다·
그런 궁금증을 품고 안으로 더 깊숙히 들어가자-
우웅-!
몸을 감싸는 마나가 느껴졌다·
딱히 살의는 느껴지지 않았기에 마나에 몸을 맡겼다·
그리고 눈을 뜨자-
“어디지·”
처음 보는 곳에 도착해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주변을 둘러봤을까-
-안녕하신가·
이번에도 얼굴을 가면으로 가린 남자가 등장했다·
굉장히 자신감 있는 모습·
자신의 모습에 자부심이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나를 이길 수 있을거라고 확신하던가·
“네·”
짤막하게 대답했다·
어차피 대답만 듣고 돌아갈 생각이었다·
굳이 시간을 더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말·
“그러면 시간을 낭비하기 싫으신 것 같으니 일단 본론만 빠르게 말하겠습니다·”
“좋죠·”
가면을 쓴 남자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자신이 가진 정보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중요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쓸만한 정보는 존재했다·
에렌부르크에 있는 건물에 들어갈 수 있는 개구멍이 있다는 것·
“말이 개구멍이기는 한데··· 직접 보시면 생각보다 큽니다·”
“네 뭐··· 크기는 딱히 상관없어서·”
이건 담백한 사실이었다·
크기가 크건 말건 나에게 중요한 것은 보안이 약한 곳이었으니까·
그런 곳을 찾았으니 굳이 구멍의 크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말·
“그러면 이만 가볼게요·”
“들어가시죠·”
굉장히 나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
솔직히 말해서 약간 의심이 가기는 했다·
도대체 나에게서 무엇을 원하기에 이렇게까지 해주는지·
그런 생각을 하며 술식을 전개했다·
[순간이동]
이런 곳에서 나갈 때는 굳이 헤이스트나 경량화를 사용해 움직일 필요가 없다·
주변을 둘러볼 이유가 없으니까·
마나만 충분하다면 순간이동을 사용하는 것이 제일 효율적이라고 해야하나·
우웅-·
최대한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위해 아공간에서 완드를 꺼내들고 움직였다·
이곳은 뭔가 불안한 느낌이 든다·
괜히 안좋은 기운이 옮을 것 같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얼마나 순간이동을 사용했을까·
“후우···”
드디어 탈출할 수 있었다·
암시장을 탈출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주변의 길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다른 것 같았다·
‘뭔가 수작을 부린 것 같기는 한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한번 조사해보면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했다·
이제 다시는 암시장에 갈 일이 없을테니·
굳이 암시장을 다시 가서 들쑤시는 리스크를 지기 싫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문을 열고 지상으로 나왔다·
바깥은 어느새 어두워졌다·
암시장에 있던 동안 시간이 많이 지난 모양·
시간을 항상 확인하고 있지는 않기에 이렇게 시간이 지난지 몰랐다·
‘앞으로는 시간도 확인해야겠네·’
시간을 확인하지 않으니 시간 감각이 약간 무뎌지는 감이 있었다·
그렇게 생각을 하며 여관으로 향했다·
암시장에서 얻은 정보를 지금 활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기는 하지만 굳이 지금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약간 피곤했으니·
하루 정도는 쉬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 맞았다·
“읏차·”
그렇게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풀썩·
오랜만에 침대에 누워서 그런지 굉장히 편안했다·
이 여관이 좋은 침대를 제공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잡다한 생각을 하며 그대로 잠에 들었다·
*
그렇게 다음 날·
나는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어제 소식을 들은 곳으로 향했다·
“여기인가·”
말로만 들어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주변의 풍경을 보니 이곳이 맞는 것 같았다·
주변에는 쓰레기가 널려있지만 어느 한 부분만 유독 깨끗하다·
아무래도 이곳이 맞는 듯 했다·
아니면 뭐··· 어쩔 수 없는거고·
사실 암시장에서 들은 정보를 그렇게 신뢰하지 않는다·
맞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투명화]
곧장 몸을 투명하게 만들어 다른 곳과 비교해 유난히 깨끗한 곳을 파헤치자-
구멍이 나왔다·
성인 남성 세명 정도는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구멍·
먼저 마나를 보내 이 구멍 끝에 뭐가 있는지 확인한다·
우웅-·
별다른 생명체는 없었다·
그렇기에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구멍으로 들어갔다·
어지간한 위험에는 다치지 않으니까·
그렇게 구멍으로 들어가자 굉장히 찝찝했다·
흙먼지가 계속해서 일어났으니까·
“후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전진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드디어 눈앞에 무언가가 등장했다·
그건 바로 단단한 철제문·
이제 이곳만 뚫으면 된다는 말·
심호흡을 한번 하고-
그대로 술식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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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천재지변이 일어나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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