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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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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56

카라의 스토킹 사건은 일단락되지… 는 않았다. 나도 처음에는 잘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쫌생이는 쫌생이라고 순순히 물러날 줄 알았던 토미가 나를 위원회에 신고했다.

신고한 이유는 폭력 및 불륜 행위. 전자는 몰라도 후자는 어이가 없어서 즉각 반박했다.

다행히 위원회 측도 불륜을 보고 이게 뭔 개소리냐며 오히려 토미에게 스토킹 죄목을 추가했다나 뭐라나.

“…꼭 써야 해?”

“네. 꼭 써야합니다. 그래야 당신의 죄가 사라질 테니까요.”

그리고 지금 나는 위원회실로 불려가서 징계를 받았다. 징계의 내용은 반성문 쓰기.

내가 쓴 반성문을 토미가 읽고 죄를 줄인다는 소리다. 솔직히 이걸 듣고 얼마나 황당했는지 모르겠다.

위원회장에게 듣기로는 반성문 한 장으로 끝난 게 다행이라고. 원래라면 규정상 사회봉사 처분이었다.

아무래도 대련이 아니라 일상에서 폭력을 사용한 거라 어쩔 수 없다. 아카데미 학생은 다른 건 몰라도 폭력에 매우 엄격하다.

아닌 말로 맨 주먹으로 사람을 혼수 상태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천지인데 하물며 그 대상이 비전투직이다?

괜히 카라가 대련을 하자며 난리를 친 게 아니다. 대련을 했다면 차라리 속이 시원했겠지.

‘그런데 카라는 매번 폭력을 저질렀다고? 정학을 안 당한 게 신기하네.’

과거의 카라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사회봉사 처분을 자주 받은 걸로 아는데.

일단 이건 넘어가고 토미의 상황이 궁금했다. 죄목으로 따지자면 놈이 더 악질이다.

“토미는? 걔는 아무것도 안 해?”

“우선 치료를 받는 중이긴 합니다만 접근 금지 조치를 내릴 예정입니다. 카라 학생의 말을 들어보니 꽤 심각한 상황이더군요.”

접근 금지보다는 그냥 정학시키면 안 되려나. 카라가 아니라 다른 여자한테 집적거릴 것 같은데.

물론 또 그런 짓을 벌인다면 정학 수준이 아니라 퇴학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무엇보다 카라만 스토킹했던 놈이었으니 다른 여자는 성에 안 찰 수도 있겠지.

그나마 비전투직에는 엘리가 있다지만 그녀는 현재 떠도는 소문이 안 좋다.

‘자칫하면 벼락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니까.’

포로리가 일처리를 아주 훌륭하게 한 덕분에 엘리에게 접근하는 남자는 거의 없었다.

문제는 여자도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 저주받은 아이로 인식하는 걸로 안다.

그래도 엘리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혼자서도 잘 노는 성격에다가 지금은 제인이 있지 않는가.

“원래라면 풍기문란도 추가했을 거예요. 그러니 빨리 적으세요.”

“한 장만 적으면 돼?”

“네. 참고로 반성문 내용은 토미 씨도 볼 테니 정성을 들여 적기 바랍니다.”

“…”

그거 참 쓰기 싫어지는 말이네요.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반성문을 한 장만 쓰는 것도 로드가 변호해줬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저지른 일들 대부분은 그의 귀에 흘러들어가는 편이다. 이번 일도 분명 알고 있을 터.

다른 것들은 어찌저찌 해결할 수 있지만 폭력만큼은 해결하기 어렵다. 반성문으로 퉁 치는 것도 대단하다.

‘코뼈가 아예 산산조각 났다고 했지?’

주먹을 꽉 쥔 채로 얼굴에다 꽂아넣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남자는 콧대가 생명인데 그 코마저 납작해졌으니 앞으로 인생이 고달파지겠지.

콧대가 아니더라도 안 좋은 소문이 널리 퍼졌을 것이다. 카라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더 많더라.

아무리 야만인이라도 이상한 사람에게 걸렸다고. 야만인이기 전에 한 명의 사람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써도 상관없어. 근데 걔가 꼭 봐야 해?”

“네. 반성문의 요지가 그런 거니까요.”

“그냥 제출만 하면 안 돼?”

“안 됩니다.”

깐깐한 할머니 같으니라고. 다른 건 몰라도 토미한테 쓰는 반성문이라니.

나는 그저 친구를 스토킹하던 사람을 물리쳤을 뿐이다. 문명인의 탈을 쓴 짐승 말이다.

‘에휴. 내 팔자라 생각해야지.’

그냥 후딱 적고 말아야겠다. 하지만 토미에게 머리를 숙이기는 싫다.

나는 깔끔한 흰 종이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글을 적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어차피 한 장만 쓰면 그만이고 종이의 크기도 상당히 작았으니까. A4 용지처럼 규격화되지 않은 시대다.

“다 적었어.”

“벌써 다 적으셨나요?”

“응.”

반성문은 매우 쉽다. 내가 한 행동과 그에 따른 피해.

그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진심’을 전하면 되니까.

나는 말을 하는 게 어렵지 글을 쓰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빨리 쓸 수 있었다.

“흠… 겉보기에는 별 문제 없어 보이는군요. 이 반성문을 그대로 보내겠습니다.”

“응.”

“그런데…”

위원회장은 말을 흐리며 나를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에는 의아함이 깃들어 있었다.

“마지막에 이건…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요?”

그 물음에 곧바로 대답했다.

“내 이름을 적은 건데?”

“흠… 알겠습니다.”

******

카라를 노리다가 시바르에게 참교육 당한 스토커 토미는 현재 병실에 누워있었다.

단순한 펀치였으나 코에 제대로 꽂힌 나머지 코뼈가 완전히 으스러진 상태.

수술 및 신성력을 통해 어찌저찌 회복할 수 있지만 짓눌린 흔적만큼은 어떻게 하지 못했다.

결국 평생 동안 납작코로 지내야 한다는 소리. 자업자득이라면 자업자득이다.

그렇다면 토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정신을 차린 걸까.

‘개 같은 야만인 새끼. 절대 용서 못해.’

전혀 아니다. 원래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 자신의 잘못은 모르는 법.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는 사람이 극히 드문 편이다.

‘카라 공주. 어떻게든 내 그 간악한 야생인의 마수로부터 구해주겠소.’

반성 같은 건 하나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접근금지 조치를 내렸다는 걸 알고도 말이다.

이대로 간다면 정학을 넘어 퇴학 절차를 순순히 밟겠지만 토미는 그런 것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

원래 이런 걸 가뿐히 무시해야 낭만이지 않는가. 하지만 낭만도 능력이 있어야 낭만인 법.

능력도 없고 눈치도 없는데 낭만을 추구하는 건 그냥 병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그 야생인이 반성하는 정도를 봐야겠지.’

그래도 몸에 각인된 고통은 무시하지 못했다. 오늘로서 문명인 한 명이 깨달았다.

입만 가지고 설치다가 한 대 맞을 수도 있다고. 예로부터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말이다.

짐승에게는 매가 효과적이다. 사람 또한 짐승이었기에 본능적으로 매를 무서워하기 마련.

토미도 펀치를 맞고 나서 아주 약간이나마 정신을 차렸지만 그것도 약간이다.

지금도 뒷구멍으로 꿍꿍이를 꾸미고 있지 않는가. 정신을 차리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듯했다.

아니면 접근금지 명령을 어겼다가 퇴학을 당하든가. 그의 운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

똑똑똑-

[토미 학생. 위원회에서 왔습니다. 시바르 학생이 반성문을 전부 썼다고 합니다.]

“오.”

속으로 분을 삭히고 있을 때 아주 시원한 소식이 들어왔다. 토미는 즉각 출입을 허가했다.

뒤이어 위원회에서 온 인물이 토미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줬다. 당연하게도 시바르가 작성한 반성문이다.

‘흥. 교양도 없는 야생인이 써봤자지. 정성만 있다면 용서해주마.’

사실 용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맞을까 봐 무서웠으니까.

그저 스스로를 속이기 위한 암시에 불과할 뿐 참교육을 당한 탓에 본능이 외쳤다.

더 이상 까불었다가는 코뼈가 아작나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더 심한 꼴을 당할 거라고.

소문으로는 입으로 나불거렸던 학생의 혀마저 잘라버렸단다.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토미는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반성문을 들여다봤다. 생각보다 빽빽하게 채워진 반성문이다.

[네. 안녕하세요. 전투직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시바르라고 합니다. 이번 일로 인해 토미 씨에게 상해를 입힌 일은 저 스스로]

[엄중히 반성할 것입니다. 저는 제 소중한 친구를 지키기 위해 폭력을 휘둘렀으나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으며 이런 일이 생길 때]

[마다 한번 더 다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혼돈의 숲에서 태어나 자란 나머지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또한]

[시시때때로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번에도 비슷한 경우였습니다. 저는 단지 친구를 지키겠다는 마음 뿐이었으나 결국 사태가]

[발생했으며 토미 씨에게 씻지 못할 피해를 안겼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선처가 가능하시다면 부디]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게끔 용서를 빌겠습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몸이기에 보상해줄 수 있는 건 마땅히 없어도 이]

[기억만큼은 제 머리에 단단히 새겨놓아 건실히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음…”

의외로 있을 건 다 있는 반성문이다. 토미의 마음 속에 지펴졌던 불이 조금이나마 옅어질 정도로.

배운 게 없는 야생인이라지만 의외로 문법 체계는 다 정립돼 있었고 무엇보다 필체가 놀라울 만치 깨끗했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꽤 교양이 깊은 문명인이 썼다고 해도 믿을 정도다. 의외라면 의외다.

‘뭐. 이 정도면 봐줄 만하지.’

저쪽에서 먼저 고개를 숙였으니 이쪽도 선처해도 괜찮겠지. 그러나 코뼈를 부러뜨린 건 용서하지 못했다.

이걸 대자보처럼 내건다면 망신이란 망신은 당하겠지. 모두가 볼 수 있게끔 광장 공지판에 걸 예정이다.

규칙 위반이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공개 처형’과 비슷한 원리다.

수치심을 느끼게 만들어 함부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드는 효과.

과거의 카라 또한 비슷한 일을 겪었으며 안 좋은 소문이 퍼지게 된 원인 중 하나다.

물론 카라는 별 지랄 같은 법이라며 투덜대고 끝이었지만. 그녀는 봉사 활동에만 집중했다.

‘그나저나…’

완벽한 계획이라며 자화자찬할 때쯤이었다. 토미는 의문에 찬 표정으로 반성문을 바라봤다.

겉으로만 본다면 완벽하기 그지없는 반성문이다. 어디까지나 야만인 아니 야생인 기준으로 말이다.

하지만 마지막에 쓴 글귀는 유독 신경 쓰였다.

[야생인 시바르 올림.]

‘야생인이라고 굳이 적었어야 했나?’

웃기다면 웃긴 글귀다. 스스로를 학생이 아니라 야생인이라 적었으니까.

그러나 그 의문도 얼마 가지 않았다. 토미는 입꼬리를 비죽 올리며 비웃었다.

‘하긴. 자기도 부족하다는 걸 아는 거겠지.’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신밧드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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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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