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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apter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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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902

백오십 년·

아득한 숫자에 머리가 순간 멍해졌다·

백오십 년이라고···? 몇 달이 아니라?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입니까?”

노야가 내 몸에서 사라진 건 고작 해봐야 몇 달인데· 그게 어찌 백년이 넘는 시간이 된단 말인가·

믿을 수 없어 말을 되묻지만 노야의 표정은 진지했다·

“구태여 날을 세지 않은 날이 더 많으니· 이보다 조금 더 많을 게다·”

“뭔····”

“이곳은 처음에 허허벌판이었다· 아무것도 없었지· 생명체라고는 무엇도 없었기에 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

나무를 심었다는 말에 시선을 옮긴다· 하늘을 가릴 만큼 거대한 나무가 보였다·

“그게 저겁니까?”

“그래· 많이 커졌지?”

“커도 너무 크기는 하네요·”

시간을 따져도 나무는 상당히 이상했다· 설령 노야의 말이 맞아 백 오십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나무가 저만큼 크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잘···이해가 안 가서 그러는데· 그러니까····”

“괜찮다· 네놈 머리가 나쁜 것이야 하루 이틀이 아니니까·”

“와중에도 꼽주지 마시고 좀 들어주시죠···?”

“이런 습관이라 나도 모르게·”

진짜 열받는데 우선 참고 말을 덧붙였다·

“노야가 이곳에 온 건 백오십 년이 흘렀고···· 그동안 화산파를 만들었는데· 제가 있던 곳은 기껏해야 몇 달이 지났다는 거네요?”

“오 정확히 이해했구나·”

“아니요· 전혀 이해가 안 갔는데요·”

시간이 다르다· 

이곳에서 백몇년이 흘렀어도 중원에선 몇 개월이 밖에 지나지 않는다는 건가?

만일 그렇다면·

“···왜 빨리 돌아오지 않으셨습니까?”

가서 몇 달만에 오겠다고 했으면 진작 왔어야지 뭣 하러 그 시간 동안 있었느냐·

그런 물음에 노야가 다소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그야· 돌아갈 수 없게 됐으니 그렇지 뭘·”

“돌아갈 수 없게 됐었다구요?”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방법이 있을 거라 말씀하셨잖습니까·”

“그거야 그놈 말을 믿은 거였지· 근데 나도 이렇게 될 줄 알았나·”

노야가 인상을 찌푸리며 덧붙인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네놈 부탁 들어주려다 이꼴 났는데 왜 지랄이냐·”

“···”

맞는 말이라 할 말을 잃어야 했다·

“···죄송합니다·”

진심을 담아 사과를 건네니 노야가 묘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의외로구나· 끝까지 난잡히 굴줄 알았거늘·”

“제가 그 정도로 못나진 않았잖습니까·”

“아닌데···?”

“···”

확신하는 어투가 상당히 마음에 안 든다· 내가 그렇게 쓰레기였나?

‘그래도 그렇지· 백오십년은 심하잖아·’

그 오랜 세월을 도대체 어찌 견뎌낼 수 있을까· 그 부분이 가장 걸렸다·

노야가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

‘없어·’

그건 없다· 내가 아는 노야라면 그럴 인물은 아니었다· 그것만큼은 확신한다·

하면 정말 이런 곳에서 백오십 년을 썩으며 본인 입맛대로 화산파를 만들었다는 건데····

그걸 떠올리다 문득 가장 큰 문제점을 파악했다·

“···근데 노야·”

“말 하거라·”

“···어찌 살아계신겁니까?”

“···저주하는 게냐?”

“진심으로 묻는 겁니다·”

백오십 년은 그렇다 치자· 저 나무는 뭔가 싶지만 그것도 일단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이 안 됐다·

“···너무 오래 살아 계시잖습니까·”

“그러니까· 진심으로 저주하는 거지?”

“아니· 그게 아니고····”

말을 어떻게 물어도 이상하게 들리는 것 같은데· 이게 진심이었다·

‘노야의 몸으로 백오십 년을 더 살았다고?’

애초에 알기로 여든은 넘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

무인인 만큼 나이에 비해 젊고 오래 산다고는 하나···· 저기서 백오십 년을 견딘다고?

심지어·

‘심상공간에서 봤던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잖아·’

노야는 내 심상해서 마주했던 모습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태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형체를 가지고 있는 것도· 늙지 않고 지금까지 계신것도·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하여 말을 설명하니 노야가 날 가만히 쳐다본다·

“음·”

대답하기 곤란한 걸까·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내가 처음 이곳에 왔을 당시· 놈이 말하더구나·”

이내 설명하듯 말을 이어갔다·

“잠시 몸을 빌려주겠다고 말이야·”

“···빌려준다구요?”

“그래·”

“놈이 누군데요?”

“거 있잖느냐· 네 안에서 매일 으르렁 거리던 놈 말이다·”

“꾸릉이···?”

“오· 그래 이름 참 잘 지었구나· 퍽 어울려·”

“예 제가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

뒤에서 천마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 같지만 그걸 무시한 채 노야에게 말했다·

“아무튼 녀석이 노야께 몸을 빌려줬다는 말입니까?”

“그래· 덕분에 늙지도 않고 잘 써먹고 있지·”

“···”

이해가 안 간다· 

꾸릉이 놈이 노야에게 무슨 수로 몸을 빌려준 걸까·

‘···그 커다란 놈이 꾸릉이었어·’

어머니와 마주하며 포효하던 거대한 괴생명체·

지금의 나무만큼이나 커다랗던 녀석은 분명 꾸릉이었다·

하면·

‘놈은 뭐지?’

대체 녀석은 무엇인가· 

무엇이기에 노야에게 몸을 준 걸로 모자라 내 몸 안에 있던 걸까·

더불어·

‘어머니가 내게 붙였다고 했는데· 왜 싸우던 걸까·’

갑자기 나타난 어머니와 무엇을 위해 전투까지 벌인 것인지·

의문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때·

“장문인!”

저쪽에서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음·”

노야가 목소리의 주인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타난 것은 작은 소년이었다·

계속 보던 작은 인간들이 아니라 정말 단순히 나이가 어려 보인다·

문제는·

‘···얘도 인간은 아니군·’

귀가 짐승의 것임은 물론 꼬리도 달려 있었다·

마치 어머니처럼 말이다·

“다녀오셨어요!”

“그래· 잘 지냈느냐·”

“네!”

활짝 웃으며 소년이 대답한다· 상당히 해맑아 보이는 얼굴이었다·

이번엔 소년이 이쪽을 쳐다본다·

나와 눈을 마주친 소년의 고개가 살짝 까딱였다·

“누구예요? 또 새로운 제자인가요·”

“아니 이놈은 가르치기엔 너무 둔해 빠져 못 써먹느니라·”

“아아· 그렇구나·”

“···사람 면전에 대고 무슨 개떡 같은 말입니까?”

“애송이 너 사람 아니잖느냐·”

“말이 상당히 심하시네요?”

이번엔 진짜 상처받았다· 

거기에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꼬맹이가 더 싫었다·

“그럼 다음에 뵐게요· 둔한 형도 나중에 봐요·”

“둔한····”

“열심히 하거라·”

“네!”

인사하고 쌩하니 달려간다· 

그 뒷모습을 어이없게 쳐다보고 있는데·

“풉·”

뜬금없이 들린 웃음소리에 옆을 쳐다봤다·

그곳엔 천마가 무표정하게 서있었다·

“···너 웃었냐?”

“아니·”

“웃었잖아·”

“안 웃었어·”

단호하게 고개를 젓는데 뭔가 이상했다· 

웃은 거 맞는 것 같은데?

“쯧쯧···· 그만 염병 떨고 다시 따라오거라 슬슬 하던 얘기를 마저 해야 하니까·”

날 두고 휙 들어가는 신 노야· 그걸 보며 내가 인상을 쓴 채 말했다·

“실컷 손이랑 말로 패더니 자기만 쏙 빠지는 거 봐· 양아치 아니야? 저게 어떻게 도사야· 그냥 동네 양아치지·”

“욕은 좀 속으로 하거라····”

“들이라고 하는 말인데 이걸 왜 속으로 합니까?”

“···”

노야가 휙 뒤를 돌아본다· 혹시 때릴까 마음에 준비를 하지만·

“나도 나지만 애송이 너도 참 너구나· 그렇게 맞아도 입 다물질 못하는 게냐?”

“할 말은 해야 성이 풀리잖습니까·”

“그건 맞긴 해·”

신 노야가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러면 안 맞으려나·

그렇게 생각한 순간 고개가 아래로 쓰러진다·

정수리에 강렬한 충격이 느껴졌다·

“그래도 맞을 건 맞아야지·”

“···씨발·”

정수리를 쓰다듬으며 욕을 뱉었다·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피하지 못 했다·

“끌끌·”

아픈 곳을 매만지며 주변을 살폈다·

아까 뛰어가던 아이는 다른 무리로 들어가 어느새 검을 잡고 있었다·

각자 생김새가 다 다르지만 그들이 펼치는 검술은 같았고·

인간이 보이지 않는 무리를 보며 나는 묻고싶던 말을 물었다·

“아까 하던 말씀 말입니다·”

“음?”

“그 소 새끼가 마물이 될 뻔한 놈이라는 것· 그 말은·”

손으로 정체모를 존재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들도 그와 같은 존재였다는 겁니까?”

“···”

내 말에 노야가 잠시 침묵한다· 

그 침묵은 다행히 오래 가지 않았다·

“맞다·”

“한데 어찌 마물이 되지 않고 이곳에 모여들어 있는지요·”

작은 노인들도 짐승이 섞인 아이들도 적어도 내 눈엔 마물로 보이지는 않았다·

“저들의 세상은 소멸하지 않은 겁니까·”

멸망하지 않았기에 마물이 되지 않았나· 그걸 묻지만·

“아니 전부 소멸했다·”

노야의 대답은 단호했다·

“···하면 어찌 마물이 되지 않은 겁니까·”

“···”

내 물음에 노야가 제 긴 수염을 쓸어내린다·

매화와 같은 색인 눈동자엔 어렴풋한 감정이 스며있다·

그건 분명 측은함이었다·

“애송아·”

“예·”

걷다보니 어느덧 저 앞에 처소가 보인다·

지금까지 봤던 건물 중 가장 작고 평범해 보이는 집이었다·

설마 저기가 노야의 처소인가?

“아까 물었지· 이곳이 대체 무엇이냐고 말이다·”

“예·”

노야는 처소로 걸어가며 내게 말했다·

“누군가는 이 세상을 보고 배려라고 하더구나·”

“···배려요?”

“그래 배려· 주인이 사라져 소멸하던 생명체 중· 소수만이 이곳에 올 수 있다· 마물이 되지 않고 다른 세상에 정착해 살아가는 것이지·”

말을 듣고 눈을 키웠다·

저 말은····

“온갖 세상의 전혀 보지 못한 존재들이 매일 같이 몰려든다· 하여 이 땅의 이름은 만계(萬界)라 부른다·”

만계(萬界)·

무수히 많은 세상이 합쳐져 있다는 뜻이었다·

“소멸됐어야 할 이들이 운이 좋게 닿을 수 있는 곳· 그렇기에 누군가는 세상의 배려라 칭하기도 하고· 또한·”

잠시 말을 멈췄던 노야가 내 쪽을 보며 한마디를 내뱉는데·

“낙원(樂園)이라 부르기도 하더구나·”

그 단어가 어쩐지 너무나 익숙했다·

“하하· 참으로 우습지도 않지·”

낙원(樂園)·

그건 혈마가 추구하는 신념과 같은 말이었다·

**************

고요한 공간 속 여인이 비스듬히 앉아 게슴츠레 눈을 뜨고 있다·

이 땅의 하늘과 별을 닮은 자홍빛 눈동자와 뒤편으로 길게 나열된 꼬리들은 그녀의 존재감을 내비치고 있었고·

나른한 호흡을 거듭하던 여인은 못내 무언가 거슬리는 듯 미간을 찌푸리길 반복하고 있었다·

섬섬옥수 같은 길다란 손가락이 제 미간을 툭툭 건든다·

‘이상한 일이야·’

불편하고 더부룩하다· 

갑갑한 가슴에 여인의 고운 미간은 계속해서 찌푸려지고 있었다·

‘왜지?’

어째서일까·

그녀가 계속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 

그건 얼마전에 본 얼굴 때문이었다·

‘왜 계속 떠오르는 걸까·’

오랜만에 본 종족이라 그럴까?

진즉 지워진 줄 알았던 걸 본 터라 유달리 기억에 남는 건가·

그리 생각하지만 마냥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이해할 수가 없어·’

그건 분명 용(龍)이다·

이미 죄를 짓고 업을 어겨 소멸한 종족· 더불어 그 벌을 받아 만계에서까지 추방당한 이들이다·

한데·

‘다시 나타났어·’

어찌 그런 종족이 이 땅에 모습을 드러냈을까· 

이해할 수 없었다·

‘용제는 벌을 받고 있을 텐데?’

그 오만하고 역겨운 존재는 진즉 눈 밖에 사라진 지 오래건만·

어찌 지금에 이르러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또한·

“···거슬려·”

두 마리의 새끼용 중 한 마리의 얼굴이 계속 떠올라 여인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었다·

푸른 눈을 가진 용이었다·

검은 털을 지녔고 사나운 눈매를 띄고 있었는데·

‘왜일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용의 얼굴이 지금처럼 여인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다·

도대체 어째서일까· 여인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던 찰나·

[주인이시여·]

공간에 한 사내가 나타나 여인에게 무릎을 꿇었다·

[ 두령이 복귀했습니다·]

“···”

그 말에 여인이 몸을 살짝 일으킨다·

복귀했다는 건 임무를 성공했다는 걸까·

용을 죽이는 데 성공했다고? 

그 생각이 스치니 가슴이 살짝 덜컹였다·

[하오나 예상치 못한 개입으로 인해 주인님의 뜻을 이행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렇구나·”

여인의 눈꼬리가 흔들렸다·

“실패라? 그 아이라면 가능할 거라 예상했는데·”

[이방인이 나타나 훼방을 놓았다고 합니다·]

“흐으음····”

이방인· 

그 단어에 여인의 표정이 미세하게 구겨졌다·

근래들어 조금 귀찮게 구는 존재였다·

“아량을 베풀어 주었거늘···· 어찌 그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다·

원하는 바를 서로 들어주었건만 왜 그는 이런 선택을 한 걸까·

심지어 해냈다고?

약조를 어길 수 없을 텐데· 무슨 수를 쓴 거지?

여인이 의문에 빠져들 무렵·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사내가 여인을 향해 물었고·

“글쎄·”

여인은 보기 드물게 애매한 대답을 내놓았다·

[···]

그 말에 사내의 반응이 크게 느껴진다·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조금 고민해 봐야겠다·”

[···알겠습니다·]

의문이 들지만 더 이상의 말은 뱉지 않았다·

주인의 말은 언제나 정답이었고· 이번에도 그럴 것이리라·

사내는 그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_ _ )

늦어서 죄송합니다· 예약을 걸어 놓어 놓고 잠든다는 게···오류가 있었는지 제대로 올라가지 않았었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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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CFZ, Childhood Friend of the Zenith Under the Heavens, The Zenith's Childhood Friend, 천하제일인의 소꿉친구
Score 8.8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nstead of struggling meaninglessly, he acknowledged his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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