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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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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31

루나는 리제로부터 대략적인 상황을 전달 받고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리제도 그렇지만 자신은 어떤 이유로 이런 상황을 겪게 된 것일까. 또한 이 눈은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눈을 제외하면 평범하디 평범한 삶을 살고 있었는데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시바르와 만난 이후부터겠지? 아니면 처음부터 이런 운명이었나?’

특히 동굴에 기록된 벽화를 보고 난 후부터 그에게 관심을 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늘부로 더 많은 관심을 줄 수밖에 없었다. 우선 시급한 건 하나다.

“얼마 가지 않아 가이아 교단에서 파견을 올 겁니다. 에리카 자매님이 저지른 일 때문이죠.”

“악마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겠군요.”

“네. 아마 또다시 신성력으로 시험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시바르와 관련된 소문이다. 목격한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한두 사람이라면 리제가 직접 나서서 입막음을 하면 괜찮겠지만 수십 명 이상 사람들이 지켜봤다.

시바르가 가이아의 신성력에 유달리 격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 특히 악마한테나 보일 법한 반응이라 더욱 문제다.

“그런데 시바르는 카오스 님의 축복을 받고 계시잖아요. 이걸로 어떻게 안 될까요?”

“저도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밖이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호할 예정입니다.”

가장 좋은 회피 방법은 카오스를 통해 인정받는 것이다. 카오스는 괴팍하긴 해도 엄연한 신이다.

더 나아가 지금을 따지자면 권위가 가장 높다고 볼 수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성녀’가 카오스의 신자이지 않는가.

시바르가 카오스의 비호를 받는다는 것만 보여준다면 가이아 교단 측에서도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든 시바르 형제님을 데려가는 걸 막아야 합니다. 이건 다른 분들에게도 전해주세요.”

“물론이죠. 그런데 만약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지…?”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고통을 받게 될 겁니다.”

루나는 그 말을 듣고 골똘히 생각했다. 벽화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이 있었는가 싶어서.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시바르가 고통받는다는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꽤 오래 전에 본 거라 잊어버렸을 수도 있다. 직접적인 내용은 시바르가 알려줘야 한다.

‘어렵네.’

자칫하면 가이아 교단과의 사이도 틀이질 수 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눈엣가시일지도 모르겠지.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악마를 잘 설득하고 싶다. 물론 안 될 거라는 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유일한 후손을 빼앗겼으니까. 미래와 희망 자체가 망가진 것이다.

“악마를 설득하는 건 절대 안 되겠죠?”

“네. 그들의 증오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입니다. 설득으로 넘어갈 단계는 지났죠. 시바르 형제님을 데려가도 그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을 겁니다.”

“으음…”

이러나저러나 싸움은 불가피하다. 루나는 고민에 빠졌다. 과연 자신이 악마와 싸워 승리를 점할 수 있을까.

주변에 든든한 조력자들이 있다지만 악마가 얼마나 강한지 모른다. 당장 카라한테 지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로드의 가르침 덕분에 성장하고 있다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최소한 카라와 동급으로 성장해야 앞날이 편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당분간 아카데미에서 지낼 건가요?”

“에리카 자매가 제 말을 들었다면 다시 돌아갔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기다릴 수밖에 없겠죠.”

“굴라크 교단은… 찾아오지 않겠죠?”

시바르에게 있어서 굴라크는 카오스 다음으로 엮이는 교단이다. 직접적인 접촉은 카오스보다 많다.

당장 신령까지 보내어 설득까지 시킨 사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굴라크 교단도 꽤 당황했었지.

리제는 루나의 말을 듣고 아 하더니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 희망적인 발언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굴라크 님이… 어쩌면 쉽게 넘어갈 수도 있겠네요. 굴라크 님도 사실상 비호하는 수준이었으니.”

“벼락을 떨어뜨린 게 비호하는 거라고요?”

루나는 황당했다. 여태까지 시바르가 벼락에 맞는 것만 해도 두 자리 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카라의 말을 들으면 불경한 마음을 품었을 확률이 높다고.

그럼에도 벼락만 떨어뜨리고 끝내는 걸 보면 굴라크도 그렇게 싫어하는 건 아니다.

“굴라크 님께서 제대로 노하셨다면 신령을 보냈을 때부터 척을 지셨을 겁니다. 하지만 신령은 단지 설득을 위해 내려왔죠.”

“음… 벼락은 신성력이 포함돼 있지 않나요?”

“신성력을 이용해 하늘을 다스리는 겁니다. 치환하는 방식이죠.”

“그러면 이야기가 쉽게 흘러갈 수도 있겠네요. 시바르도 벼락을 쓸 수 있거든요.”

1학기 때 시바르가 뭣도 모르고 로드에게 대련 신청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미쳐도 제대로 미쳤구나 싶었으나 숨겨놓은 수가 있었다. 그게 바로 벼락이다.

벼락은 굴라크에게 축복을 받은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는 권능. 시바르도 붉은색 벼락을 보여줬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로드에게 엉망진창 예절을 주입당했다. 그때 벼락까지 받아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아. 그러고 보니 시바르 형제님도 벼락을 쓰시는군요.”

“네. 색이 붉긴 해도 벼락은 벼락이었어요.”

“그거는 꽤… 안심이 되는 이야기네요.”

루나의 이야기에 리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안심이 된다는 표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굴라크는 카오스와 달리 확실한 의사표명을 한 셈이니까.

시바르는 자신이 직접 축복을 내려줬으며 만약 억지로 데려가는 순간 신성모독이라고 말이다.

“가이아 교단도 이것까지는 건드릴 수 없을 거예요. 당장 타타르도 국가로 인정받는 데에 종교가 큰 역할을 했으니.”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면 가이아 교단이 엄청 나쁘게 들리는데 맞나요?”

문득 의문이 들었다. 리제의 말을 들으면 가이아 교단이 나쁜 집단처럼 느껴졌다.

리제도 루나의 말을 듣고 아 하더니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마냥 나쁜 사람들만 있는 곳은 아니에요. 단지…”

“단지?”

“…이건 넘어갈게요. 아직 말할 때가 아닌 것 같아서.”

유달리 씁쓸한 미소를 짓는 리제다. 분명 뭔가가 있는 게 확실하다.

루나는 꼬치꼬치 캐묻고 싶은 심정을 간신히 억눌렀다. 여기까지 말해준 것만 해도 충분했으니.

어쨌거나 굴라크 덕분에 시바르가 끌려갈 일은 없다. 복잡하게 꼬일 뻔한 상황을 굴라크가 해결해준 셈이다.

‘나중에 시바르한테도 알려줘야겠다.’

그렇다고 시바르가 굴라크를 신봉하느냐. 그건 또 아닐 것 같다.

둘의 사이는 뭐랄까. 다소 과격한 것 같으면서도 화기애애하다.

그 둘을 말리는 건 언제나 카라였고. 어찌 보면 카라가 제일 불쌍한 사람이다.

“그런데 성녀님.”

“말씀하세요.”

“성녀님은 전에 시바르를 만난 적이 있으신가요? 시바르를 너무 잘 아는 것 같은데.”

“…”

루나의 질문에 리제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슬픈 눈으로 시바르를 쳐다볼 뿐.

그녀는 손을 뻗어 시바르의 얼굴을 만지려다가 다시 주춤거렸다. 아까 전과 비슷한 반응이다.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다가 다시 손을 거두는 리제. 그녀는 눈을 내리깔며 조용히 답했다.

“…네. 만난 적이 있어요. 꽤 오래 전에요.”

“오래 전?”

“아마 시바르 씨는 기억하지 못할 거예요. 기억하기도 싫겠죠. 워낙 끔찍한 경험이었으니.”

루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리제는 나이로 따지자면 로드보다 더 많을 터.

그런 그녀가 오래 전이라고 했으니 몇 십 년은 더 됐을 것이다.

다시 말해 시바르도 보기와 다르게 나이가 많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런 것치고는 점점 성장하는 것 같은데…’

지난번 병마를 겪고 나서 얼굴이 한층 더 성숙해진 시바르다.

어쩌면 말 그대로 몸만 컸지 내부는 덜 자랐을 수도 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시바르니까.

모순 그 자체인 존재여서 평범한 상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다.

‘벽화도 그렇고… 뭔가 더 있는 게 확실해.’

루나는 리제의 눈치를 봤다. 리제는 아련한 눈으로 시바르를 쳐다보고 있었다.

시바르가 미래를 알고 있다는 걸 말할까 말까 고민했으나 시간은 짧았다. 그녀는 무겁게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저…”

“으음…”

말하려던 찰나였다. 시바르가 침음성을 흘리며 깨어날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에 깜짝 놀란 루나가 시바르에게 시선을 돌렸을 때쯤 리제가 입을 열었다.

“시바르 형제님이 깨어나려나 보군요. 전 미리 가겠습니다.”

“네? 하지만…”

“에리카 자매님을 혼내려면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변명처럼 느껴진다면 착각일까. 마냥 착각은 아닐 것이다.

지금 리제는 시바르를 만날 자신이 없는 것 같았으니. 도망치듯이 떠나는 것이다.

“시바르 형제님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루나 씨.”

“그… 시바르한테 말해줘도 괜찮을까요?”

“네. 대신 설득을 잘해야 될 거예요.”

리제는 그리 당부하고는 떠났다. 그녀가 떠자나자마자 시바르 또한 의식을 차렸다.

처음에는 몽롱한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가 이내 상체를 일으켰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였다.

“시바르. 괜찮아? 나 누구인지 알아보겠어?”

“…응.”

다행히 기억에 문제가 있거나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이것 또한 재생이 뛰어난 덕분이겠지.

루나는 시바르가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물을 건네줬다. 시바르도 시원한 물로 칼칼한 목을 축였다.

그후로 기묘한 침묵이 내려앉을 뻔했지만 루나가 먼저 입을 엶으로서 침묵은 금방 끊겼다.

“아마 많이 혼란스러울 거야. 어째서 신성력이 너한테만 거부 반응을 일으켰는지.”

“…”

“들을 준비가 됐다면 언제든지 말해. 성녀님에게 들은 바가 있거든.”

“…알려줘.”

시바르가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디 들어나 보자는 반응이다.

아직까지 정신이 멍한 듯했다. 하지만 루나는 머지않아 그의 정신이 번쩍 들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출생의 비밀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으니까. 자신조차 경악했는데 시바르는 오죽할까.

“시바르. 놀라지 말고 들어. 너는 사실…”

루나는 어떻게 설명을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겨우겨우 입을 열었다.

“주워 온 자식이래.”

“…”

앞에 주어가 빠졌다.

“…어디서? 다리 밑?”

시바르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어찌 됐든 간에 정신이 번쩍 든 건 확실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루나: 너 사실 주워 온 자식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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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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