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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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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37

이런 말이 있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자신감이라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만약 주눅 든 사람과 어깨를 당당하게 편 사람들이 있다 하면 누구를 고르겠는가. 당연히 후자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당당하다. 로드에게 혼날 때를 제외하면 주눅 든 적이 거의 없다.

‘로드는 무서우니 주눅 들 수밖에 없지.’

다른 건 몰라도 로드가 혼낼 때는 자연스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더라.

십중팔구 내가 잘못해서 혼나는 거거든. 이건 나도 딱히 할 말이 없다.

도망쳐도 소용없는 것이 로드라면 끝까지 쫒아와서 나를 무릎 꿇릴 사람이다.

그러니 내가 소심해질 이유는 하나도 없다. 말을 더듬지 않고 당당하게 면접을 보면 쉽게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어차피 교수님들께서도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 많을 거예요.”

“응.”

면접이 시작되기 직전. 나는 훈련장이 아닌 면접실 앞에서 그레이스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그레이스는 면접을 보지 않지만 내가 걱정되서 틈틈이 도와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선 평소 무뚝뚝했던 말투를 버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미소 짓는 얼굴까지.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첫 인상이라며 누누이 강조했다.

“자. 웃으세요.”

“이렇게.”

“…”

웃으라고 하자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그레이스가 얼빵한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는 얼굴이 서서히 붉어지더니 이내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피웠다.

“흠. 흠. 딱히 웃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솔직히 시바르 씨는 잘생긴 편이니까요.”

“다른 사람도 전부 잘생기거나 예쁜데.”

“시바르 씨는 시바르 씨만의 개성이 있잖아요? 빨간 눈이 얼마나 매력적인데.”

그런가. 나는 괜스레 민망해져서 뺨을 긁적거렸다.

그녀가 말한 대로 내 빨간 눈도 개성이라면 개성이지만 우리 중에 단연코 압도적인 건 카라다.

남들과 확연히 대비되는 구릿빛 피부에 초록색 눈동자. 시원시원한 미모에 여자치고는 큰 키.

피부색 때문에 차별을 적지 않게 받았으나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지금은 개성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레이스도 보라색이 예뻐.”

“그 그거야 당연한 거 아닌가요? 후훗.”

그레이스가 머리카락을 우아하게 쓸어넘기며 대답했다. 쑥스러운 건 어쩔 수 없는지 얼굴이 전보다 빨개졌다.

그레이스는 신의 상징이라 칭해지는 보라색 눈동자와 머리카락을 갖고 있다. 사실 베르체 공작가의 특징이다.

마트라 제국에서도 꽤 중요한 상징으로 취급된다고 했나. 그만큼 보라색은 매우 중요하다.

“그나저나 아까 제가 뭐라고 했죠? 교수님들께서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게 뭐라고 질문하시면?”

“예의.”

“어째서냐고 묻는다면요?”

“예의가 사람을 만들기 때문에.”

“때문입니다. 라고 대답하셔야 해요.”

면접실에 먼저 들어간 사람이 나올 때까지 그레이스는 열심히 나를 지도했다.

그레이스는 내가 조교직에 떨어져도 크게 상관없을 텐데 유독 지극정성이다.

듣자하니 이런 거 하나하나가 훗날 중요한 양식이 될 거라나 뭐라나. 그래서 그냥 잠자코 들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도와주는데 모르는 척할 수도 없다. 이게 가장 크다.

-끼익

“어우. 떨려서 죽는 줄 알았네.”

잠시 후 면접실 문이 열리며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다. 카라였다.

꽤 긴장한 건지 카라는 한시름 놓았다는 표정이었다.

“많이 어려웠어요?”

“그냥 생소해서 그래. 면접은 아카데미에 입학할 때만 봤거든.”

카라는 말보다는 전투를 선호하는 전사다. 면접을 치른 적이라 해봤자 입학 때밖에 없었겠지.

게다가 그 입학조차 헥토르가 곁에 있었을 테니 꽤 생소할 것이다.

“다음 분 들어오세요.”

“들어오라네. 어서 들어가.”

“응.”

“힘내세요!”

나는 그레이스의 힘찬 응원을 받으며 면접실로 들어갔다. 면접실 자체는 내가 알고 있는 면접실과 비슷했다.

앞의 책상에는 교수들이 앉아있고 맞은편에 내가 앉을 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구도.

익숙하다면 익숙하지만 지구에서도 면접을 치른 적은 거의 없어서 조금 긴장됐다.

특히 잘못 했다가 조교가 되지 못한다면 레이나를 케어할 수 없었으니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거기 의자에 앉게나.”

4명의 교수 중 굵직한 인상을 지닌 남자 교수가 손으로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정중한 말투와 상반되는 험악한 인상이다. 말보로가 짧은 스포츠 머리인 반면 남자는 아예 대머리였으니.

더구나 머리에는 X자 흉터가 커다랗게 새겨져 있었다. 저 얼굴은 나도 익히 알고 있다.

‘말보로의 불알친구라고 했나.’

말보로의 친구이며 이름은 디스다. 끼리끼리 논다는 말처럼 친구의 이름마저 담배 이름이다.

심지어 말보로의 아들마저 담배 이름이었으니 말다했지. 여러모로 오묘한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이름이… 시바르. 출신은… 넘어가겠네.”

출신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시원하게 넘어가는 디스. 나는 질문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이어서 한참 동안 서류를 뒤적거리던 디스는 깍지를 끼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우선 첫 질문부터 하겠네. 조교를 신청한 이유가 뭐지?”

“새로운 얼굴을 익히기 위해서입니다.”

“새로운 얼굴을 익히기 위해서라. 좀 더 자세히 대답해주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배웠습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 저 또한 발전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습니다.”

참고로 그레이스가 직접 가르쳐 준 대답이다. 원래 나는 짤막하게 대답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포장을 넘어 아예 고급스러운 향신료까지 뿌려줬다. msg 말이다.

그래도 맛있으면 된다. 교수들도 내 대답을 듣더니 다들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으니까.

“좋은 대답이로군. 성적도 꽤…”

디스는 성적 얘기를 하다가 말고 멈칫거렸다. 서류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 몰라도 저거 때문이겠지.

이어서 그는 옆의 교수와 무어라 의논을 나누었다. 귀가 밝은 나에게도 들리지 않는 매우 작은 소근거림이다.

소근거림이 끝나자 디스가 아닌 그와 이야기를 나눈 교수가 나에게 질문했다. 연약한 인상에 아담한 체격을 가진 여교수였다.

“성적이 훌륭한 것과 별개로 수업 관련 물품을 상당수 파손시킨 전적이 있네요. 이때문에 벌점을 상당수 받았고요.”

“네.”

“혹시 그래야만 했던 이유가 있으신가요?”

“힘조절이 힘들었습니다. 입학 전까지는 힘조절을 할 이유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

솔직담백하게 대답하자 다들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저건 예상치 못한 질문이다.

기물파손으로 벌점을 와장창 받은 거? 대답 그대로 힘조절에 실패하는 바람에 부순 것이다.

“게다가 시험 도중 몸을 아끼지 않는 방법을 자주 사용하셨는데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셨나요?”

“네. 하지만 추천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유는요?”

“위험하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

-피식

어이가 없었는지 멍 때리는 교수가 아닌 다른 교수가 피식거렸다. 나는 최대한 침착을 유지했다.

예상했던 것과 다른 질문이 우수수 쏟아졌다. 과연 멀쩡히 통과할 수 있을지 슬슬 걱정스러웠다.

“그러면 다음 질문. 방금 전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했는데 그 사회적 동물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게 뭐죠?”

이번에는 피식 웃었던 교수가 질문했다. 전반적으로 깐깐하게 생긴 이미지다.

원래라면 여기서 그레이스가 알려준 대답을 꺼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나는 깐깐한 인상의 교수를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언어입니다.”

“언어?”

언어라고 하자 깐깐했던 교수의 인상이 살짝 풀렸다. 의외라는 반응이다.

다른 교수도 비슷한 반응이었는데 좀 더 설명하라는 권유에 천천히 말을 이었다.

“여기에 들어오면서 깨달은 게 많습니다. 언어가 같다고 해서 싸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언어라도 통해야 야만인 취급을 덜 받더라고요.”

“다소 예민한 사안인데 왜 그리 생각하시죠?”

“직접 겪었습니다.”

“…”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직접 겪은 경험이다. 너희들이 무슨 말이라도 할 수 있겠는가. 나뿐만 아니라 카라도 똑같은데.

그런 뉘앙스로 답하자 교수들이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아마 많은 생각이 들 것이다.

“피부색이 다르다고 차별하는 동물이 사람입니다. 조금이라도 다르면 비교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언어라도 같아야 조금이라도 사회적 동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기와 달리 생각이 깊군요.”

“감사합니다.”

썩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는지 깐깐했던 교수의 인상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그러면서 종이에 뭔가를 적기까지.

가산점은 따놓은 당상이다. 이로서 조교직에 한 발짝 더 나아갔다.

“학생이 말한 사회적 동물이 된다면 그 다음에 중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시죠?”

“예의입니다. 예의가 사람을 만듭니다.”

“예의라… 어째서죠?”

“음…”

나도 처음으로 고민했다. 그 이상은 그레이스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어차피 방금 전 말로 가산점을 어느 정도 딴 것 같으니 내 생각을 곧이곧대로 말해도 괜찮을 것이다.

이에 나는 교수들을 훑어보다가 당당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의가 사람을 만든다면 예의를 모르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럼 뭐죠?”

“짐승입니다.”

“…짐승?”

짐승이라 답하자 교수들이 순간 벙찐 표정을 지었다. 나는 막힘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짐승은 말이 아니라 몽둥이로 다스려야 합니다. 사람의 말을 하는데 예의를 모른다면 결국 짐승보다 못하다는 뜻이죠.”

“어… 그 말씀은… 예의를 모르는 사람은 몽둥이로 다스려야 된다는 겁니까?”

“그렇게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당당히 선언했다. 예의를 모르는 놈들은 친히 몽둥이로 다스릴 거라고.

그 선언에 교수들이 서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어지간히 당황했는지 내 귀에 다 들어왔다.

‘야. 그러고 보니 쟤 징계 기록이…’

‘말을 함부로 했다가 혀를 잘랐다고 했나?’

‘그런데 그거 기록 보면 혀가 잘릴 만하던데?’

‘우리가 통제만 잘하면 더할 나위 없는데…’

‘원래 짐승을 통제할 때 짐승이 더 잘하잖아.’

의논은 아까보다 오래 이어졌다. 내 발언이 꽤 위험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나 말하지 않고 훗날 사고를 쳤다가 어떤 후폭풍이 몰아칠지 모른다. 원래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내가 직접 목줄을 쥘 테니 알아서 통제해라. 나는 이런 식으로 말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흠흠. 알겠네. 꽤 위험한 사상이긴 하지만… 학생들이 잘만 따라주면 폭력을 쓸 이유도 없겠지.”

“감사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묻겠네. 조교로서 통솔력이 중요한데 어떻게 입증할 건가?”

통솔력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무력을 보여준다면 통솔력은 걱정할 게 없다.

허나 나는 다른 방식을 채택했다. 나는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교수들을 향해 말했다.

“그전에 뒤에 있는 시계를 봐주시겠습니까?”

“시계?”

내 부탁에 교수들이 전부 시계 쪽을 쳐다봤다. 현재 시간은 1시 반이다.

나는 한 명도 빠짐없이 시계를 보자마자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이게 통솔력입니다.”

“…”

교수들이 황당한 표정을 짓는 건 당연한 이야기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시바르: 짐승은 몽둥이로 다스려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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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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