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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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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46

로드는 오랜 기간 방랑하면서 수많은 인간군상과 마주했다.

그중에는 성인 못지 않게 자애롭고 선한 사람이 있는 반면 몇몇은 악마보다 더한 사람도 있었다.

또한 선한 사람이 꼭 선한 일을 하지 않았고 악한 사람이 악한 짓을 하지도 않았다.

웃긴 건 악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 악한 짓을 저질렀는데 추앙을 받고 있던 일.

본인 딴에는 악랄한 짓을 한 거지만 알고 보니 마음 속에 품은 작은 양심 하나가 선행으로 바꾼 것이다.

그걸 보고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아무튼 덕분에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세상에 선악의 구분은 의미가 없었으며 오직 행동으로 나온다. 인간은 짐승에서 살짝 진화한 존재다.

수많은 전쟁이 터지는 것도 결국 욕망 즉 기본적인 생존의 문제다. 먹고 살기 위해서 전쟁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

그렇기에 로드는 세상에 관심을 끊고 유유자적하면서 지냈다. 언젠부터인지 몰라도 검성이라는 칭호도 얻었다.

이후로 아카데미에 들어와 편안한 말년을 보낼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은 얼마 가지 않아 보기 좋게 무너졌다.

“혹시 가만히 못 있으면 입에 가시가 돋나?”

“아뇨.”

“아니면 누군가 목에 칼을 들이밀고 협박했나?”

“아뇨.”

그건 다름아닌 사고뭉치 야생인 하나 때문에. 여태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독특한 부류다.

리제조차 야생인이 아니라 문명인이었다. 그런데 눈 앞의 붉은 눈의 청년 시바르는 야생에서 살다 왔다.

이것만으로도 로드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안타깝게도 그 호기심이 고생길로 이끌었다.

“아니면 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인 겐가?”

“…심심해서?”

“억… 어억…”

오죽하면 단련으로 건강한 몸에 약간의 이상 현상이 생길 정도. 혈압이 오르는 느낌을 생생하게 느꼈다.

차라리 중독 증세로 기침을 했을 때가 더 나았을 정도. 중독이 사라졌는데 스트레스성 위염을 얻었다.

오죽하면 첩자로 찍힌 단의원조차 무슨 일 있냐고 진심으로 걱정했다. 독을 주는 건 그대로지만 위염약은 제때 챙겨줬다.

“총장님. 시바르가 사고를 칠지언정 악의가 없는 건 알잖아요.”

“후우…”

엘리의 간절한 변호에 로드가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해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이다.

저렇게 오냐오냐하니까 시바르가 마음대로 날뛰는 것도 있었으니. 하지만 이 말을 하는 순간 꽉 막힌 사람 취급받을 것 같다.

‘이래서 어른들이 죄다 꼰대 같다는 거군.’

부모들이 말한다. 자식을 크게 야단치는 건 그 자식이 부디 옳은 길로 가기 위함이라고.

부모가 된 적이 없는 로드로서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최근 들어서 크게 와닿았다.

엘리의 말마따나 시바르에게 악의는 없다. 단지 고양이마냥 호기심을 품고 놀다가 사고를 친 거다.

그걸 야단치자니 시바르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로드 입장에서는 복장이 터져 죽는 것이다.

“…총장님. 이번 사태는 관리를 못한 제 잘못입니다. 그러니 시바르 학생과 제인 학생은 따로 처벌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아. 그래. 자네도 있었지.”

그러고 보니 이번 사태에는 고딘도 포함돼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고딘이 방조했다니 살짝 믿을 수 없었다.

이에 로드는 고딘으로부터 눈을 떼고 제인을 쳐다봤다. 푸른 머리카락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학생.

듣자하니 시바르가 투자한 사람이라는데 이를 본 로드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어찌된 게 죄다 독특한 사람만 모이는군.’

시바르의 곁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인물들이다.

우선 악마와 대적하기 시작한 루나는 두말할 것도 없고 엘리도 여러모로 비상한 학생이다.

여기에 야만인이라 멸시받고 있던 카라와 매우 가까워졌으며 공작가 영애인 그레이스와 동거하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지금 눈 앞의 학생. 이 학생이 제작한 발명품을 보면 실로 기이한 물건이다.

도대체 무슨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물건을 보면 사기는 아니다.

‘죄다 여자기도 하고.’

더 기묘한 건 성별이 거의 다 여자라는 것. 살면서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을 셀 수도 없이 지켜봤다.

하지만 대부분 그 말로는 좋지 못했다. 한 명이 질투심을 품는 순간 치정 싸움으로 번지고 종래에는 피바람이 몰아쳤으니.

아직은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전부 화기애애했다.

아마 다들 시바르가 상식이 부족한 야생인임을 감안하고 있는 것일 터. 다행이라면 다행인 부분이다.

‘그것과 별개로 사고만 안 치면 좋겠건만…’

동시에 불안했다. 혹여 시바르가 성에 눈을 뜨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상식이 개화되지 않아 제대로 된 교육조차 못 시키고 있다. 그나마 주변인이 도와준다지만 너무 부족하다.

당장 아카데미에 들어온 학생들만 하더라도 기본적인 교육은 받았다. 일단 2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

반면에 시바르는 다른 사람의 말은 알아들을지언정 공용어밖에 모른다. 기본 교육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래. 차라리 이렇게 부숴먹는 게 낫지.’

언제나 같은 결론이다. 악의를 품고 사람을 해치는 것보다 건물을 부숴먹는 게 낫다.

야생의 험난한 환경 속에 던져졌음에도 불구하고 시바르는 선한 심성을 품고 있었다.

그렇기에 매번 용서할 수밖에 없는 거겠지. 가끔 호되게 혼내긴 해도 그 이상은 아니다.

“후우… 고딘 자네까지 그렇다면야 이번만은 봐주겠지만… 감봉 정도는 받아들이게나. 대공 마법이 발동되지 않았다지만 하늘을 날아다녔으니 분명 말이 나올 걸세.”

“선처에 감사합니다.”

“제인이라고 했나? 자네의 발명품에 관해서도 얘기하지 않을 걸세.”

“가 감사합니다!”

“단!”

용서와 별개로 조치는 할 예정이다. 로드는 엄격한 표정으로 뭔가를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이 향한 곳은 바로 강철 부츠와 장갑이다. 잠깐 과열로 맛이 갔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물품들.

딱히 수리를 할 필요도 없이 멀쩡한 모습이다. 내구도 하나는 매우 튼튼했다.

“당분간 이것들은 압수일세.”

“네?”

“그 그건…!”

압수라는 말에 시바르는 물론 제인마저 안 된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특히 제인의 반응이 가장 격양되었는데 희대의 발명품이 빼앗긴다는 생각 때문일까.

“아 안 됩니다! 부디 압수만은…! 부디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머리까지 박으며 용서를 빌었다. 목소리에는 울먹임이 깃들었다.

이에 당황한 건 로드였다. 자신은 단지 시바르가 사고를 못 치게끔 그런 건데 반응이 너무 격했다.

아무래도 자기가 만든 물건에 애착이 강한 성격인 모양이다. 이런 사람이 몇몇 있다.

“너 너무 그러지 말게나. 말만 압수인 거지 시바르가 가지고 못 놀도록 조치한 것뿐이니. 돌려주기야 할 걸세.”

“그 그렇습니까?”

“그래. 시바르라면 분명 갖고 놀게 분명하니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라는 걸세. 일주일 후에 돌려주도록 하지.”

“가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로드의 말에 제인이 다시 한번 머리를 박으며 감사를 전했다. 여러모로 감정적인 사람이다.

“쳇…”

반면에 시바르는 아쉽다는 듯이 혀를 찼다. 로드는 그걸 듣고 헛웃음을 흘렸다.

반응을 보니 정말로 갖고 놀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뻔하다면 너무 뻔하다.

“그리고 시바르.”

“네.”

“자네는 수업이 끝날 때마다 즉시 여기로 오게나.”

“훈련?”

“아니.”

로드는 웃는 얼굴로 위를 가리켰다. 시바르가 추락한 탓에 뻥 뚫려 있는 천장이다.

수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천장. 그는 시바르가 위를 올려다 보자 조용히 입을 열었다.

“천장은 자네가 수리하게. 돈도 아낄 겸 말이지.”

“할 줄 모르는데.”

“손재주가 좋잖나. 대충 알려줄 테니 시도해 봐.”

“…”

시바르는 무표정한 얼굴로 로드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특유의 무표정이었으나 로드는 그 마음을 정확히 꿰뚫었다.

“이러려고 얻은 손재주가 아닌데? 라는 표정을 짓지 말게나. 자네의 책임이니.”

“…”

그 말을 하자마자 시바르가 얼굴을 더듬거렸다. 속마음이 드러났는지 확인하는 것 같다.

그걸 본 로드도 피식 웃었다. 신기하게도 시바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 수 있었다.

무표정이었기에 너무 뻔하달까. 여러모로 단순하다면 단순했다.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모두 돌아가게. 이건 내가 보관하고 있겠네.”

“감사합니다. 총장님.”

“감사는 무슨. 또 이런 사고만 안 치도록 주의하게. 대공 마법은 많이 아프니까.”

이후로 사고뭉치들이 물러나고 로드는 홀로 남게 됐다. 그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 봤다.

뻥 뚫린 천장과 달리 자신의 마음은 답답하기 그지 없었다. 이걸 수리하느라 꽤 힘들었는데 또 수리해야 된다니.

그것과 별개로 시바르가 하늘에서 추락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로드는 압수한 강철 부츠와 장갑을 바라봤다.

‘저걸로 하늘을 날 수 있다고? 흠…’

로드는 콧수염을 살살 잡아당겼다. 흥미가 생겼을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

뒤이어 그는 조용해진 사위 속에서 마력을 넓게 퍼뜨렸다. 기척 탐지용을 위한 행동이다.

시바르를 비롯한 일행은 멀리 떨어져 있다. 중간에 한 명이 비는 걸 보면 중간에 헤어진 모양.

“흠. 흠.”

혹시 모르니 밤이 될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로드는 구멍이 난 천장을 대충 천으로 덮고 뒷정리에 나섰다.

먼지를 비롯해 온갖 잔해가 남아있어 뒷정리는 필수다. 그러면서 이따금씩 부츠 쪽에 시선을 옮겼다.

‘나도 참 주책이지.’

로드는 뒷정리를 마치고 인기척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뒤이어 부츠만 살며시 갖고 뒷마당으로 향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의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으나 시야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철컥- 철컥-

이윽고 부츠를 발에 장착한 로드. 기이하게도 발 사이즈에 딱 맞았다.

부츠를 모두 착용한 로드는 다음으로 손에 검을 쥐었다. 달빛에 반사되어 청명한 색을 띠는 검.

‘한 번만 시험하는 걸세.’

이런 말이 있다.

‘딱 한 번만.

남자는 커서도 애라고.

쿠우우우우!

밤하늘에 돌아다니는 반딧불이처럼 뒷마당에 약한 불빛이 번쩍였다.

******

“붉은 마력의 사용을 확인했습니다.”

어두운 공간 속 한쪽 무릎을 꿇은 사냥꾼이 음산하게 보고했다. 결정적인 보고였다.

그 보고에 악마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렸다. 남색으로 빛나는 눈동자에 희미한 열망이 깃들었다.

“그게 정말인가? 붉은 마력의 사용을 확인했다고?”

“네.”

“어떻게 확인했지? 정말 그 아이가 사용하던가?”

악마의 목소리에는 기대가 한껏 담겨있었다. 그동안 묵혀있던 것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것 같은 그런 숙원이.

그에 사냥꾼은 고개를 더 숙이면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예. 하늘 높이 날아오르던 목표물이 붉은 마력을 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뭐? 다시 말해봐.”

“하늘 높이 날아오르던 목표물이 붉은 마력을 발사했습니다.”

“…”

남색의 악마는 눈을 깜빡거렸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하지만 전후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일단 목표가 정말로 붉은 마력을 사용했는지부터다.

“정말 그 아이가 맞는가? 제대로 확인했겠지?”

“예. 아카데미에 있었지만 하늘로 날아올랐기에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못 미더웠으나 믿어야겠지. 사냥꾼은 결코 허위로 보고하지 않았다.

분명 눈으로 본 그대로 보고했을 터. 남색의 악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음으로 넘어갔다.

“좋아. 그럼 또 괄목할 부분은?”

“검성입니다.”

“검성?”

“예.”

“검성이 왜? 혹시 사망했나?”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다. 검성이 죽었다면 침공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터.

성녀 다음으로 가장 성가신 상대인지라 온갖 공작을 통해 약화시켰다. 아무리 검성이라도 버티기 어려웠을 터.

“그건 아닙니다. 단지…”

“단지?”

“밤중에 하늘을 날면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남색의 악마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웬 해괴한 걸 들었다는 반응. 그 반응을 힐끔거리면서 확인한 사냥꾼이 재차 말했다.

“잘못 들으신 건 아닙니다. 검성은 분명 하늘을 부유하면서 검을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묘사해야 할 거야. 하늘을 ‘걷는 게’ 아니라 하늘을 날았다고?”

하늘을 걷고 있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동방의 고수들이 그런 짓을 밥 먹듯이 하지 않았는가.

하물며 로드는 공간을 밥 먹듯이 주무르는 위인이다. 하늘을 걷는 것 정도는 가뿐히 이행할 터.

그러나 하늘을 나는 건 성녀 리제 그리고 동방의 괴수밖에 못 하는 짓이다. 그렇기에 의심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예. 다리에서 불빛을 뿜으며 하늘을 날았습니다.”

“…”

남색의 악마는 도통 믿어주지 않았다.

“제가 똑똑히 봤습니다.”

그래서 사냥꾼이 재차 강조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늘 날면서 검술? 이걸 어떻게 참음 ㅋㅋㅋ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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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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