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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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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23

루나의 핵폭탄급 주둥이로 잠시 소란이 있었지만 어찌저찌 잘 넘어갈 수 있었다.

일단 리제가 많이 바쁜 몸이라 우리 쪽에서도 배려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다고.

애당초 아카데미에서 지내는 것도 꽤 무리하는 거라고. 비잔틴이 마냥 평화로운 건 아니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시바르 형제님.”

“응.”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네요.”

“그럼 언제?”

리제도 얼추 눈치챈 부분이 있는 모양이다. 저런 말을 꺼내는 걸 보면 반쯤 확실했다.

그렇다면 언제쯤 모든 진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이냐. 내가 그런 뉘앙스로 묻자 리제가 쓴웃음을 지었다.

“말할 수 있는 건 많습니다. 그러나 완벽하지 않아 제자리걸음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

“당장 그 인간마저 무어라 말하려다가 만 적이 많을 겁니다.”

“아.”

생각해 보니 그랬다. 용사가 과거의 일을 말하려다 말고 멈칫했던 적이 많다.

더구나 그는 내 시야에서만 출력됐던 메세지까지 읽었다. 아마 그걸 통해 어렴풋이 눈치챈 거겠지.

이를 보았을 때 무슨 제약이 걸려있는 것이 반쯤 확실했다. 보라색인 용사조차 거부할 수 없는 제약이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심한 사안이길래?’

더 궁금해졌다. 카오스는 신자를 총애하는 것과 별개로 기준이 매우 엄격하다.

쾌락살인마는 절대 자신의 신도로 편입하지 않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선이 명확한 신이다.

“다만… 이것만큼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게 뭐야?”

“앞으로 가이아 교단측에서 시바르 씨를 주시할 겁니다. 불순한 목적을 가진 채로요.”

“…”

그거야 잘 알고 있다. 전에 교단의 신부가 직접 찾아왔지 않았는가.

당시에는 리제가 적절하게 커버해줘서 망정이지 그녀가 없었더라면 일이 복잡하게 꼬였을 수도 있다.

더구나 가이아 교단은 세력이 강한 편에 속한다. 아무래도 생명과 연관이 있다 보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 웬만해서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아 참고로 에리카 씨는 교육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교육?”

내가 의아하게 묻자 리제는 미소만 지었다. 그 미소에 담긴 뜻을 구태여 물어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적어도 에리카가 내 지원군이라는 것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혹시 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음… 없어. 가이아 교단만 조심하면 되지?”

“가이아 교단뿐만 아니라 악마들의 유혹도 조심해야 합니다.”

“그냥 숲에 있을까?”

조심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차라리 혼돈의 숲에 틀어박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하지만 어림도 없는 것이 이미 혼돈의 숲 전용 나침반이 발명된 상황이다. 숨어봤자 의미가 없다.

단지 너무 복잡해서 그렇다. 단순히 스토리만 진행하면 될 줄 알았는데 머리가 아프다.

“힘든 상황인 건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참고 견딜 수밖에 없군요.”

“도와줄 거지?”

“제 손이 닿는 대로 최선을 다해 도울 겁니다.”

다른 건 몰라도 리제가 같은 팀이라는 점이 든든했다. 보라색과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존재.

물론 이것도 악마에 한해서지만 당장 적대적인 보라색은 악마들밖에 없다.

동방의 괴물딱지가 적대하지 않는 이상에야 따로 걱정할 건 없었다.

“아참. 시바르 형제님.”

“응?”

“몸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싶다면 혼돈의 숲 깊숙한 곳에서 2~3일 정도만 생활하시면 될 겁니다.”

“…?”

리제는 떠나기 전 나에게 그리 말했다. 참고로 지금도 몸에 털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분명 제모한 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자라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재생 때문일까.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리제가 저런 조언을 꺼내니 나로서는 의아해질 수밖에 없었다.

“내 몸을 알아?”

“네. 누구보다 잘 안다고 자부할…”

무어라 말하려다가 멈칫하는 리제. 참고로 메시지는 따로 출력되지 않았다.

그녀는 미묘한 표정으로 내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헛기침을 했다. 동시에 미약한 홍조가 피어났다.

“…루나 씨 때문에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어쨌거나 시바르 형제님의 몸은 매우 특별합니다. 환경에 맞춰 몸이 변화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죠.”

대충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프로즌에 있을 때도 그리 느꼈다.

처음에는 추워 죽을 뻔했지만 몬스터 몇 마리를 먹다 보니 어느새 털이 숭숭 자라더라.

따라서 혼돈의 숲 깊숙한 곳에 있는 몬스터를 잡다 보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어디까지나 이론밖에 없던 거라 약간 애매했지만 리제가 친히 설명해줬다.

“이유도 알지?”

“네.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시바르 씨의 출생과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혹시 보라색이야?”

“어?”

리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대놓고 말하자 놀란 모습이다.

출생과 관련된 부분은 이미 거짓이 어느 정도 밝혔다. 이 몸뚱아리 아니 내가 누군가의 ‘환생’이라는 사실까지.

환생과 더불어 회귀까지 진행된 몸이다. 나 스스로 김치피자탕수육으로 비유했던 기억이 났다.

“알고 계셨나요?”

“거짓이 알려줬어. 그 여자의 환생이라고.”

“흠… 그렇군요. 다행히 그 대머리 독수리도 전부 알려주지는 않았네요.”

출생 자체는 별로 상관없는 건지 리제도 고개를 끄덕였다. 불쾌하다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거짓을 대머리 독수리라 칭하다니. 하마터면 웃음이 터질 뻔했다.

보라색에 달하는 존재에게 대머리라 까는 사람은 리제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튼 시바르 형제님께서는 ‘진화’에 특화된 몸을 가졌을 겁니다. 어느 환경이든 쉽게 적응할 수 있겠죠.”

“진화?”

“네. 그리고 굳이 식사를 하지 않아도 몸이 서서히 적응할 겁니다. 만약 타타르로 간다면 사흘 내로 피부색이 바뀌겠죠.”

그건 좀 신기하네. 나는 내 몸을 이리저리 살펴봤다.

“아. 참고로 피부색이 유달리 새햐안 건 그냥 유전입니다. 적응으로 잠시 바뀔 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올 거예요.”

“…”

설명 고맙습니다. 덕분에 제 의문이 하나 해결됐어요.

이후로 리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헤어졌다.

나는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비밀이 많아도 정말 많은 여자다.

과연 언제쯤 모든 비밀을 알려줄까. 그리고 어째서 그녀에게 제약을 건 것일까.

궁금한 게 산더미 같았으나 하나둘씩 해결하는 게 가장 좋겠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아직 시간은 많아.’

이것저것 신경 쓰다가 이도저도 안 될 수도 있다. 나는 그리 생각하며 몸을 돌렸다.

리제가 떠난 것과 별개로 안에 남은 사람들이 있다. 저마다 할 일을 분담하고 있을 터.

사실 할 일이라고 해봤자 별거 없다. 아카데미 생활만 잘 보내면 끝이다.

그나마 관심을 줘야하는 사람은 카라다. 동방 다음으로 위기가 발생하는 곳이 타타르니까.

‘원래라면 동시다발적으로 터지지 않나?’

원 역사대로라면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동방은 소문만 무수할 뿐 반란이 터지지 않은 상황. 반면 타타르는 아니다.

어느 순간 ‘돌발 이벤트’ 식으로 터질 예정이다. 그게 언제인지 전혀 알 수 없다.

‘방학 때 갈 수도 있고.’

제일 좋은 시기는 역시 현장 체험 학습이다. 생존 수업이라는 명목으로 타타르로 가니까.

문제는 그때가 언제인지 모른다는 것. 결국 역사의 흐름이 아닌 사람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주요 인물이랑 전부 친해서 다행이지.’

나는 그리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니 고요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이에 의문을 품고 안을 살펴보니 아무도 없더라. 대신 뒷마당에서 소음이 들렸다.

병장기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다. 익숙하다면 익숙한 소음.

‘대련이라도 하는 건가?’

그럴 가능성이 높다. 로드가 젊어졌으니 전력 파악은 필수일 터.

나까지 갈 필요가 없으니 의자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 테이블 위에는 먹다 남은 과자가 있다.

별로 남지도 않았으니 먹어도 되겠지. 때마침 입이 심심하던 차였다.

‘대련이 끝나면 루나랑 얘기도 좀 나눠야겠다.’

핵폭탄급 주둥이를 보유했다지만 싫으나 좋으나 한 배를 탄 운명이다.

적어도 그녀에게 알려줄 수 있는 건 최대한 알려줄 생각이다. 꽁꽁 숨겨놓았던 내 비밀도 함께.

야생인 코스프레를 하지 않아도 되냐고? 단적으로 말하자면 상관없다.

적어도 루나는 별로 개의치 않아 할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이건 확신할 수 있다.

“으아… 진짜 힘들어 죽겠네…”

“전보다 더 강해진 거 맞죠?”

“전부 다 같이 덤볐는데도 이러는 걸 보면 확실하지.”

시간이 흘러 대련이 끝났다. 다들 녹초가 된 반면에 로드는 예상대로 멀쩡한 모습이다.

대충 듣자하니 젊어지기 전보다 확실히 강해졌다고. 이 사실이 널리 퍼지면 로드의 위상이 더욱 올라갈 거라는 말은 덤이다.

이제 곧 있으면 방학도 끝나고 신입생들이 들어올 터. 그전에 본인의 상태를 교수들에게 말할 계획이란다.

“루나.”

“응?”

“잠깐 얘기 좀 하자.”

“알았어.”

다들 지쳐서 쉬는 동안 나는 잠깐 루나를 불렀다. 루나는 의외로 지친 기색이 아니었다.

이윽고 뒷공터로 온 후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우리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은 없을 터.

로드가 몰래 들을 걱정도 하지 않았다. 그는 교수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 참이니까.

“너한테 말할 게 있어. 나랑 관련된 거야.”

“너랑?”

“응. 사실…”

나는 그녀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설명했다. 우선 없어진 내 미래에 대해서다.

원래 평범한 가정에서 평범하게 성장했지만 모종의 이유로 이리 된 거라고.

또한 그것이 내 미래’였던’ 시간이며 누군가의 농간으로 시간이 강제로 되돌려졌다는 것도 밝혔다.

처음에는 과연 이것까지 말해도 될까? 라며 고민했다. 그러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내린 결정이다.

앞으로 루나는 나와 함께 수많은 스토리를 헤쳐나가야 할 텐데 신뢰를 줄 필요가 있었으니.

“정말로? 그게 전부 다 사실이야?”

“응.”

당연하게도 루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했다. 좀처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예상한 바다. 뒤이어 그녀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혀 몰랐네. 그게 다 사실이야?”

“응.”

“난 진짜 야생인인 줄 알았는데?”

“…”

고도의 돌려까기인가? 나는 눈매를 좁히며 루나를 쳐다봤다.

그런 내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건지 루나가 헛바람을 토했다. 본인이 더 어이없어하는 반응이다.

“시바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네가 여태까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음…”

루나의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했다. 우선 첫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기념탑을 맨손으로 등반한 것부터 시작해서 이후에 이어진 기상천외한 기행들.

과연 이걸 평범한 사람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몇 번을 생각해도 ‘아니’라는 대답이 나왔다.

“모르겠는데?”

그래도 애써 모르는 척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이익을 위해 그런 짓을 저지른 거다.

하지만 우리의 루나가 보기에는 영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녀가 짜디 짠 시선으로 말했다.

“시바르. 둘 중 하나 골라.”

“응.”

“정신병자로 살기 아니면 야생인으로 살기.”

“…”

가불기를 걸어버리네.

[신앙이 상승합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루나: 이게 바로 죽음의 이지선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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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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