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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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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11

곧 있으면 루나 일러스트 올라옵니다!

*****

고향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아는 얼굴을 만날 확률이 몇이나 될까.

은근 적지 않은 확률이다. 가끔 지나갈 때 어? 하면 아는 얼굴인 경험이 많을 거다.

하지만 타국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곳에서 아는 얼굴을 만나기는 사막에서 바늘 찾기다.

물론 그 사람이 원래 그 나라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바늘 찾기에서 구슬 찾기로 올라가겠지.

“안녕하세요…?”

“…”

나는 공손하게 인사한 여자와 마주했다. 털모자를 쓴 전반적으로 차갑게 생긴 미녀다.

하지만 사람의 성격은 얼굴에도 묻어나오는 법. 거대한 도끼를 사용하는 것도 그렇고 괄괄한 인상이다.

다만 그것보다 더욱 신경 쓰이는 사람이 한 명 있었으니 바로 옆에 있는 푸른색 머리의 여기사다.

‘사라가 왜 여기에?’

아카데미 교수임과 동시에 우리 반을 맡고 있는 실력자 사라다. 그녀와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다만 사라는 아직 나를 못 알아본 듯한 표정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 애매하다는 반응.

“스읍… 아닌가…?”

“…”

하기야 전신에 새하얀 털이 풍성하게 돋아났다. 붉은 마력을 사용해도 라그나로크를 휘둘러도 외모 자체가 다르다.

사라는 눈썰미까지 좋으니 동물 가죽으로 만든 옷이 아니라는 걸 금방 눈치채겠지. 그래서 더 헷갈릴 것이다.

그렇다면 이럴 때 내 선택은 무엇이냐. 나도 잘 모르겠다.

‘여기 왜 왔는지 설명도 해야 하고…’

변명을 꺼내도 거짓말이라는 걸 눈치챌 것이다. 내가 여기 올 이유가 하등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사라가 못 믿을 사람이냐? 그건 아니다. 사라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저기… 사람… 인가요?”

잠깐 고민하는 도중에 가녀린 것 같으면서도 힘찬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사라가 아니라 그 옆의 사람이다. 나는 고개를 돌려 여인과 마주했다.

‘아. 얘였구나.’

털모자를 쓴 바람에 순간 누구인지 헷갈렸다. 하지만 얼굴을 다시 보니 누구인지 금방 파악했다.

프로즌 공왕의 막내딸 레이나 드 화이트. 캐릭터성으로만 따지자면 카라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보통 북부 사람들은 사라처럼 차가운 면모가 강한데 레이나는 아니다. 일단 성격 자체가 정열적이다.

거대한 도끼를 들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개인적인 무력도 꽤 강한 편이다.

‘오냐오냐 키워서 눈치가 조금 모자란 걸로 아는데…’

지금 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도끼만 아니라면 귀족집 딸내미 그 자체다.

원래라면 너 누구냐며 강해 보인다면 무작정 싸웠던 걸로 안다.

“저… 실례지만 사람이신가요?”

“…”

정중함 속에 묻어있는 무례함. 그런데 내 꼴을 보면 저런 말을 하는 것도 이해가 갔다.

나는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사라를 쳐다봤다. 그녀는 여전히 긴가민가하는 얼굴이다.

‘괜히 오해를 일으킬 수도 있으니까.’

우선 아는 척을 하는 게 좋겠다. 나는 곰의 등에 박혀 있던 라그나로크를 회수했다.

뒤이어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사라를 향해 말을 걸었다.

“사라.”

“어 어어?”

내가 말을 걸자 사라는 물론 레이나도 크게 당황했다. 내가 입을 열 줄 몰랐던 모양이다.

“나 시바르야.”

“뭐 뭐? 시 시 시바르? 내가 아는 시바르 학생?”

“페 페레즈 경. 이분을 알고 계세요?”

사라가 혼란스러워하고 레이나 또한 혼란을 금치 못했다.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나는 사라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길게 얼굴의 털을 대충 치웠다. 붉디 붉은 눈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이어서 사라가 내 눈을 확인하더니 다시 라그나로크 쪽을 쳐다봤다. 여전히 떨떠름한 얼굴이다.

“저 정말 시바르 학생인가?”

“응.”

“그런데 왜 털이… 아니. 그전에 어째서 여기에…?”

“페레즈 경?”

사라는 좀처럼 혼란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옆에서 레이나가 툭툭 건드려도 똑같았다.

매사에 침착한 사라가 저런 반응인 걸 보면 어지간히 놀란 모양이다. 나는 그녀가 진정되는 동안 해체에 나섰다.

이대로 가만히 뒀다가는 곰 사체가 점점 싸늘해질 것이다. 따뜻할 때 먹어야 몸에 기운이 나겠지.

-부욱! 부우욱!

우선 거대한 곰의 몸을 뒤집은 후 가슴팍을 라그나로크로 갈라버렸다.

가죽이 조금 질기긴 했지만 흉부를 완전히 개방시킬 수 있었다.

-두근. 두근. 두근.

가슴을 완전히 절개시키자 아주 미약하게나마 심장이 뛰고 있는 걸 발견했다.

몸집이 몸집인지라 심장도 매우 크다. 오늘은 이거 하나로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우와. 심장이 엄청 크네요!”

“?”

“혹시 다 드실 건가요?”

“아 아가씨!”

열심히 해체하는 동안 레이나가 자연스레 다가왔다. 사라가 기겁한 건 덤.

내가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레이나는 다가오는 사라를 향해 손을 내저으며 만류했다.

“에이. 페레즈 경이 아는 사람이라면서요? 착한 사람이죠?”

“그… 착한 학생은… 맞는데…”

“학생? 학생이었어요?”

“네. 모습이 좀 달라진 했지만… 학생입니다.”

“아하.”

아하는 무슨 아하. 레이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봤다.

말똥말똥 뜨고 있는 푸른색 눈동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읽을 수 없었다.

“여기는 왜 오신… 아. 우리 공국 언어 모르시겠구나.”

“…”

다 아는데. 페이스를 빼앗긴 나머지 미처 말을 하지 못했다.

레이나는 헛기침을 하며 목을 풀더니 공용어로 말을 건넸다.

“안녕하신가! 춥고 강한 점심! 누구냐고 묻는다면 나는 레이나!”

파멸적인 왈도체다. 저 말을 실제로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실제로 레이나는 공용어에 미숙하다. 공부와 거리가 멀어서 학습이 늦은 것이다.

그럼 어떻게 아카데미에 입학했느냐? 인맥도 있긴 하지만 무력 차원에서는 수석이기 때문이다.

“커흡…!”

나는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억누르며 사라를 쳐다봤다.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짓이다.

사라도 골치아픈 건 마찬가지인지 얼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차차 나아지기는 한데…’

이것 때문에 신입생들 사이에서 웃음벨 취급을 받는 걸로 알고 있다. 정작 본인은 개념치 않지만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듣는 건 된다는 것. 나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시바르. 만나서 반가워.”

“음! 좋다! 시바르! 반갑다 만나서요!”

“…”

“아. 아니지. 만나서요 반갑다인가?”

“둘 다 틀렸습니다 공녀님.

저리 가 이 년아. 나 빨리 밥 먹고 약초 찾으러 가야해.

여기서 노닥거릴 시간이 없다. 나는 레이나의 뻘소리를 무시한 채 해체를 진행했다.

가장 먼저 심장부터 꺼냈다. 두 손으로 잡아야 할 정도로 크기가 매우 크다.

이거 하나로 소비된 열량은 충분히 채울 수 있을 터. 나는 주변의 시선도 무시하고 그대로 뜯어먹었다.

-쫘악! 쫙!

“우걱. 우걱. 우걱.”

피 특유의 비린내와 심장의 질감이 입 안 가득 퍼졌다. 게다가 중간중간 짜릿한 맛까지.

무려 번개를 두르던 곰탱이다. 어쩌면 심장에 번개의 기운을 담았을 수도 있다.

“맛있는 드시는 거! 더 나은 거 있다면 도움?”

“…?”

아니. 이 인간이 대체 뭐라는 거야. 나는 심장을 씹는 자세 그대로 멈추며 레이나를 쳐다봤다.

레이나는 뭔가 기대하고 있는 눈치였다. 눈을 반짝반짝거리는 걸 보면 확실하다.

보통 내가 먹방하는 걸 보면 대부분 토하고 난리인데 레이나는 그 반대였다.

“…아가씨. 제가 대신 통역하겠습니다.”

“아뇨. 제가 하겠어요. 이 기회에 공용어 실력을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

“흠흠. 아무튼! 더 맛있는 방법! 있는데 도와? ”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라. 나는 한쪽 눈을 치켜떴다.

나는 소모된 열량을 때우면 그만이다. 특히 날씨가 워낙 추운 바람에 장기들이 금방 얼어붙는다.

‘일단 믿어볼까?’

심장 하나로 한 끼 식사는 충분하다. 나는 마음대로 하라는 듯 고개를 까닥거렸다.

레이나는 눈을 빛내더니 품 속을 뒤적거렸다. 뒤이어 그녀가 꺼낸 건 작은 단검이다.

심상치 않은 예기를 뿜내고 있는 단검. 레이나는 활짝 개방된 곰의 가슴팍에 단검을 갖다 대었다.

“아가씨. 제가 대신 할…”

“제가 할게요. 페레즈 경.”

-슥. 스윽. 슥.

레이나는 도움의 손길을 만류하고 자기가 직접 나섰다. 일단 거침없이 장기들을 해체했다.

능숙한 솜씨다. 나는 심장을 뜯어먹으면서 레이나의 해체쇼를 전부 지켜봤다.

해체라기보다는 뭐랄까. 공간을 만드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게다가 손이 더러워져도 개의치 않는 모습까지.

“다 됐다. 이제 여기에 소금을 뿌리면 피가 얼지 않을 거예요!”

“오.”

이거 본 적이 있다. 남극이나 툰트라처럼 추운 지역에서 생존할 때 자주 사용하는 식사 방법.

공간을 만들어 거기에 피가 몰리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면 열량을 더욱 수월하게 보충할 수 있을 터.

레이나가 이걸 어찌 알고 있냐면 일종의 문화다. 워낙 척박한 곳이라 생식하는 문화가 짙게 남은 것이다.

귀족이라 해서 다를 건 없다. 귀족이라 해서 위급 상황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넌 안 먹어?”

“배부름! 못 먹는다!”

그렇다면야. 저쪽에서 준 호의를 거부할 생각은 없다.

다만 국자가 없어서 얼굴을 처박을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수염이 조금 거슬렸다.

이윽고 레이나가 직접 차려준 밥상(?)까지 모두 해결하고 나니 배가 든든해졌다.

원래는 심장 하나로 2~3일은 버틸 생각이었는데 이걸로 일주일은 거뜬히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어때요? 괜찮?”

“응. 고마워.”

“고맙기는! 가죽은?”

“너 가져.”

“감사!”

어차피 가죽은 필요도 없다. 호의를 받지 않더라도 흔쾌히 줄 생각이었다.

나는 수염에서 뚝뚝 흐르는 피를 대충 닦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으니 할 일을 할 계획이다.

“어디 가?”

“산 정상. 찾는 거 있어.”

“오. 따라가는 거 가능?”

“아가씨.”

레이나가 은근슬쩍 부탁했지만 사라가 바로 제지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안 된다는 반응이다.

레이나도 생각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는지 쳇 하며 순순히 물러났다. 사실 내 쪽에서 먼저 거부할 생각이었다.

짐덩이 하나 들고 가기는 싫었으니까. 세혼빙초를 찾는 일정은 매우 고된 편이다.

“네네. 알았어요. 이분이 아카데미 학생이라 했죠?”

“네. 작년에 입학한 학생입니다.”

“그럼 곧 있으면 다시 볼 수 있겠네. 안녕히 잘 가요!”

시원시원한 만남에 이어 시원시원한 이별이다. 나는 손을 흔들어줬다.

남은 곰 시체는 그들이 직접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나도 뒷처리를 따로 할 생각이 없어서 바로 넘겨줬다.

‘…빨리 올라가자.’

나는 곧장 등을 돌렸다.

아직 남아있는 일이 있었다.

******

“공녀님. 마을로 가자마자 씻어야 합니다. 피가 굳으면 곤란합니다.”

“저도 알고 있어요.”

“그리고…”

마을로 내려가는 길. 사라는 레이나를 향해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퍼부었다.

사실 방금 전 상황은 매우 위험했다. 시바르의 모습은 소문으로만 떠돌던 ‘예티’였으니까.

예티의 정체가 시바르였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지만 그보다 어째서 여기 왔는지가 제일 의문이었다.

야생으로 돌아간다고 한들 혼돈의 숲으로 돌아가지 이 멀고 먼 프로즌까지는 오지 않았을 테니까.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아니면 벌?’

무슨 사고를 쳐서 벌을 받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시바르의 전적만 본다면 말이다.

다만 남의 일에는 신경 쓰지 않는 사라였기에 금방 묻어뒀다. 구태여 파헤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중요한 건 시바르 못지 않는 사고뭉치 레이나다. 사라는 레이나를 힐긋거렸다.

“흥~ 흥흥~’

“…”

뭐가 좋은지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다. 사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을을 위협하던 곰을 처치해서 기분이 좋은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아가씨. 기분이 좋아보이십니다.”

“그렇게 보이나요?”

“네.”

“큭큭.”

레이나가 키득키득 웃었다. 고르디 고른 치열이 돋보이는 건치 미소다.

이에 더욱 의문을 가지려던 찰나 사라가 미소를 유지한 채 입을 열었다.

“페레즈 경. 그 시바르라는 분 있잖아요. 혹시 가리는 거 없이 아무거나 잘 먹는 편인가요?”

“네 뭐… 뭐든 잘 먹는 편입니다.”

너무 잘 먹어서 문제다. 야생에서 살다 와서 벌레고 뭐고 다 잡아먹는 걸로 알고 있다.

사라의 대답에 레이나는 만족스러웠는지 표정이 한층 더 밝아졌다.

“어쩐지. 심장을 그렇게 맛있게 먹는 사람은 또 처음 봤어요. 요즘 그런 사람 드물 텐데.”

“음… 야생에서 살아서 그럴 겁니다. 그런데 그건 왜 묻죠?”

“그냥 다른 건 잘 먹는지 궁금해서요.”

“…?”

사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방금 자신이 뭘 들은 거지.

그사이 레이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혹시 제가 만든 음식도 잘 먹을까요?”

“…”

사라는 곰곰히 떠올렸다. 레이나의 요리 실력을.

워낙 여장부로 살아와서 그런지 레이나의 요리 실력은 끔찍하기 그지 없었다.

평범한 음식을 폐기물로 만드는 수준이랄까. 생식을 하는 사람마저 기겁할 정도다.

“…글쎄요?”

다른 건 몰라도 이건 확신할 수 없었다.

한편 그 시각 시바르는…

“으으… 추버라…”

갑작스러운 오한에 덜덜 떨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시바르가 못 먹는 음식이 있을까요? 삐슝빠슝

또 말실수를 한 나머지 눈치 보고 있는 루나입니다! 귀엽지 않나요?!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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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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