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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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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2

하루가 흐르며 비잔틴으로 떠나는 날이 다가왔다. 하지만 바로 출발하기는 애매했다.

마차를 이용해야 되는 만큼 각종 준비물이 필요했으며 노숙도 해야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길이 잘 닦여있다지만 몬스터 또는 짐승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아직 철도가 개통되지 않았기에 이런 수고를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어디 보자. 침낭이랑 성냥. 그리고 음식들. 이 정도면 되려나?”

“경유지마다 마을이 있으니 너무 많이 챙겨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총장님 생각은 어떠세요?”

“맨몸으로 가도 충분하네.”

출발일이 다가오고 우리는 총장실에 모여 의논을 나눴다.

참고로 여행 경험이 남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로드에게 조언을 구했다.

아니. 조언을 넘어서 함께 떠나기로 결정된 상황이다. 덕분에 불필요한 걸 넘길 수 있었다.

“그나저나 총장님께서 자리를 비우셔도 되나요?”

물건을 고르고 있던 루나가 질문했다. 확실히 로드가 자리를 비우는 건 아카데미 입장에서 어려운 일이다.

방학이라 해서 널널해지는 건 절대 아니다. 교관들도 복귀 혹은 휴가를 내는지라 전력 손실이 난다.

그런 상황에서 로드까지 자리를 비운다면 위급 상황에 대처가 어렵다. 이걸 우려하는 것이다.

“걱정 말게나. 설령 일이 터져도 10분 내에 복귀할 수 있으니.”

“어떻게요?”

“방법이 있다네. 나만 할 수 있지.”

“… …”

루나도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무려 검성이나 되는 인물이 자신만만하게 답했다.

필히 방법이 있겠지. 저건 허세가 아니라 자신감이다.

“게다가 나도 생명의 신전에 방문할 일이 있어서 말일세.”

“총장님도요?”

“그래. 거기서 병세를 모두 해결할 생각이라네. 점점 호전되고 있다지만 잔기침은 여전해서 말이지.”

로드의 중독 증세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내가 알맞은 약초를 구한 덕분이다.

혹시 소문이라도 날까 봐 약초는 엘리에게 맡겼다. 아마 지금쯤이면 꽤 나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쌓인 독소를 완전히 분해하기 위해서 신전 방문은 필수다. 소울 월드에서도 그랬다.

‘방문하고 나면 전력을 되찾을 수 있겠지.’

가장 걱정되던 부분 중 하나를 해결한 셈이다. 남은 건 악마의 마법진이다.

하나는 주식거래소에 있고 다른 하나는 조금 빡센 곳에 위치해 있다.

유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던 곳이라 마지막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후폭풍도 감당해야겠지. 아직 반년이나 남았다.

“내가 함께 갈 예정이니 복귀까지 사흘이면 충분할 걸세. 원한다면 더 빨리 복귀할 수 있겠지.”

“엥? 보름이 아니라 사흘이요? 그렇게 빨리?”

“다 방법이 있다네. 게다가 리제가 미리 말했을 테니 복잡한 절차도 필요없겠지.”

준비물도 딱히 필요없고 오직 몸만 가면 끝이다. 이게 맞는 건가 싶다.

그래도 로드에게 방법이 있다 했으니 믿어도 되겠지. 우리는 비잔틴에서 무엇을 할지부터 결정해야 된다.

“언니는 굴라크 님의 신전부터 갈 거죠?”

“그래야지. 루나 너는 일을 다 끝내면 뭐부터 할 거야?”

“신전이란 신전은 모두 다 찾아가고 싶은데… 안 되려나요?”

루나가 로드를 바라보며 물었다. 경험이 많은 로드였으니 방법도 알고 있을 터.

이에 로드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걱정말라는 듯이 대답했다.

“신전은 누구나 다 들어갈 수 있다네. 거기서 결례만 저지르지 않으면 돼.”

“결례라면 어떤 거죠?”

“으음…”

로드는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정확히 내 쪽으로 말이다.

아무래도 내가 신전에서 이상한 짓을 저지를까 걱정하는 듯했다.

마음 같아서는 가만히 있을 거라 답하고 싶다. 하지만 여지껏 저지른 게 많아 입을 꾹 다물었다.

“그냥 예의만 차리게. 문명인으로서 할 수 있는 예의면 끝날 테니.”

“왠지 시바르를 염두에 둔 것 같은데…”

“착각일세.”

“나 바보 아니야.”

그래도 불만은 표시해야겠지. 로드는 내 볼멘소리에 약하게 웃었다.

웃는 걸 보니 농담에 가까운 소리였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비잔틴은 구경할 것도 많으니 여유롭게 있어도 된다네. 외지인이라 해서 배척하지도 않을 테고.”

“그랬으면 좋겠네요. 아버지 말씀으로는 차별이 거의 없는 나라라고 하시던데.”

카라가 약간 우려된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 비해 피부색부터 눈에 띈다. 게다가 진한 붉은색 머리카락까지.

누가 봐도 타타르 민족임을 보여주는 외관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야만인이라 멸시받던 민족.

“글쎄. 오히려 재미있는 상황이 나올 것 같다만.”

“재미있는 상황이요?”

“가보면 알 걸세.”

알려주면 재미없다는 표현이다. 어차피 곧 있으면 갈 테니 상관없다.

그렇게 각자 할 일을 정하고 떠나려던 찰나였다.

똑똑똑-

귓가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문이 아니라 창문이다.

이에 고개를 돌리니 포로리가 창문 밖에 서 있더라.

드르륵-

아주 예의바르게 노크(?)를 한 뒤 창문을 여는 포로리. 대형견만한 덩치는 여전했다.

겨드랑이에 끼여있는 도토리도 여전했고. 대체 저 커다란 도토리는 어디서 구한 거지.

와삭-

“흥미로운 얘기를 하던데. 굴라크가 내가 기도하는 하늘이라 했지?”

포로리는 도토리를 사과처럼 씹어먹으며 우리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방금 전 그 이야기를 대충이나마 들은 듯했다.

“맞아. 너도 주말마다 저 위의 제단에서 공물을 바친다며?”

“그거 나 맞아. 그럼 나도 가도 되냐?”

하늘 그러니까 굴라크를 모시는 신전에 가고 싶은 모양이다.

포로리에게 직접 힘을 선사했으니 호기심이 생겼을 터.

하지만 안타깝게도 포로리는 아카데미 밖을 나서지 못할 것이다.

“안돼. 넌 못 가.”

“네가 뭔데 내 일을 결정하는 거야?”

“엘리가 안 가.”

“아.”

신경질을 부리던 녀석이 내 말에 아 하며 납득했다.

다른 건 몰라도 포로리는 엘리를 지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엘리에게 더러운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을 사전차단했지 않았는가.

특히 신입생 연회 당시 엘리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뻔했다. 그걸 직접 막고 나서 포로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에잉. 아가씨가 안 간다면 어쩔 수 없지. 혼자 두기는 불안하단 말이야.”

“아니면 엘리도 부를까?”

“아냐. 나 때문에 귀찮게 굴 수는 없지.”

어쩜 이리 사람 같을 수 있을까. 대화하는 것만 듣는다면 영락없는 호위기사다.

실제 하는 일도 호위기사에 가까웠으니 반쯤 맞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럼 나중에 가는 수밖에 없겠네. 여기서 멀어?”

“마차로 일주일.”

“마차가 뭔데?”

“그런 게 있어.”

설명은 귀찮아서 넘어갔다. 어차피 포로리가 탈 것도 아니다.

“그런데 라타토스크. 너는 방학 동안 뭘 할 거야?”

“방학? 그건 또 뭐야? 먹는 거야?”

“야. 너는 하다못해 짐승한테 그런 질문을 하냐?”

“…그런가?”

루나 특유의 띨빵함이 발휘되었다. 그녀는 머쓱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사람이 방학인 거지 포로리는 늘 하던 대로 생활할 것이다. 겸사겸사 영역 표시도 하겠지.

“아참. 그러고 보니 영역 확장은 잘 되어가고 있나?”

로드의 질문이었다. 그에게도 보고가 올라오긴 하겠다만 직접 묻는 편이 더 낫다.

포로리는 로드의 질문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뒤이어 가슴을 내밀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이 몸의 영역은 완벽해. 늙은 인간 네가 우려하고 있는 건 터지지 않을 거야.”

“그거 다행이군.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딱히 없어. 안으로 들어간 놈들은 절대 밖으로 안 나올 거고.”

혼돈의 숲 내부는 특수 제작된 나침반이 없는 이상 절대 못 나온다.

마력이 풍부해도 너무 풍부한 나머지 공간 자체가 약간씩 일그러져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부가 설명을 하자면 어느 순간 방향이 뒤틀린달까.

북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방향이 꺾여 남쪽을 향하는 것이다.

“좋군. 앞으로도 수고해주게나. 혹시 원하는 거라도 있나?”

“딱히 없어.”

뒤이어 포로리는 할 말이 없으면 나가겠다며 창문 밖으로 나섰다.

대충 상황도 정리됐겠다 남은 건 비잔틴으로 향하는 일뿐이다.

비잔틴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마차부터 잡아야겠지.

“우선 마차부터…”

“아니. 그럴 필요는 없네.”

카라가 말을 하려던 찰나 로드가 끊었다. 그 말에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로드는 시선이 집중되자 미묘한 미소를 띄우더니 말없이 검을 꺼냈다. 정말 평범하디 평범한 검이다.

“우선 출발하기 전에 다들 챙길 거라도 있나?”

“… …”

나는 말없이 손을 펼쳤다. 손을 펼치자 벽에 가지런히 두었던 라그나로크가 내 손에 쥐어졌다.

굳이 라그나로크를 갖고 가는 이유가 뭐냐고 할 수 있는데 이유는 별거 없다.

가는 김에 리제와 대련도 할 겸 확인할 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진짜 마법의 소라고동인지 파악해야지.’

마법의 소라고동처럼 혼돈의 신자를 구분하는 건지 궁금하다.

그곳에는 혼돈의 신자가 많을 터. 그러니 갖고 가는 것이다.

파직!

“앗! 따가! 뭐 뭐하는 거야?!”

“확인.”

일단 루나를 통해 확인해야지. 라그나로크를 루나의 팔에 대자 푸른 스파크가 튀겼다.

당연히 그녀는 펄쩍 뛰며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이없어 하는 얼굴은 덤이다.

‘어째서 루나를 선택하지 않은 걸까?’

하는 짓만 본다면 영락없이 혼돈의 신자다. 특히 주둥아리가 압권이다.

그런데도 선택하지 않은 걸 보면 필시 이유가 있을 터. 비잔틴에 도착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겠지.

잠깐의 소란이 있었지만 준비는 모두 끝났다. 로드는 우리를 둘러본 후에 검을 꺼냈다.

‘검은 왜?’

나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가 그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촤악!

로드가 가볍게 검을 내리렸다. 그와 동시에 아주 미세한 실금이 생겼다.

촤악! 촥!

여기서 끝나지 않고 위아래로 한 번씩 가로로 베었다. 마지막으로 세로로 한번 더 베기까지.

완성한 모양은 세로가 더 긴 사각형이었다. 미약했던 금도 더욱 선명해졌다.

이윽고 로드가 검을 도로 검집에 넣었다. 이제 끝난 모양이다.

“이제 출발하면 되겠군.”

모두가 의문을 표하고 있을 때 로드가 그리 말했다. 뒤이어 그는 자신이 베어낸 허공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툭-

손을 내밀자마자 마치 종이가 떨어져 나가는 것마냥 공간이 떨어졌다. 아까 로드가 베었던 자리 말이다.

그 뒤에는 방 내부와 달리 낯선 풍경이 펼쳐졌는데 눈으로 보면 장소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뭘 꾸물거리고 있는가? 어서 들어가지 않고.”

“…설마 저기가?”

“비잔틴 검문소 근처일세. 검문소까지 10분 정도 소요되겠지.”

역시 검으로 마법을 부리는 검성다운 실력이다. 솔직히 마법사도 저건 힘들 텐데.

로드의 실력을 다시금 느낀 것도 잠시 우리는 로드가 베어낸 공간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거의 문에 가까운 크기여서 고개를 숙일 필요도 없었다. 로드가 가장 먼저 진입하고 내가 마지막으로 진입했다.

이윽고 잘려진 공간 안으로 들어서니 숲인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검문소 근처에 있는 숲인 모양이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 방향일 텐데…”

“최근 비잔틴을 방문한 날이 언제였죠?”

“3년 전쯤이라네.”

그런 거라면 믿을만 하겠네. 나는 로드의 뒤를 따라가려다 말고 잠시 멈칫했다.

그가 베어낸 공간은 여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황.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저기에 손 넣고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이건 소울 월드에서도 못 봤다.

공간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는 능력은 희귀하고 게임의 한계로 할 수 있는 건 한정돼 있었으니.

나는 일행을 따라가는 척하다가 슬쩍 빠졌다. 그리고는 조금씩 복구되기 시작하는 공간에다가 손을 넣었다.

딱 손목까지만 통과될 정도로 넣었다. 저쪽의 기온과 내가 있는 곳의 기온이 달라 약간 묘한 기분이다.

“아참. 시바르. 자네의 무기는 내가… 뭐하는 겐가!!”

공간이 거의 닫히기 직전일 때 귓가로 로드의 불호령이 박혔다.

난데없는 불호령에 깜짝 놀랐으니 내 손은 여전히 저쪽 공간에 놓여있었다.

뒤이어 로드가 다급히 조치를 취하려던 찰나 간발의 차이로 공간이 완전하게 닫혔다.

서걱!

“어?”

그리고 내 손도 깔끔하게 날아갔다. 다시 말하지만 손목 부근에서 손이 없어졌다.

뼈가 보일 정도로 깔끔하게 절달된 내 손목. 그와 동시에 쥐 죽은 듯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카라와 루나는 입을 떡 벌리며 경악했으며 로드마저 딱딱하게 굳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고다.

“로 로드…”

나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로드를 불렀다. 손이 깔끔하게 날아간 손목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혼돈의 숲에서도 절단을 당한 경우는 은근 많았다. 우선 절단된 부분을 이어붙인다면 재생으로 복구할 수 있다.

재생은 어디까지나 패시브가 아닌 액티브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신 절단된 상황에서 접합부도 없이 사용한 적은 없다.

그래서 로드를 애처롭게 바라보며 부탁했다. 여기서 내 손을 찾아줄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내 내 손… 다시 줄 수 있어요?”

“아이고… 정말이지…!”

첫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 도르마무!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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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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