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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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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5

처음에 나를 기절시키는 것과 내 정체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

하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광경을 보고 대충 깨달을 수 있었다.

‘꿈인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교황청 그것도 연무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드넓은 평야. 발목까지 솟아난 풀들이 시원한 바람에 흩날리는 평야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평화로운 곳이라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자세히 둘러보니 이상하다.

‘하늘이…’

하늘은 밤인 것처럼 어둡다. 별들이 수놓아져 있었으며 은하수가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땅은 아니다. 하늘은 분명 밤인데 풀들은 밝은 연두색을 띠고 있었다.

마치 빛을 머금은 것 같다. 하늘과 땅이 서로 대비되는 명암을 보이고 있다.

‘…근데 어쩌라는 거지?’

강제로 꿈을 꾸기 위해 나를 기절시킨 것까지는 괜찮다.

그러나 막상 꿈을 꿔도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것들이 내 정체를 알려주는 거야 뭐야.

샤아아-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을 때쯤이었다. 땅과 달리 어두컴컴한 하늘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안 그래도 환하게 빛나던 별이 더욱 밝아지는 것이 아닌가.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별들 중에서 유독 하나의 별이 빛나고 있었다.

깨끗한 흰색이 특징적인 별. 그 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르륵-

하늘의 별이 움직이면서 대지의 풀 또한 변화가 생겼다.

내 바로 밑의 풀들이 갑작스레 성장하더니 이내 내 몸을 꽁꽁 묶는 것이 아닌가.

당황한 나머지 서둘러 움직이려 애를 썼으나 소용없었다. 얼마나 억센지 옴짝달싹도 못하겠다.

그러는 사이 별은 조금씩 대지를 향해 내려왔다. 마치 열매를 따는 것처럼 크기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샤아아-

이윽고 아래로 내려오던 별이 내 바로 머리 위까지 도달했다.

별이 어디까지나 내려오나 확인하는 것도 잠시 조금씩 더 내려와 내 가슴께까지 도달했다.

쑤욱-

화려한 빛무리를 휘날리던 별은 머지않아 내 가슴 안으로 들어왔다.

별이 가슴으로 들어오자마자 나를 꽁꽁 묶고 있던 풀들도 도로 줄어들었다.

나는 몸이 자유를 되찾자 가슴을 더듬거렸다. 방금 분명 하늘의 별이 내 가슴에 들어왔다.

대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내가 이곳에 온 이유와 대체 무슨 연관인 것일까.

그런 의문이 머릿속을 돌아다닐 때쯤이었다. 내 귓가로 알 수 없는 목소리들이 들렸다.

-미쳤… 마음대로…

-저는 생… 있지.

-우리는 침입…

목소리가 드문드문 끊겨서 뭐라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나마 파악이 가능한 건 두 남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것.

-혼돈이… 겁니다.

-하라… 우리는…

-우리? 아니…

대화 내용을 추측할 수 없었으나 이건 확실하다. 두 남녀가 무슨 이유로 싸운다는 것.

무슨 이유로 싸우는 건지 몰라도 억양을 보아하건대 상당히 살벌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는 머릿속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들에 고개를 털었다. 슬슬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으으…”

머리를 부여잡으며 인상을 구기고 있을 때였다.

어느 순간 머리에서 울리던 목소리들이 전부 사라졌다.

동시에 나에게 오묘한 감각이 전달됐다. 오감이 아니라 가슴에 곧바로 전달되는 기분.

‘근데 왜…’

그 기분은 다름아닌.

‘…슬퍼지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죄책감이었다.

*****

“…”

잠에서 깨어났다. 기절을 통한 잠이었지만 어쨌든 잠은 잠.

잠에서 깨어나니 눈에 들어오는 건 낯선 천장이었다.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잠깐 상황 판단이 느렸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왜 낯선 천장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 맞다.’

리제한테 뒷목을 얻어맞고 기절했었지. 그리고 꿈에서 이상한 꿈을 꿨고.

나는 눈을 깜빡이며 천장만 올려다 보다가 상체를 일으켰다. 내가 누운 곳이 간이 침대인 걸 깨달았다.

“일어나셨군요.”

“?”

상체를 일으키자 귓가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니 리제가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우락부락한 권성폼이 아니라 압도적인 흉부를 자랑하는 성녀폼. 전에 봤던 복장 그대로라 유독 돋보였다.

하물며 짧은 반바지 덕분에 튼튼한 허벅지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짧은 반바지에 민소매라는 훌륭한 조합이다.

“여러분. 시바르 씨가 정신을 차렸습니다.”

사근사근하지만 힘이 실린 리제의 말이다. 그와 동시에 저 너머에서 대련하고 있던 사람들이 이쪽을 바라봤다.

대련을 하고 있던 사람들은 루나와 카라였는데 그 옆에서 로드가 뒷짐을 지며 관망하고 있었다.

루나는 언제 깨어났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오래 잤다는 것 정도는 눈치챘다.

“일어났어? 꽤 오랫동안 자길래 걱정했네.”

카라가 소매가 흐르는 땀을 대충 닦으며 시원한 목소리로 말했다. 언제 봐도 쾌할함이 느껴지는 얼굴이다.

그 옆의 루나는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눈을 부릅 뜬 것이 조금 부담스러운 시선이다.

“그래서 무슨 꿈을 꿨어? 카오스 님께서 말씀을 하신 거야?”

“으음…”

나는 카라의 질문을 듣고 미간을 좁혔다. 꿈이어서 그럴까 아니면 내가 잘 기억을 못 하는 걸까.

기억이 흐릿한 것이 잘 떠오르지가 않았다. 대충 하늘의 별이 내 가슴에 들어오고 이상한 목소리들이 들린 것까지만 기억했다.

‘마지막의 죄책감까지…’

도대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 곧이곧대로 말하는 게 좋겠지.

이에 부족한 내 언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설명했다. 드문드문 들렸던 대화는 나도 몰라 그냥 넘겨버렸다.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듣고 오묘한 표정을 지었으며 마지막에 죄책감이 느껴졌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하늘에 떠 있던 별이 시바르 형제의 가슴에 들어왔다. 이 말인 거죠?”

“응.”

“해석할 여지가 많아도 너무 많은데… 게다가 하늘은 밤인 반면 지상은 낮이었다라…”

“원래 카오스 님께서는 이런 식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편인가요?”

루나의 의문처럼 다른 사람도 전부 비슷한 마음일 거다. 해석될 여지가 많아도 너무 많다.

당장 나조차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은 오죽할까. 리제는 그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카오스 님께서 직접적으로 말씀을 드린 적은 없습니다. 저 또한 꿈을 통해 아카데미를 방문할 수 있었죠.”

“성녀님께서는 무슨 꿈을 꾸셨죠?”

“시바르 형제께서 훌륭한 카오스의 신자가 되는 꿈이었습니다.”

“…”

거짓말도 적당히 뻔뻔해야 되지 않나. 그러나 다른 사람도 아닌 리제라서 묘한 신뢰감이 갔다.

하지만 카오스가 직접적으로 의사를 표현하지 못한다는 말은 조금 이상하다. 당장 출력되는 메세지만 해도 그렇다.

내가 광대짓을 하거나 주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면 신앙이 상승했다고 뜨니까. 이건 무슨 원리인지 좀처럼 파악하기 힘들다.

‘소울 월드에서도 카오스는 벙어리마냥 아무 말도 안 했으니.’

가이아나 굴라크는 적어도 신전에 도착하면 말이라도 해주는 편이다.

물론 본인이 직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하지는 않고 본인의 하수인을 대신 내보내는 편이다.

인간이 아니라 ‘남색’을 갖고 있는 하수인. 카오스를 제외한 신들마다 각각 2명의 하수인을 부리고 있다.

적어도 리제나 로드 정도 되는 인물이어야 신들과 직접 대화할 수 있겠지. 어쩌면 카라는 굴라크와 대화할지도 모르겠다.

“그럼 단서는 여전히 부족하네요. 별이 가슴으로 들어왔다는 건 일종의 축복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요?”

“잘 모르겠지만 신들께서 시바르에게 관심을 주고 있는 건 확실해. 다만 무슨 이유로 관심을 주고 계시는지는 잘 모르겠군.”

“각 교단에게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괜찮은 방법이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겁니다.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한들 신앙이 부족하다면 단순 기도밖에 되지 않거든요.”

“나중에 제가 한번 굴라크 님께 여쭈어 볼게요.”

사람들이 각각의 의견을 내놓고 있는 도중이었다. 오직 루나만이 입을 꾹 다물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전히 눈을 부릅뜬 채 나를 관찰하듯이 보고 있는 그녀. 내 얼굴에 뭔가 묻었나 싶었다.

“루나.”

“…”

“루나?”

“으 응?”

“왜 계속 봐?”

그래서 바로 말했다. 루나는 내 물음을 듣고 커다란 눈을 두어 번 깜빡였다.

뒤이어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조용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냐. 그냥…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뭐가?”

“음… 눈?”

“눈?”

눈이라는 말에 나는 내 눈 주위를 더듬거렸다.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지.

모두 알다시피 루나는 ‘눈’에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 혹시 나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싶었다.

문제가 생겼다면 그건 그것대로 골치아프다. 하필이면 그런 꿈을 꾸고 난 후였으니까.

“문제라도 있어? 색깔이 변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는데?”

“아뇨. 그냥… 달라진 게 없나 싶어서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다행히 없는 모양이다. 카라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다.

아니면 루나에게 숨긴 게 있다던가. 나중에 둘만 있을 때 물어봐야 될 것 같다.

“결국 수수께끼만 더 늘어났군. 시간이 해결해주는 수밖에 없는 건가?”

“당장은 그렇겠죠.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할 따름입니다.”

“아니. 자네가 사과할 필요는 없다네. 애초에 수수께기 덩어리였으니 더 늘어난다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지.”

“그래도 시바르가 신들과 연관이 있다는 건 알게 됐잖아요. 그거면 충분하죠.”

충분하고 말고. 나를 이곳에 떨어뜨린 게 신들이라는 것이 반쯤 확정됐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신전을 찾아가 깽판이라도 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영구 추방을 당할 수도 있어서 꾹 참는 게 좋다.

일단 지금 해야 될 건 각 신전을 찾아가는 것. 과연 하수인이 직접 등장해 나와 대화를 할지 모르겠다.

‘어디 보자. 신앙이…’

나는 잠깐 허공에 시선을 두었다. 그동안 쌓인 신앙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시바르]

•근력: 145

•민첩: 143

•체력: 148

•마력: 145

•행운: 110

•신앙: 287

[보유 특성]

•야생의 본능(???)

•폭주(Ex)

•근성(SS+)

•철강왕(SS)

•약독 내성(SS)

•소화(S+)

•손재주(A)

[보유 기술]

•암습(Ex)

•투척(Ex)

•격투(A)

[보유 능력]

•붉은 마력(Ex)

•재생(SSS)

•천둥(S)

바뀐 건 크게 두 가지다. 신앙의 상승폭과 광폭의 변화.

신앙은 꾸준히 상승하여 저만한 수치가 된 거고 폭주는 리제와의 훈련을 통해 변화했다.

아직 제대로 사용한 적은 없었으나 무슨 능력인지 대충 안다. 무통을 이용한 무지성 돌격.

겸사겸사 민첩 및 격투술도 상승하여 나름 괜찮은 성장폭이라 할 수 있다. 하드웨어 자체가 강해 체감이 안 되서 그렇지.

‘하수인과 대화하기 위한 최저 조건이 300이니까… 아깝네.’

그동안 착실하게 광대 노릇을 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았다. 이건 조금 아쉬웠다.

…조금 양심이 찔리긴 하지만 어찌 됐든 내가 일부러 그런 거다. 절대 그런 일들을 고의로 저지르지 않았다.

“우선 시바르의 손목 상태도 확인할 겸 생명의 신전부터 방문하는 게 좋겠군.”

“아. 미리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시바르 형제의 손목은 완치됐습니다. 따로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을 거예요.”

로드의 말에 리제가 불쑥 끼어들었다. 아무래도 내가 기절한 사이 손목을 진찰한 모양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육체’에 한해서 리제를 따라갈 사람은 없다. 따라서 저런 진단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가? 자네가 그리 말하니 다행이군.”

“네. 그러니 신전은 천천히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여유 시간은 많다. 리제의 말대로 천천히 방문하는 것도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그래도 할 일은 후딱 하고 치우는 게 낫지 않겠는가. 일단 조금 쉬었다가 생명의 신전부터 방문하기로 정했다.

가능하면 하수인과 대화라도 하고 싶다만 신앙 수치가 부족하다. 그래서 그냥 방문만 하기로 정했다.

‘소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아까 말했듯이 마음 같아서는 면전에다 쌍욕을 퍼붓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신앙심이 부족하니 어쩔 수 있겠나.

처음에는 무작정 찾아가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신앙이 필요하다는 건 뒤늦게 기억해낸 사실이다.

이에 점심이라도 먹기 위해 교황청 바깥으로 나간 참이었다. 여기에 성녀폼 리제도 함께 껴 있었다.

와장창!!

느닷없이 유리창이 시원하게 깨지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1층이 아니라 그보다 더 높은 곳이다.

고개를 돌리니 누군가 팔을 X자로 교차한 채로 뛰어내리고 있었다. 거짓말이 아니라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말이다.

“나는! 이 미친 곳에서! 탈출한다!!”

“…”

교황청 창문을 부수고 탈출하는 사람이다. 도대체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하하하! 어디 가십니까 교황이시여!”

그리고 그 뒤로 누군가 따라 떨어지고 있었다. 마치 탈출하려는 사람을 붙잡으려는 듯한 모양새다.

뒤이어 아래로 떨어진 사람들의 추격전이 시작됐다. 한 덩치 하는 사람들이 저러니 위화감이 장난아니다.

“교황님과 가스파드 형제로군요.”

“…”

“늘 있는 일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긴 미친 곳이 확실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교황: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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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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