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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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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93

딸아·

그 말에 일순 머리가 정지된다·

‘딸?’

방금 혈마가 천마를 보고 딸이라 한 건가?

고개를 돌려 천마를 쳐다봤다·

끄그극-!

잔뜩 일그러진 얼굴과 노려보는 눈동자·

그 안에 적의와 살기에 피부가 반응했다· 천마의 얼굴은 더 없이 일그러져 있었다·

‘뭔데·’

지금 사태는 뭐지·

‘정말 딸이라고?’

영문을 알 수 없어 놀람을 표하고 있을 때·

“흐음·”

가까이서 들린 목소리에 즉시 시선을 돌렸다·

혈마가 어느새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피 냄새에 토악질이 올라온다· 혈마의 육신에선 어마어마한 혈향이 뿜어지고 있었다·

“아비를 만났거늘 어찌 표정이 그런 게냐·”

혈마의 시선은 오로지 천마를 향해 있었다· 여전히 내게는 조금의 흥미도 보이지 않는다·

“반갑지 않은 모양이로구나·”

혈마가 웃으며 말했고·

뿌득·

그 즉시 내가 주먹을 말아 쥐었다·

화륵-! 

불꽃이 휘감긴다· 그대로 열기를 담아 혈마에게 쏟아냈다·

그때·

혈마의 눈동자가 내게 향했다·

[멈춰라·]

—-!!!

“끅!?”

삽시간에 몸이 굳었다·

힘을 계속해서 줘보지만 떨리기조차 하지 않는다·

방금의 감각 내가 너무나 잘 아는 힘이다·

‘···용언(龍言)···!’

내가 종종 사용하는 힘이니 모를 수가 있나· 혈마가 사용한 건 분명 용언이었다·

끄그극-!

‘씨발·’

관절은 물론이고 몸 전체가 돌처럼 딱딱했다· 

어찌나 압박이 강한지 기운도 제대로 움직이질 않았다·

“아해야 너는 잠시 기다리고 있거라· 아쉽게도 지금은 부녀간의 할 얘기가 많아서 말이다·”

혈마가 날 보며 말하며 고개를 움직인다·

쉬이이이익—!!!

본디 혈마가 있던 위치에 무언가 빠르게 내려찍힌다·

쿠우웅—!!

천마가 휘두른 검격이었다·

“흐음·”

혈마가 그걸 보며 묘한 반응을 내뱉는다·

화아아아—!! 바닥에 찍힌 검은 검·

마기로 이루어진 검날이 지면에 박히자 혈마를 향해 그림자를 뻗어낸다·

순식간에 주변을 장악한 마기는 혈마를 향해 송곳니를 드러냈다·

콰가가각—!!

엄청난 크기의 가시가 뻗어 나와 혈마를 공격한다·

그걸 본 혈마는 잠시 고개를 까딱이더니·

툭·

콰아아—!!

손을 가볍게 휘둘러 가시를 다 부숴버렸다·

“기세가 강하구나· 보기가 좋다·”

마음에 든다는 듯 혈마가 웃었고· 천마는 내 앞에 서서 검을 혈마에게 들이밀었다·

“건들지 마·”

마치 날 지키겠다는 듯 앞에 선 모습·

여전히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인사치고는 과격하구나·”

“···”

“직접 보러 온 아비에게 다소 몹쓸 짓이 아닌가 싶은데···· 그렇지 않더냐?”

“꺼져·”

송곳이 잔뜩 돋친 목소리다· 

천마의 그런 말에도 혈마의 표정은 변화가 없었다·

“끌끌·”

웃음을 흘리며 혈마가 손가락을 까딱인다·

그러자 그의 육신에서 혈향이 더 강해지기 시작했다·

후아아아아아—!!

붉은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렇게 만들어진 기운은 그의 손아귀에 뭉쳐 검으로 변했다·

“때가 되었다· 딸아·”

“···”

“이만 같이 가자꾸나·”

그 말에 속으로 눈을 키웠다· 같이 가자는 건 천마를 데리러 왔다는 의미인가?

지금까지 가만히 있더니 왜?

정말 딸이라는 의미일까·

혈마 천마가 무언가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부녀 관계라면 얘기가 너무 달라진다·

하물며·

‘그럼···· 위설아는?’

그렇게 되면 위설아는 뭐가 되는데·

우드득·

그걸 떠올리기 무섭게 몸에 반동이 왔다·

근육이 비명을 지르고 뼈마디가 부서질 것 같았다·

“싫어·”

천마가 혈마에게 말했다· 여전히 음성에는 격렬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런가·”

대답을 들은 혈마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그럴 줄 알았다는 느낌이다·

“아쉽구나·”

천천히 혈마가 손을 든다·

“교육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나·”

그걸 본 천마가 마기를 뿜어내며 달려들었다·

“필요에 의하면 해야겠지·”

쿵-! 끼기기기긱–!!

검날이 부딪히며 엄청난 기압이 터져 나온다·

그 크기가 너무나 커 검은 기운과 붉은 기운이 뒤엉켜 마치 거대한 소용돌이가 일어난 것 같았다·

캉-! 캉-!

기운의 파편이 사정없이 튀었다·

수없이 들리는 마찰음 사이 짧게 보이는 건 기운이 터지는 빛뿐·

그렇게 한참이 있고 나서·

화아악–!!

소용돌이가 순식간에 사그라들고 그 자리에 남은 건 아까와 같은 두 사람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흐으····”

천마는 여기저기 상처가 나 비틀 거리고 있다는 점이었고 혈마는 여전히 뒷짐을 진 채 여유롭다는 점일까·

‘···어찌·’

혈마가 저토록 강하단 말인가·

삼존을 단신으로 죽인 천마가 저리 밀릴 만큼?

과거의 다섯 고수를 전부 상대했던 만큼 혈마가 강력한 존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니야·’

이건 단순히 실력 차 때문에 벌어진 게 아니다·

몸이 굳은 상태에서도 볼 수 있는 건 있었다·

그녀는 전생의 천마와 달리 제대로 싸우지를 못했다·

구태여 비교하자면 봉순이· 아니 봉순이보다 더 짐승 같은 싸움 방식이다·

무공의 원형 따위 없는 오로지 물어뜯어 죽이겠다는 마음만 있는 방식·

천마가 사용하던 깔끔함은 사라지고 오로지 파괴적인 형태만 남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엄청난 속도와 힘을 지닌 건 매한가지였으나····

‘그래도 안 닿으면 의미가 없어·’

혈마에게는 닿지 못했다·

또한 그녀가 저리 볼품없이 밀리고 있는 이유에는 나도 있었다·

착각일까 싶었는데 아무래도 아닌 모양이다·

혈마는 전투 중간중간 나를 공격하려는 태세를 보였고 천마는 그걸 막아내려 하고 있었다·

‘···그냥 쳐 싸우기나 할 것이지·’

저게 무슨 지랄이란 말인가· 

게다가·

‘이건 언제 풀리는 거냐고·’

꾸드득·

악착같이 근육을 움직이고 있길 한참이다· 여전히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냥 용언이 아닌 건가?’

내 용언과는 무언가 다르게 느껴졌다·

효과는 비슷한 것 같은데 질이 전혀 다르다·

내가 파악한 바로 용언은 나와 비슷하거나 강한 자에게 효능이 그다지 없다·

잠깐 멈추게 할 수는 있지만 반대로 반동이 내게도 오기 때문에 쉽사리 쓸 수 없다는 의미다·

한데·

‘저놈이 나를 이만큼 묶을 수 있다는 건·’

용언이 내가 가진 것과 다르거나·

아니면·

‘···격의 차이가 이만큼 난다고?’

애당초 혈마와 내 격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다는 걸 뜻한다·

믿을 수 없었다·

‘그게 가능해?’

지금 내 수준은 십대고수 최상위다·

어쩌면 삼존과도 비빌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고민하고 있을 지경이거늘·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런 나와 격차가 이정도라는 걸 쉬이 믿을 수 없었다·

“후우우우우····”

천마가 나직히 숨을 내뱉었다· 

그녀는 어느새 또 내 앞을 막고 서있었다·

‘꺼져· 그냥 꺼지라고 좀·’

속으로 빨리 꺼지라고 말하지만 닿을 리는 만무했다·

“상대를 앞에 두고 신경을 달리 쓰면 쓰나· 그건 좋은 방식이 아니란다·”

혈마의 말에 천마는 대답 없이 마기를 말아쥔다·

그 모습을 흥미롭게 내다본 혈마가 말했다·

“귀한 딸이니 내 미리 예고해 주마·”

뒷짐을 풀고 검을 들어올린다·

“피하거라· 그러지 않으면 죽는다·”

구구구궁—!!!

검 끝으로 붉은 기운이 모여든다· 그걸 보자마자 심장이 쿵쾅거렸다·

‘···저게 뭐야?’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재앙이다·

저 핏빛 기운은 재앙 그 자체였다·

끼이이이이–!!!

기운이 마치 비명을 지르는 것 같다·

저렇게 지독하고 잔인한 기운은 처음이었다·

심지어 어찌 저리 광대한가· 보기만 해도 기운의 농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아니 보는 정도가 저 정도라면·

‘실상은 몇 배·’

보이는 것에 몇 배는 강한 힘이리라·

전신의 힘을 다 담아야 막을까 말까 하는 수준·

저 지경이면 피하는 게 맞건만·

“스으으-!”

천마는 호흡에 힘을 주며 마기를 끌어 올리고 있었다·

피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리라·

이유는 아마·

‘나 때문인가·’

그녀가 지켜주고 있는 내가 원인일 것이다·

그걸 보며 힘을 줬다·

끄그그극-! 억지로 힘을 주니 뼈가 부러지는 것 같다· 

천마가 저걸 막을 수 있을까? 

혈마는 천마를 데리러 왔다고 표했으니 정녕 죽이지는 않을 것이라 보지만·

‘멀쩡하진 않겠지·’

저 정도의 힘을 그대로 맞으면 절대 멀쩡하진 않을 것이었다·

‘그러니까·’

피해라·

그걸 어떻게든 뱉고 싶었다·

솔직히 속에서 다른 생각도 있기는 했다·

이대로 천마가 저걸 맞고 죽어준다면 한가지 위험은 배제할 수 있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도 분명히 있었지만·

‘빌어먹을·’

그런 이성을 감정이 진즉 잡아먹었다·

그때·

“이건 혈옥귀진령(血玉鬼進靈)이라 한단다·”

혈마가 덤덤히 말을 내뱉었고·

“친우가 지어준 이름이지· 어디 받아보거라·”

끼이이이이이이아아아아—!!!

비명 소리와 함께 재앙이 움직였다·

크기는 분명 그리 크지 않으나 어쩐지 하늘을 가득 메운 것 같이 보였다·

피로 된 바다가 천천히 떨어진다·

끄그그극-!!

근육을 찢어가며 몸을 비튼다·

우우웅–!! 쿵쾅거리는 심장은 계속해서 강해졌다·

입이 열린다·

“···꺼···지···라고····”

간신히 말을 뱉어냈다· 그것만으로도 몸에 엄청난 반동이 느껴진다·

문제는·

“싫어·”

이번에도 그녀는 거절했다·

천마는 등을 돌리지 않고 대답했다· 

절대 비키지 않겠다는 태세가 느껴진다·

그 등을 바라봤다·

작고 여린 등이었다·

 

전생에 그토록 커 보이던 여인의 모습이 이토록 작았나 싶었다·

기운은 어느덧 코앞이다· 

이대로 가면 휩쓸린다·

그걸 천마도 모르진 않을 터인데·

“나는·”

후우욱-! 마기를 뭉치며 천마가 말했다·

“너를 지켜·”

무엇이 저리도 굳건한가·

어떻게든 죽여야 할 존재가 나를 지키고 있다는 건 참으로 오묘하고 기묘했다·

눈앞이 붉은빛으로 물들었다·

그 순간·

우웅·

속에서 느껴지는 기운과 함께·

“···!”

갑자기 손이 멋대로 움직였다·

콰아아아아아아—!!!!

******************

지독한 향기와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지면을 휩쓴 기운 탓에 바닥은 엉망이 되어 있다·

성한 곳이 거의 없다· 

노을이 져 아름답게 익은 하늘과 달리 지독하게 망가져 있었다·

그런 지면을 보던 혈마가 문득 인상을 찌푸린다·

딱 한 곳·

엉망진창이 된 땅에서 유일하게 멀쩡한 위치·

그곳 위로 혈마의 시선이 꽂혀 있었다·

“후아아····”

놀란 듯 숨을 토하는 청년과 그의 품에서 눈을 키우고 있는 제 딸이었다·

공격을 막아냈다는 듯 구양천의 주변만 멀쩡한 형태다·

본래였다면 그걸 보며 혈마는 웃었을 것이다·

아마 장하다며 칭찬까지 해주었을지 모를 일이거늘·

“허·”

보기 드물게 혈마의 미간이 찡그려져 있었다·

구양천의 손에서 불타고 있는 불꽃· 그게 문제였다·

차분하게 일렁이고 있는 새하얀 불꽃·

보기만 해도 역겨운 기분이 올라오는 힘이었다·

그것 때문에 혈마는 웃을 수 없었다·

“항상 의외였다·”

단 한 번도 그렇지 않은 적이 없었다·

오죽하면 혈마가 구양천을 균열이라 표했을까· 그만큼 흥미깊게 보고 있었으나·

“이번만큼은 정말 놀랐다·”

어찌나 놀랐는지 웃음도 나오질 않는다·

“이를 확인하러 온 건 아닌데····”

혈마가 손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다·

핏빌 안구가 더욱 빛나기 시작했다·

“다른 걸 보게 됐으니· 오히려 좋다고 해야할까?”

손에 다시금 기운이 모여든다·

본래는 가능성을 확인하러 온 것이거늘 이렇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죽여야겠다·”

저건 죽여야 한다·

그리 판단한 혈마가 즉시 움직였다·

구양천 또한 혈마의 행동에 직감했는지 몸을 움직이려는데·

[멈춰라·]

“큭-!”

후우우웅—!!!

다시금 용언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음?”

구양천은 용언을 듣고도 움직일 수 있었다·

“이런·”

그걸 보며 혈마가 눈을 좁힌다·

용언이 통하지 않는다· 이 말이 뜻하는 바는 하나였다·

“뭔가 했더니만·”

어찌 저 어린 용이 용언을 풀고 움직였나 싶었건만 그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혈마가 구양천· 정확히는 구양천 너머에 있는 존재를 보며 말했다·

“오랜만에 뵙소·”

스으으으· 혈마의 손에서 기운이 사그라 들었다·

“조금만 늦으면 다 씹어 먹으려고 했건만· 이렇게 뵙게 될 줄은 몰랐소·”

혈마의 말에 구양천이 인상을 구기며 입을 연다·

“저 미친놈이 갑자기 뭐라는····”

스으·

“···!”

말을 물으려던 구양천이 흠칫했다· 

용언 때문에 멈춘 건 아니었다·

갑자기 손길이 느껴졌다·

자신의 목을 끌어안는 따스한 손길이 말이다·

포근하게 감싸주는 감촉에 구양천이 눈을 키운다·

어디선가 느껴본 느낌이었다·

그립고 또 익숙한 그런 느낌에 구양천이 입을 뱉으려던 찰나·

[그건 안 돼·]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걸 들은 혈마가 입을 비죽이며 상대의 이름을 내뱉었다·

“만계(萬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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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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