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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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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19

로드는 살면서 별의별 사람들을 만나고 또 연을 쌓았다.

거기서 한 가지 알게 된 건 출신과 타고난 성향은 저마다 다르다는 것.

같은 귀족으로 태어나도 쓰레기 같은 인성을 가진 사람도 있고 그 반대인 사람도 있다.

또한 아이러니한 점은 극한의 상황에서 반대가 되는 경우가 꽤 많다는 것.

이기적인 사람이 이타적인 사람으로 이타적이었던 사람이 이기적인 사람으로.

그런 상황을 셀 수도 없이 목격했기에 사람을 곧이곧대로 판단하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까.

“저 저 저 위험하게!”

“빨리 내려와요! 거기 왜 올라가는 거야?!”

“…”

로드는 기념탑을 멍하니 쳐다봤다. 정확히는 기념탑 중앙 부분이다.

기념탑은 특수한 마법이 설치돼 있어 접촉만 하면 마력 사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꽤 중요한 시설인지라 웬만한 사람은 접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웬만하면 말이다.

‘아니. 저기를 왜…?’

그리고 야생인 시바르는 기념탑을 열심히 오르고 있었다. 로드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라 짐승 같은 면모를 여럿 보였으니.

밥 먹을 때 건드리면 저도 모르게 으르릉거리지 않나 엘빈과 대련을 할 때 입으로 검을 부수지 않나.

지금은 한 눈 판 사이에 기념탑을 맨손으로 등반하고 있었다. 살면서 처음 보는 유형이다.

“에휴…”

시바르가 꼭대기까지 올라서고 로드는 한숨을 내쉬며 멀찍히 떨어졌다. 괜히 시선을 끌기 싫다.

뒤이어 검을 유려하게 움직이더니 허공에 구멍을 만들었다. 그 구멍에 손을 넣고 그대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꼭대기에 있던 시바르가 로드의 손에 붙잡혀 딸려왔다. 시바르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고.

“허허. 잠깐 한 눈 판 사이에 이런 사고를 치는군.”

“?”

이후로 병원에서 시바르를 세밀하게 검사했다. 신체 능력은 문제가 없지만 사회성이 문제다.

하기야 야생에서 살다 왔으니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로드는 납득할 수 있었다.

대앵!

“씨이발!”

“…”

시바르가 돌멩이로 종탑을 맞춘 걸 보자마자 굳게 다짐할 수 있었다. 사람 하나 멀쩡히 만들자고.

결국 팔자에도 없던 교육을 진행했다. 비록 일찍 떠났지만 아들을 키운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비록 언어 습득 능력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게다가 혼자만 하는 것도 아니다.

“엘리 학생이 늘 수고하는군.”

“네? 아 헤헤. 이 정도는 해야죠.”

엘리가 특유의 맑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로드는 훈훈하게 웃으며 차를 마셨다.

듣자하니 목숨이 위험할 때 시바르가 구해줬다고 했던가. 저런 거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관계다.

단지 걸리는 부분은 단 하나 시바르의 성교육이다. 당장 저 폭발적인 몸매만 보더라도 남자의 마음을 훔칠 터.

남자라는 동물은 여자에게 한없이 약한 법이지만 가끔 쓰레기들이 마구잡이로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는 대부분 금수보다 못한 놈 취급받는 편이며 사회에서 퇴출당하기 마련이다.

‘제일 급한 부분일 수도 있겠군.’

마냥 헛소리가 아니다. 우선 시바르는 유별나게 강한 편이다.

혼돈의 숲 깊숙한 곳에서 홀로 살아남았다는 것부터가 그의 강함을 입증했다.

또한 유망주로 명성이 높던 학생마저 깔끔하게 쓰러뜨렸지 않았는가. 로드는 이 점을 경계했다.

아닌 말로 강제로 찍어누를 수도 있지 않는가. 심지어 그것이 ‘잘못’이라는 인식이 없을 수도 있다.

“엘리.”

“응?”

“안아줘.”

“히히. 이리 와.”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로드의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그는 묘한 표정으로 둘을 바라봤다.

남자로서의 본능은 확실했지만 그 이상은 넘지 않았다. 응석을 부릴지언정 힘으로 누르지 않았으니.

저런 걸 순수한 마음이라 해야 하는 것일까. 로드는 흐뭇한 얼굴로 두 사람을 쳐다봤다.

엘리의 커다란 가슴에 얼굴을 비비는 것도 어린아이의 애교로 넘어갈 수 있었다.

더구나 엘리 본인도 마음에 들어했으니 구태여 지적할 필요는 없었다.

‘선한 마음을 가졌군.’

덕분에 로드는 깨달았다. 시바르는 선하디 선한 마음을 품고 있다고.

야생에서 살다가 왔으니 기본적으로 ‘약육강식’이 몸에 배였을 터. 그럼에도 약자를 배려했다.

교육의 영향이 컸다고? 그건 절대 아니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일단 시간이 턱없이 적었다.

더구나 시간이 많다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건 별개다. 귀족들 중에서도 개차반이 셀 수도 없이 널렸다.

그냥 착하다. 시바르의 심성을 표현하자면 단지 이런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안아주는 건 나도 할 수 있는데?”

“아냐. 시바르. 카라 언니 말고 나한테 와.”

“매번 그렇게 응석을 받으면 불편하잖아. 이제는 내가 할게.”

시간이 흘러 타타르 공주 카라가 시바르와 붙어다니는 날이 늘어났다. 로드는 그걸 보고 허허 웃었다.

카라도 소문이 안 좋을 뿐이지 선하다는 건 알고 있다. 여태까지 발생한 폭력 사태는 카라가 아닌 상대가 문제였다.

게다가 시바르와 카라는 은근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야생인과 야만인이라고 성향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

서로 차별없이 친구로 대할 수 있었으니까. 카라의 인간불신도 점차 줄어드는 영향을 낳았다.

‘마치 고양이 같군.’

고양이가 사람 심리를 치유하는 데에 탁월한 동물이라 들었다.

일단 생김새도 매우 귀엽고 생김새가 귀여우니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귀엽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모두 알다시피 고양이는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치는 편이다.

“시바르가 교수를 폭행했다고? 무슨 이유로?”

로드는 깜짝 놀랐다. 마른 하늘에서 날벼락이 떨어진 기분이다.

시바르가 델포이 교수를 잔인하게 폭행했다. 보고서에는 앞으로 남자 구실을 할 수 없다더라.

여태까지 알고 있는 것과 너무나도 다른 상황에 로드로서는 분노보다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그것이… 델포이 교수가 학생을 강간하려다가…”

“뭐?!”

“시바르 학생에게 걸린 거랍니다. 다행히 학생은 무사합니다.”

“음.”

그런 거였나. 로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이티드 아카데미라도 사람이 사는 곳. 따라서 각종 사건사고가 발생하는 건 당연하다.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보고서로 올라온 것만 해도 꽤 많다. 단지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하지만 이번 사건은 공작가 영애가 피해자일 뿐더러 시바르는 평소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베르체 공작가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요청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시바르에게 피해가 갈 일은?”

“없습니다. 연고나 배경도 없다 보니 쉬쉬하고 싶은 분위기입니다.”

이럴 때 시바르의 출신이 큰 도움이 되었다. 아무런 연고도 배경도 없는 야생인.

베르체 공작가는 대충 보답만 하고 덮고 싶은 사건일 것이다. 겸사겸사 범죄자 인도도 하고.

원래라면 복잡한 문제로 번지겠지만 시바르의 처우가 애매하다 보니 의외로 순탄하게 진행됐다.

“총장님. 시바르 씨와 동거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걸 왜 나한테?”

“총장이시잖아요.”

그로부터 얼마 뒤. 피해자였던 공작가 영애 그레이스가 로드에게 찾아와 부탁했다.

그때 일 때문에 매일 밤마다 트라우마가 일어나니 시바르와 같이 살게 해달라고.

원래 동거는 여러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레이스는 특수한 케이스라 무던히 넘어갈 수 있었다.

‘대체 뭐지? 뭔가…’

로드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결혼 전 동거를 허락받는 느낌이랄까. 성별이 반대라는 점이 웃기긴 하지만 그런 느낌이다.

실제로 무수한 반대 특히 시바르와 어울리는 여자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끝까지 밀어붙였다.

밤마다 수면제를 복용해야 잠이 들 수 있는데 조금만 봐줄 수 있냐고. 아무튼 동거 문제는 일단락됐다.

“총장님. 시바르 학생이 또 사고를 쳤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사고?”

“그것이… 어느 학생이 모욕을 했다고 혀를 잘라버렸답니다.”

“하…”

끝이 아니었다. 로드는 또다시 보고서로 올라온 시바르의 사고에 탄식했다.

고양이가 얌전해봤자 고양이지. 최근 사회성이 늘어난다 싶었지만 어림도 없었다.

그래도 밉지가 않았다. 오히려 시바르가 사고를 저지르게 된 경위를 듣고 흐뭇해졌다.

자기자신을 욕하는 건 상관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 특히 관계가 깊은 사람을 욕하는 건 참을 수 없었다.

‘기특하군.’

이 얼마나 기특한 아이란 말인가. 문명화가 덜 됐을 뿐이지 심성은 매우 선량했다.

아 물론…

“총장님.”

“왜 그러나?”

“시바르가 가출한 것 같습니다.”

“…”

방학 중에 말도 없이 아카데미 밖으로 나가 사람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든지.

“총장님.”

“또 왜?”

“시바르가 용사 석상을 부쉈습니다.”

“…”

아이랑 같이 놀다가 용사 석상을 깔끔하게 부쉈다든지.

“총장님.”

“…왜 부르나?”

“시바르 학생이 기숙사에서 투신했답니다.”

“당장 병원으로!!”

숲에서 이상한 걸 먹는 바람에 크게 아팠다든지.

-콰지직! 콰직!

“…”

“…”

“…대체 무슨 일인지 설명해주겠나?”

“튀튀.”

“어딜 도망쳐! 이리 오지 못해?!”

장난감(?) 가지고 놀다가 천장에서 떨어진다든지 등등.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야말로 천덕꾸러기이자 사고뭉치 그 자체.

그래도 미워할 수 없었다. 매번 사고를 쳐도 그 착한 심성은 바뀌지 않았으니까.

‘아들도 저런 식으로 사고는 안 쳤는데…’

어쩌면 신이 뒤늦게나마 시바르를 관리하라고 시련을 내린 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워하기는커녕 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로드로서는 먼저 떠난 아들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수업에 잘 갔는지 또 무슨 사고를 치지는 않았는지 지나가다가 이상한 걸 주워먹지는 않았는지.

평범한 사람과 달라도 너무 달랐지만 걱정하는 마음은 부모 못지 않았다. 그 정도로 깊숙하게 정이 들었다.

‘자꾸 사람 마음을 불안하게 만드는군.’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알게 모르게 사람 마음을 홀린다는 점이.

만약 이를 시바르가 교묘히 이용했다면 모를까 시바르는 그냥 멍청하게 지낼 뿐이었다.

가끔 누룽지맛 사탕을 주면 무표정으로 좋아하는 본능에 충실한 사람.

만약 이대로 지나간다면 모를까 시련은 전부 끝난 게 아니었다.

-푸악!

보라색으로 빛나는 창이 옆구리를 관통했다. 로드는 인상을 찌푸렸다.

위험하다. 본능적으로 그리 느꼈다. 과거 보라색과 맞상대한 적이 있었기에 더욱이.

“하 할아버지.”

“괜찮네. 옆구리만 찔렸으니.”

사실 괜찮지 않았다. 우선 지혈부터가 불가능했다.

도대체 무슨 기운을 담았는지 상처가 아물지 않았다.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허나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노릇. 중력이 수직으로 꺾인 상황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 자신밖에 없다.

1분 1초라도 버티고 또 버텨야 지원군이 올 수 있을 터. 로드는 죽음을 각오하며 ‘거짓’과 상대했다.

“그래서 남길 유언이라도 있나?”

“…”

역부족이었다. 옆구리에 난 상처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시바르를 탓할 생각은 없었다. 로드는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돌렸다.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아는구나.’

시바르가 거의 울 듯한 표정으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인간적인 표정이다.

과연 누가 저 아이를 ‘악마’의 후손이라 부르겠나. 그저 선량하디 선량한 인간에 불과한데.

사고를 많이 치긴 해도 모두가 좋아하는 아이다. 자기 잘못을 알고 고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아이.

‘미안하구나.’

해준 거라고는 딱히 없는데. 로드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만약 다시 눈을 뜨게 된다면 시바르가 원하는 건 최대한 들어주고 싶었다.

최후의 순간에 한으로 남게 된 것이 원통했다.

‘다 필요없고…’

의식이 꺼지는 순간 로드는 생각했다.

‘할아버지라는 말… 다시 듣고 싶구나.’

소박하디 소박한 소원을.

******

“…”

사람이 죽는 순간에 주마등이 흐른다고 하던가. 로드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눈이 조금 침침하긴 해도 익숙하디 익숙한 천장이다.

“…지.”

“…”

“할아버지.”

로드의 귀에 어느 한 목소리가 꽂혔다. 이 또한 익숙하디 익숙한 목소리다.

이에 멍한 정신으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리니 익숙한 외모가 눈에 들어왔다.

비록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하긴 해도 얼굴만큼은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

“…”

“저 알겠어요?”

간절한 소망이 담긴 물음에 로드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로드: 흑역사 끝!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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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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