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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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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1

사람들이 방심하기 딱 좋은 시간대가 언제일까. 널리 알려진 바로는 새벽 3~4시라고 한다.

그때는 졸음이란 졸음이 모두 쏟아지는 시간대기도 하고 아침이 얼마 남지 않아 방심하기도 쉽다.

그러니 암살도 이 시간대에 아주 유용하다. 사람의 이목도 덜 끌 수 있을 뿐더러 몰래 빠져나가기도 쉬우니.

하지만 널리 알려진 만큼 대응하기도 쉬우며 오랜 기간 동안 방심시켜야 성공률이 올라가는 편이다.

특히 고위층은 언제나 목숨의 위협을 받는만큼 암살이 쉽지 않다. 각자마다 암살 대비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역발상을 하는 것이다. 모두가 경계하는 밤과 새벽이라면 안심하는 아침을 노리자.

아침에 대놓고 암살 시도를 한다면 상대방도 크게 당황할 것이며 분명 성공률이 올라갈 거다.

“처음에는 물어볼 게 있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하더군. 평소 안면도 익힌 사이라서 기꺼이 열어줬다네.”

“음.”

“그리고 방을 몇 번 훑어보더니 나를 기습하더군. 정말 생각치도 못 했어.”

상황을 해결하고 난 뒤에 단예린으로부터 상황 설명을 들었다.

아무래도 내가 없는 사이에 시도할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하필이면 적절한 타이밍에 와버렸다.

심지어 문도 잘못 열었는데 거기가 단예린의 방이었다는 점. 이연주 입장에서는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저항은?”

“물에 마비약이라도 탔는지 몸이 안 움직이더군. 그대가 오고 난 후에 천천히 풀렸다네.”

“음…”

어쩐지 소리도 안 치고 담담하더라. 단예린이라도 당황한 기색은 있어야 하는데 너무 평온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아래로 내렸다. 아래에는 제압당한 이연주가 내 엉덩이에 깔려있다.

손도 못 쓰도록 포박까지 했으니 바둥거리는 것밖에 못하겠지. 게다가 입에는 천까지 물렸다.

“어떻게 할 거야?”

“일단 사정부터 들어보도록 하지. 만약 오라비의 사주를 받은 거라면…”

“읍! 읍!”

단예린의 눈빛이 싸늘해지며 이연주를 노려봤다. 이연주는 무언가 할 말이 있다는 듯 발악했다.

여기서 내가 잘 조절해야 두 사람 간의 오해 아닌 오해가 풀리고 관계도 호전될 터.

그게 아니라면 둘 중 하나가 사라질 수도 있다. 목숨을 잃거나 아카데미를 떠나는 식으로.

“일단 말이라도 들어보도록 하지. 처우는 그 이후에 해도 되니까.”

“그럼 푼다?”

“그래.”

나는 그녀가 바라는 대로 천을 풀었다. 입을 막았던 천이 풀리자 숨통이 트이는지 이연주가 깊은 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여기서 안심하면 안 된다. 단예린은 한 손으로 이연주의 턱을 천천히 들어올렸다.

동방인 특유의 검은색 눈동자가 서로 마주했다. 단예린은 담담한 반면 이연주는 다소 째려보는 경향이 강했다.

“사람을 죽이려 한 것 치고는 당당하군. 그 눈을 파버려야 직성이 풀리려나?”

“…”

단예린의 무서운 위협에도 이연주는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 독하다면 독하다.

단예린도 이연주의 독기에 흥미를 느꼈는지 묘한 비음을 흘렸다. 뒤이어 본론으로 들어섰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대가 오라비의 사주를 받았다면 이대로 물러날 수 없네. 내 손을 더럽히기는 싫으니 윗선에 신고해야겠지.”

“…”

“그러고 보니 자네는 조한 출신이라고 했지 않았나? 혹시 조한의 독립을 위한답시고 나를 노린 건가?”

정세 특히 자국의 정치 상황에 빠삭한 단예린이라 벌써 거기까지 도달한 모양이다.

잠시 휴식 겸 안전을 위해 아카데미로 왔다지만 예측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더군다나 아카데미로 오기 전에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다 얻었은 상황.

현재 이연주의 조국 조한뿐만 아니라 연합국 전체가 환 제국에 반감을 갖고 있다.

“그런 거라면 충분히 이해는 한다만 아쉽게 됐군. 나는 황실에서 멀어진 입장이라서 말이네. 나를 죽인다고 황실이 눈 한 번 깜빡할 것 같나?”

“…”

“아니. 오히려 내가 죽었기에 좋아하겠지. 게다가 환 제국에게는 명분만 쥐어주는 꼴이고 말이야.”

단예린의 말이 정확하다. 단예린의 죽음은 환 제국에게 호사나 다름없다.

안 그래도 연합국을 탄압할 명분이 생기지 않았는데 공주가 암살당했다? 그것도 연합국 중 한 명에게?

동서고금 막론하고 확실한 기강 잡기 즉 전쟁에 돌입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는 순간 조한은 개박살나겠지.

연합국 입장에서도 트롤 중의 개트롤인 셈이다. 자칫했다가는 조한만 찌그러질 가능성이 높다.

“대체 누가 이런 사주를 벌인 겐가? 정말 오라비가 사주한 건가?”

“…”

“입을 열지 않는다면 그대로 윗선에 보고할 걸세.”

눈 굴러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지금쯤 깊게 고민하고 있겠지.

미리 말하지만 이연주는 태자에게 사주를 받은 것이 아니다. 지난번 난투 당시 수많은 국가가 참여했다는 걸 상기하자.

그때 이연주의 고향 사람도 찾아왔으며 그 사람이 직접 사주한 것이다.

‘문제는 그 사람이…’

매국노다. 다 필요없고 이 한 마디면 충분하다.

아무리 멍청해도 이딴 선택을 저지를 수 있냐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잘 알고 있기에 사주한 거다.

여기는 인터넷 같은 것도 없고 폐쇄적인 곳도 많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단예린이 황실에서 찬밥 신세를 받고 있다는 것도 모를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러니 이런 짓을 저질렀겠지.

‘애국심은 만땅인데 정세를 보는 눈이 없어.’

정세를 보는 눈은 그녀의 언니이자 교수 이연화가 훨씬 높다.

독을 숨기기 위해 환 제국의 끄나풀이 되지 않았는가. 정보력은 이연화가 더 좋을 것이다.

만약 두 사람 간의 오해가 먼저 풀렸다면 이런 상황은 나오지도 않았겠지. 여러모로 꼬여버린 상황이다.

“입을 열 생각이 없는가?”

“…”

단예린의 물음에도 이연주는 입을 꾹 닫았다. 나는 그걸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라면 이연주는 단예린 그리고 환 제국을 향한 증오를 보여줘야 정상이다.

눈 뜨고 코 베이는 식으로 조국을 빼앗겼다. 자랑스럽던 전통과 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일반 백성이라면 모를까 이연주는 고위 귀족가 자제였기에 더 크게 와닿았을 터.

단예린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었기에 차근차근 말을 들어주는 전개로 흘러가는 것이다.

‘조금 기다려야 하나?’

나는 이연주가 입을 열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입이 열렸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걸 보면 할 말이 있는 모양이다.

설마 그때처럼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꺼내는 건 아니겠지. 이미 다 들통난 상황인데.

“…질투나서.”

“질투?”

“당신이랑 시바르. 밤마다 잘 지내고 있던데?”

“…”

그 설마가 설마라고.

“누구는 접근도 못하고 있는데 누구는 아주 몰래 불륜까지 즐기고 있잖아. 그래서 그런 거야.”

“…”

“호오…”

내가 할 말이 없어지고 단예린은 미묘한 탄성을 내뱉었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다. 아까도 말했지만 지난번에 다 들통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다니 뭘 믿고 저러는 것일까. 혹시 한 번만 봐달라고 그러는 걸까.

“그걸 믿으라…”

단예린도 어이가 없는 건지 곧바로 되물었다. 아니 되물으려다가 말았다.

이윽고 그녀는 나를 바라보더니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나는 그저 멀뚱멀뚱거릴 뿐이었다.

“음… 확실히 아예 말이 안 되는 건 아니군.”

“…?”

뭐가 말이 된다는 거야. 왜 혼자서 고개까지 끄덕이며 납득하는 건데.

평소 내 인상이 어떻게 됐는지 몰라도 이연주의 거짓말이 통했다.

황당해서 말조차 나오지 않고 있을 때 단예린은 이연주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밤마다 밀회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봤다는 거군. 그 질투심을 못 이겨 죽이려 든 거고?”

“맞아.”

“왜 나만 노리는 거지? 다른 여자들은 아예 대놓고 즐기고 있다만?”

“완전히 차지한 건 아니잖아? 그런데 너는 혼자서 독차지하는 수준이잖아.”

병신 같지만 정말 병신 같은 변명이다. 얼굴에 철판을 깔다 못해 용접한 수준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런 무리수는 이상하다 못해 괴상하다. 나는 그 즉시 입을 열었다.

“아니잖아. 저번에는 독립열사라며?”

“저번에? 그게 무슨 말이지?”

단예린의 의문에 하나하나 설명해줬다. 이연주가 우리를 관찰했고 그걸 쫒아갔다는 것까지.

그리고 제압 후에 모든 사정을 실토하게 만들었다는 것까지 말이다. 참고로 몸을 더듬은 건 제외했다.

“그게 거짓말이야. 사실 너한테 호감이 있는 거 맞아. 그래서 이런 것까지 저지른 거고.”

“…”

“그때 네가 무슨 짓을 저지르려고 했는지 알잖아. 나도 흙바닥 위에서 거사를 치르긴 싫었다고.”

말하지 않았는데 전부 말하는구나. 어쩜 거짓말을 이리 술술 할 수 있을까.

심지어 표정 연기도 대단하다. 진심으로 질투하고 있다는 듯 입술을 댓발 내밀며 투덜거리는 식이었다.

지구였다면 배우로 대성했을 것 같은 연기력이다. 조금만 건드리면 뽀록나는 게 흠이긴 해도 연기력은 확실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용기를 내는 건데… 안 그래도 접근조차 힘든데 이제는 밀회까지…”

“흠…”

단예린은 이연주를 바라보다가 이내 나를 쳐다봤다.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다.

나 또한 그녀와 마주하면서 거짓말임을 어필하고 싶었다. 그러나 단예린이 먼저 선수치는 것이 빨랐다.

왜냐하면 단예린이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거든. 이유는 몰라도 그 미소에서부터 장난기가 느껴졌다.

“이제서야 이해가 가는군. 하기야 시바르가 죄 많은 남자이긴 하지.”

“그렇지?”

“그러니 그대에게도 기회를 주겠네.”

“에?”

기회를 준다는 단예린의 말에 이연주가 신기한 소리를 내뱉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뒤이어 단예린은 나에게 이리 오라는 것처럼 손짓했다. 나는 그녀의 부탁을 잠자코 들어줬다.

그러자 이연주도 자연스레 상체를 일으켰다. 다만 손은 여전히 포박돼 있어 움직이기는 힘들 것이다.

“시바르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질투심에 이런 일을 저질렀다. 이렇게 믿어도 되겠나?”

“으 응…”

“그렇다면… 시바르?”

“응.”

“저렇게 자네를 좋아한다는데 할 말은 없나?”

단예린의 능글맞은 질문을 듣고 뒤늦게 깨달았다.

‘구라인 거 다 알고 있구나.’

이연주가 어떻게든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빠져나가려 한다는 걸 눈치 챈 모양이다.

평소 나에 대한 소문과 인상을 조합하여 적절한 거짓말을 지어내긴 했지만 단예린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무리수라면 무리수지만 해볼만한 도박이었다. 그 도박판이 진작부터 어그러져 있었지만 말이다.

‘장난 치자는 거네.’

그러니 역으로 골탕 먹이기 위해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자는 거다.

나는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연주를 보며 물었다.

“나 좋아한다고? 정말로?’

“응. 정말로.”

“거짓말 아니야?”

“대지와 하늘에 맹세코 절대 아니야.”

거짓말 치고 있네. 너 두 신 모두 안 믿으면서.

웃긴 건 카오스가 없다는 것이다. 카오스도 약간 울컥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 울컥한 기분을 좋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럼 가슴 만지게 해줘.”

“…뭐?”

“가슴 만지게 해줘.”

나를 좋아한다면 가슴을 내놓아라. 그것이 조건이다.

확실하면서도 상남자스러운 내 요구에 이연주의 눈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단예린을 쳐다봤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설명하는 듯했다.

“후후.”

그 얼굴에 단예린은 색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내 손을 조용히 붙잡았다.

이윽고 손을 천천히 자기 가슴 쪽으로 이끌더니 지방이 잡히도록 살살 조절해줬다.

아주 노골적이면서도 은유적인 표현이다. 나와의 관계가 이 정도이며 원한다면 해줄 수 있다는 식.

“나는 자비로워서 말일세. 원한다면 혼자가 아니라 둘이 같이 밀회를 즐겼으면 하는군. 자네도 밤마다 온다고 하지 않았나?”

“그 그건…”

“왜 그런가? 설마 거짓말이라도 한 건…”

“아 아니야!”

단예린은 붙잡았던 내 손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하지만 내 손은 여전히 단예린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움직인 모양이다. 그래도 이걸로 대답은 충분했을 터.

“그 그러니까…”

이연주의 시선이 정처없이 흔들렸다. 지금쯤 속으로 온갖 고민이란 고민은 다 하고 있겠지.

과연 이대로 물러나느냐. 아니면 끝까지 나아가느냐.

지난번에 끝까지 가다가 큰일날 뻔했으니 이번에도…

“마 만져!”

“…”

“만져도 돼!”

아주 그냥 무리수를 던지는구나. 이제는 한심스러울 지경이다.

반면에 단예린은 재미있는지 쿡쿡 웃음을 흘렸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코미디가 따로 없겠지.

마음 같아서는 만지고 싶었으나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다. 이에 대놓고 말했다.

“만질 데가 없는데?”

“이 시발 새…”

너는 루나보다 작잖아. 만지기 미안하다.

“만지라고! 아니면 너희 관계를 다 말할 거야!”

“… …”

진짜 만져줘야 하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틀렸어. 이제 가망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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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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