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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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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47

그레이스는 카라의 돌발행동으로 쓰러지고 곧장 후송 조치됐다.

기절하자마자 늘 그랬듯이 보호막이 생성되는 것까지는 똑같았다.

다만 후송 조치가 이루어진다는 설명처럼 보호막이 생성됨과 동시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보아하니 보호막에 텔레포트 장치가 설치돼 있는 것 같다. 이거라면 안전하게 후송조치할 수 있겠지.

이연주도 그레이스가 후송 조치되자 다시 기지로 복귀했다. 우리를 보면서 머쓱한 미소를 보여준 건 덤이다.

그리하여 남은 사람은 나와 카라 둘뿐이었다. 원래라면 평소처럼 떠들고 놀았겠지만 이번만큼은 힘들 것 같았다.

“…”

“…”

쥐 죽은 듯한 침묵이 우리 사이에 가라앉았다.

카라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힌 채 고개를 푹 숙였고 나는 그 옆에 앉아 입술을 더듬거렸다.

아직도 생생히 느껴졌다. 카라와 입술이 서로 맞닿았던 그 감촉이. 지구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촉이다.

처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었으나 이제야 와닿았다. 분명 카라는 나와 키스했다.

그것도 그레이스가 보는 눈 앞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녀의 마음을 모르면 이상하다.

‘…근데 언제부터지?’

나는 입술을 더듬거리면서 카라를 힐긋거렸다. 그녀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바닥만 내려다 보고 있었다.

카라가 나에게 친구 이상의 호감을 갖고 있다는 건 조금씩 알고 있었다. 확신이 서질 않아서 그렇지.

숲에서 살다 보니 눈치가 다 죽었기도 하고 지구에서조차 이와 비슷한 경험은 없던 것으로 기억했다.

아닌 말로 카라처럼 예쁘고 매력 넘치는 여자가 먼저 다가올 이유가 없었으니. 신선하다면 신선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나…’

카라도 카라 나름 고민하고 있을 테지만 나도 고민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관계만 어색해질 뿐이다.

차라리 확실하게 매듭을 짓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키스를 했다만 카라의 충동적인 행동에 가까웠으니까. 정말 애매하다.

“…시바르.”

굳어버린 머리를 최대한 굴리고 있을 때였다. 바닥만 내려다 보고 있던 카라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에 고개를 돌리니 나를 곁눈질하던 카라와 딱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치자마자 다시 시선을 돌렸다.

이윽고 그녀는 얼굴을 붉힌 채 입을 우물거리더니 머리를 긁적거렸다. 본인도 어떻게 해야 될지 난감해하는 모습이다.

“그… 방금 내가 한 거.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어?”

“뽀뽀?”

“…잘 알고 있구나. 그래. 가벼운 키스가 곧 뽀뽀지.”

이어지는 길고 긴 침묵. 나도 딱히 뭐라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었다.

아마 카라도 이런 적은 처음이겠지. 나는 최대한 소울 월드의 지식을 쥐어짜냈다.

플레이어가 여자가 아닌 남자일 때도 호감도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 그냥 친한 여사친 정도.

이성적인 호감을 드러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여사친이라 해도 가벼운 키스는 거의 하지 않았다.

여사친에서 여자친구로 넘어가는 단계라면 모르지. 생각해 보면 여태까지 카라의 호감도를 착착 쌓긴 했다.

“…혹시 그게 어떤 의미인지는 알아?”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카라가 다시 한번 조심스레 물었다.

나는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하다가 단순명료하게 말하기로 정했다. 이럴 때는 정면돌파가 답이다.

“좋아하는 사람. 엘리가 가르쳐줬어.”

“맞아. 좋아하는 사람끼리 하는 거지.”

“카라 나 좋아해?”

“…”

뒤가 없는 돌직구를 날리자 카라가 입을 꾹 다물었다. 동시에 갈색 피부가 무색할 정도로 피부가 달아올랐다.

그녀로부터 확답을 들어야 앞으로의 내 행보가 정해질 것 같았으니. 사실 이건 나도 고민이 되는 사항이다.

언젠가 이 세계의 스토리를 모두 클리어하고 난다면 나는 돌아가야 되는 입장이니까.

비록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지만 고향에 대한 애정은 잊지 않았다.

이걸 버릴 만큼 애정을 쏟아부을 수 있을지 아니면 애매한 관계로 남을지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다.

“…싫어한다면 거짓말이겠지. 안 좋아한다고 해도 거짓말이고.”

“그러면?”

“너 좋아하는 거 맞아. 이건 진실이야.”

담담하지만 본인의 마음을 당당하게 고백한 카라. 입가에 지어진 미소를 보아 후련한 모양이다.

하지만 저 말조차 꽤 애매했다. 과연 그녀는 뭐가 걸리기에 저런 말을 하는 것일까.

카라도 이 점을 느끼고 있는지 고개를 들며 앞을 쳐다봤다.

“그런데 그거 알아? 너 좋아하는 사람 진짜 많다는 거. 특히 여자들이.”

“…?”

“표정을 보니 정말 모르는 모양이네. 당장 그레이스가 방금 그 조항을 걸었잖아. 엘리랑 루나도 비슷할걸?”

듣고 보니 그런 것 같다. 그레이스도 딴에는 정조를 지켜줬다는 명목으로 이상한 조항까지 넣었다.

엘리도 내가 응석을 부릴 때마다 드넓은 마음으로 받아줬다. 심지어 언제든지 와도 된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루나는… 잘 모르겠다. 그녀는 동반자 느낌에 가까웠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물론 나만 그렇게 느껴진 거지 카라의 눈에는 다르게 비추어졌을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아질 수도 있어. 소문이 퍼지면 퍼질수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애들이 많아질 거거든.”

“카라는?”

“난 네 마음이 더 중요해. 시바르 너는 사랑을 느낀 적이 있어?”

“…”

나는 시선을 회피했다. 차마 눈웃음짓는 카라의 얼굴과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느낀 적이 없어도 엘리가 가르쳐줬으니 대충 알긴 알 거야. 다만 이건 아는 것보다 직접 느끼는 게 중요해.”

“으음…”

“너도 문명에 익숙해지고 인간 관계가 좀 더 세밀해지면 자연스레 알게 될 거야. 아직은 아니겠지만.”

카라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얘기해줬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만 그냥 가만히 있었다.

원래 꿈보다 해몽이라 하지 않았는가. 내 알맹이가 시커먼 어른이라는 건 말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러니 훗날 깨닫게 됐을 때 선택하면 돼.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 누구를 고를 건지. 고민이 된다면 아예 전부 다 고르는 것도 방법이야.”

“…그래도 돼?”

“안 될 이유는 없지? 나도 공주라지만 직위에 가깝거든. 타타르는 대대로 투표를 통해 족장을 선출했어. 국가를 건설한 후에도 마찬가지고.”

그러고 보니 타타르의 정치 구조는 다른 나라에 비해 꽤 신선한 편이다. 민주주의적이라고 해야 할까.

부족 생활은 그 특징상 연장자를 우대하고 자연스레 족장 또는 추장이 되는 구조다.

하지만 타타르는 누가 가장 지혜로운가를 투표하여 선출하는 방식이다.

그 방식이 국가 건설 이후에도 이어져 민주주의로 변모한 것이다.

“내가 다음 대 왕이 된다는 확정도 없어. 아버지도 내 마음이 이끄는 방향으로 살아도 된다 하셨고.”

“…”

“무엇보다… 너에게 미안한 것도 있거든.”

“미안해?”

카라가 나에게 미안할 일이 있나. 혹시 헥토르가 다짜고짜 나에게 대결을 신청했던 때를 말하는 건가.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드러내고 있을 때 카라는 입을 우물거리며 망설였다. 차마 말하기 힘든 부분인 듯했다.

뒤이어 그녀는 나를 힐긋거리더니 한숨을 내쉬며 머리를 헤집었다. 꽤 복잡한 사안인 모양이다.

“…아니야. 이건 나중에 알려줄게. 신입생 연회 때 술도 주려나? 그때 말하면 될 것 같네.”

“나쁜 거야?”

“나쁜 거야. 그것도 엄청. 내 자신이 역겨워질 정도로.”

꽤 심각한 부분인 듯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녀가 나에게 저지른 잘못은 없었다.

카라와의 기억은 대부분 좋은 기억들밖에 없다. 대련 당시 두들겨 팬 걸 빼면은.

게다가 그 대련조차 시간이 흘러 악감정은 전혀 없었다. 지금처럼 좋은 관계로 남았다.

“그러니까 천천히 결정해도 돼. 아까 그 키스… 는 없었던 걸로 하고. 알았지?”

“응.”

“대답은 잘하네. 정말이지 귀여워서라도 포기할 수 없다니까.”

카라가 내 볼을 꼬집으며 애정을 표현했다. 가만 생각해 보면 이런 행위도 호감 표현의 일종이었다.

이어서 그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번 사태로 관계가 좀 더 돈독해졌달까.

대신 계약은 맺지 않았다. 방금 전 그레이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나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나 뭐라나.

“대신 살살 좀 부탁할게. 이것저것 다 부숴먹지 말고. 알았지?”

“응.”

“아. 그리고 노래 부른 건…”

“에베베베.”

나는 귀를 꽉 막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건 내가 모른 척할 거다.

비록 카라뿐만 아니라 이연주도 내 흑역사를 직접 관전했으나 그건 천천히 해결하면 될 문제다.

카라는 내 딴청에 피식 웃더니 그대로 복귀했다. 신입생 연회 때 할 일은 많지만 카라와 개인적인 일도 있을 것 같다.

‘근데 내가 뭐했다고 호감도가 쌓인 거지? 이해가 안 가네.’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자. 우선 엘리부터 시작이다.

엘리는 망키로부터 구해줬으니 호감도가 자연스레 상승했을 것이다. 이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다.

그레이스도 마찬가지. 내가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정조가 더럽혀졌을 것이며 평생 동안 얼굴을 못 봤을 것이다.

이 둘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지만 루나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남들이 보기에는 루나가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일 터.

‘내가 없는 사이 입이라도 털었나?’

당장 가능성이 높은 건 이것밖에 없다. 이건 조금씩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카라가 떠나고 노래나 듣고 있을 때쯤이었다. 이번에는 춤을 추지 않고 조각에만 집중했다.

“시바르 씨! 시바르 씨 있어요?!”

“?”

“아! 있다! 시바르 씨!”

하염없이 조각만 하고 있을 때쯤 그레이스의 다급한 목소리가 귀를 때렸다.

이에 고개를 드니 그레이스가 헐레벌떡 달려오고 있었다. 목소리처럼 꽤 급박해 보이는 표정이다.

“적태양 아니 카라 그 사람은요?! 어디에 있어요?”

“갔어.”

“가 갔어요? 계약도 안 하고?”

“응.”

“아아…”

털썩-

카라가 갔다는 말에 힘이 풀린 것일까. 그레이스가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보아하니 부활하자마자 이쪽으로 달려온 것 같은데 마법사인 그녀의 체력으로는 꽤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은 그녀에게 다가가던 도중에 고개를 돌렸다. 다른 기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있었구나. 음악 소리가 들리는데 그건 뭐야?”

 

루나였다. 아까 전에는 이연주랑 같이 왔는데 워낙 급하다 보니 함께 따라온 듯했다.

나는 그녀가 거주지를 둘러보는 동안 그레이스부터 부축했다. 땀 때문에 들러붙은 머리카락도 일일이 치워줬다.

“괜찮아?”

“하아…”

내 걱정에 그레이스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려 나와 얼굴을 마주했다.

그토록 날카로웠던 눈매가 살짝 누그러졌지만 머지않아 인상을 쓰면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기운을 차린 것 같아 다행이었지만 다음에 이어진 그녀의 행동은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텁-

“응?”

“원래는 계약에 넣겠지만…!”

그레이스가 내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조금 전 카라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속으로 설마하면서 약간 불안해졌을 때 그레이스가 내 얼굴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쪽!

카라가 했던 것처럼 입에 느껴지는 촉촉한 감촉. 그러나 그레이스는 뭔가 달랐다.

입술을 맞댄 것까지는 좋았지만 빨아들이는 느낌이 더 강하달까. 단순 묘사가 아니라 거의 집어삼킬 기세다.

천만다행히 혀는 안 집어넣었더라. 그냥 뽀뽀의 강도를 더 강하게 한 수준이다.

“그 사람은 여기만 했죠? 저는 여기도 해줄 수 있어요!”

쪽- 쪼옥- 쪽!

문제는 한 번이 아니었다는 것. 입술 다음으로 뺨 턱 목 등등. 얼굴 전체적으로 키스를 퍼부었다.

어안이 벙벙해져서 차마 그녀를 떼어내기도 애매했다. 그냥 잠자코 있을 뿐이었다.

“후우…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더 이상 그 여자의 감촉은 기억이 안 나시죠?”

“…”

너무 진해서 문제다. 나는 얼얼하기까지 한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었다.

당최 상황 파악이 안 될 때쯤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 보니 구경꾼이 한 명 있었다.

“와…”

이유는 몰라도 루나가 입을 떡 벌리며 감탄하고 있더라.

너는 왜 감탄하고 있는 건데.

[신앙이 상승합니다!]

그럴 줄 알았어.

******

한편 교수들 입장에서는…

“루나 학생이 충격을 받겠군.”

“그러게요. 입까지 떡 벌린 걸 보면… 충격이 꽤 큰 모양이에요.”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겠군. 하지만 이건 개인적인 일이니 도움을 줄 수도 없을 거다.”

막장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교수들: 눈 앞에서 좋아하는 사람을 NTR 당하는 학생들을 시청하고 있음=개꿀잼

루나: 아무 생각 없음. 그냥 감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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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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