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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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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98

보통 사회봉사는 복지시설이나 농어촌 재난 복구나 청소 같은 일을 시키기 마련이다.

아카데미는 교육 기관을 중심으로 둔 도시에 가깝다. 따라서 봉사가 필요한 곳도 많다.

소울 월드에서 사회봉사명령이 떨어지면 시간대를 고를 수 있다. 전에 말했듯이 이른 아침 또는 수업 직후다.

나는 잠이 필요없는 몸이라 이른 아침을 선택했다. 이른 아침이라 해봤자 1시간 일찍 가는 거다.

명령이 떨어진 곳은 아카데미의 보급을 담당하는 창고 쪽. 거기서 물자관리만 하면 끝이다.

“네가 이번에 온 학생이구나. 분류하는 방법을 알려주마. 우선 전체적으로 전투직 및 비전투직으로 분류되고…”

안내해주는 아저씨도 매우 친절했다. 나 같은 학생은 셀 수도 없이 봤을 테니 여유롭겠지.

게다가 나는 겨우 10시간밖에 안 한다. 단순히 쌈박질이나 했겠거니라며 넘어갔을 것이다.

“여기 놓아요?”

“그래. 잘하고 있어.”

나 말고도 봉사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다들 피곤한 표정이다.

몇몇은 억울하다는 얼굴이었는데 다들 사연이 없는 건 아닐 터.

‘카라는 이걸 100시간이나 했다고?’

진짜 지루했겠다. 이른 아침뿐만 아니라 수업 이후에도 봉사했겠지.

어찌저찌 다 채운 것도 신기했다. 심지어 그때는 입학 유예 기간이었을 터.

어쩌면 아카데미에 입학한 것도 기적이지 않았을까. 사회봉사 100시간은 정학에 맞먹는 수준이다.

“모두 수고했어. 이제 수업 들으러 가.”

대충 정리가 끝난 뒤에는 곧장 강의실로 향했다.

강의실로 가기 전 나와 같이 일한 사람들의 얼굴을 확인했다.

‘다 모르는 얼굴들이네.’

흐릿하게나마 기억도 안 나는 걸 보면 그닥 중요한 사람들은 아니다.

그저그런 엑스트라에 가깝겠지. 나는 곧장 강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저 녀석이지? 혀를 잘라버렸다는 놈.”

“그래. 미쳐도 단단히 미친 놈이니 상대하지 말자.”

뒤쪽에서 들리는 수군거림. 내가 멀리 떨어지자 저마다 이야기를 나눴다.

아무래도 그 짧은 시간 동안 소문이 널리 퍼진 모양이다. 확실히 임팩트가 큰 사건이긴 하다.

단순 폭행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다만 무려 혀를 잘라버렸으니까.

동서고금 막론하고 혀를 자르는 건 무시무시한 형벌 혹은 부상으로 취급되는 편이다.

인류 문명의 근간인 언어를 모조리 잃어버리는 셈이니 본능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왜 말을 함부로 해.’

폭력 중에서도 언어폭력은 오직 인간만 할 수 있는 폭력이다.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심어주는 건 물론 자기자신마저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다.

진정한 의미의 양날의 검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소울 월드에서 더 큰 효력을 발휘할 거다.

애당초 마법마저 언어로 발동되는 마당에 언어폭력은 오죽할까. 꽤 의미심장한 관계다.

‘이런 걸 보면 루나는 참 신기해.’

신가할 정도로 괴상한 언변의 소유자다.

사람의 신경을 툭툭 건드리는 것 같으면서도 악의는 전혀 담지 않는 말재주.

악의가 전혀 없다는 걸 듣는 사람도 알아서 기분이 나쁘지 않다.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조금이라도 삐끗하는 순간 혀가 뽑혀도 이상하지 않은데 용케 잘 버티고 있다. 얼굴이 예뻐서 그런가.

‘소울 월드에서는 언변이 그나마 평범했던 걸로 아는데.’

루나는 주인공이다. 그러니 소울 월드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대충이나마 알 수 있다.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아도 선택지가 존재했다. 기억에는 없어도 선택지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애는 착하니까.’

만약 루나가 악성향이었다면 가까이 지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그냥 놀려먹기 좋은 친구다.

더구나 나와 다른 의미로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고 있었으니 도무지 미워할 수 없었다.

말이 조금 이상한 것도 일종의 개성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악의만 담지 않는다면 말이다.

드르륵-

어느새 강의실에 도착했다. 강의실에 도착하자마자 시끌했던 소리가 한순간에 잦아들었다.

동시에 나에게 쏠리는 무수한 시선들. 바로 어제 그런 짓을 저질렀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원래라면 수군거림조차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없다.

내가 다른 나라의 언어를 알고 있다는 걸 다들 눈치 챈 상황이다. 그래서 말조심하는 거다.

‘그냥 이상한 말만 안 하면 되는데.’

나를 폄하하거나 욕하는 건 상관없다. 그냥 가볍게 무시하면 되니까.

하지만 내 친구나 로드를 욕하는 것만큼은 용서할 수 없었다. 그것만 딱 알면 좋겠건만 무리겠지.

나는 고요한 강의실을 둘러보다가 늘 앉던 자리로 걸어갔다. 그 자리 옆에는 카라가 미소를 머금은 채 앉아있었다.

그녀는 한 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있었는데 뭐가 마음에 드는지 몰라도 흐뭇한 표정이었다.

“왔어?”

“응.”

“봉사는 할만해? 이른 아침이면 대부분 물자 정리일 텐데.”

“쉬웠어.”

역시 경험자는 다르다. 그녀는 시간마다 어떤 걸 하는지 전부 꿰차고 있었다.

수업 이후는 학생들이 대련이나 각종 훈련 때문에 어지러진 물품을 정리한다고.

나는 수업 이후보다는 이른 아침을 선호해서 물자 정리만 택할 것 같다. 어차피 시간도 얼마 없다.

“혹시 너한테 험담하는 애는 없었지? 나는 틈만 나면 뒤에서 욕했거든.”

“없었는데?”

“그래? 다행이네. 아무래도 혀를 뽑아서 그런가? 나도 그랬어야 했는데.”

그랬으면 카라 너는 사회봉사가 아니라 정학이었을 거야.

아니. 그때는 입학 유예였으니 입학 자체가 취소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솔직히 입학한 것 자체가 기적인 셈이다. 아니면 그 폭력 사태가 부풀려졌을 수도 있고.

‘소문은 와전되는 법이니까.’

당장 나조차 혀를 잘라버린 게 아니라 혀를 뽑았다라는 식으로 소문이 돌고 있다.

혀를 뽑은 것과 잘라버린 것의 차이는 심하다. 혀를 뽑으면 아예 사람이 죽어버리니까.

그래도 험담하는 사람이 대폭 줄어들었으니 정신적으로 편했다. 당분간은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다.

“안녕하세요 언니. 시바르도 안녕.”

“안녕.”

잠시 후 루나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착석했다. 늘 그렇듯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이다.

루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나를 힐끔거렸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봉사는 어땠어? 괜찮았어?”

“응.”

“이상한 사람들은 없었어?”

“없었어.”

내가 제일 이상한 사람이었는데 있기야 하겠나. 설령 있어도 문제는 없었을 거다.

“하긴. 그중에서 네가 제일 이상했을 거야.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았겠네.”

“…”

한 대 쥐어박을까. 어쩜 말을 이런 식으로 할 수 있을지.

더 웃긴 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만 나온다는 점. 이것도 재능이라면 재능이다.

루나는 전혀 비꼬는 게 아니라 팩트만 담담하게 꺼냈을 뿐이다. 그래서 더 아프게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도 좋은 아침이네요!”

“꽤 기분이 좋아보인다?”

“후후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레이스가 강의실로 들어왔다. 이유는 몰라도 꽤 기분이 좋아보였다.

카라가 이유에 대해 물으니 음산하게 웃기까지. 안 그래도 외모 때문에 더 무섭게 느껴졌다.

“시바르 씨.”

“응.”

“혹시 짐을 미리 준비하셨나요?”

“짐?”

짐이라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 기숙사에서 짐이라 해봤자 옷밖에 없다.

여기에 라그나로크와 선혈의 대검까지. 식재료도 있긴 하다만 옮기기 쉽다.

“아니. 그래도 별로 없어.”

“좋아요. 그럼 수업이 끝나는 즉시 짐을 싸고 계세요. 나중에 제가 찾아갈 테니.”

“뭐야. 설마 통과된 거야?”

카라가 설마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나 또한 그녀와 생각이 비슷했다.

그레이스가 저렇게 좋아할만한 이유는 별로 없다. 심지어 나에게 짐부터 싸라고 하지 않았는가.

“네. 어제부로 정식으로 허가받았어요. 앞으로 시바르 씨는 호위로서 항상 제 곁을 지켜야 되죠.”

“야. 그런 말을 함부로 해도 돼? 다른 사람 다 듣겠다.”

카라가 주변을 둘러보며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레이스의 목소리가 좀 컸다.

그때문일까. 다른 학생들도 저마다 눈치를 보거나 아예 안 들리게끔 소근거렸다.

다행히 어제처럼 대놓고 험담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런 거면 내가 째려봤겠지.

“상관없어요. 제 호위기도 하지만 감시하는 것도 있으니까요.”

“감시?”

“네. 어제 위원회에서 저에게 조건을 걸었어요. 동거를 같이 하되 시바르 씨를 잘 감시하라고요.”

어제 대형 사고를 한 번 쳐서 그런가. 위원회에서도 나를 제대로 주시하기 시작한 모양이다.

그래봤자 로드 앞에서 전부 묵살당하겠지만. 그레이스와의 동거를 허락한 것도 조금이나마 확률을 낮추기 위함이겠지.

물론 크게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이미 목적을 밝힌 순간부터 감시의 의미가 사라졌으니.

그레이스는 나와 동거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다. 그래서 대놓고 말한 것이다.

“시바르 씨. 그러니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제가 시바르 씨를 지금보다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예법을 가르쳐 줄 거라 했지?”

“네. 그리고 각종 교양도 포함돼 있죠. 어쩌면 시바르 씨에게 숨겨진 재능이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러고 보니 조각에 소질이 있는 걸로 아는데.”

손으로 뚝딱뚝딱하는 건 잘할 자신이 있다. 손재주의 등급이 높기 때문이다.

당장 요리조차 나 홀로 다 하고 있는데 다른 건 오죽할까. 그레이스가 얼마나 잘 가르쳐 주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솔직히 잘 가르쳐 주지 않아도 된다. 둘이서 대화만 나눠도 시간이 훌쩍 지나갈 거다.

“어서 수업이 끝났으면 좋겠네요. 제가 꿈꾸던 이상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요.”

“네가 꿈꾸는 이상이 뭔데?”

“그건 절대 말해줄 수 없죠. 카라 씨는 자기 꿈을 단번에 말해줄 수 있나요?”

“난 말할 수 있다만.”

대화 도중에 낯익은 남자의 목소리가 끼어 들었다. 바로 우리 뒤쪽이다.

그레이스는 물론이요 카라조차 그 목소리에 눈을 깜빡이며 뒤를 돌아봤다. 나도 마찬가지다.

“원하다면 말할 수 있는데 말해도 되겠는가?”

황태자 카라스였다. 도대체 언제 우리 뒤쪽으로 온 것일까.

모두가 당황하고 있을 때쯤 그레이스가 최대한 빠르게 침착함을 되찾았다.

“그… 카라스 님? 카라스 님의 꿈은 모두가 알고 있을 거예요. 굳이 말씀하시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말은 저렇지만 속내는 다를 것이다. 네가 꿈을 밝히는 순간 개판이 나니까 조용히 해라.

카라스도 그 정도 눈치는 없는 게 아니어서 어깨만 으쓱거렸다. 그러나 그의 호기심은 멈추지 않았다.

“그럼 시바르 자네의 꿈은 뭐지?”

“…없어.”

꿈이고 나발이고 앞으로 스토리가 더 중요하다. 솔직히 꿈도 제대로 꿀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군. 뭐 사실 꿈이야 천천히 생각하면 되는 거라네. 베르체 영애 같은 경우가 매우 특이한 거지.”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카라스였다. 의외로 정상적인 면모를 보여줬다.

어쩌면 지금도 속으로는 이상한 꿍꿍이를 꾸미는 걸 수도 있겠지. 도저히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아. 그렇지. 시바르.”

“?”

“자네에 대한 소문을 찾아봤는데… 아주 흥미로운 게 하나 있더군.”

흥미로운 거? 워낙 많아서 콕 집을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이에 내가 고개를 갸웃거렸을 때 카라스가 나에게 물었다.

“듣자하니 자네가 주식판을 휩쓸고 있다는데… 혹시 나에게도 추천해줄 수 있나?”

“…뭐 하려고?”

“뭐하긴.”

카라스는 아주 당당하게 밝혔다.

“국고를 늘릴 생각이라네.”

“…”

미친 짓을 할 거라고.

“오. 황태자 씨. 내가 아는 종목 있는데…”

“잠깐만. 내가 알려줄게.”

안토니오 너는 빠져있어. 누구 거지 만드려고.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시바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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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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