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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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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4

사람은 할 말이 없으면 욕을 한다. 지금의 나도 비슷한 심정이다.

다짜고짜 깊은 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말을 하라니. 솔직히 깊은 마음보다는 깊은 주먹을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주먹이 나가는 순간 내가 지는 게임이다. 자칫하면 전보다 더 큰 징계를 받을 수도 있고.

왜냐하면 토미는 나를 모욕하지 않았으니까. 돌려까기는 해도 ‘신사적으로’ 맞받아쳤다.

그래서 더 짜증나서 대뜸 욕부터 박아버렸다. 이런 쓸데없는 상황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으니.

“하… 하하. 당황스럽구려. 나는 깊은 마음을 보여달라고 했지 거친 혀를 보여달라고 하지는 않았소.”

“돼지.”

“…”

욕보다는 돼지가 긁힌 것일까. 내가 돼지라고 딱 잘라 말하자 토미의 입이 닫혔다.

눈도 전보다 살벌해졌는데 당장이라도 한 대 때리고 싶다는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원래 입으로 떠드는 놈은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멘탈은 기가 막히게 좋다는 것.

지금도 살벌한 분위기를 치우고 다소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안타깝군. 깊은 배려는커녕 남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는 것 같소만? 어떻게 생각하시오 카라 공주?”

“깊은 배려는 개뿔이. 당장 너부터 엄한 사람 붙잡고 있는데 배려를 할 것 같아?”

“하지만 욕은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 할 수는 없잖소.”

맞는 말을 하는구나. 개처럼 쳐맞을 말.

마음 같아서는 주먹을 꽂아넣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아까부터 강조했지만 이런 놈은 말로 패야 정신을 차리는 법.

더군다나 내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하나 있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 봤다.

푸르런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었지만 저 하늘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존재가 있다.

‘이보쇼. 굴라크 양반. 이대로 보고 있을 겁니까?’

굴라크도 일단 지켜보자는 마음이지 않을까. 쫌생이에다가 엄격하긴 해도 함부로 나서기는 힘들 것이다.

만약 벼락을 떨어뜨렸다면 여러모로 말이 나왔겠지. 하물며 카라에게도 온갖 영향을 끼칠 것이다.

학생들은 다른 의미로 카라를 어려워할 것이며 더 나아가 불안에 떨 수도 있었으니.

평소에 야만인이라 욕했는데 굴라크가 카라를 아낀다는 표현을 해버린다?

아카데미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 벼락을 맞을지 두려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는 너는?”

“응? 그게 무슨 소리오?”

“너는 왜 배려 안 해?”

무엇보다 이놈부터 배려하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여기서 이러는 건 좀 그러지 않는가.

나는 그 말을 하고 나서 주위를 둘러봤다. 우리가 말싸움을 하면서 구경꾼들이 점차 늘어났다.

만약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면 단순한 말다툼이라며 넘어갔겠지 하지만 우리는 평범과는 거리가 멀다.

당장 카라부터 피부색이 다르고 나는 아카데미에서 다양한 의미로 유명한 사람이다.

‘아닌 척하면서 지나가고 있지만…’

만약 토미에게 생각이 있었다라면 ‘정중하게’ 부탁했겠지. 하지만 대뜸 고백부터 박아버렸다.

신입생 연회에서 안면을 텄다지만 그 후로 약속 같은 건 잡지 않았다. 물론 카라가 전부 거절했겠지만.

“내가 배려를 하지 않는다니. 말이 안 되는 소리라오. 내가 얼마나 배려가 넘치는 사람인지 아시오?”

“어떤 배려?”

“카라 공주를 야만인이 아니라 한 명의 문명인으로 대우하는 것. 이게 배려가 아니고 뭐겠소?”

“…”

나는 그 말을 듣고 눈을 두어번 깜빡거렸다. 사실 저건 배려가 맞긴 하다.

선민사상이 조금 깔려있긴 해도 배려는 배려니까. 하지만 카라 입장에서는 상당히 가소로운 부분이다.

“겨우 그런 걸로? 미안하지만 배려는 자연스레 나와야 진짜 배려인 거지 너처럼 생각하는 순간 의미가 옅어져. 게다가 시바르는 처음 나랑 만나자마자 친구가 됐는걸?”

“친구? 혹시 기간이 언제인지 알려줄 수 있소?”

“시바르가 처음 아카데미에 들어왔을 때부터.”

엄밀히 따지자면 첫 수업부터긴 하다. 그때는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카라랑 잘 지냈지.

나는 카라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카라도 내가 야생인이었기에 스스럼없이 다가올 수 있었다.

만약 문명인이었다면 그냥 무시했겠지.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나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았던 때였으니.

“하하. 재미있는 소리로군. 어떻게 만나자마자 친구가 될 수 있는 거요? 그때는 아무런 교양도 없었을 텐데.”

“그게 배려이자 마음이라는 거야 이 멍청아. 생각이 아니라 몸에 자연스레 배여있는 배려. 이걸로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음…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내가 더 좋은 배려를 해줄 수 있소만? 아까도 말했지만 내 제안은 그대에게도 아주 좋은 제안일 거요.”

“됐어. 남의 도움을 빌릴 바에야 내가 스스로 하고 말지.”

결혼하자니 뭐니 했을 때 대충 눈치 챈 부분이 있다. 토미가 무슨 제안을 했다는 것.

제안을 하지 않고서야 다짜고짜 결혼하자고 고백 공격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카라의 사정을 알고 협동 비슷한 제안을 했겠지. 안 봐도 비디오다.

‘카라가 여왕이 되는 루트도 있긴 하다만…’

그 루트는 사실상 배드 엔딩과 직결되는 루트다. 전제조건이 카라를 배신하는 거다.

그 배신감에 휩싸여 헥토르의 왕위를 이어받아 정복군주로 거듭나는 것. 별로 좋지 않은 이야기다.

“무엇보다! 나는 시바르가 아니면 다른 남자한테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다고. 알아? 시바르보다 강하면 조금은 인정해줄게.”

“누누이 말했지만 폭력으로 해결하는 건 옳지 못한…”

“무서워?”

내가 중간에 끼어들었다. 그 말에 토미의 시선이 내 쪽으로 옮겨졌다.

“뭐라고 하셨소?”

“무섭냐고 물었어. 질 까봐 그래?”

“폭력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는 않소. 권력 또는 재력으로도 충분히…”

무슨 말을 하려는지 대충 예상이 갔다. 무력이 아니더라도 다른 힘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거겠지.

틀린 말은 아니다. 만약 모든 일을 무력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면 인류는 문명을 세우지도 않았을 것이다.

부족 생활을 하면서 남의 부족을 약탈하거나 규합하고 무력의 정점이 가장 큰 힘을 차지하겠지.

권력은 무력을 억누르기 위한 수단이다. 그렇지 않으면 문명은 진작에 무너지고도 남았다.

“고추 떼.”

“뭐 뭐?”

“고추 떼라고.”

하지만 그건 지구처럼 문명이 고도화된 세계에서나 통하는 이야기고 이곳은 그런 거 없다.

더군다나 세계관 자체가 판타지인지라 무력이 강하면 자연스레 권력과 재력이 딸려오는 구조다.

멀리 가지 않아도 로드가 그렇지 않는가. 검성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실력으로 막강한 권위를 얻었다.

하물며 이곳이 어디인가. 무력을 키우기 위한 아카데미이지 않는가.

“여기는 아카데미. 무력이자 폭력을 키우는 곳. 근데 좋지 않은 문화?”

“그 그건…”

“폭력은 나쁜 거? 맞아. 하지만 무력은 아니야. 모욕은 네가 하고 있어.”

폭력과 무력은 사용에 따라 다르다. 폭력은 악에 가깝다.

그러나 폭력과 무력은 사실상 같은 단어. 그런 의미에서 필요악에 가까운 힘이다.

“네가 말한 권력. 나도 얻을 수 있어. 너보다 더 높을걸?”

“그 그걸 어떻게 자신할 수 있다는 거요? 그대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그러니까 싸우자. 싸우면 잘 알 거야.”

“꼭 그런 식으로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겠소?”

슬슬 짜증나는 건가. 하긴 내가 유리한 쪽으로 자꾸만 끌고 가니 성질이 날 만했다.

이대로만 간다면 질려서라도 물러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원하는 방향이기도 하고.

남자은 자고로 매우 단순해서 자존심을 살살 건드리면 알아서 자폭하는 면이 강하다.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 하지 않았는가. 그 인내를 넘어버리는 순간 터지는 것이다.

“그런데 쟤 분명 다른 여자랑 동거한다 하지 않았어?”

“그 소문은 나도 들었는데 저 야만인이랑 무슨 관계인 거야?”

“설마 양다리?”

구경꾼이 점차 늘어나면서 수근거림이 귀에 속속 들어왔다. 별로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미 나와 그레이스가 동거한다는 건 널리 퍼져 있는 상황. 아무래도 이놈 때문에 소문이 번질 것 같다.

‘번져도 상관없긴 하다만…’

귀찮아져서 문제다. 일단 지금 상황부터 해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놈도 내가 유리한 상황으로 끌고 간다는 걸 알고 있는지 씩씩거리기만 할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부디 이대로 물러났으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좋소. 야만적인 방법을 사용해야겠다면 그리 하겠소. 대신!”

“대신?”

“그대도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붙어야 할 거요.”

나름 합리적인 방법이다. 서로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결하자는 것.

만약 서로 비등한 문제였다면 서로가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겠지.

문제는 그게 전혀 아니라는 거다. 나는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옆을 쳐다봤다.

카라도 얼탱이가 없는 건지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작게 중얼거렸다.

“…전생에 무슨 잘못을 저질렀나? 아니면 업보인가?”

저런 생각이 들 만했다. 하필 꼬여도 이상한 놈이 꼬였으니까.

곰곰히 생각해 보면 주위의 여자들은 하나 같이 이상한 놈들이 꼬였다.

그레이스는 딱히 설명할 필요도 없고 엘리조차 신입생 연회 당시 황자에게 성추행을 당할 뻔했으니.

지금의 카라도 마찬가지. 평소 인식 때문에 접근하는 남자가 없었는데 이상한 사람이 거머리처럼 붙어버렸다.

‘따지고 보면 각각 매력이 넘친다는 이야기지만…’

다들 고생하는 것 같다. 지켜줘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

‘근데 루나루나는 뭘까?’

루나도 객관적으로 미녀인데 접근하는 남자가 없네. 조용한 성격 때문일까.

어쩌면 접근하는 사람이 있어도 그놈의 입 때문에 물러났을 수도 있다. 이게 가능성이 제일 높다.

아무튼 이건 넘어가고. 나는 씩씩거리는 돼지 아니 토미를 바라봤다.

이런 말을 하면 진짜 상처받을까 봐 꺼내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다.

“야.”

“왜 부르시오?”

“눈치 없단 말 많이 듣지?”

“…”

눈치 없는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하면 진짜 상처 받는다. 경험담은 아니다.

지금도 보아라. 씩씩거리고 있던 토미의 안면이 제대로 일그러졌지 않았는가.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팩트를 연달아 꺼냈다. 정말 미안하긴 해도 어쩔 수 없다.

“너의 고백.”

전생에서 자주 보이는 어구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처야.”

여기서 이렇게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너 친구도 없지?”

그래도 확실히 침몰시킬 필요는 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축구를 봤으면 안 됐다… 그런데 어떻게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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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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