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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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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20

로드가 기억을 되찾았다. 나를 보자마자 푸근한 미소를 지은 것부터 그의 상태를 짐작할 수 있었다.

자연히 몸 또한 완전회복할 수 있었는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

“이상하게 몸이 가벼워진 것 같네만.”

“할아버지. 젊어졌어요.”

“젊어졌다고?”

“네. 이거.”

나는 의아해 하는 로드를 대신해 거울을 갖고 왔다. 말보다는 보는 게 낫겠지.

이윽고 로드는 거울 속의 자기자신을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허…? 이게 대체…”

“뭐긴 뭐야. 반로환동이지. 축하해.”

로드가 얼굴을 더듬으며 당황하는 사이 용사가 말했다. 그에 로드가 용사를 쳐다봤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고스란히 담긴 얼굴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로드는 전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원래는 새하얀 머리와 자글자글한 주름이 어울리는 노인이었지만 지금은 중년의 나이대다.

군청색 머리카락과 수염. 마지막으로 확연히 적어진 주름살까지.

“반로환동? 내가 아는 그 경지가 맞는가? 아니 그전에 자네는 누구지?”

“뭐부터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네. 아무튼 반로환동은 맞아.”

반로환동.

환골탈태와 더불어 육체가 전성기로 회귀하는 현상이다.

보통 환골탈태를 거치면 반로환동도 자연히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반로환동은 경지가 매우 높아야 가능한 일이다. 남색이라 해서 개나 소나 가능한 건 아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로드는 남색의 마력을 지녔음에도 여전히 노인의 육체를 갖고 있었다.

반면 리제는 반로환동을 거친 건지 몰라도 젊은 시절 그대로다.

“거짓과 싸우기 전에 보라색과 상대한 적이 있지?”

“동방의 괴물과 싸운 적이 있네만…”

“아마 그거 때문인 모양이네. 보라색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었으니 흡수가 쉬웠겠지.”

용사의 설명은 이렇다. 본래 보라색의 마력을 흡수하기보다는 제거하는 게 낫다고.

하지만 로드는 전에 보라색을 상대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몸이 알아서 마력을 흡수했단다.

그 여파로 몸이 젊어졌지만 그렇다 해서 경지 자체가 올라간 건 아니라고. 보라색의 마력에 도달한 건 아니다.

“그냥 회춘했다고 생각해. 보편적인 방식과 다르긴 해도 좋은 게 좋은 거잖아?”

“으음…

로드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지 거울을 바라보며 얼굴을 더듬거렸다.

독이 반대로 약으로 작용한 셈이니 전화위복이라 할 수 있었다.

안 그래도 괴물처럼 강했던 로드인데 육체마저 전성기로 돌아간 상황.

앞으로 큰 전력이 될 거라는 건 확실하다. 어쩌면 리제 못지 않게 강하지 않을까.

“여전히 믿기지 않는군. 그나저나…”

로드는 얼굴을 더듬거리다가 나를 쳐다봤다. 그렇게 한참동안 나를 빤히 쳐다봤다.

이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을 때쯤 로드가 고개를 돌리며 다른 사람을 바라봤다.

엘리 루나 리제 순이다. 한 명 한 명 다 살펴본 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바르. 자네 머리카락은 왜 그리 됐는가?”

“음…”

설명하려면 긴데. 나는 어떻게 설명할까 고민하다가 모두 설명했다.

로드가 쓰러진 후 영혼이 점차 과거로 퇴보하던 과정. 그 과정을 보고 프로즌에 간 것까지.

프로즌에서 별의별 고생을 하다가 전대 용사와 만난 것까지 모두 이야기해줬다.

“…어디 다친 곳은 없니?”

“없어요.”

“미안하구나. 나 때문에…”

“…”

로드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아무 말없이 멋쩍게 웃었다.

모든 것이 예상 밖이었다. 거짓이 등장한 것도 용사가 나를 도와준 것도.

미래의 지식을 믿었다가 호되게 당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도움까지 받았다.

“괜찮아요. 이제 다.”

“그래.”

하지만 이제 다 괜찮다. 최악의 위기는 겨우겨우 넘겼으며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면 될 터.

미래의 지식이 완전히 허투가 된 건 아니다. ‘역사’는 몰라도 ‘사람’에 대한 건 잘 알고 있었으니.

무엇보다 제일 급한 건 따로 있다. 악마도 악마지만 누가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시간을 되돌렸냐는 것.

알아야 할 게 너무나도 많다. 단순 스토리에만 신경 쓰다가 제일 급한 걸 놓칠 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는 루나를 힐긋거렸다. 루나는 특유의 어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과연 그녀에게 스토리를 맡겨도 되는 것일까. 저 입 때문이라도 불안해 죽겠다.

“그나저나… 자네가 누구라고 했지?”

“이제야 대답할 수 있겠네. 여기 이 녀석 스승이라 생각해.”

“엑.”

로드의 질문에 용사가 루나의 머리 위에 손을 얹으며 답했다. 꽤 강하게 눌렀는지 루나가 살짝 찌부러졌다.

로드는 루나의 스승이라는 말을 듣고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다른 질문을 꺼냈다.

“뭔가 이질감이 드는군. 설마 자네도 동방의 괴물과 같은 보라색인가?”

“오? 바로 눈치챘네? 일단 맞다고 해둘게.”

“으음…”

보라색에 데인 적이 하도 많아서 그럴까. 로드는 약간 불편하다는 반응이었다.

굳이 보라색이 아니더라도 사람 보는 안목 하나만큼은 뛰어난 로드다.

어쩌면 말투로부터 용사의 비인간적 면모를 꿰뚫었을 수도 있다. 사람 심리는 기가 막히게 아는 분이다.

“자~ 어쨌거나 모두 해결됐으니까… 시바르 씨.”

“응?”

“거래는 마저 해야죠?”

그러고 보니 아직 남아있구나. 나는 몸을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거래라뇨? 시바르랑 무슨 거래를 했길래?”

“왜 이제야 말하는 거지?”

엘리와 리제가 각각 의문을 담으며 물었다. 특히 리제의 말에는 적의가 가득했다.

용사와 한 거래였으니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실제로 일종의 도박에 가깝다.

“언제 물어는 봤어? 질문부터 했어야지.”

“…”

용사가 능글맞게 답하자 리제의 눈빛이 한층 더 험악해졌다. 솔직히 좀 꼴받는 말투긴 하다.

하지만 이래나 저래나 용사와 거래를 한 건 사실이다. 나는 용사 대신 솔직담백하게 알려줬다.

“할아버지 치료하는 대가로 거래했어. 그냥 몸 진찰이래.”

“몸 진찰?”

“응.”

“진찰이긴 한데 낮은 확률로 고자가 될 수도 있지.”

저게 가장 문제다. 저 입 때문에 키우지 않아도 될 일을 크게 벌렸다.

당연히 격한 반응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다.

“시 시바르가 고자가 된다고요?”

“응. 대신 확률이…”

“안 돼요! 그건 절대 안 돼!”

의외로 리제가 아니라 엘리가 격렬하게 거부했다. 그녀는 나를 껴안으며 용사로부터 떨어졌다.

강하게 껴안은 탓에 푸근하다 못해 푹신한 감촉이 선명하다. 하마터면 입꼬리가 풀릴 뻔했다.

“확률이 낮아도 고자라뇨! 그건 너무 가혹해요!”

“음… 친구야? 그건 내 알 바가 아니고 시바르와 정당한 거래를 한 거란다. 안 그럼 내가 이 사람을 치료할 의무는 없었어요.”

“그냥 봉사했다 생각하면 안 될까요?”

“봉사는 질리거든.”

용사와 엘리 간의 언쟁이 이어졌다. 나는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안락함을 느꼈다.

그러고 보니 프로즌에 있는 동안 마음의 피로를 풀지 못했구나. 몸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더구나 엘리가 나를 껴안고 있는 자세다. 몸에 힘을 풀어도 감촉을 모두 느낄 수 있었다.

“아직 시바르랑 뽀뽀밖에 못 했어요! 적어도 그 후에 해주세요!”

“다른 남자랑 하면 되잖니?”

“당신은 쓰레기네요! 어쩜 그런 말을 할 수가!”

성격으로는 리제 못지 않게 착한 엘리의 입에서 쓰레기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실제로 그런 말이 나올만도 했다.

정말 용사를 볼 때마다 루나가 약과라는 게 느껴졌다. 적어도 그녀는 선을 넘지 않았다.

결국 한동안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을 때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루나가 입을 열었다.

“스승님.”

“왜 부르니?”

“혹시 바로 하기로 약속했었나요?”

“음?”

용사가 의문을 드러냈다. 루나는 나를 슬쩍 쳐다보더니 막힘없이 술술 내뱉었다.

“약속 기한을 정하셨는지 몰라서요. 적어도 ‘바로’라는 말은 하셨어요?”

“…아니?”

“그럼 나중에 해도 되겠네요. 스승님은 오래 사시니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잖아요.”

“…”

놀랍고도 현란한 혀 드리블이다. 용사의 자존심을 살짝 건드리면서도 실리까지 모두 챙겼다.

용사도 딱히 할 말이 없는 것이 루나의 말마따나 기간을 정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말이다.

물론 억지라 할 수도 있다. 당시 정황만 보면 즉각 거래를 이행할 것처럼 보였으니까.

“…조금 억지라 생각하지 않니?”

“아뇨?”

“뻔뻔해서 말이 안 나오는구나. 누구한테 배웠니?”

“…”

루나는 용사를 빤히 쳐다봤다. 말은 하지 않아도 충분한 대답이었다.

용사도 적잖이 어이가 없었는지 헛바람을 토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루나야. 억지도 적당히 부려야 억지란다. 네 말은 들어줄 수 없겠구나.”

“왜요?”

“왜긴 왜야. 상식적으로 그게 가능한 소리니?”

“그럼 투자에 선물은 왜 있고 빚은 왜 있겠어요?”

“…”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칠 뻔했다. 요즘 투자를 열심히 하더니 저런 단어도 아는구나.

그런데 루나야. 설마 선물까지 한 건 아니겠지? 그거 잘못하다가 완전 나가리될 텐데.

비록 나에게 미래 지식을 얻었다지만 선물이 원래 그렇다. 잘못하면 빚만 한가득 쌓일 수도 있다.

“이번 일은 빚으로 생각하시고 천천히 갚는다는 생각으로 해주세요. 시바르가 약속을 깰 사람도 아니고.”

“아까 네가 선물이라고 했지? 혹시 이자를 붙일 수 있니?”

“조금 전에 손해 보기 싫은 성격이라 하셨는데 그게 아니라 욕심이 가득하신 성격인 것 같네요.”

“허허허허허허헣.”

용사가 허탈한 웃음을 터뜨렸다. 기가 막혀서 할 말이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듣는 나조차 감탄이 나올 정도인데 당사자는 얼마나 황당할까. 혼돈의 주둥아리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신앙이 상승합니다!]

그 화려한 드리블에 카오스마저 경탄을 보냈다. 루나의 주둥이로 신앙이 오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뭐야? 제자야.”

“네?”

“너 혹시… 아냐 아니다. 이유가 있겠지.”

용사는 무어라 말하려다가 말았다. 뒤이어 내 쪽을 쳐다봤다.

엘리는 용사가 이쪽을 바라보자 나를 더욱 강하게 껴안았다. 절대 주지 않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10%밖에 안 되는데 왜 저리 단호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뉘앙스로 중얼거린 용사. 아무래도 루나의 말마따나 뒤로 미루려는 듯했다.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10%밖에 안 되는 확률이라지만 확률은 확률. 운이 없으면 10%에 당첨될 수도 있다.

“10%요?”

“그래. 제자야. 10%인데 좀 봐주면 안 되겠니?”

오죽하면 용사가 루나에게 사정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루나가 누구인가.

주둥이하면 용사 못지 않게 아니 어쩜 그 이상의 혀놀림을 보여주는 친구다.

루나는 눈을 데록데록 굴렸다. 커다란 한 방이 나올 때마다 나오는 버릇이다.

이어서 그녀는 머리를 긁적거리더니 용사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말을 꺼냈다.

“그… 스승님. 주사위 아시죠?”

“주사위는 왜?”

“그거 2번 연속 던져보세요. 같은 숫자 나오는 경우가 은근 많더라고요.”

“…”

용사는 참패했다.

[신앙이 상승합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카오스: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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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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