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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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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33

루나의 입놀림으로 화약고에 불이 붙었을 때 시바르와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뭘 하고 있을까.

우선 에리카가 리제에게 죽도록 혼나고 있다는 건 기본이고 바깥 상황은 나름대로 진중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신성력에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그것도 평소 소문이 자자한 인물이.

여태까지 배경과 연고가 아무것도 없기에 각종 사고를 무던히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아무런 배경도 연고도 없었기에 의심의 싹이 서서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난리가 날 수밖에 없다.

이중에서 가장 난처하게 된 건 교수들이다. 시바르가 정말로 악마로 판명나는 순간 이들은 입지가 위험해질 터.

아니. 위험해지는 수준이 아니라 아카데미에서 해고당할 수도 있다. 그나마 권고 퇴직이 최선이겠지.

“우리 이제 어떡하죠?”

아카데미 교수 정확히는 시바르의 반을 담당하는 교수들이 모인 회의장.

이연화가 불안한 목소리로 입을 떼었다. 그녀의 표정에는 근심과 걱정이 자리잡고 있었다.

평소 그녀와 티격태격거리기 바쁜 사라도 무표정을 지우고 심각한 얼굴이었다. 그만큼 사안이 위중하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시바르가 악마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지.”

“시바르가 정말로 악마라 확신하는 건가요?”

말보로의 담담한 말에 고딘이 바로 물었다. 그답지 않게 날카로운 어조였다.

말보로도 본인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인지했는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제대로 된 판단이 되지 않았다.

“…나도 시바르가 악마는 아니라 생각해. 아무리 생각해도 악마는 아니야.”

“이하동문이다. 악마였다면 진작에 난리를 피웠겠지.”

“게다가 색도 명확하잖아요. 피부가 좀… 창백할 정도로 하얗긴 하지만.”

그들도 확신을 못 내리고 있었다. 평소 악마에 대한 상식이 뿌리깊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악마는 색이 없는 존재로서 남의 생명을 탐해야 목숨을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이 기본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시바르는 막대한 양의 식량을 먹을지언정 남의 생명을 탐하지 않았다. 이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더구나 평소 행동거지를 보면 철없는 아이에 딱 어울리는 수준이다. 악마라기보다는 소악마에 가까웠다.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야. 진짜 악마였으면 우리도 눈치챘겠지. 그런데 지금까지 멀쩡히 지냈잖아?”

“멀쩡히 지낸 건 아니죠. 지난번에는 혀까지 잘랐는데.”

“아.”

말보로가 아차했다. 그러고 보니 그런 사건이 있었다.

하필이면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 목숨을 빼앗진 않아도 남을 해치긴 했으니.

더구나 여태까지의 행보도 마냥 좋다할 수는 없었다. 시바르에게 직접적으로 당한 사람도 있다.

“악마라 부를만한 짓은 많이 했지. 물고문부터 시작해서 폭탄조끼. 기타 시설파괴 등등.”

“…근데 그건 악마가 아니라 우리 같은 사람도 하지 않나요?”

“갖다 붙일 거면 뭐든지 갖다 붙일 수 있다는 거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이는 법이니까.”

사라의 말이 맞다. 선입견이 이래서 무서운 것이다.

사실 시바르가 어떤 행보를 보였던 간에 이것저것 다 붙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조용히 지냈다면 조용히 지낸 대로 흉계를 꾸몄다며 할 테고 인간관계가 좋있ㅇ면 그것대로 트집을 잡았을 것이다.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미 소문은 아카데미 전체에 퍼졌고 우리도 결과에 따라 징계 처우가 결정되겠지.”

“하아… 이게 무슨 일이람…”

이연화가 머리를 감싸며 작게 중얼거렸다. 비단 이연화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카데미의 교수들은 국가에서 직접 지원해주는 형식이다. 해고라도 당하는 순간 국가에서도 엄벌을 내릴 것이다.

여러모로 미래가 어두웠다.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가 모두 날아가게 생겼다.

“…근데 정작 시바르 때문이라는 생각이 안 드는데 정상인가요?”

“저도 그래요.”

“나도.”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시바르를 미워할 수 없었다. 분명 이 모든 원인은 시바르에게 있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여 위기 또는 기회가 온다면 마음을 바꾸는 편이다. 뚝심 있는 사람이 그래서 희귀하다.

그러니 지금만큼은 시바르 또는 그를 데려온 루나와 엘리를 탓해도 문제가 없다.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다.

“애가 사고를 많이 쳐도…”

“착해서 뭐라 할 수가 없다. 이 말씀이신 거죠?”

“그래. 내 아들이랑 잘 놀아주는 거 보고 차마 욕은 못하겠다.”

그럼에도 이들은 시바르를 욕하지 않았다. 아니 욕할 수 없었다.

시바르가 조금이라도 악의를 갖고 사고를 쳤다면 마음으로나마 욕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고뭉치 같은 면모를 많이 보여줘도 기본적으로 선하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갖고 있었다.

지난번 혀를 잘라버린 것도 친구를 욕해서 그런 거라고 하지 않았는가. 웃는 얼굴에 침을 뱉을 수 없는 법이다.

“게다가 우리 아들을 놀리려고 벌레를 먹었다가 쓰러졌다고 들었어. 그 소문 알지?”

“너무 아파서 기숙사에서 떨어졌다는 거요? 너무 잘 알죠.”

“그때는 정말 놀랐지. 얘도 아플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게다가 시바르는 악마라 하기에는 너무 인간적이고 순수했다.

몸만 컸지 하는 행동은 딱 어린아이 수준이었으니까. 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일도 있었지만.

일종의 마스코트와 다름 없었다. 만약 시바르가 반에 없다면 허전하다 못해 씁쓸해질 것이다.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만…”

“가이아 교단에서 얼마 안 되어 파견을 올 거예요.”

“근데 성녀님이 계시는데 굳이 파견까지 해야 하나?”

“그게 조금 의문이긴 해요. 평소 가이아 교단과 성녀님께서 사이가 안 좋다는 소문도 있고.”

똑똑똑-

교수들이 앞으로의 처우에 대해 논의할 때였다. 회의장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교수들의 고개가 문 쪽으로 돌아갔을 때쯤 문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일세. 들어가도 되겠나?]

그 말을 듣자마자 말보로가 벌떡 일어서며 문 쪽으로 다가갔다. 비단 그뿐만 아니라 다른 교수도 자리에 일어났다.

이윽고 말보로가 문을 열자 등장한 사람은 로드였다. 평소처럼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로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교수들에게 앉으라고 손짓했다. 그제서야 교수들도 자리에 앉았다.

“여기에 앉으시죠.”

“고맙네. 이런 것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만.”

“아닙니다.”

자연스레 상석에 앉게 된 로드. 그는 자리에 앉은 채 주위를 둘러봤다.

지금 이곳에는 시바르의 반 교수들밖에 없다. 다른 교수들까지 합석했다면 난리도 아니었겠지.

아카데미는 일종의 사회이며 교수들 사이에는 정치적 알력다툼이 존재한다. 그걸 막기 위해 이들만 부른 것이다.

“그래서 나온 얘기는 있었나? 어떤 이야기든 상관없으니 말하게나.”

“…”

로드의 질문에 교수들은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사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아무리 시바르에게 호의적이어도 구분할 건 구분해야 했으니. 로드도 그들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낭인 출신으로서 정치와 거리가 멀지만 권위가 드높기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신과 다르다.

“…총장님.”

“말하게.”

“솔직히 말하자면 시바르를 도와주고 싶습니다. 저희 모두가요.”

그때 말보로가 총대를 메고 입을 떼었다. 로드는 그 말을 듣고 계속하라는 듯이 고개를 까닥였다.

이에 말보로는 바싹 말라가던 입술을 혀로 적시고 말을 이었다.

“저희는 시바르가 악마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고를 치긴 해도 거기에는 악의가 포함돼 있지 않았습니다. 델포이 교수의 강간미수와 더불어 학생의 혀를 잘라버렸던 때로 마찬가지죠.”

“특히 강간미수 사건은 정의롭다면 정의롭다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말보로가 입을 열자 이연화도 거들어줬다. 다른 교수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암묵적으로 동의했다.

그에 로드가 전보다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말했다.

“시바르가 정말 악마여도 그렇게 변호해줄 수 있는가?”

“…”

말보로는 그 질문에 섣불리 대답하지 못했다. 악마를 변호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아무리 조용히 지냈다고 한들 악마는 인류에게 있어서 명확한 적이다.

또한 악마를 두둔한다는 건 아카데미의 존재의의를 깡그리 무시하는 격이다.

“대답이 없군.”

“…죄송합니다.”

“아니. 죄송할 필요는 없다네. 자네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리 생각하겠지.”

그럼에도 로드는 개의치 않았다. 사실 저게 정상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만했다. 그는 버릇적으로 차를 찾으러 손을 움직였다가 이내 거두었다.

“모두들 잊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만.”

“잊고 있는 부분이요?”

“그래. 시바르가 하도 사고를 쳐서 그렇지 맨 처음에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아는가?”

“…건물 부수기?”

이연화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부숴먹은 게 너무 많다 보니 저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이에 로드는 피식 웃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뒤이어 교수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말을 꺼냈다.

“아니. 시바르는 기념탑을 등반했다네. 그것도 맨손으로.”

“아.”

“그러고 보니…”

“그런 사건이 있었죠.”

기념탑은 악마의 접근을 막기 위해 세워진 마법의 탑. 그 탑 덕분에 악마와 언데드는 접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시바르는 아카데미에 진입한 것도 모자라 등반까지 했다. 기념탑의 존재 자체가 너무 자연스러워 잊고 있었다.

“이것만으로도 증거는 되겠지. 뿐만 아니라 시바르는 굴라크 님에게 축복까지 받아 벼락도 쓸 수 있다네.”

“벼락이요?”

“우리가 생각하는 그 벼락이 맞습니까?”

교수들의 질문에 로드가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교수들은 떨떠름해질 수밖에 없었다.

원래도 괴물 같은 시바르였는데 강력한 능력 중 하나인 벼락도 갖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돼 먹은지 모르겠다.

“그걸 어떻게 알고 계시는 거죠?”

“벼락을 얻었다고 나한테 덤볐거든.”

“아…”

“저런…”

실로 사고뭉치다운 발상이다. 모든 교수들이 그리 생각했다.

마치 장난감 하나 얻었다고 부모와 칼싸움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당연하게도 자식이 부모를 물리적으로 이길 수 없다. 아마 위험한 짓을 한다면서 된통 혼났겠지.

“혼내셨죠?”

“예의를 좀 가르쳐줬다네. 벼락도 되돌려줬고.”

“큼. 큼.”

웃으면 안 된다. 이 심각한 분위기에 웃으면 괜스레 이상해질 것이다.

교수들은 저마다 헛기침을 하거나 실룩거리는 입술을 최대한 억눌렀다.

하지만 상상이 너무 잘 되다 보니 가끔 헛바람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시바르가 악마라는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네. 가이아 님의 신성력에 거부 반응을 일으킨 건 의아하지만 다른 증거들이 차고 넘치거든.”

“그건… 다행이네요.”

“그리고 나와 리제가 두둔해줄 걸세. 쉽게 넘어갈 수 있어.”

그렇다면 안심이다. 교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거나 눈을 감는 등.

다른 사람도 아니고 검성과 성녀다. 이들이 두둔해주는 이상 가이아 교단도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뭐 할 말이라도 있나?”

“딱히 없습니다.”

“저도 없습니다.”

“좋아. 그럼 여기서 해산하지.”

“어디로 가십니까?”

로드는 말할 것도 없겠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와 동시에 말보로가 물었다.

그에 로드는 특유의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병원에.”

“병원? 혹시 시바르를 보러 가십니까?”

“그래.”

로드는 의문에 찬 말보로를 향해 말했다.

“얘가 또 사고를 칠까 봐 겁나거든. 아주 불안해 죽겠어.”

어쩌면 그의 직감은 시바르의 본능보다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우리 똥강아지가 또 사고를 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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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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