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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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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73

세상은 수많은 색들로 채워져 있다.

최초로 등장한 무지개색을 포함해 헤어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명암 및 채도에 따라 고유의 이름이 존재하며 다른 색들을 조합하면 또다른 색이 등장한다.

특히 ‘생명’에게 있어서 색깔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것. 색깔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명을 유지하는 게 불가능하다.

그런 의미에서 ‘악마’는 상식을 포함해 세상의 근간을 전부 무시하는 존재다. 색을 빼앗겼음에도 존재를 유지하는 자들.

악마는 색이 없어서 생명이 아니다. 그러나 그 존재를 멀쩡히 유지하고 있다.

색을 되찾는 게 아닌 이상 언젠가 사라질 존재들. 때문에 학자들은 의문을 가졌다.

악마는 도대체 어떤 경위를 통해 소멸하지 않고 색을 갖고 있는 것일까?

악마는 그 존재 자체가 세상의 근간을 뒤트는 존재여서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다.

심지어 남색 이상은 기록조차 거의 남지 않았다. 너무 오래 전의 사건이라 인류가 잊어버린 것이다.

다만 후대를 남길 수 없기에 시간이 흐르면 자연 소멸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학자들이 그리 예상했다.

허나 그렇다 해서 그들이 무해하다는 건 절대 아니다. 우선 무력부터 강하며 생명을 탈취해야 존재를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본적으로 지성이 존재하는 데다가 몬스터도 조종할 수 있는 능력까지 있다.

때문에 간혹 악마의 소행임이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의심이지만 말이다.

“흠…”

꽤 큰 규모의 동굴을 임의적으로 거처로 삼은 듯한 공간.

횃불에만 빛을 의존하는 곳에서 어느 한 존재가 바닥에 앉아있었다.

그 존재는 상당히 독특한 외양을 갖고 있었는데 우선 전반적으로 흑백의 색상이다.

마치 검은 펜으로 그린 같은 모습. 어두운 공간임에도 색상이 가득한 주변과 달리 홀로 동떨어진 듯했다.

하지만 가슴 그것도 심장 쪽은 약간이나마 푸르게 빛나고 있다. 유일하게 색을 가진 것이다.

신들과의 전쟁에서 색을 빼앗기고 세상의 근간을 모조리 무시하는 악마.

겉보기에는 근육질의 거한이었으나 혼자만 화풍이 달라 악마임을 알 수 있었다.

“부족하다.”

악마가 짜증난다는 어조로 중얼거렸다. 그의 옆에는 대검 하나가 놓여있었다.

그 대검은 독특하게도 검신이 붉은색이었으며 손잡이를 비롯한 장식 부분은 칠흑이었다.

또한 검신과 손잡이를 잇는 부분에는 마치 눈 같은 형상이 새겨져 있었다. 마치 파충류의 눈처럼 생긴 형상.

“아직 부족해.”

그리 중얼거린 악마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키자 악마의 크기가 확연히 드러났다.

덩치가 어찌나 큰지 거의 오우거에 맞먹을 정도. 근육으로 가득찬 몸이 강함을 짐작케 만들었다.

이윽고 악마는 바닥에 놓인 검을 들고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가 걸어온 간 곳은 다름아닌 나무로 만든 감옥.

“케륵? 케륵?!”

“키이익!”

감옥 안에는 고블린 두 마리가 갇혀있었다. 악마가 서서히 다가오자 고블린들이 겁에 질려 뒤로 주춤거렸다.

하지만 나무 감옥 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노릇. 악마는 감옥 안으로 손을 뻗어 고블린의 머리를 붙잡았다.

콰직!

뒤이어 그 상태로 힘을 주면서 머리를 가뿐하게 터뜨렸다. 물로 채워진 풍선을 터뜨리는 것처럼 말이다.

곁에 있던 고블린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든 반항했으나 악마의 힘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음…”

악마는 인상을 구기며 손을 쳐다봤다. 고블린의 피와 뇌수가 흑백의 손에 덕지덕지 묻어있었다.

악마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생명을 취해야 된다. 방금 그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상하게 만족스럽지가 않았다. 분명 파란색이 되기 전까지는 고블린과 같은 몬스터를 취해도 충만했다.

‘이제는 인간을 취해야 된다는 거군.’

파란색을 상징하는 동물이자 세상을 지배하는 인간. 이제 그들의 생명을 탈취해야 되는 듯했다.

그전에도 적지 않은 인간을 취했으나 최근에는 사리고 있었다. 최대한 활동을 자제해야 훗날을 대비할 수 있으니.

하지만 이제는 안 될 것 같다. 파란색이 되었으니 무조건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먹어야 될 것이다.

덜컥-

“키륵! 케륵!”

“케엑!”

악마가 생각에 빠져있을 때쯤이었다. 고블린 몇 마리가 문을 열고 당당히 들어왔다.

지성이 낮은 개체라 노크는 바라지도 않았다. 이에 악마는 고블린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음?”

그리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고블린이 웬 사람 하나를 데리고 온 것이 아닌가.

때마침 인간이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시기적절하게도 납치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마냥 좋은 건 아니었다.

‘가급적이면 인간은 무시하라 명령했을 텐데…’

인간을 납치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다. 성급하게 굴었다가 위치와 정체가 탄로날 수도 있었으니.

물론 고블린들이 그걸 알 턱이 없었다. 그들은 대충 고개를 숙이며 도망치듯이 은신처 밖으로 도망갔다.

이윽고 문이 닫히면서 안에는 악마와 인간 한 명만 덩그러니 남게 됐다. 악마는 무심한 눈길로 인간을 내려다봤다.

“흠?”

악마의 눈이 살짝 크게 떠졌다. 인간에게서 나오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기에.

은은하게 빛나는 분홍색머리카락과 기다란 속눈썹. 복장도 성직자가 입을 법한 옷이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미녀였으나 악마는 개의치 않았다. 그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건 그녀가 뿜어내는 기운이다.

“가이아의 신도로군.”

생명력이 타인보다 충만한 성직자들. 그것도 생명을 직접적으로 다스리는 가이아의 신자다.

그래서 생명을 빼앗기가 상당히 껄끄러웠다. 악마에게 있어서 성직자는 말 그대로 계륵 같은 존재였으니.

생명력이 넘치기에 흡수하는 순간 힘이 대폭 강화되지만 문제는 탈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성력은 악마에게 독이나 다름없는 기운. 그걸 통째로 먹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인간으로 치자면 식중독과 비슷한 증세라 보면 편하다. 실제로도 그런 취급이고.

‘이 인간은 나중에 처리해야겠군.’

악마는 혀를 찼다. 아직은 시기상조다. 아무리 약한 성직자라 해도 흡수하면 골치아파질 터.

이에 악마는 나무 감옥에 가두기로 정했다. 굶어죽으면 굶어죽으라 해야지.

성급하게 굴었다가 피를 본다는 건 옛적에 깨달았다. 지금은 몸을 숙일 때다.

‘다른 인간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여인은 아까 머리가 터진 고블린들을 가뒀던 곳에 던졌다. 다시 말하지만 던졌다.

무슨 짐짝처럼 던지는 모양새였으나 악마의 입장에는 짐짝 그 자체다.

쿠웅!

“으으…”

대충 집어던진 충격 때문일까. 성직자가 침음성을 흘렸다.

뒤이어 눈을 서서히 떴는데 눈꺼풀 속에 감추어진 분홍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여 여기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여인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횃불로만 의지하는 동굴이라 분간하기 어려웠다.

철퍽-

“응?”

그러다 철퍽거리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여인이 고개를 돌리며 소리의 근원지로 고개를 돌렸다.

이윽고 눈에 들어온 건 목 위가 사라진 고블린의 시체들. 뇌수와 피가 사방에 흩뿌려져 있다.

잠시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으나 여인의 안색이 푸르죽죽하게 변했다. 너무 큰 충격에 비명조차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아… 으… 이 이게…”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자신은 분명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숲에 들어왔을 뿐인데.

그후로 고블린과 대치하고 어떻게든 도망치려다 결국 붙잡혔다. 다시 눈을 뜨니까 고블린들의 시체가 널부러져 있다.

여인은 속에 있던 것이 올라오는 걸 최대한 참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일단 나무 감옥에 갇힌 것까지는 깨달았다.

머지않아 중앙에 고목나무처럼 앉아있는 존재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그 존재를 보며 입을 열려다가 말았다.

“뭐 뭐지?”

주변에 비해 이질감이 상당하다. 색감은 물론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세상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색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흑백으로만 가득 차 있는 모습. 그나마 가슴 쪽이 푸르게 빛나고 있다는 걸까.

순간 정체를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그녀는 곧장 깨달을 수 있었다. 최근에 아카데미에서 얻은 지식이 떠오른 것이다.

“서 설마 악마?”

“…”

성직자가 무어라 떠들던 간에 악마는 묵묵부답이었다. 그저 눈을 지그시 감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을 뿐.

뒤이어 성직자가 패닉에 빠져 무어라 중얼거렸으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어차피 성직자는 비상 식량(?)에 가까운 느낌이다.

“아 악마가 왜 여기 있는 거죠?! 대답하세요!”

“…”

“대답하지 않는다면…!”

“조용해라.”

묵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성직자는 악마의 대답을 듣고 입을 꾹 다물었다.

그저 한마디만 했을 뿐인데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이 느껴졌다. 대체 악마의 정체가 무엇일까.

하지만 여인도 만만치 않았는지 굴하지 않았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새 생명의 주인 가이아시여! 저 간악한 자에게…”

우웅-

가지런히 모은 두 손에서 황금빛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악마는 그 기운을 느끼고 인상을 찌푸렸다.

뒤이어 여인은 삿대질을 하는 것처럼 악마를 가리키며 외쳤다.

“심판을!”

손가락 끝에서 황금빛 기운이 레이저처럼 쏘아졌다. 악마는 광선을 보자마자 무심하게 손을 들었다.

치지지직!

기운은 악마의 손에 의해 소멸됐다. 그러나 적중당한 악마의 손에서 변화가 발생했다.

종이를 불에 태우는 것처럼 악마의 손이 점점 타들어 가는 것이 아닌가. 얼마 가지 않아 사그라들었으나 악마는 인상을 구겼다.

이래서 성직자가 싫다는 것이다. 저렇게 약한 존재여도 이만한 피해를 줄 수 있었으니까.

악마의 몸이 기름에 흠뻑 젖은 종이라면 신성력은 작은 불씨다. 극악의 상성인 셈이다.

“안 되겠군.”

악마가 몸을 서서히 일으켰다. 어지간하면 가만히 둘 생각이었는데 오산이었다.

역시 성직자는 미리미리 없애는 것이 낫다. 아무리 강해도 심장에 직격당했다가는 어찌될지 모른다.

여인은 악마가 검을 쥐며 다가오자 기겁하며 물러났다. 입을 떼고 싶었지만 공포 때문인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 으…”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두 손을 모으며 간절히 기도하는 것뿐.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도 없었다.

‘제발. 제발. 제발. 가이아시여…!’

여인이 두 손을 모이며 간절히 기도하는 동안 악마가 감옥 문을 열었다.

뒤이어 커다란 손으로 여인의 팔을 붙잡더니 밖으로 내동댕이쳤다. 여인의 몸이 힘없이 나가떨어졌다.

“아윽!”

딱딱한 동굴 바닥 때문인지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인은 인상을 구겼다가 문득 싸늘한 기운을 느꼈다.

그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은 정확히 머리 위. 이에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드니 악마가 대검을 든 채 당당히 서 있었다. 오우거에 맞먹는 크기여서 위압감이 무시무시했다.

“잘 가라.”

“…”

여인은 유언조차 내리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공포로 인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으니까.

그렇게 악마의 대검이 아래로 내려올 때 여인이 눈을 질끈 감았다. 앞으로 올 고통을 대비하는 모습.

콰앙!

하지만 그전에 다른 소리가 먼저 끼어들었다. 무언가 제대로 박살 나는 소리다.

이에 악마와 여인 모두 깜짝 놀라며 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케엑…! 켁…!”

고블린이다. 고블린이 문을 부수고 튀어나왔다.

이것만 본다면 무슨 일인지 파악하기 어려웠으나 고블린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커다란 망치에 얻어맞은 것처럼 얼굴 부분이 제대로 함몰되었으니까. 그나마 멀쩡한 입만 뻐끔거릴 뿐이다.

“…”

악마는 검을 서서히 내렸다. 누구인지 몰라도 침입자인 건 확실하다.

어쩌면 성직자인 인간을 구하러 온 것일 수도 있겠지. 직감이 그리 말해주고 있었다.

‘다른 놈들은? 설마 동굴 안의 몬스터들을 다 처리한 건가?’

그런 거라면 소리가 들렸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아무런 소음도 듣지 못했다.

아무래도 몰래 잠입했거나 하나하나 암살하면서 들어온 모양이다. 악마는 후자에 힘을 실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마지막에 이런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테니까. 실제로 동굴 내에 감지되는 기척이 거의 없었다.

저벅- 저벅-

그러는 사이 문을 박살낸 주범이 안으로 들어왔다. 한 손으로 커다란 도끼를 쥐고 들어오는 사람.

의외로 앳된 얼굴이다. 아직 성숙기를 지나지 않은 것 같은 남자의 모습.

미남보다는 미소년에 가까웠으며 그중 눈에 띄는 건 새빨간 눈이라 할 수 있었다.

“여기네.”

남자가 무심하게 중얼거렸다. 앳된 얼굴처럼 상당히 고운 미성이다.

뒤이어 남자와 악마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죽음을 기다렸던 여인은 여전히 굳어있는 모습이다.

‘…뭐지?’

악마가 미간을 좁혔다. 갑자기 난입한 남자는 언뜻 보면 인간처럼 보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인간인데도 상당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눈은 물론이요 피부 또한 새하얗다.

단련된 신체에 어울리지 않는 앳된 외모까지. 물론 동안일 가능성도 있었으나 저 남자는 뭔가 뒤틀린 느낌이다.

몸은 다 컸는데 어느 한 부분이 성장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 어디까지나 느낌에 지나지 않았다만 이상한 건 똑같다.

“사 살려주세요!!”

악마가 고민하는 사이 성직자가 빌빌 기어가며 남자 시바르에게 향했다.

꽤 웃긴 모습이었지만 여인은 개의치 않았다. 일단 살고 봐야 되지 않겠는가.

시바르는 자신을 향해 기어오는 여인을 보다가 미간을 좁혔다. 마치 생각치도 못했다는 반응이다.

“네가 왜 여기?”

“네 네?”

“…아냐.”

“도 도우러 오신 거 마 맞죠?! 네?!”

여인이 다급히 물었다. 시바르는 머리를 긁적였다가 앞을 쳐다봤다.

오우거에 맞먹는 덩치의 악마. 그 악마가 쥔 검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악마를 처리하는 건 다르지 않다. 시바르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그 그럼 제가 도와드릴게요! 가이아시여! 이 용감한 자에게 축복을!!”

어찌나 상황 판단이 빠른지 축복을 걸어주는 여인. 그녀의 두 손이 시바르의 손을 붙잡았다.

가이아의 권속이 행할 수 있는 축복 중 하나인 신체 강화. 처음에는 그리 생각했지만…

치이이익!!

이유는 몰라도 시바르의 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앗뜨뜨뜨!!!”

시바르가 팔딱팔딱 뛰며 손을 잽싸게 털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시바르: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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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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