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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Chapter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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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61

먼 옛날 네 발로 달리는 다른 짐승보다 느리고 약했던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서 다른 장점을 활용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인간에게는 그 큰 머리 말고도 자랑할 만한 장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구력. 고기든 풀이든 마구잡이로 집어 먹는 덕인지 연비는 또 좋아서 아무리 빠르게 달아난 짐승도 끈질기게 추적해서 사냥했다.

그때 사냥당한 짐승의 복수일까. 나는 정확히 먹잇감의 입장에 처해 있었다.

“찾아라! 달아나게 둬서는 안 된다!”

“샅샅이 뒤져!”

“잡지 않아도 좋다! 놓치지만 마! 밤이 되면 예일링들로 추격할 거다!”

젠류 남작을 비롯한 몇몇 아인이 휘하 인간을 잔뜩 이끌고는 우리를 수색하는 중이었다. 기공을 본격적으로 익힌 인간은 얼마 없어서 위협이 되진 않았지만 나와 힐데의 흔적을 짚으며 끊임없이 밀고 들어오는 그들을 떨쳐내기는 거의 불가능했다.

힐데가 뒤를 힐끔거리며 말했다.

“지긋지긋한 흡혈귀들! 지치지도 않고 따라오네요!”

“바보 같은 소리를 하시네요. 흡혈귀가 지칠 리 없잖아요?”

“‘저’도 알아요! 그 말뜻이 아니라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낮인데 계속 쫓아오잖아요! 흡혈귀라면 흡혈귀 컨셉을 지켜야지!”

“햇빛이 문제인 거지 낮이라는 시간 문제가 아니니까요. 햇빛을 막을 수단만 있다면 따라올 수 있겠죠.”

계획이 조금 어그러졌다.

흡혈귀에게 있어 햇빛은 날카로운 벌침과 비슷하다. 단순히 약해진다를 넘어서 벌들이 가득한 방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행동에 제약이 간다. 그래서 우리는 젠류 남작을 우선 공격했고 거동이 불편한 그의 발이 되어줄 말을 뺏어왔다.

하지만 하필 그는 암흑기사 듀 라한의 일족. 기사답게 여분의 말을 준비해둔 그는 우리가 달아나자마자 다른 말로 갈아타고는 쫓아왔다. 낮이라서 우리만큼 빠르진 않았지만 지휘하기에는 충분했다.

“말투 여유로운 거 봐! 자기는 안 죽는다 이거죠?! 얄미워서 한 대 때려주고 싶네요!”

“딱히 여유롭지는 않지만 계획이 있거든요.”

“뭔데요?”

“젠류 남작을 아웃시키는 거죠.”

“설마 지금 기습해서 그를 쓰러뜨리겠다고요? 뭘 모르시네요. 역돌격은 달아날 때 절대 해서는 안 될 일 1순위라고요! 심지어 상대는 예일링도 아니고 아인이에요. 완전히 죽이려면 1주는 걸릴 거예요! 그때쯤이면 추격대가 ‘우리’를 삼중 사중으로 포위하고 있겠죠!”

“실감 나는 설명이네요. 소싯적에 도망 좀 치셨나 봐요.”

실제로 경험자라서 그러겠지. 힐데는 과거 백면인이라 불렸던 제국 공적(公敵)으로 성검대가 되기 전까지 수년 동안 도망을 다닌 경력이 있다. 애초에 그녀가 변신술을 익힌 이유도 도망치기 위해서였으니 말 다했지.

지금도 나를 뒤에 달고 있지 않았다면 뻔뻔하게 이 포위망을 빠져나갔을 거다. 투덜거리는 것도 당연하겠지.

“안심해요. 그런 모자란 작전은 아니니까요.”

“그러면요?”

“잠시만요. 아 아.”

목소리를 가다듬은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려서 크게 외쳤다.

“젠류 남작! 제가 엄청난 사실 하나를 알려줄 테니까 귓구멍 열고 똑똑히 들으세요!”

내 외침이 고요한 협곡을 타고 메아리쳤다. 저쪽에서도 대답할 이유는 없지만 나름 기사라 그런지 젠류 남작은 직접 내 외침에 답했다.

“들어주겠다! 너를 잡아서 무릎 꿇린 뒤에!”

거리가 제법 되는데도 잘 들리나 보군. 나는 뱃속에서 목소리를 끌어내며 마저 외쳤다.

“지금 당신의 종주인 듀 라한 경이 위험에 빠져있습니다! 제가 탈출하기 전만 해도 만월의 성에서 소란이 일어났고 듀 라한 경은 거기에 휩쓸려서 누명을 썼습니다! 그에게는 당신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 그걸 믿으라는 거냐!”

“믿든 말든 자유지만 빨리 확인하지 않으면 듀 라한 경이 위험한데요? 종주의 위기를 가만히 두고 볼 건가요?”

“나와 내 병력의 주의를 돌릴 속셈인가! 네놈 그렇다고 내가 속으리라 여겼다면 오산이다!”

속이는 거 아닌데. 듀 라한이 위기에 처한 건 맞아.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명예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듀 라한 경이 반란을 일으킬 리 없거늘 감히 음해를 해! 너를 붙잡고 종주를 모욕한 값을 치르게 하리라!”

…오히려 자신이 속고 있잖아. 명예로울지도 모르지만 반란은 누구보다 빠르게 일으켰다고.

“정말이라니까요! 만월의 성으로 향했던 당신 친구들이 곧 나타날 거니까 그들을 찾아서 이야기를 들어보던가요!”

“시끄럽다! 다들 들었지?! 방금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향해라!”

그 말을 끝으로 젠류 남작은 입을 다물었다. 대신 사방에서 인간들의 기척이 점차 조여 들어왔다. 힐데는 더욱 박차를 가하며 나를 힐난했다.

“역돌격 대신 적을 데려와서 싸우실 생각이신가요? 참 좋은 계획이네요!”

“좋은 계획이죠. 제가 말한 내용은 한 점 거짓 없는 사실이니까요. 이걸로 그는 조만간 떨어져 나갈 거예요.”

“그 조만간이 언젠데요?”

“어디 보자. 공국의 소식이 전해져야 할 테니까… 한 이틀?”

“와아~. 흡혈귀식 조만간이네요. 당장 오늘 밤에 저희가 먼저 아웃 될 것 같은데요~.”

“오늘 밤만 버티면 가능성은 있어요.”

밤은 흡혈귀의 시간이다. 길이 평탄하지도 않으니 밤에 말을 탈 수도 없고 빛을 내자니 저쪽에게 우리 모습만 드러내는 꼴이다. 그렇다고 어둠 속에 숨자니 흡혈귀는 더 빠르고 강력해져서는 우리를 쫓아올 것이다.

“어떻게 버티실 건데요?”

“혹시 저희가 군국에서 도망칠 때 어떻게 했는지 아시나요?”

힐데는 그 자리에 없었지만 그녀는 육장성 영궤에다가 성녀 유엘의 심복이다. 이야기는 다 전해 들었겠지.

“랄리온을 미끼로 삼고 도망쳤던 거요? 유엘도 어둠은 꿰뚫어 보지 못해서 속고 말았지만 그건 움직이는 메타 컨베이어 벨트 위라서 가능했던 일이에요! 작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진부하다고요.”

“진부하다는 건 전통적이라는 뜻. 평생 블러핑만 하고 살 수는 없죠. 정공법도 한 번은 성공시켜야 해요.”

물론 그러려면 상대방보다 더 좋은 패가 있어야 하지만 나는 최근에 좋은 만남을 얻어서 말이야.

내가 자신감 있게 말하자 힐데가 어쩔 수 없이 수긍했다.

“…에라. 모르겠다. 까짓것 해 보죠.”

***

흡혈귀의 시간이 찾아왔다. 태양이 충분히 저물었다고 판단한 젠류 남작이 드디어 두꺼운 갑옷에서 벗어났다.

“수고했다 종자여.”

“아우 무거워라…. 이제야 일어나셨네.”

온종일 남작의 머리 위로 양산을 씌워주고 있던 인간 종자가 저릿한 팔을 움켜쥐며 투덜거렸다. 젠류 남작은 짐짓 인상을 찌푸렸다.

“고작 하루 무거운 깃발도 아니고 양산 하나 들고 있기로서니 우는 소리를 해? 나 때는 말이다 깃발병은 팔이 떨어지기 전에는 깃발을 놓을 수도 없었어! 더는 팔이 움직이지 않으면 입으로 물어서라도 깃대를 지탱했지!”

“그건 위대하신 남작님이나 가능한 일이잖아요….”

“나라고 처음부터 강하고 위대했겠나! 그러한 고통과 고난을 버티고 극복해서 지금의 나에 이른 것이다! 너도 마찬가지. 군말 말고 더욱 충실하게 양산을 들 수 있다면 언젠가 나처럼 위대한 기사가 될 수 있을 거다!”

“남작님께선 아인이니까 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아인은 못 되잖아요….”

“인생이란 모르는 거다. 나도 내가 명예로운 듀 라한 경에게 서임을 받고 아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까!”

“그런가요?”

듀 라한 경이 죽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젠류 남작은 이뤄질 수 없는 공수표를 던졌다. 종자의 표정이 조금 풀리자 젠류 남작이 종자의 어깨를 힘차게 두들기며 말했다.

“쉬고 있어라. 내일도 양산을 들어야 하니!”

“내일… 온종일….”

절망한 종자를 뒤로 하며 젠류 남작은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 그의 손가락에서 피어나온 혈기가 깃발처럼 두어 번 흔들렸다. 그리고 잠시 뒤 그의 뒤로 어두칙칙한 갑옷을 입은 기마병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사 푸아뉴. 피의 서약에 따라 남작님의 부름에 응하였습니다.”

“울타리 구릉의 기사 마이니. 피의 서약에 따라 남작님의 부름에 응하였습니다.”

“붉은 들개 붉은 서약에 따라 남작님의 부름에 응했습니다!”

단기필마의 기사들이 열 명. 젠류 남작의 예일링들. 그가 고르고 골라 흡혈귀로 만들어낸 그만의 기사단이 어두운 밤 붉은 귀화를 뿜어내며 그의 뒤로 대열을 이뤘다.

젠류 남작은 그의 기사단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연설을 시작했다.

“출정하기에 앞서 나의 충실한 권속이자 충성스러운 단원에게 감사를 표한다. 피의 맹세를 잊지 않고 한달음에 달려온 그대들의 마음은 전해졌다.”

흡혈귀의 장점이라면 저 고리타분한 연설을 듣고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휘하에 있던 인간 병사들이 질색한 표정을 지었지만 젠류 남작은 개의치 않고 연설을 계속했다.

“밤은 우리의 시간. 감히 나를 습격하고 시조의 애첩을 참칭하며 우리의 주군 명예로운 듀 라한 경을 모욕한 도망자를 추적해 징벌해야 한다. 비록 낮이라지만 내 목을 벤 솜씨가 예사롭지 않으나 우리가 누구인가. 명예로운 듀 라한 경의 수족이자 이 땅을 지키는 기사. 그 누구도 우리의 명예를 목숨을 긍지를 빼앗을 수 없다.”

젠류 남작도 흡혈귀다. 이런 고리타분한 연설을 하면서 가슴 북받쳐 오르는 감동과 들끓는 감정을 느끼지는 않는다. 그런 젠류 남작이 고리타분한 연설을 하는 이유는 그가 고리타분한 기사여서 그렇다. 그에게 있어 출정 전의 연설은 ‘상식’이기에.

듣는 인간에게는 더욱 공포스러운 사실이겠지만 뭐 어떤가. 흡혈귀 알 바는 아니었다.

사기를 북돋기는커녕 깎아 먹기만 한 젠류 남작은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한시가 급하니 여기까지만 하겠다. 추격을 시작한다. 시조께 영광을.”

“예!”

한때 옛이야기를 수놓으며 뭇 어린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밤의 기사단. 어둑한 밤을 꿰뚫는 암흑기사들이 도망자의 뒤를 쫓았다. 밤이지만 흔적을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사람 둘을 태운 말은 발굽 자국을 남기며 요란스럽게 달려갔으니까.

“저들이 빼앗은 내 애마 녹스가 준마이긴 하지만 이 밤에 흡혈귀도 아닌 이들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다. 멀리 가지 못했을 테니 흔적을 쫓아라.”

“예!”

예일링들이 길을 중심으로 넓게 퍼졌다. 젠류 남작은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위치에서 느긋하게 길을 따라갔다.

흔적은 길고 확실하게 남아있었다. 무작정 길을 따라 걷기를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인간 종자 하나가 젠류 남작에게 다가왔다.

“남작님. 계속 길을 따라 쫓습니까?”

“당연하다. 녹스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나.”

“으음 그렇습니까….”

종자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끝을 흐리자 젠류 남작이 종자의 의문을 알고 있다는 듯 대답했다.

“혹시 말의 흔적을 미끼로 삼아 다른 방향으로 도망치지 않았을까… 그리 생각하나?”

“그렇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추격을 게을리한 것도 아닌데 녹스가 준마라도 사람 둘을 싣고 비탈길을 올라갈 힘이 남아있지는 않을 것 같아서.”

“충분히 할만한 추측이군. 두 가지 문제점이 있지만.”

젠류 남작은 근엄한 말투로 손가락을 접었다.

“첫째. 내 말 녹스는 근성이 넘치는 명마다. 고작 사람 둘 그것도 내 반도 안 될 것 같은 여자와 비실비실한 샌님을 태웠다고 지칠 리 없다!”

그와 같은 옛 기사들이 좋아하는 근성론이었다. 종자의 입에서 녹스는 당신처럼 흡혈귀가 아니라는 말이 목끝까지 차올랐지만 간신히 속으로 삼켰다. 젠류 남작의 분노보다는 분노한 그가 할 잔소리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젠류 남작은 종자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너는 말발굽 말고 사람의 발자국이나 수풀을 헤친 흔적을 본 적 있나?”

“어 없습니다.”

“그거다. 지금 난 길은 하나뿐이고 옆은 수풀이 무성한 흙길이다. 인간은 그곳을 지나기 어렵고 지나가더라도 큼직한 흔적이 생기기 마련이다. 만일 그들이 수풀을 헤치고 걸어갔다면 아무리 둔감한 너희들이어도 눈치챘을 것이다.”

“흔적을 지웠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흔적을 지워? 너희는 흔적을 지우는 게 방 청소하는 것과 비슷하다 생각하는 모양이군.”

젠류 남작은 끌끌거리며 종자를 타박했다.

“곤기공으로 경공을 펼쳐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감기공으로 덩굴과 가지 속에서도 몸을 보호하며 와중에 가지도 멀쩡하게 둔 채 조심스럽지만 빠르게 움직인다고? 그 정도 경지에 이른 기공사라면 지치지 않는 준마보다도 희귀하겠군. 차라리 하늘을 날았다고 하지 그러나.”

“아아…! 다 생각이 있으셨군요!”

“너희들의 생각이 너무 짧고 부족한 것이다. 나무라진 않겠다. 지혜 또한 수련과 같아서 직접 겪어야 몸에 새겨지는 법이니까. 그렇지만 모르는 게 있다면 조금 더 겸손하게 듣고 배울 생각을 해야지! 내 경력이 몇 년인데 네 짧은 식견으로도 떠올릴 만한 생각을 못 했을까! 통탄할 노릇이군. 알량한 추측을 고려치 않은 건 다 이유가….”

“차라리 나무라주십시오!”

추격전만큼이나 길어지는 잔소리를 들으며 나아가던 중 먼저 앞으로 나간 예일링이 그에게 신호를 보내왔다. 젠류 남작은 잔소리를 멈추고는 병사들에게 말했다.

“모두 정지. 너희들은 이곳에서 주변을 경계하라.”

“전투입니까?”

“아니다. 설사 전투여도 불가피한 상황 아니면 너희에게 맡기지는 않는다. 전투는 기사단이 맡을 테니 정찰과 경계 역할에 충실해라.”

인간은 자원이다. 말이 통하고 쓸모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피가 귀중하기에 그들이 다치거나 죽는 게 흡혈귀의 가장 큰 손실이다. 따라서 전투는 더 강력하며 다치지도 않는 흡혈귀의 몫이다.

이 상식은 젠류 남작이 따르던 기사도와 꽤 닮았기에 젠류 남작은 수백 년 살아오면서도 한결같은 성품을 유지할 수 있었다. 병력을 추스른 채 그는 신호가 온 곳으로 향했다.

“이곳입니다!”

솔선해서 앞으로 나선 그의 곁으로 예일링이 하나둘 모였다. 가장 멀리까지 정찰하고 돌아왔던 예일링이 앞서 흔적을 짚으며 그를 안내했다. 멀리서 녹스의 투레질 소리가 들렸다. 흡혈귀들이 모두 각자의 무기를 손에 올리며 혹여나 있을 전투를 대비했다.

그리고 수풀 너머 지친 듯 헐떡이며 풀을 씹는 녹스가 보였다. 말을 버리고 갔는지 근처에 사람 그림자는 없었다. 젠류 남작은 면밀하게 주위를 훑어보며 명령했다.

“흔적을 찾아라. 지친 말이 혼자 밤길을 달리진 않았을 터. 근처에 사람의 흔적이 있을 거다.”

“넵!”

예일링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동안 젠류 남작은 애마에게 다가갔다. 비록 도망자들을 태우고 멀리까지 달아난 고얀 놈이지만 한낱 축생이 무엇을 알겠는가.

젠류 남작은 인간은 물론 말에게도 자비로운 기사였다. 그는 말보다도 인간보다도 우월한 흡혈귀 기사였으니까.

“제 주인도 몰라보고 달려가다니…. 전마 훈련을 시켜야겠군. 너무 많은 말을 기르고 떠나보내면서 훈련에 소홀했어. 말도 인간도 실전을 안 겪으면 해이해지니 원.”

지친 말에게 다가간 그는 곧 묘한 광경을 보았다. 자세히 보니 말의 머리에는 눈가리개가 씌워져 있었고 갈기에는 작은 주머니가 묶여 있었다. 말이 움직이자 주머니 안에 든 무언가가 부딪히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말은 겁쟁이다. 시야가 제한된 채로 귀 뒤에서 달그락거리는 거리는 소리가 쫓아오면 사람이 없더라도 스스로 달아난다. 힘이 다해 멈춘 순간에야 녹스는 쫓아오는 소리로부터 해방되었을 거다.

“…그렇다면 언제?”

하지만 오는 동안에는 어떤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어두워서 안 보였다면 차라리 다행이겠으나 그것도 아니다. 젠류 남작은 흡혈귀. 인간 병사들이 못 보더라도 그와 그의 예일링은 어둠을 꿰뚫어 본다. 암흑기사들이 수풀을 헤치고 나아간 흔적이 없는 건 분명히 확인했다.

이번에는 인간 종자의 판단이 옳았다.

방법이 뭔진 모르지만 그들에겐 흔적을 지울 수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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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OFPV, 전지적 1인칭 시점
Score 9.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a mere con artist, was unjustly imprisoned in Tantalus, the Abyssal Prison meant for the most nefarious of criminals, where I met a regressor. But when I used my ability to read her mind, I found out that I was fated to die in a year… and that the world would end 10 years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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