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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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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5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다. 눈치는 더럽게 없는데 자존심은 높은 사람.

이런 부류는 대부분 상대하기 매우 피곤하다. 항상 자기 기준에 맞춰야 하면서 배려 같은 건 안 하니까.

심지어 한다는 배려조차 상대방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편이다. 아니면 열 받게 만드거나.

토미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토싵토실해도 인상은 좋은 편이다. 살만 빼면 딱 미남이 될 수 있는 스타일.

하지만 부담스러운 말투도 그렇고 행동거지도 그렇고 눈치가 상당히 없는 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사람이 싫다면 그냥 적당히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하는데.’

토미는 그런 거 없다. 만약 카라가 짜증을 냈을 때 물러갔다면 비호감으로 찍히지 않았을 것이다.

카라도 당황스러울지언정 그냥저냥 재미있는 친구라 생각했겠지. 물론 결혼은 하지 않았을 테지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토미에게 눈치가 없는 이상 둘의 사이는 좋아질 수가 없다.

“치 친구가 없다니? 나에게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나 보군. 하하하.”

친구가 없다는 물음에 크게 당황하는 토미. 정곡을 제대로 찔린 모양이다.

토미 같은 귀족들에게 친구라 할만한 사람들은 지극히 소수다. 특히 마음에 맞는 친구 같은 경우는 더더욱.

친구라 해봤자 정치적으로 계산된 사람들밖에 없을 거고 건전하게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래서인지 귀족들 사이에 로망으로 자리잡은 경우가 많다. 신분을 초월하고 진정한 친구를 가지는 것.

특히 남자들은 소위 말하는 병신짓을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더욱 갈망하는 것이다.

“눈치가 없다는 말은… 그런 말은 많이 듣긴 한다오. 하지만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요.”

“누구한테 들었어?”

“친구들한테 들었소. 혹시 사교회라고 아시오?”

알다마다. 귀족이라면 응당 참석해야 할 의무를 가진 행사이지 않는가.

특히 높으신 분의 생일일 때는 대부분의 귀족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입생 연회 같은 경우도 일종의 사교회라 보면 편하다. 토미는 귀족이니 자주 참석했겠지.

“거기서 많은 친구를 사귀었지. 그 친구들한테 눈치가 없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

그거 진짜 심각한 건데 얘 혼자만 모르고 있나. 나는 눈을 끔뻑이며 토미를 바라봤다.

당당하다 못해 뻔뻔하다. 내가 귀족이 아니라 잘 모르지만 소울 월드를 통해 얻은 지식이 있다.

귀족 사회에서 면전에다가 독설을 퍼붓는 건 매우 금기된 사항이라고. 그래서 돌려까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자면 너 못생겼다를 화려하게 생겼다라 하든지 뚱뚱하다를 풍족해 보인다든지 등등.

그런데 대놓고 눈치가 없다고 말을 한 걸 보면 상당히 심각한 이야기다.

“…얘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건가? 나도 그건 알겠다.”

오죽하면 사교회 경험이 훨씬 적은 카라조차 심각성을 느꼈을 정도다.

이러니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거겠지. 눈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그러는 그대는 친구가 얼마나 많소? 조금 궁금하군.”

“음…”

생각치도 못한 반격에 잠깐 고민했다. 우선 바로 옆에 있는 카라부터 시작해서 멀찍히 구경하고 있는 엘리까지.

이외에 손가락을 하나하나 꼽으니 10명도 안 되는 인원이라는 걸 깨달았다. 심지어 거의 다 여자다.

마음 같아서는 안토니오도 포함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이야기를 거의 나누지 못했다.

‘카라스는… 넘어가자.’

걔는 내가 굳이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는 않았다. 여러모로 위험한 사람이었으니까.

“다 센 거요? 의외로 적군.”

내가 손가락 접기를 그만두자 토미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 벌써부터 할 말이 없어졌다.

도대체 얘한테 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슬슬 짜증난다기보다는 불쌍해졌다.

그래도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 건 아니다. 그냥 엮이기 싫다.

“카라.”

“왜?”

“그냥 가자.”

눈치 없는 사람은 무시하는 게 답이다.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나.

마음 같아서는 얼굴에 주먹을 꽂아넣고 싶었으나 명분이 부족했다. 저놈이 발작해야 뭘 하든 할 텐데.

뒤이어 카라의 손을 붙잡고 멀찍히 떨어져 있는 엘리에게 가려던 찰나였다.

“지금 뭐하는 짓이오? 결국 말이 안 되니 포기하는 거요?”

뒤에서 토미의 비아냥이 귀에 들어왔다. 말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말이 안 통하는 수준이다.

필살기까지 썼는데도 저 지랄인 거면…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자멸할 테지.

하지만 마무리 작업은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우리의 말싸움을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전보다 늘어난 상황.

여기서 일을 저지르긴 싫지만 발작 버튼을 누르는 수밖에 없었다.

“카라.”

“응?”

“미리 사과할게.”

“무슨 사과?”

카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드러냈다. 일단 카라에게 사과했으니 다음으로 넘어가야지.

나는 카라 다음으로 토미를 쳐다봤다. 그는 본인이 이겼다 생각하는 건지 의기양양한 얼굴이다.

야만인이 아니라 문명인답게 해결하고 싶었지만 정작 그 문명인이 말귀를 못 알아듣고 있다.

이 얼마나 코미디스러운 일인가. 그러니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야.”

“왜 부르시오?”

“넌 이런 거 해본 적 없지?”

“뭐를…”

토미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이었다. 나는 카라의 손을 붙잡은 채 고개를 돌려 그녀와 마주했다.

그녀는 여전히 의문에 찬 표정이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내 행동으로 당황으로 물들었다.

쪽!

가볍다면 가벼운 입맞춤. 그러나 확실한 증표나 다름없는 행위.

전에 카라가 먼저 시전했던 진하디 진한 키스보다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입맞춤은 입맞춤이다.

심지어 주위에는 사람들까지 있다. 여태까지 사람들 몰래 했으나 이번에는 대놓고 저질렀다.

“어…?”

카라도 뒤늦게나마 자각했는지 입술을 매만졌다. 초록색 눈동자가 지진처럼 떨렸다.

본인은 이런데 과연 주위의 반응은 어떨까.

“우와아아아아!!”

“멋지다!”

“남자다! 남자다!”

엄청난 함성과 박수 소리. 야만인이고 나발이고 남녀의 키스에 열광하고 있다.

이 세상의 낭만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시대다. 그렇기에 이런 내 행동 하나하나에 열광하는 거겠지.

더군다나 방금까지 토미와 말싸움까지 했는데 키스까지 했다? 사실상 도장을 똭! 하고 찍는 거나 다름없다.

“야 야… 너 너…”

카라가 얼굴을 붉히며 말을 더듬거렸다. 자기 입술을 더듬거리는 걸 보면 어지간히 당황한 모양이다.

죠죠마냥 시바르의 첫 키스는 나다! 라고 했을 때와 달라도 너무 다른 반응.

아무래도 주변에 보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모양이다. 의외로 부끄러움을 타는 성격인가.

“나는 사과했어.”

“아 아니.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있는데…”

“부끄러워?”

“…응.”

카라가 수줍어하며 차마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털털한 성격과 달리 의외라면 의외다. 

그래서 뭐랄까. 더욱 반전 매력으로 다가왔다. 괄괄했을 때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몸을 배배 꼬고 있었으니까. 정말로 이 여자를 과격한 야만인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어머. 설마 부끄러워하는 거야?”

“야만인이라 해도 여자는 여자구나.”

“사람은 다 똑같지.”

전혀 아니다. 당장 주변에서조차 이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로서 카라를 향한 시선이 어느 정도 옅어지겠지. 야만인이 아니라 한 명의 사람이자 여자로 말이다.

“그런데 저 야생인은 이미 귀족가 영애랑 동거하고 있지 않아?”

“그러게. 그 여자랑 사귀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닌가?”

“호위라잖아. 사귀는 게 아니라 호위니까 붙어있는 거겠지.”

“하긴. 공작가 영애씩이나 되는 사람이.”

동시에 그레이스와의 관계가 조금씩 변질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레이스에게는 정말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안 그러면 저 자식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것 같거든. 일종의 가불기에 걸려들었다.

그렇다면 토미의 반응은 어떨까. 나는 수줍어 하는 카라를 두고 고개를 돌렸다.

“이… 이…!”

이 세상은 정조를 매우 중요시 여긴다. 그건 입맞춤이라 해서 다를 게 없다.

토미 입장에서는 첫 키스를 눈 앞에서 빼앗긴 격이다. 물론 첫 키스는 이미 날아간 지 오래다.

심지어 내 처음을 빼앗은 건 카라다. 토미는 아무것도 모른 채 발광하는 것이다.

‘그냥 좀 물러가면 안 되겠니?’

나는 그 생각을 하면서 카라를 조용히 껴안았다. 이 여자는 내 여자다라는 걸 선포하듯이.

카라는 여자치고는 키가 상당히 큰 편이었으나 나도 큰 편이라 쏙 들어왔다.

카라 성격상 떨어지라고 밀쳐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더라. 그냥 조용히 나한테 안겼다.

“이 개자식이…!”

“오.”

드디어 너도 욕을 하는구나. 슬슬 입질이 오는 모양이다.

이윽고 토미의 얼굴이 토마토마냥 완전히 붉게 물들었을 때 놈이 외쳤다.

“나… 나도…!”

쿠르릉!

하늘도 불안함을 느꼈는지 천둥이 조금씩 울려펴졌다.

이에 하늘을 올려다 보니 언제 몰려왔는지도 모를 먹구름이 몰려온 상황이다.

“나도 만질 거야!”

그 외침과 함께 손을 뻗으며 달려오는 토미. 정말이지 대단하다면 대단한 놈이다.

그러나 동시에 내가 노린 바다. 나는 카라를 뒤로 물린 후 주먹을 말아쥐었다.

토미의 눈은 이미 돌아간 지 오래. 이제 남은 건 하나다.

빠각!!

얼굴에다가 시원하게 주먹을 꽂아넣는 것. 제대로 된 반격조차 못 해서 저 멀리 날아갔다.

아마 코뼈 정도는 부러졌지 않았을까. 부디 이번 일을 계기로 눈치가 좀 생겼으면 좋겠다.

아니면 끝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상한 짓을 벌이든가. 아무래도 오늘 로드에게 혼날 듯했다.

“…힘 뺀 거 맞지?”

“응.”

“그래. 그거면 됐…”

모든 상황이 끝나고 뒤로 물러났던 카라가 다가오려던 찰나였다.

그녀는 내 모습을 보더니 흠칫거렸다. 그 반응에 오히려 내가 의아해졌다.

“왜 그래?”

“너 머리카락…”

“머리카락?”

카라가 머리카락을 언급하자 자연스레 손이 머리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어째서 흠칫했는지 깨달았다.

머리카락이 둥실둥실 떠 있었다. 정전기에 당한 것마냥 아주 높이.

손으로 꾹꾹 누르는데도 떠오르는 걸 보면…

콰과광!!

벼락의 징조였구나. 벼락이 내 몸을 꿰뚫으면서 찌릿함이 전신에 감돌았다.

벼락 특유의 파괴력 덕분에 피부도 새까맣게 타버렸다. 옷은 넝마가 되기 직전이었고.

‘진짜…’

쫌생이 신이다.

키스 좀 한다고 입술이 닳는 것도 아닌데 너무한 거 아니냐.

콰과광!!

‘…아. 진짜.’

너무한 거 아니냐.

[신앙이 상승합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굴라크: 네가 더 나쁜 놈이다.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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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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