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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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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2

루나는 시바르의 질책을 듣고 서둘러 의안을 찾아다녔다.

매우 중요한 물건이라 기숙사에 있을 거라고 판단 다행히 얼마 가지 않아 찾을 수 있었다.

중요한 물건인 것치고 책상 위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는 게 흠이라면 흠. 그녀는 시바르에게 말하지 않기로 정했다.

‘걔가 그런 식으로 욕을 할 줄은 몰랐네.’

입으로 욕하지 않았다. 눈으로 아주 그냥 쌍욕을 퍼부었을 뿐.

다른 사람이면 모를까 시바르여서 루나도 마음이 쫄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중요한 물건이기도 했고 잃어버리기라도 한다면 진짜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을 테니.

‘근데 조금 이상하네.’

그녀는 주머니에 든 의안을 만지작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악마의 징조에 대해 설명했고 남은 건 대비하는 것뿐이다.

아마 로드나 시바르 둘 중 한 명이 리제에게도 알려줬겠지. 검성과 성녀의 조합.

‘얼마나 강한 악마가 습격하는지 알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이 부분은 시바르도 애매하다고 밝혔다. 일단 로드와 비등한 강자긴 해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운이 없으면 로드에 준하는 강자가 둘이나 찾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건 말 그대로 운이 없는 수준이다.

그래도 리제가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었으니 정말 든든하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는 노릇.

‘악마가 어떤 식으로 습격을 하는지 모르고.’

그녀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쪽에는 기념탑이 세워져 있다.

저 기념탑이 세워진 이상 악마는 물론이고 몬스터조차 쉬이 침입할 수 없다.

숲의 출입구는 경비병이 지키는 중이고 하늘은 대공 마법이 설치돼 있다.

어디로든 간에 악마가 침입할 방법은 없다. 그렇기에 더욱 궁금해진 거고.

‘시바르는 독특한 편이니 그렇다 치고…’

전에 시바르에게 물었다. 악마가 어떤 식으로 침공을 가하냐고.

그리고 시바르의 대답은 몹시 간단했는데 알고 있어도 못 막는다고 밝혔다.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침공하길래 알고도 못 막는다고 딱 잘라 말한 것일까.

심지어 로드와 리제가 있는데도 큰 의미를 두지 못할 거라고. 그냥 지켜보라고만 말했다.

‘생각해 보면 이상해.’

이처럼 미래를 잘 알고 있는데 정작 본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루나는 이 부분이 이상했다.

마치 수많은 미래들 중에 본인만 쏙 빠져있는 듯한 느낌.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만 아는 것 같다.

본인은 아예 완전히 배제한 느낌이랄까. 정작 다른 사람도 아닌 리제가 그를 제일 잘 알고 있다.

해소된 부분이 있긴 해도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시바르의 진정한 정체와 리제와의 관계. 또한 가이아의 비밀.

과연 악마 침공 이후에 이것들이 잘 해결될 수 있을까. 생각할 게 많아지니 절로 머리가 아팠다.

‘그나마 최근에는 눈도 익숙해졌고…’

루나는 눈을 만지작거렸다. 남의 능력치를 보는 건 이제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눈에 힘을 줘야 했던지라 힘들었지만 다행히 지금은 괜찮아진 편이다.

대신 뚫어져라 쳐다봐야 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때문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성녀님의 능력이 굉장했지.’

전에 리제의 신체 능력을 엿본 적이 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 관대히 넘어갔다.

그리고 엿본 결과 리제가 말도 안 되게 강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일단 스펙만으로도 시바르를 뛰어넘었으니.

여기에 성녀의 신성력과 권성의 기술까지 합쳐져 있다. 카오스가 직접 빚어낸 결전병기 그 자체였다.

‘알면 알수록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계속 튀어나오네.’

루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자신이 이런 일에 휘말리게 된 것일까.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일단 리제가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것부터 시작이다.

물론 진짜 시작은 아카데미 입학 후 시바르와 만남을 가졌을 때겠지. 전에 말했다시피 한 배를 탄 사이다.

‘우선 대비부터 하자. 아직 시간은 많아.’

지금은 여름이 지난 가을. 슬슬 날씨도 선선해지고 있다.

연말에 악마가 침공할 가능성이 높으니 남은 시간은 대략 3개월.

그 3개월 동안 로드에게 훈련을 받으면서 실력을 증진시킬 예정이다.

과연 이 실력으로 악마들에게 대항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연말에는 교수들도 대부분 휴가를 갈 테니 적기이긴 하겠네.’

루나는 앞으로의 일을 예측하면서 로드의 주거지로 돌아갔다.

머리를 쓰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잡념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윽고 로드의 주거지로 돌아오니 시바르만 떡하니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냠냠.”

“뭐 먹고 있어?”

“쿠키. 엘리가 구웠어.”

틈만 나면 뭘 먹는구나. 루나는 피식 웃으며 시바르에게 다가갔다.

일단 입이 심심하긴 하니까 쿠키를 하나 집어먹었다. 초코렛이 박혀 있어서 정말 맛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마당에 있지?”

“응. 그런데 구슬은?”

“여기.”

루나는 시바르의 질문에 구슬을 꺼내서 보여줬다.

빛에 반사되면 새하얀 색을 빛이 없으면 검은색을 띠는 구슬. 지금은 회색에 가깝다.

‘이게 뭔지 성녀님에게 물어볼까? 아니면…’

루나는 시바르를 힐끔거렸다. 만사태평하게 쿠키를 입에 꾸역꾸역 넣고 있다.

단 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성격인데 심지어 초코 쿠키다. 중간중간 우유를 마시기까지.

시바르에게 물어볼까라는 생각은 금방 접어버렸다. 얘한테 물어봤자 대답도 제대로 안 해줄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시바르가 이걸 먹고 나서 이상 현상이 있었지?’

먹었다기보다는 입에 머금었다가 시바르가 고열에 시달렸다. 자신은 눈에 피눈물이 흘렀고.

순전히 우연일 수도 있었으나 아니라고 확정지을 수 있다. 그때 시바르의 눈이 보라색으로 변했으니까.

보라색은 색깔들 중에 최고 등급에 준하며 신들만이 가질 수 있다. 정확히는 마력이라 봐야겠지.

멀리 가지 않아도 그레이스가 보라색 머리카락에 눈동자를 갖고 있다. 눈동자 색만으로는 단정지을 수 없다.

‘변화했다는 게 문제지.’

피처럼 새빨간 눈이 보라색으로 변했다. 이뿐만 아니라 로드도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하지 않았는가.

시바르가 악마의 후손이라는 건 알고 있었으나 누구의 후손인지 의문이다.

도대체 누가 시바르를 낳았길래 빨간색과 보라색을 왔다 갔다하는 것인가.

“흠…”

“?”

너무 뚫어져라 쳐다본 걸까. 시선을 느낀 시바르가 루나를 쳐다봤다.

여전히 입 안에 든 쿠키를 우물거리고 있어서 볼이 빵빵해진 상태. 이윽고 쿠키를 꿀꺽 먹으며 물었다.

“왜?”

“아니. 그냥. 양파 같다고.”

“누가? 내가?”

“응.”

“…?”

양파 같다고 하니 시바르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를 다 들었다는 것처럼.

하지만 달리 표현할 게 없었다. 실제로 시바르는 까면 깔수록 양파마냥 뭔가 튀어나오지 않는가.

그 안에 뭐가 들어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디 좋은 것만 나왔으면 좋겠다. 꿈의 내용이 진짜라면 더욱이.

덜컥!

“후아! 죽겠다 죽겠어…”

얼마 가지 않아 카라가 안으로 들어왔다.

선선한 날씨임에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인 모습. 로드와의 대련을 하고 나온 것이다.

“이거 마셔.”

“오. 고마워.”

시바르는 카라가 무얼 원하는지 알겠다는 듯 그 즉시 우유를 건네줬다.

카라도 웃음기를 머금으며 남아있는 우유를 시원하게 마셨다. 뒤이어 한결 살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제야 살겠네. 진짜 힘들어 죽는 줄 알았거든.”

“언니. 총장님께서 어떤 식으로 훈련을 시키셨어요?”

“그냥 자유 대련. 나는 문제가 될만한 버릇이 없으니 바로 대련으로 이어지던데?”

카라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다. 꾸준히 언급했겠지만 그녀는 이미 전사로서 완성돼 있다.

부족한 건 전반적인 신체 능력과 마력.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나무랄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무엇보다 임기응변 능력이 뛰어나서 로드도 따로 터치를 안 했을 것이다.

“다음은 시바르 너니까 바로 가. 무기는 다 챙겼지?”

“응. 저기 있어.”

“알았어. 루나 너도 빨리 가.”

“네.”

구슬도 갖고 왔겠다 루나는 시바르와 함께 뒷마당으로 향했다.

시바르도 입 근처에 묻은 쿠키 가루를 대충 털어내고 무기를 챙겼다. 당연하게도 대검과 도끼다.

루나는 그 모습을 보고 흠칫했으나 이내 다소 걸음을 옮겼다.

‘저것들을 볼 때마다 계속 생각나네.’

꿈에서의 시바르는 시체의 산 위에 당당히 서 있었다. 저 무기들을 각각 손에 쥔 채.

너무 강렬했던 꿈이라 도무지 잊을래야 잊을 수 없었다. 시바르는 어떤 이유로 학살을 한 것일까.

아직은 해결되지 않은 의문이긴 하다만 차차 나아지겠지. 지금은 열심히 훈련이나 하자.

“자네 같은 마법사는 다른 무엇보다 임기응변과 판단력이 제일 중요하다네. 물론 이건 재능의 영역이라 힘들지만 반사 신경은 올릴 수 있지.”

“헤엑… 헤엑…”

“그전에 체력부터 키워야겠지만. 시바르랑 같이 운동한다고 하지 않았나?”

“하고 있는데… 요즘에 좀 바빠서…”

마당으로 가니 바닥에 쓰러진 그레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체력 부족으로 쓰러진 모양.

엘리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조용히 구경하고 있었다. 하기야 그녀는 비전투직군이라 딱히 훈련은 필요없었다.

훈련이라 해봤자 빨리 도망칠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우겠지. 루나는 엘리의 곁으로 다가갔다.

“왔어?”

“응. 뭐하고 있었어?”

“그냥 구경. 난 딱히 할 게 없잖아? 나중에 시바르나 치유해주려고.”

“치유? 어떤 식으로?”

루나의 물음에 엘리가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어딘가 개구쟁이 같은 표정이다.

“다 방법이 있지. 시바르가 제일 좋아하는 거야.”

“흐음…”

엘리는 엘리만의 방법이 있다니까 넘어가자. 루나는 그리 생각하며 넘어갔다.

뒤이어 앞으로 고개를 돌리니 그레이스가 터덜터덜 나오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땀에 들러붙은 건 물론 심지어 옷마저 땀에 범벅이다.

덕분에 새하얀 셔츠 뒤로 속옷이 얼핏 비추어졌으나 본인은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그… 그레이스 씨?”

“네에…”

“옷이 좀… 그런데요…?”

“알아요…”

사람이 너무 힘드면 부끄러움도 모른다던데 사실인 모양이다.

그레이스는 그리 답하며 거주지로 걸어갔다. 아마 씻을 생각이겠지.

이제 남은 건 시바르와 로드의 대련이다. 루나는 그들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대련을 하기 앞서 준비 운동부터 하게나. 날 따라해보게.”

“네.”

로드가 보여주는 동작을 따라하는 시바르. 여태까지 예절이 잘 주입돼서 그런지 로드의 말은 정말 잘 따랐다.

물론 가끔 가다가 로드를 골탕먹이려는 시도는 하지만 매번 무위로 돌아갔다. 로드의 눈치가 워낙 빨라서 어쩔 수 없다.

루나는 준비 운동을 하는 그들을 보다가 주머니 속의 구슬을 만지작거렸다.

혹여 잃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대참사니 확인하는 것뿐이다.

“좋아. 그럼 슬슬 준비하게나.”

“힘은?”

“자네 마음대로 조절하게. 대신 집만큼은 부수지 말고.”

“네.”

이제 슬슬 대련이 시작되려는 것 같다. 루나는 눈에 힘을 주며 대련에 집중했다.

시바르도 날이 가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기술적 능력이 부족했는데 그걸 천천히 채워주고 있었다.

무엇보다 지금도 충분히 강하다. 제대로 난리를 친다면 로드마저 쩔쩔매지 않을까. 물론 모두 개인적인 생각이다.

‘대련이니까 괜찮…’

그때였다. 루나가 한 손으로 턱을 괴며 앞을 바라보고 있을 때.

치지직-

시야가 이상해졌다. 시야가 흔들리더니 순식간에 장면이 바뀌었다.

화염으로 넘실거리는 주위. 화염으로 잔뜩 붉어진 시야. 하늘은 연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루나는 크게 당황했으나 그 불길 속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장면만 바뀌었지 사람은 그대로였다.

‘시바르랑… 총장님? 그런데…’

시바르는 온몸에 피로 범벅이었다. 한 손에는 대검을 한 손에는 도끼를 든 채.

그리고 마주보고 있는 로드는… 상당히 야윈 상태였다. 볼이 움푹 패였으며 살짝 드러난 팔은 나뭇가지마냥 앙상하다.

건강과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중독 증세가 이어졌다면 딱 저런 모습이었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청명하게 빛나는 두 눈만큼은 시바르를 향하고 있었다. 그가 쥐고 있는 검 또한 마찬가지.

분명 툭 치면 쓰러질 것 같은 노인인데 기백만큼은 전혀 무뎌지지 않았다.

비비적-

루나는 눈을 비비적거렸다. 혹시나 자신이 잘못 본 건가 싶어서.

하지만 장면은 그대로다. 피로 범벅이 된 시바르와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로드.

이윽고 두 사람의 대치는 얼마 가지 않았다. 시바르가 먼저 발을 뗌으로서 로드에게 달려들었으니까.

쩌엉!!

도끼와 검이 서로 부딪힘과 동시에 소리가 울려퍼지고.

치지직!

시야가 흔들리면서 다시 본래의 상황으로 돌아왔다.

대신 시바르와 로드가 서로 무기를 맞대고 있는 상황만큼은 똑같았다.

‘대체… 뭐지…?’

루나는 혼란스러웠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닷…! 늦잠을 자버렸어요…!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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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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