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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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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0

감시자는 시바르의 뒤를 꾸준히 추적했다. 그가 더러운 악마인지 아니면 평범한 인간인지 파악하기 위해.

그리고 뒤를 쫒으면 쫒을수록 드러나는 사실은 매우 단순했다.

‘…저게 편한가?’

어째서 시바르가 ‘야생인’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감시자는 시바르의 행동을 보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지나가다가 벌레나 버섯을 먹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시골 깡촌에서도 흔히 있을 법한 일이니.

하지만 사냥한 동물의 장기를 생으로 먹는 것부터 느낌이 이상하더니 야생인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일단 먹어도 너무 많이 먹었다. 맛있어 보이는 게 있다면 아무거나 주워 먹었다.

흙이 묻어있을 법한 것조차 제대로 닦지 않았다. 그냥 있는대로 입에 넣었다.

심지어 영역 표시마저 꾸준히 하고 있었으니 갖가지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감이 좋아서 함부로 나설 수도 없고.’

마음 같아서는 식사를 할 때 기회를 노려 성수를 이용하고 싶었다.

그러나 원체 감이 좋아서 가끔씩 뒤를 돌아보거나 이쪽으로 오는 등.

간담이 서늘해지는 상황도 많이 연출됐기에 감시자로서는 쉬이 행동할 수 없었다.

‘기회를 노리기 어렵겠어.’

직감이 워낙 뛰어나서 몸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감시자는 행동보다는 감시로 노선을 잡았다.

무엇보다 슬슬 해가 지려는 시간이다. 오늘은 아쉽긴 해도 아직 기회는 많이 남아있다.

굳이 숲이 아니더라도 아카데미에서의 생활이 남아있지 않는가. 리제가 있다지만 조심하면 그만이다.

‘성수는 일반인에게 평범한 물이지.’

설령 다른 신 그러니까 카오스나 굴라크에게 축복을 받았더라도 성수는 아무런 효과도 나지 않을 거다.

아마 부족한 신성력 혹은 마력을 채워주고 끝나겠지. 그래도 감시자는 방심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강인한 사람이라 해도 휴식은 필수다. 시바르는 숲에 들어오고나서 단 한 번도 쉬지 않았다.

심지어 중간중간 몬스터까지 사냥했으니 곧 있으면 휴식을 할 터. 그때를 노려도 된다.

‘…대체 언제 쉬는 거지?’

안 쉬더라. 중간중간 벌레나 버섯을 먹으면서 체력을 충전하는 건지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해가 지면서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 시바르도 채집한 것들을 챙겨서 아카데미로 돌아갔다.

숲 출입구에는 간이 화장실이 있었으니 그곳에서 씻으면 되겠지. 감시자는 혀를 차며 아쉬워했다.

‘체력이 말도 안 되게 강한 편이군. 이 점을 고려해야겠어.’

어차피 시간은 많고 기회는 남아있다. 단지 오늘이 아쉬웠을 뿐이다.

이에 감시자도 활동을 멈추고 다시 돌아가려는 때였다.

“넌 나와 같이 간다.”

“?!”

뒤쪽에서 처음 듣는 목소리가 들렸다. 감시자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지만.

퍼억!

뒷목에 전해지는 충격과 함께 감시자의 시야가 순식간에 까맣게 물들었다.

“…”

사냥꾼은 뒷목 가격으로 쓰러진 감시자를 내려다 보다가 고개를 돌려 아카데미를 쳐다봤다.

정확히는 방금 전 시바르가 들어간 출입구다. 아직 시바르는 출입구 쪽에 서 있었다.

방금 전과 다른 점은 시바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

다시 말해 사냥꾼과 그 밑에 쓰러진 감시자를 확인했다는 뜻이다.

[…어둠 속으로.]

사냥꾼은 은신 상태로 돌입하며 감시자를 데려갔다. 자연스레 숲 출입구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시바르는 사냥꾼과 함께 사라진 감시자를 멀거니 쳐다보다가 몸을 돌렸다.

‘역시 있었구나.’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딱히 무슨 짓을 저지르지 않았기에 방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냥꾼까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아니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자신을 노리지 않는 점이 이상했다.

뭐랄까. 마치 감시로부터 지켜준 것 같은 느낌이다. 착각일 수도 있었으나 방금 전 그 행동을 보고 의심을 품었다.

‘혹시 저쪽도 이 몸뚱아리를 아는 건가?’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애당초 악마들이 대업을 치르는 것도 이 몸 때문이다.

어떻게든 희망을 꽃피웠으나 무슨 이유로 인해 몽땅 사라졌고 그 분노를 표출하는 것.

그 희망이 바로 눈앞에서 등장했으니 악마 쪽에서도 말이 나왔을 것이다. 이게 가장 설득력이 높다.

‘당분간 나를 노리진 않겠네.’

앞으로 마음 편히 숲을 왔다 갔다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방심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악마가 언제 돌변할지 전혀 모르니까. 만에 하나 강제로 데려가려고 할 수도 있다.

시바르는 걸음을 옮기며 앞으로 나아갔다. 오늘 채집한 버섯과 약초가 제법 쏠쏠했다.

대부분 엘리에게 전달할 것들이다. 아마 지금쯤이면 로드의 거주지에서 차를 달여주고 있겠지.

‘일단 대충 씻고 가자.’

손과 얼굴에 피가 묻어서 이대로 간다면 로드에게 한소리 들을 것이다. 로드의 잔소리는 싫다.

숲 출입구 쪽에는 간이 화장실이 있었기에 씻는 것 정도는 충분했다.

이윽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로드의 거주지로 돌아가려던 때였다.

“시바르 씨?”

“응?”

“여기서 뵙네요.”

정말 우연찮게도 낯익은 사람과 만남을 가졌다. 리제였다.

평소와 같은 수녀복의 복장의 그녀는 맑은 표정으로 시바르를 반겨줬다.

시바르 또한 그녀가 반가웠던 건 매한가지라 즐거운 마음으로 인사했다.

“안녕.”

“네. 안녕하세요.”

시바르의 인사에 리제가 미소를 지으며 꾸벅 인사했다. 고개를 숙이자 유독 커다란 가슴이 도드라졌다.

시바르는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이 가려는 걸 최대한 막았다. 저건 가짜 가슴이다 라며 스스로 속삭이면서.

뒤이어 리제는 시바르 뒤쪽을 힐끔 쳐다보더니 특유의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숲에 갔다 오신 건가요?”

“응. 여기 약초랑 버섯.”

“많이 갖고 오셨군요. 혹시 그 피는…”

“몬스터 잡았어.”

“아. 다행이군요.”

다행이다. 시바르는 그 안도 속에서 묘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몬스터가 아니라 다른 걸 잡았을까 봐 걱정한 듯한 뉘앙스다.

그것도 아니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 말한 걸 수도 있고. 리제라면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래서 목적어가 중요하다니까.’

누구처럼 목적어랑 주어를 다 빼버려서 혼돈을 유발시키지만 않으면 됐다.

하물며 리제는 혼돈의 신자라서 이해라도 하는데 루나는… 넘어거자.

어째서 루나는 혼돈의 신자가 아닌 건지 매우 궁금했다.

“그럼 돌아갈까요? 저도 마침 로드에게 볼 일이 있거든요.”

“응.”

“그런데 또 이상한 거 줏어먹은 건 아니죠?”

“…”

시바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앞만 바라보고 걸을 뿐이었다.

이후로 로드의 거주지로 돌아가고 오늘 채집한 것들을 분류했을 때였다.

“시바르? 이거 독버섯인데?”

“진짜?”

“응. 먹어도 죽지는 않는데 심한 설사를 일으키는 거야. 너 설마 이거 먹었어?”

“응. 많이 먹었어.”

어쩐지 오늘따라 배가 좀 아프더라니.

*****

“으음…”

감시자는 눈을 끔뻑이며 의식을 차렸다. 뒷목에서 얼얼한 느낌이 들었지만 정신이 점차 돌아왔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지만 어떻게든 눈을 뜨기 위해 노력했다. 이럴 때를 대비한 훈련을 겪은 몸이다.

이윽고 정신을 반쯤 차렸을 때쯤 감시자의 귓가로 낯선 목소리들이 들어왔다.

“놈이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래. 어디 한번 볼까?”

하나가 아니라 두 개다. 감시자는 목소리가 들리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뒤이어 몸을 움직이려고 했으나 모두 부질없는 짓이었다. 몸이 이미 의자에 묶여 포박돼 있었으니.

잠깐동안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 감시자는 깨달았다. 주위가 어둠으로 가득 채워졌다는 것을.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보이는 건 두 개밖에 없었다. 짐승마냥 어둠 속에서 빛나는 눈들.

하나는 푸른색으로 빛났으며 다른 하나는 그보다 더 진한 남색의 빛이였다.

“이봐. 정신이 드나?”

남색의 빛 쪽에서 질문이 날아왔다. 감시자는 멍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거렸다.

당최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납치당한 것까지는 알고 있어도 누가 이런 짓을 벌였는지 알 수 없었다.

“네 네놈들은 누구냐?”

“그건 알 필요 없고 묻는 말에만 대답해. 목숨을 취할 생각은 없으니까.”

감시자의 물음에 남색의 악마가 대답했다. 썩 못미더운 말이긴 해도 사실이다.

여기서 감시자의 목숨을 빼앗다가 가이아 교단 측에서 수상함을 느낄 테니까. 일단 살릴 필요가 있다.

“네가 뒤를 쫒고 있던 애. 그 아이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거지?”

“뭐 뭐?”

“눈 시뻘건 애 있잖아. 얼마나 알고 있냐고.”

시바르를 말하는 건가. 감시자는 눈쌀을 찌푸렸다.

어째서 이들이 감시 대상에 묻는 건가 싶었으나 일단 대답을 할 생각이다.

어차피 자신도 알고 있는 게 별로 없었으니까. 야생인으로서의 모습밖에 못 봤다.

“잘 모른다. 나도 최근에 왔으니까. 야생인으로서의 생활만 지켜봤지.”

“뭐야. 얼마 안 됐어?”

“저는 숲에서만 활동했던지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에이. 운이 안 좋았네. 아쉬워라.”

시바르가 아카데미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시간이 부족했다.

이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도 잠시 감시자가 물었다.

“그러는 너희들은 누구지? 누구길래 이런 짓을 벌이는 거냐?”

“우리?”

남색의 악마는 그 질문을 듣고 잠깐 고민하다가 옆을 힐긋거렸다.

옆에는 여전히 사냥꾼이 기립한 채로 서 있었다. 충직한 면모가 돋보였다.

이어서 남색의 악마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꺼냈다.

“그냥 먼 친적이라 생각해. 아주 귀하신 왕자님이라 할 수 있지.”

“…왕자? 설마 왕족이었던가?”

이제서야 이해가 갔다. 어째서 이자들이 시바르에 대해 질문한 건지.

시바르가 어느 한 나라의 왕족이고 이들이 먼 친척이라면 그를 지켜보고 있는 게 당연하다.

은근 자주 있는 일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태어났다가 알고 보니 왕가의 핏줄이었다는 이야기.

하지만 시바르는 가정이 아니라 야생에서 태어나 자랐으니 여러모로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보다 더 높기는 하지만 뭐 틀린 말도 아니지. 아무튼.”

남색의 악마는 감시자가 착각을 하든 말든 다음으로 넘어갔다.

“우리 거래 좀 할까?”

“…거래?”

“그래. 서로 그 애가 궁금한 건 피차일반이잖아? 그런데 우리가 사정이 좀 있어서 아카데미에 못 들어가거든.”

이유야 당연하다. 이들은 악마였으니까.

그러나 감시자 입장에서는 푸른색과 남색빛만 둥둥 떠다니는 상황이라 정체를 파악할 수 없었다.

만약 정체를 파악했다면 자결을 했거나 통수를 칠 궁리나 했겠지. 악마쪽이 우위인 셈이다.

“너는 아카데미에서의 생활을 파악하고 숲은 우리가 담당할게. 이러면 분산이 될 거야. 안 그래?”

“웃기는군. 너희만 이익을 보는 것 같은데?”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사냥꾼.”

“예.”

남색의 악마가 사냥꾼에게 명했다.

“이 자식 혼돈의 숲 내부로 던져버려. 어차피 실종 처리될 거라 기생충들도 모를 거야.”

“뭐 뭐?”

“알겠습니다.”

감시자가 당황하는 동안 사냥꾼은 묵묵한 어조로 답했다. 다시 말하지만 유리한 건 악마들 쪽이다.

살해한다면 가이아 교단 측에서도 인지했겠지만 혼돈의 숲 내부로 들어간 탓에 실종된 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가이아 교단 측에서 흔적을 찾아도 혼돈의 숲 내부로 들어갔다는 사실만 알뿐 그 이상은 모를 테니.

여기서 실종자 수색을 하게 된다? 그러면 아카데미 측 특히 로드가 눈치 채고 압박을 가할 것이다.

“자 잠깐…!”

퍽!

감시자가 무어라 말하려던 찰나 사냥꾼이 뒷목을 가격해 기절시켰다.

남색의 악마도 쓸모를 다했다는 듯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정말로 혼돈의 숲 내부에 버릴 작정인 것이다.

“버리고 오겠습니다.”

“그래. 걔는 먹기도 싫다.”

뒤이어 사냥꾼이 감시자를 들쳐업고 자리를 비웠다. 혼돈의 숲 내부에 던져버리기 위해서.

물론 직접 가는 게 아니라 경계선에서 멀리 던질 작정이다. 지금은 깜깜한 밤이라 효과는 더욱 뛰어날 터.

사냥꾼이 자리를 비우면서 홀로 남게 된 남색의 악마. 그는 품 속에서 뭔가를 꺼냈다.

작디 작은 유리병. 그 안에 담겨 있는 투명한 액체. 감시자가 갖고 있는 성수다.

“기생충들이 다 그렇지 뭐.”

쨍그랑!

그는 신경질을 부리며 벽에다 유리병을 집어던졌다. 성수가 벽면을 타고 흘러내렸다.

“성녀가 바보도 아니고 다 지켜보고 있을 텐데.”

그는 가소롭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출산율 0%에서 태어난 아이=만인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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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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