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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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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32

혼돈의 주둥이 때문에 과연 설명을 잘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었지만 다행히 그건 기우였다.

본인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다급히 부연 설명을 꺼냈거든. 어차피 설명이 더 필요하기도 했고.

어쨌든 루나로부터 모든 설명을 듣고 나서 든 생각은 딱 한 가지였다.

“…그거 진짜야?”

“응.”

“거짓말 없이? 과장 없이?”

“난 성녀님께서 얘기한 걸 그대로 알려줬어. 진짜야.”

황당하고 당황스럽다. 도대체 이 몸뚱아리는 어떻게 돼 먹은 것일까.

후손을 낳을 수 없는 악마에게 후손이 있다는 것부터 어이가 없는 일인데 그 정체가 무려 이 몸이다.

악마들이 수백 년 동안 조용하다가 어느 기점으로 폭주한 것도 이해가 갔다. 동기가 확실하니 행동력도 빨랐겠지.

물론 그건 그거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성녀 리제가 어떻게 이것들을 알고 있냐는 거다.

‘소울 월드에서는 분명…’

나는 소울 월드에서 리제의 행적을 떠올렸다. 그녀는 악마의 대적자 중 하나로서 든든한 조력자 포지션이다.

강력한 신성력을 기반으로 악마들에게 있어서 하드 카운터나 다름 없는 인물.

하지만 리제가 이 몸뚱아리의 주인과 연관이 있다니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행적은 그렇고… 자세한 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만나서 그렇지 리제는 전설의 포켓몬에 가깝다.

등장할 때마다 큰 도움을 주고 떠나지만 막상 스토리에 편입되는 일은 거의 없다.

애당초 악마 관련 사태가 아니면 중립을 표방하는 편이다. 그야말로 대 악마 결전병기 그 자체.

‘…잘 모르겠다. 대체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머리를 헤집었다. 깊게 파고들수록 머리가 아파오는 느낌이다.

그래도 확실한 건 한 가지다. 이 몸뚱아리에 어떤 사정이 숨겨져 있으며 리제가 잘 알고 있다는 것.

또한 생명의 여신이라 추앙받는 가이아에게 구린 면모가 있다는 걸 말이다. 어쩐지 신전에서 대답도 안 해주더라.

‘난 그냥 지구에서 온 사람인데.’

제일 이해가 안 가는 게 이 부분이다. 지구에서 멀쩡히 생활하고 있다가 뜬금없이 끌려왔다.

나도 분통이 터지는 상황인데 이 몸에 엮인 관계들이 너무 복잡했다. 기억이 뒤죽박죽 섞인 것 같다.

신성력 특히 가이아의 신성력과 접촉할 때마다 뇌가 반응했다. 억지로 막은 듯한 기억이 쏟아졌으니.

‘리제한테 물어봤자 제대로 대답도 안 해줄 거고…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네.’

머지않아 가이아 교단측이 파견을 나와 심문을 가하는 것도 문제 없다. 루나의 말마따나 굴라크의 벼락만 보여줘도 끝이다.

그래도 안 믿는다면 뭐… 카오스에게 기댈 수밖에 없겠지. 나는 다른 사람과 달리 신성력을 직접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이상하네. 리제는 분명…’

리제가 대 악마 결전병기로서 활약한 이유는 나와 같다. 그녀가 신성력을 담은 주먹을 내지르면 악마는 녹는다.

비유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녹아버린다. 남색 이상의 악마조차 큰 상처를 남길 정도다.

그리고 나는 신성력을 꾸준히 받고 있는데 몸이 멀쩡하다. 가이아의 신성력만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에리카도 혼돈을 받아들였는데 가이아의 신성력을 쓰고 있으니까… 음…’

뭔가 놓치는 것 같아서 고개가 절로 갸웃거렸다. 내가 뭘 놓친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이 몸의 주인과 리제와의 관계. 그리고 신성력.

‘진짜 모순덩어리네.’

확실하게 밝혀진 게 얼마 없다 보니 더 꼬이는 것 같다. 이 부분은 마음 편히 접는 게 좋겠다.

일단 가이아측의 교단이 오기 전까지 할 일이나 하자. 나는 고민을 접고 루나에게 물었다.

“루나.”

“응. 말해.”

“며칠 지났어?”

“네가 쓰러지고? 하루도 안 지났어.”

“그래?”

의외라면 의외다. 나는 보통 기절하면 최소 하루 이상은 쥐 죽은 듯이 누워 있으니까.

심지어 가이아의 신성력에 정통으로 맞아 고통을 호소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위험한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빨리 깨어난 걸 보면 ‘적응’했다는 게 어울리겠지. 고통과 별개로 몸의 회복이 굉장히 빠르다.

“아. 그리고 이 이야기는 다른 사람한테는 하지 마. 성녀님이 아직은 시기상조래.”

“알았어.”

“더 궁금한 건 없어? 궁금한 게 많을 것 같은데.”

나는 루나를 빤히 쳐다봤다. 순수하기 짝이 없는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잘 생각하면 리제가 루나에게만 말한 것도 이상하다. 대체 그녀의 어디를 보고 비밀을 알려준 걸까.

리제 혼자만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정작 그 비밀을 제대로 풀어내지도 않았다. 보물 상자마냥 혼자 안고 있을 뿐.

‘이것도 카오스와 연관이 있으려나?’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높은 편이라 봐야겠지.

나는 루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대답을 꺼냈다.

“없어.”

“없다고?”

“응.”

“정말로?”

“정말로.”

정말 없다. 물론 정말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당사자에게 직접 묻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다.

루나에게 물어도 애매모호한 대답만 돌아올 게 분명했으니. 그녀도 상황을 완벽하게 아는 건 아니다.

괜한 혼란만 유발할 수 있었으니 차라리 모르는 게 더 낫다. 내가 할 건 앞으로의 스토리를 어떻게든 이어가는 것.

겸사겸사 리제와의 관계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여태까지 그녀가 무서워 피했지만 이제는 아니다.

적극적으로 가까이 다가가야 리제도 뭐라 말하겠지. 꽤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

“없으면 할 말이 없긴 한데… 정말 없지?”

“응. 없어.”

“알았어. 아 그리고 성녀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

“무슨 말?”

“그… 아 아니다. 너한테 말해봤자 의미가 없겠구나.”

아니. 사람 궁금하게 왜 말을 하다가 말아. 저 주둥이는 항상 문제다.

카오스의 입만 뚝 떼어가다 저기에 붙인 게 아닌가 심히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카오스의 선택을 받지 않았다. 루나야말로 진정한 혼돈이지 않을까.

‘얘도 뭔가 있는 거 아니야? 당장 눈도 의심스러운데.’

루나는 축복받은 존재로서 활약하는 주인공이다. 재능이 충만하며 위기와 고난을 넘기면서 성장하는 주인공.

소울 월드에서는 특별한 능력도 있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주인공이니까.

하지만 그녀의 스승이 선택한 것도 그렇고 주둥이를 신기하게 나불거리는 것도 그렇고.

신기하다면 신기한 존재다. 나와 다른 의미로 혼돈에 가까운 존재.

“그럼 푹 쉬고 있어. 난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

“퇴원하면 안 돼?”

“당연히 안 되지. 오늘은 푹 쉬고 내일 퇴원하면 될 거야.”

내일이면 좀 불안한데. 당장 단예린이 언제 암살당할지 모른다.

난투도 끝났으니 지금쯤 단예린은 동방에서 온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을 터.

그 만남 이후에 동방측 인사가 그녀를 암살하기 위해 수작을 부릴 것이다.

또한 여기에 이연주도 포함돼 있다. 따지고 보면 그녀도 능구렁이에게 이용당한 처지다.

‘새벽에 시도하겠지? 문제는 그게 오늘일 수도 있다는 건데…’

어떻게 해야 단예린을 암살 위혐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까. 여기 죽치고 있다가는 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

하루 동안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것도 답답하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서 탈출하고 싶었다.

‘음… 새벽에 몰래 나갈까? 어차피 잠도 안 자는데.’

그런 생각을 할 때쯤이었다.

[신앙이 상승합니다!]

“?”

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

시바르가 병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 루나는 먼저 나갔던 일행들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에리카를 단체로 조지기 위해 나갔던 사람들. 그런데 정작 밖으로 나서니 에리카는 없었다.

그대신 소식을 듣고 헐레벌떡 온 듯한 엘리만 있었다. 그녀는 루나를 보자마자 다급히 물었다.

“시 시바르는? 시바르는 괜찮아?!”

“괜찮아. 이제 정신을 차렸어. 몸도 회복된 것 같고.”

“정말이지?”

“응.”

“휴우… 다행이다… 시바르가 또 쓰러졌다길래 놀라서…”

루나의 보고를 들은 엘리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얼마나 급하게 다가왔으면 옷매무새가 흐트러졌다.

루나는 그런 엘리의 옷을 가볍게 여며줬다. 안 그래도 큰 가슴이 옷 때문에 더 부각됐다.

“그런데 에리카 씨는요? 분명 같이 나가지 않았어요?”

“아까 성녀님께서 데리고 가셨어요. 보아하니 엄청 혼날 것 같던데요?”

“맞아. 분위기가 무시무시하더라.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가 딱 그랬을걸?”

도대체 얼마나 무서웠으면 저런 비유를 할까. 루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들로부터 설명을 들으니 먼저 약속을 어긴 건 에리카란다.

리제는 에리카에게 웬만하면 시바르와 싸우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그걸 가볍게 어기다 못해 사고까지 쳤다고.

에리카 입장에서도 약간 억울할 만했으나 결과가 최악으로 번졌다. 가이아 교단측에서 분명히 주시할 터.

“그런데 시바르는 왜 그런 거야? 무슨 이유라도 있어?”

“그래요. 신성력에 반응한 것 때문에 지금 난리도 아니라고요. 혹시 악마가 아니냐는 소리도 있고요.”

“에이. 악마는 아니지. 굴라크 님께서 벼락까지 하사해주셨는데. 그런 거면 나도 악마야?”

악마 맞는데. 정확히는 악마의 후손이다.

루나는 입이 간질간질거렸지만 최대한 참았다. 아직 이 이야기는 꺼내면 안 된다.

이들은 믿을 수 있지만 지금 누가 들을지 모르는 일이다. 차라리 아무도 모르는 곳이라면 모를까 여기는 복도다.

“저도 알려줄 수 있는 건 얼마 없어요. 성녀님께서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하셨거든요.”

“뭔가 있긴 있나 보네?”

눈치 빠른 카라가 제대로 짚었다. 루나는 거기에 대해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

호들갑을 떨었다가는 오히려 의심만 받을 테니까.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카라 또한 비밀을 밝힐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대신 성녀님께서 말씀하셨어요. 시바르는 애정이 필요한 아이라고요.”

“애정이요?”

“네. 애정이요.”

맞는 말은 했다. 혼돈의 주둥이가 발동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걸 들은 사람들이 문제다. 묘한 기류가 그들 사이에 내려앉았다.

루나는 한 발짝 멀리 떨어진 입장이라 그 분위기를 읽지 못했다. 그저 할 말만 꺼낼 뿐.

“엘리랑 언니 그리고 그레이스 씨가 시바르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건 알고 있어요. 그러니 세 명이 힘을 내셔야 할 것 같아요.”

“…어떤 방식으로? 아예 도장까지 찍으라고?”

“관계를 말씀하시는 거면… 네. 성녀님께서는 그래도 상관없다고 하셨어요.”

“…”

그 말이 나오자마자 루나를 제외한 세 명이 서로를 힐긋거렸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말이다.

여태까지 알게 모르게 존재했던 견제들. 일종의 화약고와 같은 상태였다.

헌데 루나는 그 화약고에다가 부싯돌로 불씨를 튀겼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상황.

“가위바위보로 정할래요?”

가장 먼저 엘리가 선빵을 걸었고.

“시바르가 무슨 물건이에요? 가위바위보로 정하게?”

“그럼 그레이스 씨가 양보해 주시면 되겠네요.”

“어림도 없죠. 전 시바르 씨와 동거하는 입장. 그러니 제가 먼저…”

“헛소리하지 마. 그러면 내가 즉시 위쪽에 보고할 거야.”

이어지는 기싸움 및 말싸움. 화약고에 점점 더 불이 붙기 시작했다.

“…”

그리고 루나는 슬쩍 걸음을 뒤로 물렸다.

눈치는 더럽게 없어도 감은 쓸데없이 좋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야. 잘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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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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