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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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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66

실로 혼돈스러운 사건이 벌어지긴 해도 얼마 가지 않아 끝났다.

가스파드가 교황의 뒤를 바짝 따라가더니 바로 제압했거든. 제압하자마자 짐짝처럼 들고 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안 돼! 내 자유가! 내 이상향이! 내 주지육림이!!!”

“…”

“두고 보자! 언젠가 반드시 이 미친 곳에서 탈출할 거다! 반드시!!”

저 사람 진짜 교황 맞는지 궁금하네. 주지육림이라는 말을 쓰는 걸 보면 동방 사람인가.

어쨌거나 지극히 혼돈의 신자다운 언행이다. 덤으로 교황이 얼마나 힘든 건지 대충 알 것 같다.

‘용케 나라가 안 망하네.’

교황이 저딴 인간인데 나라는 잘 굴러가고 있다. 이게 참 신기하다.

특히 교황은 최고 지도자인 만큼 얼굴 마담 역할을 톡톡히 해야 된다. 그런데 저딴 기행이나 저지르고 있다.

외교를 할 때도 교황이 저런 행동을 하는 건가 싶었으나 구태여 묻지 않았다. 이런 걸 세세하게 물어봤자 의미는 없다.

‘저딴 식으로 외교를 했다면 진작에 망하고도 남았겠지?’

아니면 혼돈의 신자답게 일은 잘 수행하고 있을 수도 있다. 단지 하기 싫을 뿐.

어쨌거나 잠깐의 소란이 발생해도 우리의 발걸음이 멈출 일은 없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가이아의 신전.

“여기서 가이아 님을 모시는 분은 없으시죠?”

“네. 아무도 없어요.”

“알겠습니다. 일단 신전에 대해 대충 설명하자면…”

리제는 가는 길에 가이아 신전 및 굴라크 신전에 대해 설명해줬다.

나보다 훨씬 오래 산 데다가 경험까지 많은지라 해박한 지식을 자랑하고 있었다.

“특히 각 신전마다 특징이 있습니다. 가이아 님의 신전은 넓다는 것이고 굴라크 님의 신전은 높다는 것이죠. 둘 모두 머나먼 과거에 세워져 아직까지 형태를 유지하고 있고요.”

리제의 설명처럼 가이아의 신전은 고대 그리스 신전을 방불케했다.

보통 성당이나 절 사원 등등. 신을 모시는 건축물을 신전이라 칭하지만 보편적인 모습은 고대 그리스의 형식이다.

따라서 그 장엄함은 이루어 말할 수 없었는데 독특하게도 높이로 따지자면 그렇게 높지는 않더라.

“혹시 기도하실 분이 계신가요?”

“기도를 하면 신들께서 화답해주시나요?”

“그건 아닙니다. 단지 신께서 지켜보실 뿐이죠.”

기도는 따로 하지 않을 예정이다. 우리 중에 가이아 신자도 없고 굳이?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이건 나도 마찬가지다. 방금 그 꿈 때문인지 몰라도 조금 꺼림칙했다.

웬만해서는 기도하면서 쌍욕을 퍼붓고 싶다.

‘…할까?’

굴라크는 반응을 참 맛있게 해줬는데 가이아는 어떨지 궁금하네.

나는 신전 안으로 들어가면서 리제에게 부탁했다. 한번 기도하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리제는 눈을 살짝 크게 뜬 것도 잠시 빙긋 웃어주면서 흔쾌히 수락했다.

“물론입니다. 자매님?”

“네. 성녀님.”

리제가 가이아의 신자를 부르자 그 즉시 답하는 여성.

타 종교의 신자도 형제자매라 칭하는 걸 보면 종교 관련 인물은 모두 형제자매로 취급하는 듯했다.

“이 분에게 성화대를 주실 수 있겠습니까?”

“성녀님의 말씀대로.”

“감사합니다 자매님.”

이윽고 가이아의 신자가 성화대를 갖고 왔다. 올림픽에 나오는 성화대가 아닌 그릇 형태에 가깝다.

“이제 무릎을 꿇고 기도하시면 됩니다.”

“응.”

나는 리제의 설명에 맞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며 눈을 감았다.

‘야. 쌍년아.’

일단 다짜고짜 욕부터 박았다. 나를 강제로 이 세상에 떨어뜨렸으니 욕을 먹어도 충분하다.

‘나 왜 여기 불렀어. 말해.’

‘…’

‘말하지 않는다면 여기서 똥을 싸버리겠다.’

가이아는 내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답해주지 않았다. 성화대에 불이 안 붙는 걸 보면 확실하다.

나와 대화하기 싫다는 건가. 굴라크는 몰라도 가이아는 반응이 없으니 재미가 없다.

하기야 굴라크는 카라와 연관이 있으니 어쩔 수 없는 면이 있겠지. 나중에 가이아의 신자와 친해지기라도 해야 되나.

“음… 아무 반응도 없군요. 괜찮습니다.”

“쩝.”

더 이상 반응이 없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쌍욕이고 나발이고 나와 대화할 생각 자체가 없는 모양이다.

결국 수수께끼를 혼자 풀어야 되는 셈이다. 아니면 굴라크에게 직접 묻는 수밖에 없겠지.

적어도 굴라크는 벼락을 화답해주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든 어그로를 끌 작정이다.

“그럼 수고해주세요 자매님.”

“안녕히가십시오.”

내 기도가 끝난 뒤에는 가이아 신전을 떠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별 감흥은 없었다.

뒤이어 우리가 향한 곳은 당연하게도 굴라크의 신전. 굴라크의 신전은 다소 특이한 외형을 갖고 있다.

가이아의 신전은 고대 그리스 형식에 가깝다면 굴라크 신전은 제단 그 자체를 본따 탑을 세운 것 같달까.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지구라트와 가깝다. 다만 지구라트보다 높이가 더 높고 규모도 크다.

“와… 거대한 제단을 보는 것 같네. 옛날 사람들은 이런 걸 만들었다고?”

카라는 진성 굴라크 신자답게 신전을 보자마자 감탄부터 내뱉었다.

눈이 초롱초롱한 것이 순수한 어린애 같다. 그만큼 굴라크에게 진심이라는 거겠지.

나는 카라가 신전을 관찰하는 동안 주위를 둘러봤다. 역시 파괴의 신을 모시는 곳이라 그런지 의외로 사람이 별로 없다.

아무래도 생명과 파괴는 대조되어도 너무 대조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을 터. 하지만 가이아 신전에 별로 없는 거지 숫자 자체는 많다.

‘대부분 힘을 쓰는 사람들밖에 없네.’

남녀 가리지 않고 무장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파괴의 신은 공격적인 면모가 짙으니 전사가 많은 것이다.

그렇다고 분위기가 험악하냐. 그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다들 화기애애하다.

마치 술 취한 사람마저 당구장에 오면 친절해지는 느낌이랄까.

다들 한 인상 하는데 친절하게 웃어주니 뭔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파괴의 신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도와드릴 게 있으신가요?”

카라가 놀이동산을 찾은 아이처럼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쯤이었다. 우리에게 웬 노인 한 명이 다가왔다.

늙수레한 목소리와 다르게 다부진 체격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한시라도 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은 몸이다.

“아. 성녀님도 계셨군요.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단지 이 분들께서 신전을 방문하고 싶다길래.”

“그런가요? 흠…”

노인은 우리의 면면을 샅샅이 살펴봤다. 그러다가 정확히 카라 쪽에서 멈추더라.

아무래도 카라가 타타르 민족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혹시 타타르 민족이신가요?”

“아 네. 그렇습니다만…”

“타타르 민족은 굴라크를 국교로 삼고요. 맞죠?”

“네.”

“잘 오셨습니다. 귀인이 오셨군요.”

역시 타타르 민족이라 해서 차별 같은 건 없다. 그냥 굴라크를 믿는다면 끝이다.

카라도 처음에 경계했으나 노인의 친절함을 느꼈는지 표정이 풀어졌다. 남은 건 편안하게 관광하는 것뿐.

다른 사람들도 신전을 둘러보다가 따로 만나기로 정했다. 가이아 신전과 달리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이유다.

그리고 나는 카라와 함께 노인의 안내를 받았다. 문득 등 뒤에 있는 라그나로크가 신경 쓰였다.

“혹시 타타르는 어떤 식으로 모시는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다른 나라는 어느 정도 알지만 타타르는 잘 모르거든요.”

“음… 우선 제물을 바치거나 춤을 추는 걸로 모시는 편이죠. 굴라크 님께서 아주 좋아하세요.”

“춤을 추신다고요? 혹시 전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아뇨. 진짜 문자 그대로 춤이에요.”

“정말 독특한 문화로군요.”

노인은 그 어떤 차별도 없이 카라를 손님으로 맞이해줬다. 겸사겸사 타타르의 문화에 대해서도 습득했다.

카라도 마찬가지였다. 본인이 몰랐던 제사 방법이라든지 굴라크가 선호하는 방법이라든지 등등. 꽤 쏠쏠한 지식을 얻었다.

“아. 그리고 굴라크 님께서 저희 아버지께 축복도 하사하셨어요. 지금 시바르가 등 뒤에 매고 있는 도끼죠.”

“그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굴라크 신자들 사이에서도 아주 유명하죠.”

“원하신다면 한번 보여드릴 수 있어요. 시바르?”

나는 카라의 부탁에 말없이 라그나로크를 내밀었다. 이윽고 카라의 손으로 넘어간 라그나로크가 노인에게 전달됐다.

원래라면 스파크가 튀겨야 정상이지만 노인도 굴라크의 충실한 신자. 스파크가 튀기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신기에 가까운 무기로군요. 굴라크 님의 기운이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다만 미묘한 기운도 섞여있는 것이…”

“…”

이건 살짝 놀라웠다. 저 미묘한 기운은 아마 혼돈이 끼여있다는 말이겠지.

동시에 궁금해졌다. 이 노인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이건 카라도 궁금했던 모양이다.

“지금 묻기에는 조금 늦은 것 같지만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아. 이거 소개가 늦었군요. 허허허.”

노인은 나에게 라그나로크를 돌려주면서 허허 웃었다. 겉보기에는 로드 못지 않게 인자한 할아버지다.

뒤이어 그는 허리를 약간 숙이더니 정중한 말투로 자기소개를 꺼냈다.

“굴라크 님의 충실한 종인 하인케스라 합니다. 이 신전의 제사장을 맡고 있는 몸이죠.”

“제사장이라면… 가장 높은 사람 아닌가요?”

“일단은 그렇습니다.”

어쩐지 풍채부터 심상치 않더라. 제사장의 직급은 사실상 ‘추기경’이나 다름없다.

가장 기본적인 제사부터 세력 단위의 제사까지 모두 총괄하는 몸. 신앙으로 따지자면 카라와 비견될지도 모른다.

“카라 마이어 헥토르스도티르라고 합니다. 타타르에서 전사이자 무녀로 활동하고 있죠.”

“헥토르스도티르… 파괴왕의 딸이라면 타타르의 공주님이로군요. 만나서 영광입니다. 그러면 이 분은…”

하인케스의 시선이 나에게 옮겨졌다. 호의가 가득한 시선이다.

나도 라그나로크를 만질 수 있는 몸이었으니 굴라크의 신자라 생각하고 있겠지.

천둥을 사용할 수 있으니 반쯤은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태여 거기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바르. 시바르라 해.”

“시바르라… 알겠습니다. 혹시 두 분께서 어떤 관계인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네 네? 그 그건 왜…”

난데없는 질문에 카라가 적잖이 당황했다. 이건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이에 하인케스는 뒷짐을 진 채 허허 웃더니 특유의 인지한 말투로 말했다.

“저 무기는 분명 신기에 가까운 병기. 그런 병기를 남에게 맡길 정도로 가까운 사이처럼 보여서 말이죠. 제가 들은 바로 저 도끼는 파괴왕의 애병이라 들었습니다.”

“…네. 맞아요.”

“공주님께서 그 무기를 갖고 있는 건 이상하지 않지만 이 남자는 아니죠. 아 불편하시다면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게…”

카라가 꾸물꾸물거리면서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망설이는 표정이다.

얼굴도 살살 붉어지는 것이 아무래도 대놓고 밝히기에 부끄러운 모양이다.

‘어차피 뽀뽀까지 한 사이인데.’

반쯤 기정사실된 관계라 해야 되려나. 나는 부끄러워하는 카라 대신 당당히 말했다.

“여자친구.”

“음?”

“시 시바르?!”

“뽀뽀까지…”

뽀뽀까지 했다고 말하려던 찰나였다.

콰과광!!!

마른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굴라크: 어딜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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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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