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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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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39

사람마다 분위기라는 게 있다. 특히 인간관계 사이에서 묘한 분위기를 느끼는 경우가 은근 있다.

친한 사람들끼리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어색한 관계는 서먹서먹하지 않는가.

또한 특정 사람이 누군가를 싫어한다면 그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편이다.

아무리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이 분위기로 표출된다고 보면 편할 터.

그런 의미에서 리제는 에리카를 정말 싫어하고 있다. 내가 예민한 걸 수도 있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리제는 에리카 싫어?”

“그 그건 아닙니다.”

내 직설적인 질문에 고개를 흔들며 부정했다. 아니라고 했으나 확실하게 느껴졌다.

리제는 에리카에게 적대까지는 아니어도 좋은 감정이 없다고. 심지어 카오스에게 선택을 받았는데도 말이다.

그레이스도 그렇고 제인도 그렇고 엘리도 그렇고 웬만해서는 호의를 보여줬다.

물론 그들은 나에게 해를 가하지 않았으니 그런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갈구는 것 같다.

‘싫어하는 건 맞는 것 같고… 그 이유를 굳이 생각하면…’

방학 동안 둘이서 함께 훈련을 했던 일. 아마 그때 에리카가 발암짓을 많이 했지 않았을까.

실제 소울 월드에서도 에리카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기 전에 각종 발암짓을 하는 편이다.

아무리 성녀여도 그건 참지 못했겠지. 게다가 에리카는 첫인상이 좋다고 할 수 없다.

외모는 그나마 봐줄 만하지만 신념이 그걸 다 깎아먹는 케이스. 그런 거라면 이해할 수 있다.

“리제.”

“네. 말씀하세요.”

“방학 때 에리카가 뭐 했어? 그래서 싫어하는 거지?”

“…”

그 말에 리제가 무표정에 가까운 시선으로 에리카를 쳐다봤다.

에리카는 차마 그녀의 시선을 마주할 수 없는지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

본인도 무슨 짓을 했는지 잘 알고 있다는 반응이다. 역시 내 예상대로다.

리제는 한참 동안 에리카를 쳐다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에리카의 머리 위에 손을 턱- 얹으며 말했다.

“그냥… 맞을 짓을 많이 했습니다.”

“역시.”

“그 그때는 반성하고 있… 끄아아악?!”

갑작스레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붙잡는 에리카. 정확히는 머리 위에 올린 리제의 손을 잡고 있다.

아무래도 리제가 힘을 주며 에리카의 골통을 압박하는 모양이다. 저 작은 손에 힘이 얼마나 강한 건지.

어쨌거나 이로서 깨닫게 됐다. 리제는 에리카의 발암짓을 목격했기에 싫어하는 것이다.

원래도 안티가 엄청 많았던 에리카였으니 그럴 만도 하지. 심지어 어느 정도 교정된 결과가 저것이다.

‘진짜 패죽이고 싶었겠다.’

이런 말이 있지 않는가.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고.

그러나 에리카는 식사할 때마다 사람 짜증나게 하는 편이다.

생명이 불쌍하지 않냐고. 살아가기 위해서 생명을 해쳐야 하는 거냐고.

지금은 그런 면모가 없어졌으나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고집스러운 건 여전했다.

“후우… 그럼 아카데미에서 퇴출시키는 건 보류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제가 여기서 지내면서 관찰해야겠군요.”

“언제까지?”

“연말 전에는 돌아갈 예정입니다. 아무래도 탄생일이 있다 보니.”

탄생일은 가이아가 태어난 날 즉 지구의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날이라고 보면 편하다.

그리고 그때 아카데미에 악마가 침공하는 것이다. 리제가 아카데미에 못 오는 이유도 저것에 기인한다.

탄생일에 성녀가 빠지게 되는 순간 여러모로 안 좋은 시선을 받을 테니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사이가 좋아도 문제지.’

가이아 굴라크 카오스 이 세 신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신들이다.

또한 신자들도 서로 사이가 좋은 것으로 꽤 유명한데 신성모독 수준의 농담이 아니라면 관대하게 넘어가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기념일마다 다른 신자들이 챙겨주는 문화가 있다. 매우 건강한 문화라서 리제도 무시하긴 힘들 것이다.

‘당장 분파끼리 전쟁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지구 특히 종교의 영향력이 막강한 중세 시대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성지 하나를 차지하겠다고 100년 동안 전쟁한 것과 신의 의지라며 마녀 사냥까지 자행한 것.

그런 것들을 보았을 때 이 세상의 종교는 순한 맛이다. 신은 개자식들이 맞는데 신자들이 착하다.

‘공공의 적이 있다 보니 그런 걸 수도 있겠네.’

당장 지구에서도 외계인 침공이 이루어졌다 치자. 그럼 국가고 나발이고 전부 합심할 것이다.

종교도 다를 바가 없다. 서로 이단이라며 손가락질하기 바쁜 상황에서 진짜 악마가 등장해버렸다.

그러니 사이가 좋아질 수밖에 없지.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으니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연말에 가이아 님의 기념일이 있다면… 카오스 님의 기념일은 언제인가요?”

여태까지 가만히 있던 루나가 물었다. 기념일이라 하니 카오스가 궁금한 모양이다.

“카오스 님의 기념일은 2월 29일입니다.”

“아하. 그렇… 네? 2월은 분명…”

“네. 28일밖에 없죠. 하지만 4년에 한 번씩 29일이 있습니다.”

“…”

루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실로 혼돈신다운 기념일이다.

반면에 굴라크의 기념일도 다소 특이하다. 특정 날짜가 아니라 8월 셋째 주 목요일이다.

그 이유는 모른다. 대충 들은 바로는 그 날에 강림하신 거라고.

다시 말해 곧 있으면 굴라크의 기념일이라는 소리다.

‘그렇다는 말은…’

카라의 무희복을 볼 수 있다는 뜻. 실로 음흉한 속내긴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때 얼마나 예뻤는데. 평소에도 섹시하다고 느껴졌지만 그때는 멍해질 정도였다.

더군다나 굴라크의 신자는 아카데미에서 소수다. 다른 사람은 그녀의 무희복을 볼 수 없다.

‘근데 또 벼락 맞겠지?’

굴라크라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럴 가치가 있다.

그 날이 오기까지 기다려야지. 나는 겉으로는 무표정을 유지하며 꿍꿍이를 세웠다.

그러는 사이 루나가 카오스의 기념일에는 뭘 하냐는 질문을 하고 리제가 대답해줬다.

“기념일에는 딱히 할 일이 없습니다. 그저 평소대로 할 일만 하면 끝이죠.”

“어… 정말요? 공물을 바친다든지 기도를 한다든지 그런 거 없어요?”

“그럴 바에야 꽁꽁 언 호수에 입수하는 것이 더 좋을 겁니다.”

“…”

실로 카오스다운 기념일 챙기기다. 실제로 저게 더 신앙이 오를 것이다.

아무튼 각 종교마다 기념일을 챙기는 건 넘어가고 에리카의 처우도 대충 해결됐다.

남은 건 앞으로 가이아 교단에서 파견 나올 사람을 기다리는 것. 부디 광신자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 일은 무난하게 해결될 테니까요.”

리제도 그런 내 걱정을 알아차렸는지 조용히 위로해줬다.

하기야 리제가 있는데 고위급 사제여도 대놓고 압박하기는 힘들 터.

가이아 교단도 어디까지나 확인 차에 둘러보고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꼭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나던데…”

하지만 우리의 루나루나는 꼭 초를 치기 바쁘지. 조용히 말할 거면 조용히 말하든가.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들어맞는다고.

“당신이군요. 이번 사태의 주인공이.”

“…”

“혹시 신을 믿으십니까?”

제일 만나기 꺼려했던 광신도가 파견을 와버렸다.

*****

광신도는 어느 종교에서나 존재하는 법이다. 신을 너무 추앙한 나머지 남들에게도 피해를 주는 인물.

만약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광신도가 아니라 그냥 평범하디 평범한 괴짜로 취급받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광신도는 매우 위험하다. 특히 시대상이 중세에 가까울수록 더 많이.

중세는 과학 및 문화의 발전도가 낮아 종교의 위상이 높을 수밖에 없으며 자연스레 권위도 높다.

그 권위를 등에 짊어지고 행패를 부려도 평민은 할 말이 없다. 문제는 그걸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광신도들이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성녀님. 그간 정정하셨는지?”

탈색되어 새하얗고 변한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뒤로 넘겼으며 전반적으로 깔끔한 외모.

언뜻 보면 귀족가 출신으로 보였으나 왼쪽 뺨에 긴 자상이 나 있었다.

에리카처럼 새하얀 사제복을 입은 가이아의 신도. 내가 만나기 싫어하는 광신자.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더 신부. 그나저나 당신이 올 줄은 몰랐는데요.”

알렉산더 올슨. 대부분 알렉산더 신부라고 부르는 편이다.

이단심문관 겸 악마와 관련된 일을 주로 처리하는 ‘대리인’ 중 한 명.

그중에서도 가장 강한 대리인이며 가이아의 열렬한 광신도다.

‘이 사람이 진짜 오네.’

알렉산더 신부는 무력도 무력이지만 신성력이 굉장히 강한 성직자다.

리제보다는 아니어도 악마와 싸울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일단 본인부터가 올라운더다.

가이아의 신자다 보니 치유 주문도 가능하며 일신의 무력도 강해 성기사로서의 활약도 가능하다.

리제가 보라색의 악마와 어느 정도 대항할 수 있다면 알렉산더 신부는 남색의 악마와 대항할 수 있다.

“네. 아무래도 아카데미에 악마가 있다는 말은 쉬이 믿기 어려워서 말이죠. 제가 직접 찾아온 겁니다.”

“…”

알렉산더 신부의 시선이 정확하게 나로 향했다. 그 눈빛에 저도 모르게 뒤를 주춤거렸다.

눈이 이상해서 그런 걸까. 분명 처음 만난 사람인데 무섭게 느껴졌다.

웃으면서 칼로 찌를 것 같은 느낌이랄까. 내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 것 같다.

그러거나 말거나 알렉산더 신부는 빙긋 웃더니 의미삼장한 말을 입 밖으로 꺼냈다.

“악마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습니까?”

“원한다면 가능합니다.”

현재 우리가 있는 곳은 총장실. 수업을 듣다가 호출되어서 나온 것이다.

로드도 예민한 사항이다 보니 자리를 비워줬다. 그래도 리제가 있으니 허튼 짓은 못 할 터.

“어찌 된 이야기냐면…”

리제는 미리 생각해둔 말을 전부 꺼냈다. 가이아의 신성력에 반응해도 카오스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부터 시작이다.

알렉산더 신부도 경청하는 자세로 주의 깊게 들었다. 광신도긴 해도 악마가 아니라고 판명나면 자애로운 신부님이다.

다시 말해 알렉산더 신부가 나를 악마로 판명하는 순간 다짜고짜 칼로 찌른다는 뜻.

리제가 지켜주긴 하겠으나 혹시 모른다. 지금은 그녀를 믿을 수밖에 없다.

“흠… 가이아 님의 신성력에는 거부 반응을 일으켰는데 카오스의 신자. 그리고 또 굴라크 님께서 친히 벼락까지 하사하셨다. 이 말씀이시군요.”

“네.”

“악마와 다른 의미로 모순되는 존재군요. 이걸 악마라 해야 할지 아니면 돌연변이라 해야할지…”

알렉산더는 턱을 매만지며 나를 관찰했다. 하나하나 뜯어보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그 시선에 엉덩이를 옮기며 리제에게 착 달라붙었다. 저 불온한 눈빛은 이상하게 무섭다.

리제도 내 마음을 읽었는지 몸에 힘을 주며 단단히 세웠다. 덕분에 기둥에 기대듯이 힘을 풀 수 있었다.

“실례지만 신성력을 써도 되겠습니까?”

“안 됩니다. 시바르가 고통스러워합니다.”

“그렇다면…”

알렉산더 신부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리제를 힐긋거렸다. 뒤이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좀 더 확인을 위해 ‘심문실’에 데려가도…”

알렉산더 신부가 미처 말을 다 하기도 전.

“절. 대. 로.”

리제는 드물게 살의를 담으며.

“안 됩니다.”

완강하게 거부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머리 박겠습니다. 정말 오랜만의 꿀잠을 자버렸습니다…

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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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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