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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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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21

상황도 얼추 해결됐겠다 남은 건 이 좋은 소식을 널리 알리는 일이다.

로드의 상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현재 있는 인원을 포함해 그레이스와 카라를 더하면 된다.

“시바르 씨! 돌아오셨군요!”

“응. 왔어.”

가장 먼저 기숙사로 복귀해 그레이스와 만났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화색을 띠우며 맞이했다.

얼마나 기쁘면 와다다 달려와서 나를 껴안았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이런 반응은 이해할 수 있다.

“킁. 킁킁. 스으읍… 하아…”

“…”

“이 달콤한 냄새… 시바르 씨가 맞군요. 머리색이 변해도 냄새는 변하지 않죠.”

다 좋은데 냄새로 사람을 확인하는 건 좀 당황스러웠다. 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 이런 식으로 달라붙는 건 엘리가 자주 하는 행위다. 그레이스는 가벼운 스킨십만 하는 편이고.

주위에 보는 사람이 없다지만 이러는 걸 보면 그동안 꽤 심심했던 모양이다.

‘근데 달콤한 냄새라 하는 건 좀…’

방금 샤워해서 그런 거겠지. 그리 넘어갈 수 있다.

그레이스도 본인의 추태(?)를 알았는지 잠시 후 뒤로 슬금슬금 물러났다.

얼굴을 잔뜩 붉힌 채 헛기침을 하는 것이 부끄럽긴 부끄러운 모양이다. 확실히 그녀답지 않은 반응이다.

“흠. 흠. 방금 건 잊어주세요. 이게 다 시바르 씨 때문이니까.”

“나 때문이라고?”

“네. 시바르 씨가 없어서 제가 밤에 잠을 못 자잖아요.”

어이가 없긴 해도 납득이 가는 이야기다. 게다가 평소 하지도 않던 남탓까지.

남탓을 하는 건 보면 방금 그 행위가 상당히 창피했던 모양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튀어나왔겠지.

이 정도는 봐줄 수 있다. 평소 그녀의 성격도 알고 있었으니 문제될 건 없었다.

“할아버지 다 나았어. 가자.”

“정말요? 세혼빙초를 찾았어요?”

“아니. 직접 가서 보여줄게.”

여기서 말하는 것보다 직접 가는 편이 훨씬 낫다. 나는 그레이스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툭- 툭-

“케엥. 켕.”

“아. 너부리도 있었죠? 같이 가요.”

밖으로 나가려던 찰나에 너부리가 그레이스에게 안겼다. 안기기 직전 팔을 펼치며 동동 뛰는 것이 썩 귀엽더라.

나는 그레이스의 품에 안긴 너부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문득 궁금한 게 떠올랐다.

“너부리는 뭐했어? 밥은?”

“음… 알아서 잘 먹었다면 믿어줄래요?”

“믿을게.”

원체 똑똑한 놈이다 보니 알아서 다 했을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사과도 본인이 직접 깎았다.

너구리 아니 라쿤은 엄지 손가락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동물 중 하나다.

또한 너부리 본인의 지능도 꽤 높은 편이니 이것저것 알아서 생활했을 것이다.

-끼익

“음?”

“응?”

그레이스와 함께 밖으로 나섰을 때였다. 타이밍이 좋은 건지 옆방 주인이 얼굴을 비추었다.

단예린이었다. 여전한 미모를 자랑하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전과 달리 다크 서클이 내려와 있다.

원래 다크 서클은 미모를 깎는 편이지만 분위기가 분위기다 보니 퇴폐미를 발산하고 있었다.

“…시바르? 정말 시바르인가?”

단예린은 나를 보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나는 그저 손을 흔드는 걸로 인사했다. 떠나기 전 그녀에게 대충 사정을 말했다.

다만 로드의 상태에 대한 건 말하지 않았는데 소중한 사람이 아파서 떠난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안녕.”

“돌아온 것이냐?”

“응.”

“어디 다친 곳은?”

“없어.”

“다행이구나.”

단예린이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피곤한 안색이 뚝뚝 묻어나왔다.

덕분에 상당히 축적된 그녀의 피로를 읽을 수 있었다. 보아하니 그동안 잠을 거의 못 잔 듯했다.

원래대로라면 이맘때쯤 환 제국 곳곳에 반란이 터졌을 터. 아카데미에 있다지만 단예린도 그 조짐을 읽었을 것이다.

‘이연주가 어느 정도 정보를 알려줬겠지.’

단예린로서는 매일 밤마다 암살 위협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잠을 못 잤을 테고.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단예린은 내가 아닌 옆을 쳐다봤다. 너부리를 안고 있는 그레이스 쪽이다.

단예린은 한동안 그레이스를 바라보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다. 다크 서클까지 있어서 고혹적으로 느껴졌다.

“원하는 건 얻었느냐?”

“응.”

“좋은 소식이로구나. 그나저나 둘이 어디로 가는 길이지?”

“잠시 방문할 데가 있어서요.”

내가 아닌 그레이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단예린의 미소로부터 뭔가 느낀 바가 있는 모양이다.

단예린은 그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특유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부탁했다.

“그럼 잠깐 같이 가도 되겠느냐? 나도 잠시 나갈 일이 있거든.”

“그 정도야… 괜찮지?”

“네. 뭐…”

그레이스가 약간 애매하다는 얼굴로 수락했다. 이에 단예린이 미소를 지은 채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레이스 옆에 서도 되는데 굳이 내 옆을 차지한 모습. 그레이스로서는 의심이 들만한 행동이다.

하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단예린이어서 그럴까. 그레이스는 여전히 애매하다는 얼굴이었다.

“흰머리가 잘 어울리는구나. 얼굴이 되니 뭐든 잘 어울리는군.”

“고마워.”

“거기서 힘든 일은 없었느냐? 프로즌은 매우 추운 날씨로 유명할 터.”

“힘든 건 없었어. 시간이 오래 걸렸지.”

단예린은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제대로 풀었다. 오히려 그레이스가 말이 없었다.

어차피 로드의 거주지까지 같이 가는 것도 아니고 잠깐 만났다가 금방 헤어질 거라 생각했겠지.

“염치 없지만 오늘 저녁 식사에 초대해줄 수 있겠느냐? 오랜만에 그대가 해주는 걸 먹고 싶구나.”

“난 상관없어. 그레이스는?”

“네 뭐… 그러세요.”

근데 아니더라.

의도적인 건지 아니면 우연인 건지 몰라도 목적지에 거의 다 도달했을 때 헤어졌다.

그레이스는 멀어져 가는 단예린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연인가?”

“…”

슬슬 의심 단계에 접어드는 것 같은데. 사실 이것도 상당히 느린 편이다.

그레이스는 눈치가 없지 않고 오히려 빠른 편이다. 단예린이 줄다리기를 정말 잘할 뿐이다.

단예린은 처세술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란 반면 그레이스는 꽃길만 걸었다.

그래도 아예 조짐을 못 느끼는 건 아니다. 문제는 단예린이 어떻게 나올지겠지.

-덜컥

“우리 왔어.”

“오! 왔구나!”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낯익은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바로 앞에서 들린 목소리다.

그와 동시에 내 뺨을 붙잡는 손길이 느껴졌다. 내 입술이 붕어입술이 될 정도로 강한 짓누르기다.

“이 누나가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알아? 어디 다친 곳은 없지?”

“우웅.”

“머리카락이 하얘졌네? 그래도 귀여우니 됐다!”

카라였다. 언제 봐도 시원시원한 미소와 남들과 달리 진한 구릿빛 피부가 매력적인 그녀.

정말 반가웠는지 내 얼굴을 반죽처럼 주물렀다. 나는 그녀가 마음껏 만질 수 있도록 가만히 있었다.

“뭐 하시는 거예요?! 빨리 손 치워요!”

물론 그걸 마음 놓고 지켜볼 그레이스가 아니다. 그레이스가 화들짝 놀라며 격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카라는 가볍게 무시하고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미소 속에 드러난 새하얀 치아가 돋보였다.

잠깐 소란이 있긴 했지만 로드의 상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 이제 남은 건 앞으로의 일정이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악마의 간악한 계획을 얼추 알고 있었으니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다.

“음? 쟤가 왜 여기 있어?”

“절 아시나요?”

그때 용사가 그레이스를 보며 의문을 가졌다. 그레이스도 당연히 의아한 표정이었고.

용사는 한참동안 그레이스를 바라보더니 리제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했다. 잠깐 할 말이 있다는 제스쳐다.

리제는 불쾌한 표정을 지은 것도 잠시 용사의 곁으로 다가갔다. 나도 은근슬쩍 귀를 기울였다.

“야. 쟤 원래 여기 있으면 안 되지 않아?”

“시바르 씨가 해결한 문제입니다.”

“그래? 뭐 상관없지.”

대충 회귀 전의 사건을 말하는 것 같다. 원래대로였다면 그레이스는 스토리에서 아웃이었으니까.

그 사실을 대놓고 말하지 않는 걸 보면 입이 싼 편은 아닌 것 같다. 어디까지나 역사에 관해서만.

어쨌거나 사람들도 다 모였겠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하나둘씩 입을 열었다. 우선 악마와 관련된 것들이다.

“시바르가 여기 있는 이상은 악마들이 계속 침공을 시도하겠지.”

“그것도 그렇지만 세계 정세도 심상치 않아요. 약간이지만 아카데미의 중립성이 붕괴되었으니까요.”

만약 예정대로 아카데미가 붕괴되었다면 세계는 전쟁의 겁화에 휘말렸을 것이다.

‘광란’ 사태로 서로 죽고 죽이는 지옥도가 펼쳐지고 그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테니까.

악마의 짓이라는 게 밝혀져도 의미가 없다. 이미 쌓이고 쌓인 갈등은 그 사건으로 한꺼번에 터진다.

“동방의 동태도 심상치 않아요. 곳곳에 반란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는 소문이 흐르고 있어요.”

“혹시 그것도 악마가?”

“글쎄요… 거기까지는 모르겠네요.”

사실 악마는 초반과 후반을 제외하면 세계에 일절 손을 대지 않는 편이다.

자기가 손 대지 않아도 알아서 자멸하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폭탄이 불발탄으로 끝났으니 본인들이 직접 터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분명 그럴 것이다.

‘2학년 1학기까지는 아카데미에서 지내겠지.’

2학기부터 현장 체험 학습이라는 명목으로 나라 곳곳을 방문할 것이다. 그때 사건이 터지겠지.

그리고 나는 미래를 전부 알고 있다. 달라진 미래여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존재하는 법.

그걸 통해 하나둘씩 조율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든든한 조력자도 있지 않는가.

“…”

“…”

“…응? 왜?”

아닌가. 나는 멍청하게 앉아있는 루나를 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생각없는 애한테 스토리를 맡겨도 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주인공이니 괜찮을 거다.

아무튼 이런저런 의견을 나누어도 당장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일단 악마들이 뭘 할지 모르는 게 가장 크다.

용사에게 물어봤자 도움이 되는 건 없었다. 아무 보수 없이 알려줄 인간도 아니고.

“우선 자네들은 학업에 집중하고 있게. 대신 주말마다 여기 모여서 회의를 나눠야겠군.”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 같네요.”

“저도 동의해요.”

학업에 집중하되 낌새가 보이면 보고하는 식으로 노선을 정했다.

이대로 회의가 끝나려던 찰나 용사가 할 말이 있다며 손을 들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용사가 질문이 있다는 얘기에 모든 사람들이 그를 쳐다봤다. 이미 그에 대한 건 미리 말한 참이다.

“다른 게 아니라 얘한테 받을 빚이 있거든?”

용사가 나를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그 이야기를 왜 지금 꺼내는지 잘 모르겠다.

이에 의문이 들어 고개를 갸웃거렸을 때 용사가 폭탄발언을 꺼내버렸다.

“빚을 받으려면 얘가 먼저 총각딱지를 떼야 하는데 누구랑 먼저 할 거니?”

“…예?”

“…뭐?”

“그 그게… 무슨…?”

당연하게도 모두 당황했다. 용사의 입에서 적나라한 표현이 튀어나와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하지만 용사는 진지했다. 그는 당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략적으로 설명했다.

“말한 그대로야. 보아하니 너희들 전부 얘 좋아하는 것 같아서.”

“…”

“대충 어떤 거냐면…”

용사는 좀 더 세세히 설명했다. 여태까지 있던 일 전부.

처음에 당황했던 여자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흠흠. 어쩔 수 없네요. 제가 동거를 하고 있으니 제가 먼저…”

“헛소리하지 마. 어딜 새치기 하려고?”

“카라 씨도 아시잖아요? 제가 어떤 상처를 안고 있는지.”

“이제 그거 유효 기간 끝났다. 흉터를 덮다 못해 성형까지 하려고 하네.”

난리가 났다. 나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상황을 보며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혹시 일부러 그런 건가 싶어서 용사를 바라봤다. 용사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터.

용사는 난장판이 된 상황을 보더니 볼을 긁적거렸다.

“어… 내가 뭔 잘못했나?”

“…”

옆의 리제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봤다.

******

난장판이 어느 정도 진정된 후였다. 용사는 떠나기 전 루나를 불렀다.

루나는 스승과 제자끼리 따로 회포라도 푸는 건가 싶었지만 그건 아니었다.

“스승으로서 덕담은 주고 떠나야지.”

“덕담이요?”

“그래. 어쩌면 저놈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용사가 고개를 까닥거리며 말했다. 루나는 그가 턱짓으로 가리킨 쪽을 쳐다봤다.

고개를 돌리니 시바르가 여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이리저리 만져지고 있었다.

주로 얼굴을 꼬집히고 있었는데 마치 순진한 고양이 같다. 누가 봐도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제자야. 이 말 명심하렴. 저놈에게 있어서 빨간색과 보라색은 한끝 차이란다.”

“한끝 차이요?”

“그래.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사람이지. 거기서 살짝만 밀어줘도 보라색이 될 수도 있단다.”

의미심장한 말을 꺼내는 용사. 루나는 그 말을 듣고 눈을 끔뻑거렸다.

이에 용사는 피식 웃더니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토닥였다.

“지금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하지만 먼 훗날에 알게 될 거란다.”

“…”

“그 절벽에서 떨어뜨릴지 아니면 가만히 둘지 네 선택에 달려있을 거고.”

루나가 그 말을 듣고 바로 대답했다.

“…그냥 당기면 안 돼요?”

“뭐?”

“왜 밀라고 하는지 전 모르겠는데요.”

“…”

용사와 확연히 대비되는 대답이었다. 용사는 제자의 답을 듣고 한동안 말을 잃었다.

하지만 이내 피식 웃더니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기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네 생각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용사는 루나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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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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