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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Chapter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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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19

카빌라는 온갖 생난리를 치고 나서야 멈췄다. 죽을 뻔한 인간들을 다 뒤로 물리고 그녀의 용아병을 움직여서 갯벌에 널린 해산물을 주웠다. 뼈갈퀴를 든 용아병은 인간보다 정교함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기절한 물고기를 구분하고 주워 올 분별력은 있었다.

해흉은 위기이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바다의 거수가 만드는 커다란 변화 속에서 인간은 그 떡고물을 받아먹을 지혜가 있다. 구름가오리의 지느러미에 맞은 바다생물들은 기절한 채 해일과 함께 쓸려왔고 인간이 그걸 얻기 위해 들은 노력은 허리를 굽히고 줍는 것뿐이었다. 생전 보도 못한 생선부터 소라게와 바닷가재까지. 오늘 갯벌에서 얻은 수확은 엄청났다.

고지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저도 모르게 휘파람을 불었다.

“와아아. 엘더쯤 되면 해일이랑도 싸워서 이기네.”

“저 정도는 해줘야죠. 나름 성황청이랑 자웅을 겨루던 세력인데요~.”

“힐데. 육장성이랑 엘더랑 싸우면 누가 이겨요?”

남자가 그렇게 좋아한다는 vs 대결이었다. 그러자 힐데가 눈을 가물게 뜨며 되물었다.

“아버님 애새끼세요?”

“제가 이 땅에 몇 없는 젊은이이긴 하죠.”

“누가 미쳤다고 엘더를 이기려고 싸워요? 때려봤자 죽지도 않는걸.”

유치한 질문이라고 치부했지만. 힐데는 군국 공안부 소속이다. 나라의 전력을 비교하는 일을 안 할 리 없다. 그것도 인접한 곳에 인간의 피를 자원으로 삼는 나라라면 더더욱. 힐데는 투덜거리듯이 말했다.

“육장성은 인간 재능의 극한에 달한 이들. 군국의 아낌없는 지원 아래 육장성이 죽음을 각오하고 모든 재능을 불태우면… 단 한 순간은 엘더를 넘어설지도 모르죠.”

살아있는 인간이기에 그리고 짧은 시간동안 변화할 수 있기에. 그 모든 힘과 변화를 한 점에 집중한다면 극의에 달한 일격은 엘더에게도 닿는다. 힐데는 그걸 확신했다.

“하지만 엘더는 그래도 죽지 않을 거예요.”

그럼에도 이길 수는 없다는 게 힐데의 나아가 군국의 약점이었지만.

흡혈귀의 힘은 신비에 가깝다. 재능이 뛰어나다고 해도 기예를 갈고 닦아도 그들을 죽이기 위해서는 신비에 준하는 힘이 필요하다.

애석하게도 군국에는 그런 것이 없다. 그나마 유일한 힘이… 성녀가 벼린 성스러운 칼날 천통 에이메데르 정도. 그마저도 군국이라는 땅 안에서 통신병단의 힘을 써야 한다는 족쇄를 덕지덕지 붙이고 있지만.

“다행스럽게도 엘더는 안개 공국에서 안 나오니까요~. 안개 공국 바깥에는 어둠이 없어서 햇빛도 성황청의 예지도 가려주지 못해요. 흡혈귀에겐 안개 없는 바깥이 세상이 캄캄한 어둠인 셈이죠. 따라서 안개 공국이 힘을 투사하려면 바깥의 커넥션이 필요해요.”

“그걸 군국이 하겠다는 거죠? 저라는 연결고리를 앞세워서.”

“대국적인 작전이긴 하지만 오해하진 마세요? 굳이 티르칸쟈카와의 커넥션이 없더라도 아버님은 아버님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어요!”

“고마워요. 별거 아니게 위로가 되었네요.”

어쨌든 이제부터 내가 수사해야 하는 대상이 저런 괴물이라는 거지? 내가 티르의 애첩이라는 건 모두가 아니까 공격하진 않겠지만… 수틀리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겠는걸.

“만일 엘더가 저를 죽이려고 든다면 모든 생명을 불태워서 단 한 순간이라도 막아주세요.”

“‘저’를 보디가드로 데리고 온 거였어요?!”

“겸사겸사.”

나는 카빌라를 향해 다가갔다.

카빌라는 용아병이 갖고 온 해산물들을 분배하는 중이었다. 소쿠리를 든 인간들은 연신 감사인사를 하며 분배품을 받았다. 카빌라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별다른 감흥도 없이 물고기를 나눠주었다.

보람을 느끼거나 우월감에 취하려고 하는 행동이 아니다. 흡혈귀는 그런 사소한 감정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다. 그저 순전히. 카빌라는 그 행동이 몸에 뱄을 뿐이다.

카빌라는 투덜거리면서도 직접 손을 움직였다.

“언니께서 돌아오셨는데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담…. 자 다음.”

다음 차례 나는 슬그머니 앞으로 나서면서 소쿠리를 내밀었다. 카빌라는 순간 화색을 띄우려다가… 곧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대꾸했다.

“언니!… 뭐야. 언니께선 함께 오지 않으셨어?”

“네. 지금은 저 혼자에요.”

“같이 찾아온 줄 알았네. 쓸데없게. 애첩 주제에 왜 언니 곁에 있지 않고는 발발 돌아다니는 거야? 언니를 위로해준다는 네 본분이나 다하지.”

투덜거리는 그녀에게 나는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고 루스키니아 씨에 대해 긴히 할 말이 있는데요.”

“네가 무슨 자격으로?”

“티르의 애첩으로서요.”

옆에서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칭하시는구나~’라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했다. 카빌라는 인상을 한층 더 구기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민들이 호기심을 가득 담은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리를 옮기자.”

만월의 성 동쪽. 카빌라의 영역인 혈직공방.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직물 공방과 다를 바 없었다. 철컥 철컥. 물레 돌아가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오고 붉은 실이 붉은 천으로 촘촘하게 지어진다. 여기까지만 보면 어디에나 있을 법한 흔한 모습이다.

…용아병이 물레를 돌리지만 않았다면.

뼈다귀가 물레를 돌린다. 뼈다귀가 실을 감는다. 뼈다귀가 천을 짓는다. 옷보단 가죽이 먼저 필요할 것들이 천을 짓는 모습은 기괴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웠다.

더 들어가니 조금 더 기괴한 모습이 보인다. 온갖 뼈와 가죽이 벽에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다. 인간의 것으로 보이는 것도 꽤 많다. 수많은 뼈와 가죽이 붉은 실에 꿰이거나 묶여서 꼭 거미줄에 잡힌 것처럼 보였다.

저 붉은 실의 정체는. 피로 지은 혈사(血絲). 카빌라의 힘이자 그녀가 혈직녀로 불리는 이유.

혈사를 뼈에 감거나 한가운데 심는 방식으로 용아병을 조종한다. 아까 카빌라가 조종했던 거대한 척추뼈 역시 그걸 관통하듯 혈사를 넣어서 혈조술로 움직인 것.

나를 안쪽까지 안내한 카빌라는 뒤로 돌아 그녀의 권속에게 말했다.

“체이시. 밖에서 기다려. 누구도 들이지 마.”

“네 레이디 카빌라.”

체이시는 단 한 점의 의문이나 호기심도 품지 않고는 카빌라의 명령에 따랐다. 카빌라는 곧이어 힐데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도 나가 있어.”

“네? ‘저’는 아버님의 보디가드인데요?”

“내가 언니께서 들인 애첩을 해칠 것 같아? 여기서 가장 위험한 건 너야. 너는 네 몸이나 지켜.”

나는 해칠 수 없지만 수틀리면 힐데를 공격할 수도 있다는 뜻을 갖고 있었다. 힐데는 투덜거리며 밖으로 걸어 나갔다. 곧이어 나와 카빌라 둘만 남게 되었다.

카빌라는 인형을 탁자 위에 올리고 자기도 의자에 올라가듯 앉은 뒤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언니께서 시키신 일이야?”

“아니요. 티르가 시키진 않았어요.”

“치잇 부럽게. 혼자서만 언니를 애칭으로만 부르고….”

투덜거린 카빌라는 혈사를 조종해 곰인형을 움직였다. 곰인형이 탁자 위에 벌떡 일어서더니 나를 삿대질했다.

“루스키니아의 죽음은 네 알 바 아니야! 이건 공국의 일이니까 너는 언니에게 드릴 피나 잘 간수해. 마력초 같은 거 피우지 말고 술도 마시지 말고. 기름진 건 적당히 먹으면서!”

“사소한 것까지 신경 써주시고. 친절하시네요.”

“뭐어어? 웃기지 마. 내가 너를 신경 쓸 이유는 한 방울도 없거든? 언니를 위해 한 거지! 이건 권고가 아니라 경고야. 피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너도 피맛이 괜찮을 때 노력해야지 나중에 버려지고 후회해봐야 소용없어!”

이 역시 부끄러움 하나 없는 순수한 본심이었다.

카빌라는 나를 걱정한 게 아니라 나를 먹을 티르를 걱정했다. 혹여나 피맛이 없어질까 봐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것이다.

이미 나는 피 맛없다고 공언된 상태라 상관없었지만.

“뭐 그렇다고 치고.”

“그렇다고 치지 마! 중요한 일이야! 언니께선 단 한 번도 인간 애첩을 들이신 적 없어. 언니께서 애첩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즐기실 수 있도록 네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해!”

“노력은 이따 밤에 티르의 방에 찾아가서 하기로 했어요.”

“어 어? 언니의 방에…?”

‘나도 직접 발을 들인 적 없는 곳인데… 거기서 무엇을 하려고? 설마 목을 물기라도 하시려나…?’

흠칫거린 카빌라는 인형을 꼭 끌어안고는 할 수 있는 최대한 파렴치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상상 속에서 티르는 나를 껴안고 다정하게 목을 껴안고 있었다….

…뭐 감각이 없는 흡혈귀에겐 그게 할 수 있는 최대한 파렴치한 짓이겠지.

“애첩이라고 꼭 피를 줄 필요는 없죠. 제가 티르의 애첩이 된 이유는 티르의 바람을 들어주었기 때문이에요.”

“바람을 들어줘? 너 따위가?”

“제가 무엇인지 벌써 잊어버리셨나요?”

카빌라가 인형 너머로 나를 노려보며 말했다.

“인간의 왕? 하지만 퇴물이라며?”

“큭. 아픈 곳을.”

“짐승의 왕 정도의 힘은 없다며. 실제로 봐도 아무런 기운이 안 느껴지고.”

“불행하게도 그렇죠. 하지만 티르도 인간이에요. 저는 티르가 뭘 원하는지 어렴풋이 이해했고 덕분에 이렇게 애첩 자리를 꿰찼죠. 그 어떤 엘더도 해내지 못한 일을.”

“끄응…부러워 아니 비겁해….”

카빌라는 티르를 좋아한다. 아니 모든 엘더는 티르를 경애하고 숭배할 수밖에 없다. 흡혈귀에게 무언가 느낌을 줄 수 있는 존재는 보다 상위의 흡혈귀뿐. 엘더도 마찬가지라 피의 끌림을 느끼기 위해선 시조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티르가 지배력을 잃은 지금은….

“그리고 지금. 티르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어렴풋이 깨달았죠.”

여차하면 내가 위험할지도. 뒷배를 더 확실하게 강조해야지. 나는 약간의 날조를 섞어서 말했다.

“루스키니아를 죽인 배후에 엘더가 있는 게 아닐지.”

카빌라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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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FPV, 전지적 1인칭 시점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a mere con artist, was unjustly imprisoned in Tantalus, the Abyssal Prison meant for the most nefarious of criminals, where I met a regressor. But when I used my ability to read her mind, I found out that I was fated to die in a year… and that the world would end 10 years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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