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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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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13

재미있을 것 같다는 카라스의 반응에 더욱 뜨거운 반응이 튀어나왔지만 의미가 없었다.

카라스는 독불장군마냥 웃는 얼굴로 끝까지 밀어붙였고 다른 사람들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똥이 더러워서 피한다지만 카라스는 무섭기까지 해서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지휘부가 무조건 지휘부에 박혀있을 필요도 없잖아? 여차하면 시바르를 보내면 될 걸세.”

“그냥 진작에 보내면 안 될까? 왜 사서 고생을 하는 거야?”

“통제되지 않는 힘은 매우 위험하지. 100의 전력을 50%의 확률로 쓸 바에야 70의 전력을 90% 확률로 쓰는 게 나아.”

“… …”

게다가 꽤 설득력이 높은 말까지 꺼냈다. 카라스라 해서 막무가내는 아니었다.

실전 경험이 풍부한 카라마저 저 말에 마지못해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고딘이 누누이 언급했다시피 이 시험은 서로 간의 협업 및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

내가 아무리 막나가도 상대쪽에서 빈집털이를 한다면 상황이 꼬일 수밖에 없다.

‘교수들도 작정했으니 내 전력을 온전히 쓰기도 힘들겠지.’

일종의 딜레마다.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점령에 필요한 시간은 줄어든다.

인원 배치에 신경 써야하며 나를 어디에 넣을지도 고민이다.

균형을 위해서면 3명이 적당한데 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건 바로 통신. 고딘은 우리끼리 암호를 창작하라 말했다.

‘나는 공용어밖에 모르니까.’

이리 되면 3명이 몹시 애매해질 것이다. 게다가 위험이 너무 크다.

만약 한 명이라도 사라지면 지시에서 크나큰 애로사항이 꽃피울 테니.

교수들이 나름대로 계책을 썼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쩌면 카라스도 이 점을 고려해 나를 지휘부에 박은 걸 수도 있다.

‘물론 아니겠지만.’

그냥 재미있어서 했겠지. 그놈 성격상 확실하다.

상대편보다 우리편을 더 신경 써야 한다니. 심지어 광기로 가득 찬 놈이다.

과연 이번 실습은 어떻게 진행된 것인가. 교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갈까 아니면 전혀 예상치 못한 사태가 터질까.

머지않아 이번 실습보다 더 중요한 대련 그리고 ‘난투’가 있을 예정이라 쉬이 넘겨도 상관없다.

그러나 카라스가 어떤 걸 보여줄지 궁금하다. 좀처럼 종잡을 수 없는 놈이니까.

“모두 모였군. 그럼 내일 있을 실습을 위해 회의를 진행하겠네.”

시간이 흘러 목요일 오후. 예정된 대로 팀끼리 회의를 가졌다.

회의를 잡은 곳은 식당. 다만 평범한 식당이 아니라 귀족들이 식사할 법한 곳이다.

가끔 드라마나 귀족들이 모이는 테이블 있지 않는가. 그런 곳에서 식사도 아닌 회의를 하고 있다.

‘꼭 여기로 잡아야 했나.’

식사가 아니라 간단한 티타임이라며 카라스가 끌고 왔다.

이런 곳은 생전 처음이라 여러모로 어색했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도 마찬가지.

“우선 공용어를 제외하면 다른 사람과 소통 자체가 불가능하다. 거수해주게.”

가장 상석에 앉은 카라스의 주도 아래에 회의가 시작했다. 우선 소통의 여부다.

여기서 나와 카라를 포함해 5명이 손을 들었다. 나머지 3명은 프로즌 공국 및 변방국 출신이었다.

한 팀당 총 14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딘의 설명처럼 국가별로 반반씩 분류되었다.

그러므로 통신문을 전달하기 위해서 적절한 인원 배치는 필수.

여기에 암호문까지 만들어야 하니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미리 말하지만 통신 자체는 문제가 없을 걸세. 왜냐하면 문자만 공용어 사용 불가지 말은 해도 된다고 했으니.”

“아. 그러고 보니…”

“말은 해도 상관없구나?”

카라스의 말에 대부분 뭔가 깨달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이건 나도 같다.

고딘은 ‘문자’만 콕 집어서 사용하지 말라 당부했다. 하지만 말은 아니다.

공용어 자체를 금지했다면 언어로 묶어서 취급했겠지. 고딘도 이걸 노렸을 것이다.

“그러니 통신 자체는 어렵지 않을 걸세. 하지만 팀끼리 통신이 아니라 지휘부에서 전달하는 건 암호문을 써야겠지.”

“그럼 시바르 씨를 지휘부에 넣을 필요가 없지 않나요?”

학생 한 명이 의견을 제기했다. 공용어를 사용할 수 있으니 내가 지휘부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꽤 일리 있는 말이라 다른 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나도 속으로는 동의했다.

하지만 카라스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얘기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내가 주목하는 건 시바르의 무력이 아닐세. 그가 갖고 있는 통역 능력이지.”

“통역?”

“자네들도 잘 알고 있을 걸세. 지난번 시바르가 혀를 잘라버렸던 사건.”

그 사건이 언급되자 시선이 나에게 쏠렸다. 유명해도 너무 유명한 사건이다.

“그때 시바르는 처음 듣는 언어임에도 전부 알아들었다네. 정말 신기하면서도 놀라운 능력이지.”

“어… 그거 확실한 거 맞아요? 그냥 넘겨짚은 게 아니라?”

질문을 한 학생이 의심스럽다는 뉘앙스로 물었다. 저게 정상이다.

나만 알아들었지 다른 사람들은 그 학생들이 한 말을 못 알아들었을 테니까.

의문을 품긴 했어도 확신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밝혀도 상관없지.’

앞으로 내 앞에서 더욱 입조심을 하게 될 테니 나야 좋다.

그사이 카라스는 의심을 하고 있는 학생에게 제의했다.

“그럼 지금 확인해 보게나. 자국어로 아무 말이나 하게.”

“음…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어?”

내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공용어로 해석하자 학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후로 여러 확인성 질문이 이어졌지만 나는 일일이 공용어로 해석해줬다.

“어떤가? 이제 믿겠는가?”

“그… 믿긴 믿지만 전력 누수가 심하지 않을까요?”

“여기서 시바르의 템포를 따라갈 수 있는 사람 있나? 있다면 자신 있게 손을 들게나.”

“… …”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를 따라올 수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게 크다.

그나마 카라가 가능하겠지만 너무 과하다. 이건 개인전이 아니라 팀전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바르는 조커로 활용할 예정이라네. 결정적인 순간 판도를 뒤바꾸거나 굳힐 수 있도록.”

“차라리 그게 더 나을 수도 있겠네요.”

“대충 무슨 생각인지 알겠어.”

그레이스와 카라는 카라스가 무슨 전략을 품고 있는지 대충 깨달은 모양이다.

루나는 어떻냐고? 나처럼 그냥 눈만 끔뻑이며 듣고 있다.

빡통이 아니라 관련 지식이 없다 보니 대화에 따라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팀부터 분류하겠네. 나와 시바르 그리고 통신에 필요한 마법사가 필요한데…”

“제가 할게요.”

그레이스가 잽싸게 손을 들었다. 그걸 본 카라가 아니꼽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레이스만큼 적격인 사람이 없다. 그녀는 반에서도 상위권이었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이견이 없는 것이 처음부터 그레이스를 지휘부로 낙점 지은 모양이다.

“좋군. 그럼 3팀으로 나누겠네. 카라가 소속된 곳은 3명이 좋겠지.”

“모처럼 시바르랑 같은 팀이 됐나 했는데… 아쉽네.”

카라의 투덜거림 뒤로 팀이 분류되었다.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무난한 조합이다.

팀장은 각각 카라와 루나 그리고 이름 모를 학생 한 명.

팀도 정해졌으니 남은 건 단 하나다.

“그럼 암호를 만들어 보도록 하겠네. 좋은 의견 있나?”

“숫자를 쓰는 건 어떨까요?”

“문자를 재배열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역행으로 하는 건…”

앞으로 요긴하게 써야 할 암호를 만드는 것. 사실 암호는 쉬우면서도 어렵다.

상대쪽에서 알아차리기 힘들면서 원리 자체는 이해하기 쉬워야 하니까.

여기는 기계도 없었으니 특정 규칙을 지닌 암호가 최선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상대도 바보가 아니라는 거지.’

여태까지 억까를 당했지만 안토니오도 잔머리는 잘 굴러가는 편이다.

전반적인 지휘를 나설 것으로 추측되는 단예린도 마찬가지. 후에 황제의 자리까지 오르는 인물이다.

머리가 안 좋기는커녕 다들 두뇌 회전이 빠르다. 간단한 규칙이 적용된 암호 정도는 가뿐히 격파할 것이다.

사실상 새로운 문자를 하나 만드는 게 더 효율적이겠지. 하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다들 좋은 의견 고맙네. 하지만 이건 모두 저쪽에서도 할 법한 의견들이야. 좀 더 괜찮은 방법 없나?”

“…”

나올 수 있는 방법은 거의 다 나왔다. 조금 부족하다는 게 흠이지.

카라스는 팀원의 얼굴을 둘러보다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그와 마주하자마자 이유 모를 불안감이 차올랐다.

“시바르 자네 생각은 어떤가? 재미있는 방법이라도 있나?”

“…나 공용어밖에 몰라.”

아무리 그래도 나한테 묻는 건 아니지. 한글이라도 가르쳐 줄까 이 녀석아.

그러나 카라스는 도대체 무슨 믿음인지 몰라도 상관없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괜찮다네. 지금은 의견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니까. 지금만이라도 머리를 써야 하지 않겠나?”

“음…”

가끔 카라스의 말을 듣다 보면 자연스레 설득되는 것 같다.

처음에 격한 반발이 나왔는데도 순수 논리로 다 눌렀지 않았는가.

정신머리가 나간 놈이긴 해도 적당히 타협할 줄 안다. 능력이 부족한 건 절대 아니다.

“…기호랑 발음?”

나는 눈치를 보며 제안을 꺼냈다. 참고로 기호는 한글이고 발음은 독음이다.

“기호랑 발음? 좀 더 설명해줄 수 있겠나?”

“응. 어떤 거냐면…”

나는 부족한 어휘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설명을 꺼냈다.

다른 사람들도 내가 의견을 꺼내기 시작하자 흥미롭다는 얼굴로 경청했다.

조금 부담스럽긴 해도 나를 믿어주는 눈치여서 끝까지 설명했다.

“공용어 발음하는 거. 특정 기호로 대체하는 거야.”

“그러니까… 마트라 제국 문자를 사용하되 발음 자체는 공용어가 되도록 하는 거죠?”

“응.”

그레이스가 정확하게 비유해줬다. 요컨대 이런 거다.

I can speak english를 한글로 치환해 아이 캔 스피크 잉글리시 이런 식으로다.

너무 쉬운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으나 요점은 바로 문자다. 어떤 문자를 쓰느냐에 따라 암호 해독의 난이도가 갈릴 것이다.

“마트라 제국과 그라나다 제국 문자는 사용하기 힘들겠네요.”

“아까 시바르가 기호라고 했잖아. 우리끼리 기호를 만들면 되겠지.”

“괜찮은 방법이로군. 이중으로 얽혀 있어서 해독이 까다롭겠어.”

다행히 다들 좋은 의견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물론 내 것이 채택될 일은 없을 것이다.

해독을 조금이라도 하는 순간 구멍이 숭숭 뚫릴 테니까. 물론 이건 어느 암호나 다 통용되는 규칙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시바르의 제안이 가장 좋아보이네만. 자네들은 어떤가?”

“?”

아니. 시발. 잠깐만요.

너무 빨아주는 거 아닙니까. 당신 왜 그래요.

내가 속으로 크게 당황하는 사이 다른 학생들이 서로를 쳐다봤다.

딱히 반발이 없는 걸 보면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듯하다. 나에게 있어서는 의문투성이었지만.

“잘하면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가 없겠네요. 전 찬성이에요.”

“나도. 더 이상 복잡한 건 귀찮아.”

“그럼 저도…”

회사 부장이 찬성했다고 다 찬성하는 직원들도 아니고 이게 뭐야.

아니면 정말로 생각하기 귀찮아서 나에게 떠넘긴 걸 수도 있다. 부담감이 나를 짓누르는 느낌이다.

“좋군. 그러면 이제 기호를 만들어야 하는데… 시바르.”

“아. 왜.”

“이것도 자네가 해보게나.”

“왜 또.”

자연스레 좋은 말이 나올리가 없었다. 짬이란 짬은 나에게 다 때리는 놈.

카라스는 내 불평불만에도 특유의 미소를 유지하더니 능글맞게 대했다.

“자네는 단순하잖나. 단순한 만큼 간단한 기호 정도는 만들 수 있겠지.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네.”

“…욕이야?”

“칭찬일세.”

넌 진짜 두고 보자. 나는 속에서 올라오는 열을 억누르며 생각에 빠졌다.

솔직히 말해 당장 나올 수 있는 건 한글밖에 없다. 기호이기도 하면서 문자니까.

더구나 언뜻 보면 도형처럼 보여서 단순한 느낌까지 든다. 문제는 이걸 꺼내도 되냐는 거지.

‘…모르겠다.’

그냥 한글이나 적을란다. 이걸 어디서 봤냐고 하면 수학 공부했다고 해야지.

때마침 최근 그레이스로부터 도형을 배운 참이라 개연성까지 충분했다.

설득? 설득이고 나발이고 일단 귀찮은 건 넘기고 싶다.

스윽- 슥슥-

나는 미리 준비한 노트에다가 한글을 적기 시작했다. 그러자 시선들이 나에게 집중되더라.

세종대왕 님께서 이러라고 한글을 창제하신 게 아닐 텐데. 양심이 쿡쿡 찔렸다.

일회용으로 쓸만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암호로 쓰기에는 적합하니 넘어갔다.

‘어차피 이걸 문자로 쓸 일은 절대 없을 거고.’

한글의 태생이 상당히 독특하고 구조가 과학적인 편이긴 해도 만능은 절대 아니다.

각각 어울리는 언어가 있으며 한국어는 한글이 잘 어울리는 것뿐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중국이 있다. 중국은 성조라는 특징 때문에 한글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니 대충 원리만 알려주고 끝낼 생각이다. 우려먹어봤자 국물도 안 나온다.

“음? 어제 가르쳐 준 도형이랑 비슷하네요.”

노트에 적은 한글을 본 그레이스가 감평을 내렸다. 내가 원한 반응이 딱 저거다.

도형을 모티브로 둔 기호. 그러면 다들 의심 없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뭐랄까… 너무 따로 노는 느낌인데? 이건 어떻게 써?”

“수학적으로.”

“…좀 더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어?”

아아. 카라 너에게 위대한 한글을 알려주도록 하마.

…는 개소리고 원리만 간단하게 알려줬다. 한글 자체는 난이도가 쉬운 편이다.

한국어가 미친 듯이 어려울 뿐이지. 외국인 특히 서양인이 배우기 어려운 언어 중 하나가 한국어다.

이번 실습은 지휘부가 명령을 내리는 식이라 문법 같은 건 필요없다. 하물며 발음을 알려주는 거잖나.

“아하. 문자를 서로 조합해서 발음이 나오는 거구나? 무슨 뜻인지 알겠어.”

“그럼 이것도 가능해?”

“…”

카라 다음으로 루나가 나에게 조합한 문자를 보여줬다.

그런데 그 문자가 참… 그렇다.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어쩜 얘는 이런 걸.’

무슨 말을 썼냐면 아주 상스러운 말을 썼더라. 남녀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두 글자.

나는 그 글과 루나의 얼굴을 번갈아 봤다. 입으로 혼돈을 내뱉는 줄만 알았는데 손도 똑같은 건가.

‘우연이겠지.’

그래. 우연일 거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이후로 한글 사용법을 수학적으로 알려주니 다들 대충 이해한 것 같더라.

발음도 문제가 없는 것이 공용어와 서로 비교하면서 알려줬다.

하나의 문자가 아니라 일종의 암호문으로 취급해서 그런지 적응이 꽤 빠른 편이었다.

“좋아. 그럼 마지막으로 감청에 대비해 호출명을 정하도록 하지. 호출명을 정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혼동시킬 수 있었으니.”

“이것도 암호문으로 할 건가요?”

“그게 낫지 않겠나? 생소한 것들이니 파악하기 어렵겠지.”

이어진 호출명 정하기. 여기서 약간의 논의가 갈렸다.

뜻이 있는 단어를 호출명으로 정할 것인가 아니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단어로 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후자로 채택됐다. 우리끼리 주고 받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언니. 언니 호출명은 이걸로 할래요?”

“아까 네가 시바르에게 보여준 거?”

“…”

오. 루나야. 그러지 마. 차라리 그 단어는 네가 써.

마음 속에서 말이 무럭무럭 차올랐지만 안타깝게도 말할 수 없었다.

말을 했다가는 의심을 할 게 뻔했으니까. 눈치 없는 루나여도 이건 알 거다.

“어디 보자… 야스? 야스라고 발음하는 거 맞지?”

“네.”

“뜻도 없으니 괜찮겠다. 난 이걸로 할게.”

나는 절망과 동시에 웃음을 참았다. 여기서 웃는 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질 거다.

“아. 차라리 시바르가 호출명을 정하는 게 어때? 그게 더 낫지 않겠어?”

“나쁘지 않네요. 루나 씨부터 할까요?”

“상관없어요.”

좋아. 그렇다면야.

나는 속으로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억누르며 글을 적었다.

우선 루나부터다. 약간의 고민을 거친 후에 호출명을 끄적거렸다.

“어디 보자… 주둥… 이? 정말 희한한 발음이네.”

너랑 정말 잘 어울리는 호출명이지. 다시 말하지만 저건 야스와 주둥이는 뜻이 아니라 독음이다.

그래서 나 혼자 웃음을 참느라 고생하는 중이고. 나머지 학생은 평범한 호출명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지휘부가 남았군. 지휘부도 정했나?”

“…응.”

아주 찰진 걸로 정했지. 나는 지체없이 노트에다가 호출명을 적었다.

뒤이어 카라스에게 넘겨줬다. 카라스는 노트에 적힌 글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왜 기호가 두 개 붙어있는 거지? 강조하는 건가?”

아. 그러고 보니 그걸 설명 안 했구나.

나는 카라스가 의심을 하기 전에 대충 얼머부렸다. 그의 말마따나 강조하는 거라고.

카라스도 처음에는 의심에 찬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넘어갔다. 그리고 당당하게 밝혔다.

“좋군. 앞으로 우리는…”

슬픈 생각. 슬픈 생각. 슬픈 생각.

“빡빡이일세.”

“커흐흡…!”

못 참았다.

[신앙잌 상승합니닼!]

카오스 님도 못 참으신 모양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카오스: 빡빡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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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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