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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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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5

다양한 매체에서 흔히 나오는 능력이 있다. 바로 초고속 재생 능력.

소위 힐링 팩터라 부르는 이 능력이 극한까지 치닫으면 핵폭탄에 맞고도 살아남는다.

심지어 몸이 부서지거나 절단되어도 순식간에 재생하기까지. 질량 보존의 법칙을 잘 씹어먹는다.

하지만 이 초고속 재생 능력을 갖고도 죽을 쑤는 경우가 많은데 저건 어디까지나 판타지 요소에 가깝다.

만약 칼에 찔린 채로 재생이 시작됐다고 치자. 그럼 복부에 칼이 박힌 채 재생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만한 재생 능력이 있다는 건 그만큼 개고생을 한다는 것. 다치지 않으면 의미없는 능력이라 진짜 고생한다.

불사신도 아니어서 어딘가의 만화처럼 죽을 때까지 죽인다든지 생각하는 걸 그만 둔다는지 등등.

재생 능력이 있어도 그것만 믿기에는 여러모로 난감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 아파도 참아야 해요.”

“나중에 하면 안 돼?”

“아니면 호신강기를 알려드릴까요? 어차피 둘 다 비슷할 것 같은데.”

“으음…”

나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호신강기를 배울까 아니면 재생 능력을 기를까.

우선 상태창을 켜서 재생 능력이 몇인지 확인했다. 내 재생 능력은 Ex 바로 전 단계인 SSS.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었으나 완전 재생은 또 모르겠다. 절단상을 당한 적이 거의 없었으니.

‘살가죽이 찢겨져 나갔을 때도 회복했으니…’

한때 포식자의 발톱에 베인 적이 있다. 뼈까지 다 드러날 정도로 심한 상처였다.

하지만 그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다. 그것도 흉터조차 남기지 않았다.

현재 내 몸에 남은 흉터들은 재생을 얻기 전에 새겨진 것들이다.

“루나. 시바르랑 성녀님 지금 뭐 하는 거야?”

“시바르의 재생 능력을 끌어올려 준다는데요? 그래서 손가락 자르는 거래요.”

“…뭐? 손가락을 잘라?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잘 들은 거 맞아요. 손가락을 자르고 원래 형태로 복구되는지 지켜본대요.”

“그게… 맞아…?”

오죽하면 지켜보는 사람들조차 저게 맞냐는 식으로 반응할 정도.

저 사람들도 저러는데 나는 오죽할까. 나는 썩 못 믿음직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만약 회복되지 않고 아물 것 같은 징조가 보인다면 바로 접합시켜주겠다는데 과연 이게 가능한 건지 의문이다.

아무리 리제가 성녀라 해도 뭐랄까. 약간 애매모호한 구석이 많으니까.

가이아처럼 직접적으로 치유하는 능력도 없으며 굴라크처럼 몸이 직접적으로 강화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 스스로가 행하는 부분이 많다. 그 덕분에 리제의 의술 능력은 뛰어난 편이다.

‘그럼 실이랑 바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

도대체 뭘 보고 저러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생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전투 스타일상 재생이 월등히 좋을 거라고. 물론 피할 수 있는 건 피하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방어로도 안 되는 공격에는 재생이 좋다고 말했다. 아닌 말로 로드가 공간 베기를 시전했다고 치자.

방어고 나발이고 다 뚫리는 기술인데 재생이 그걸 커버해준다는 뜻이다.

‘게다가 아카데미 습격도 남색이 올 테고…’

그런 걸 하나하나 고려하면 재생이 좋다. 단점을 없애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시키자.

나는 그리 마음 먹고 긴장한 얼굴로 리제를 쳐다봤다. 이제 마음 먹었다는 표시다.

리제도 내 의사를 알았는데 조용히 손을 붙잡았다. 뒤이어 검지 손가락 부분을 잡아줬다.

옛날에 체 했을 때 엄마가 손가락을 따주는 느낌이다. 따는 게 아니라 자르는 거지만.

“이제 하겠습니다.”

“응.”

이윽고 리제는 검지 손가락 하나를 펴더니.

서걱!

그대로 내 검지 손가락 마디 하나를 날려버렸다. 무슨 검으로 벤 것마냥 깔끔하게 날아갔다.

의외로 별로 아프지 않고 약간 따끔한 정도다. 손가락 마디 하나가 날아가는 것만 빼면은.

참고로 그 날아간 손가락 마디는 리제가 빠른 속도로 잡았다. 아까 말했듯이 만일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주르륵- 주륵-

잘려나간 손가락 마디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아직 재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에 약간 불안해져서 마력을 운용시키니 흘러내리던 피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스으윽-

“오. 오오?”

뒤이어 절단된 손가락에서 서서히 마디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충 비유하자면 땅에 심은 씨앗이 떡잎을 피우는 것 같다. 빠른 재생으로 말이다.

머지않아 피는 완전히 멈추고 손가락 마디가 다시 재생되었다. 전과 다를 바 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괜찮네요. 이 정도면 팔이 날아가도 멀쩡히 재생될 수도 있겠어요.”

“…팔도 자를 거야?”

내 재생력을 보고 실로 무시무시한 소리를 꺼내는 리제. 나는 기겁해서 몸을 흠칫 떨었다.

하지만 리제는 웃음기를 머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아니라는 소리다.

“장난이에요. 대신 마력이 크게 소모될 수도 있으니 다치지는 마세요. 알겠죠?”

“응.”

“그래도 혹시 모르니 손목까지 잘라볼까요?”

“…”

나는 잽싸게 리제의 손을 뿌리쳤다. 손가락으로 확인하면 됐지 손목은 너무한 거 아니냐.

리제도 반쯤 장난이었는지 빙긋 웃고 넘어갔다. 그러면서 손에 있는 손가락 마디를 쳐다봤다.

치지직!

그녀가 주먹을 꽉 쥐자 뭔가 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손에서부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났다.

살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걸 보면 신성력을 사용한 모양이다. 확실한 처리 방법이었다.

“재생력을 더 올리는 방법은 결국 상처를 많이 입는 것밖에 없죠. 특히 시바르 형제님은 최근에 크게 다친 적이 없으시죠?”

“신성력 맞은 거는?”

“아… 그건 제외할게요. 신성력을 제외한 물리적인 피해만 따져서요.”

“흠…”

나는 곰곰히 생각했다. 확실히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나서 크게 다친 적이 손에 꼽았다.

굳이 있다면 헥토르와의 전투 때. 그 후로는 크게 다친 적이 거의 없다. 애당초 다칠 일이 거의 없기도 하고.

심지어 내 몸이 원체 단단한지라 폭발에 휘말려도 멀쩡했다. 1학기 중간 고사 폭탄 조끼 사건이 있다.

“없어.”

“시바르 형제님 같은 경우는 싸우면 싸울수록 그리고 죽음의 위기를 넘길수록 강해지는 타입이에요. 몸이 그 과정을 똑똑히 기억하는 거죠.”

“리제가 어떻게 알아?”

“저랑 비슷한 타입이니까요.”

그런 거라면 이해할 수 있다. 확실히 리제도 수많은 사선을 넘었겠지.

결국 내 성장을 위해서는 싸울 수밖에 없다는 뜻인데 딱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혼돈의 숲 내부.’

문제는 그 반동이 매우 심할 거라는 것. 내가 아니라 외부의 문제가 또다시 터질 염려가 있다.

나랑 포로리가 동시에 사라진 나머지 외부가 개판 직전까지 간 적이 있지 않는가.

물론 그 외부에 나와 포로리가 있어서 괜찮겠지만 한동안 혼란기가 찾아올 것이다.

“흠…”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고개를 돌렸다. 때마침 이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루나가 보였다.

루나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두어번 깜빡였는데 아무래도 내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다.

그러는 동안 그녀에게 다가갔다. 루나는 내가 다가와도 가만히 앉아 멀뚱멀뚱 바라볼 뿐이었다.

“루나.”

“…왜?”

본능적으로 불안함을 느낀 걸까. 루나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서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권유했다.

“나랑 같이 일 좀 하자.”

주인공이니 너도 같이 힘내야지.

*****

시바르를 포함한 아카데미 인원들이 서서히 준비를 갖추고 있을 시간.

비단 그들뿐만 아니라 다른 세력도 철저한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대략 3개월 정도.

가을의 선선한 날씨가 점차 냉랭하게 변하고 사람들은 고대하던 연말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는 악마 측도 다를 바가 없다. 그들도 연말을 기다리는 건 매한가지였으며 인간과 다른 의미의 기대를 품고 있었다.

“정말로 거기에 우리 아이가 있는 게 맞지?”

듣기만 해도 매료될 것만 같은 목소리가 퍼졌다.

방 안에 가득 채우는 향기처럼 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였다.

칠흑처럼 어두컴컴한 공간이었으나 그 안에 번뜩이는 남색 눈동자만큼은 가릴 수 없었다.

“확실해. 왜 거기에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조사한 바로는 그 애가 맞아.”

“어디에 있나 했더니… 왜 사라졌다가 하필 거기에?”

“사냥꾼의 말로는 혼돈의 숲 내부에 있었다고 하던데… 나중에 직접 물어보는 편이 낫겠지.”

두 악마의 주제는 하나로 귀결되었다. 여태까지 사라졌다가 갑작스레 등장한 시바르.

시바르가 정말로 그토록 염원하던 존재라면 반드시 데려가야 필요가 있다.

만인의 아이인 걸 넘어서서 상징과도 같은 존재니까. 악마들 입장에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아이가 우리를 해친다면? 지금쯤이면 아무런 사정도 모를 거 아냐?”

매혹적인 목소리 안에 걱정이 한가득 담겼다. 그녀가 우려하는 부분은 다른 악마도 마찬가지다.

만약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칼을 겨눈다면 과연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흉계를 꾸미던 악마도 골치 아픈 건 똑같은지 머리를 쓸어넘겼다.

“후우… 나도 그게 고민이야. 검성 한 명으로도 귀찮은데 설득까지 해야 하니…”

“혼 좀 내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유혹하거나.”

“…”

유혹한다는 말에 악마가 인상을 구겼다. 혐오스럽다기보다는 왜 그러냐는 표정.

그에 여자도 쓴웃음을 지었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남색 눈동자에 머쓱함이 담겨 있었다.

“그분에게 단단히 혼나고 싶으면 그렇게 해. 난 모르겠다.”

“알았어. 알았어. 그럼 본 목표는 납치인 거지?”

“작전대로 진행하되 그 아이를 몰래 데려오는 것. 사냥꾼도 같이 갈 거야.”

“그건 괜찮네. 그런데 거기에 성녀가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괜찮은 거야?”

시바르도 시바르지만 성녀 리제가 제일 문제다. 리제는 악마들에게 있어서 최악의 천적이나 다름없다.

남색의 악마여도 다를 바 없었다. 강력한 재생력이 무위로 돌아가는 건 물론이요 기본적인 무력도 뛰어나니까.

“걱정 마. 대비는 충분히 했으니까.”

“무슨 대비?”

남색의 악마가 질문에 답했다.

“계획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대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시바르: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루나: 아니. 나는 왜?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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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65

다양한 매체에서 흔히 나오는 능력이 있다. 바로 초고속 재생 능력.

소위 힐링 팩터라 부르는 이 능력이 극한까지 치닫으면 핵폭탄에 맞고도 살아남는다.

심지어 몸이 부서지거나 절단되어도 순식간에 재생하기까지. 질량 보존의 법칙을 잘 씹어먹는다.

하지만 이 초고속 재생 능력을 갖고도 죽을 쑤는 경우가 많은데 저건 어디까지나 판타지 요소에 가깝다.

만약 칼에 찔린 채로 재생이 시작됐다고 치자. 그럼 복부에 칼이 박힌 채 재생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만한 재생 능력이 있다는 건 그만큼 개고생을 한다는 것. 다치지 않으면 의미없는 능력이라 진짜 고생한다.

불사신도 아니어서 어딘가의 만화처럼 죽을 때까지 죽인다든지 생각하는 걸 그만 둔다는지 등등.

재생 능력이 있어도 그것만 믿기에는 여러모로 난감한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 아파도 참아야 해요.”

“나중에 하면 안 돼?”

“아니면 호신강기를 알려드릴까요? 어차피 둘 다 비슷할 것 같은데.”

“으음…”

나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호신강기를 배울까 아니면 재생 능력을 기를까.

우선 상태창을 켜서 재생 능력이 몇인지 확인했다. 내 재생 능력은 Ex 바로 전 단계인 SSS.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 싶었으나 완전 재생은 또 모르겠다. 절단상을 당한 적이 거의 없었으니.

‘살가죽이 찢겨져 나갔을 때도 회복했으니…’

한때 포식자의 발톱에 베인 적이 있다. 뼈까지 다 드러날 정도로 심한 상처였다.

하지만 그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다. 그것도 흉터조차 남기지 않았다.

현재 내 몸에 남은 흉터들은 재생을 얻기 전에 새겨진 것들이다.

“루나. 시바르랑 성녀님 지금 뭐 하는 거야?”

“시바르의 재생 능력을 끌어올려 준다는데요? 그래서 손가락 자르는 거래요.”

“…뭐? 손가락을 잘라?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잘 들은 거 맞아요. 손가락을 자르고 원래 형태로 복구되는지 지켜본대요.”

“그게… 맞아…?”

오죽하면 지켜보는 사람들조차 저게 맞냐는 식으로 반응할 정도.

저 사람들도 저러는데 나는 오죽할까. 나는 썩 못 믿음직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만약 회복되지 않고 아물 것 같은 징조가 보인다면 바로 접합시켜주겠다는데 과연 이게 가능한 건지 의문이다.

아무리 리제가 성녀라 해도 뭐랄까. 약간 애매모호한 구석이 많으니까.

가이아처럼 직접적으로 치유하는 능력도 없으며 굴라크처럼 몸이 직접적으로 강화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개인 스스로가 행하는 부분이 많다. 그 덕분에 리제의 의술 능력은 뛰어난 편이다.

‘그럼 실이랑 바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

도대체 뭘 보고 저러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생을 포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전투 스타일상 재생이 월등히 좋을 거라고. 물론 피할 수 있는 건 피하라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방어로도 안 되는 공격에는 재생이 좋다고 말했다. 아닌 말로 로드가 공간 베기를 시전했다고 치자.

방어고 나발이고 다 뚫리는 기술인데 재생이 그걸 커버해준다는 뜻이다.

‘게다가 아카데미 습격도 남색이 올 테고…’

그런 걸 하나하나 고려하면 재생이 좋다. 단점을 없애기보다는 장점을 극대화시키자.

나는 그리 마음 먹고 긴장한 얼굴로 리제를 쳐다봤다. 이제 마음 먹었다는 표시다.

리제도 내 의사를 알았는데 조용히 손을 붙잡았다. 뒤이어 검지 손가락 부분을 잡아줬다.

옛날에 체 했을 때 엄마가 손가락을 따주는 느낌이다. 따는 게 아니라 자르는 거지만.

“이제 하겠습니다.”

“응.”

이윽고 리제는 검지 손가락 하나를 펴더니.

서걱!

그대로 내 검지 손가락 마디 하나를 날려버렸다. 무슨 검으로 벤 것마냥 깔끔하게 날아갔다.

의외로 별로 아프지 않고 약간 따끔한 정도다. 손가락 마디 하나가 날아가는 것만 빼면은.

참고로 그 날아간 손가락 마디는 리제가 빠른 속도로 잡았다. 아까 말했듯이 만일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주르륵- 주륵-

잘려나간 손가락 마디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아직 재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에 약간 불안해져서 마력을 운용시키니 흘러내리던 피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스으윽-

“오. 오오?”

뒤이어 절단된 손가락에서 서서히 마디가 생기기 시작했다.

대충 비유하자면 땅에 심은 씨앗이 떡잎을 피우는 것 같다. 빠른 재생으로 말이다.

머지않아 피는 완전히 멈추고 손가락 마디가 다시 재생되었다. 전과 다를 바 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괜찮네요. 이 정도면 팔이 날아가도 멀쩡히 재생될 수도 있겠어요.”

“…팔도 자를 거야?”

내 재생력을 보고 실로 무시무시한 소리를 꺼내는 리제. 나는 기겁해서 몸을 흠칫 떨었다.

하지만 리제는 웃음기를 머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건 아니라는 소리다.

“장난이에요. 대신 마력이 크게 소모될 수도 있으니 다치지는 마세요. 알겠죠?”

“응.”

“그래도 혹시 모르니 손목까지 잘라볼까요?”

“…”

나는 잽싸게 리제의 손을 뿌리쳤다. 손가락으로 확인하면 됐지 손목은 너무한 거 아니냐.

리제도 반쯤 장난이었는지 빙긋 웃고 넘어갔다. 그러면서 손에 있는 손가락 마디를 쳐다봤다.

치지직!

그녀가 주먹을 꽉 쥐자 뭔가 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손에서부터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났다.

살이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걸 보면 신성력을 사용한 모양이다. 확실한 처리 방법이었다.

“재생력을 더 올리는 방법은 결국 상처를 많이 입는 것밖에 없죠. 특히 시바르 형제님은 최근에 크게 다친 적이 없으시죠?”

“신성력 맞은 거는?”

“아… 그건 제외할게요. 신성력을 제외한 물리적인 피해만 따져서요.”

“흠…”

나는 곰곰히 생각했다. 확실히 아카데미에 들어오고 나서 크게 다친 적이 손에 꼽았다.

굳이 있다면 헥토르와의 전투 때. 그 후로는 크게 다친 적이 거의 없다. 애당초 다칠 일이 거의 없기도 하고.

심지어 내 몸이 원체 단단한지라 폭발에 휘말려도 멀쩡했다. 1학기 중간 고사 폭탄 조끼 사건이 있다.

“없어.”

“시바르 형제님 같은 경우는 싸우면 싸울수록 그리고 죽음의 위기를 넘길수록 강해지는 타입이에요. 몸이 그 과정을 똑똑히 기억하는 거죠.”

“리제가 어떻게 알아?”

“저랑 비슷한 타입이니까요.”

그런 거라면 이해할 수 있다. 확실히 리제도 수많은 사선을 넘었겠지.

결국 내 성장을 위해서는 싸울 수밖에 없다는 뜻인데 딱 좋은 방법이 하나 있다.

‘혼돈의 숲 내부.’

문제는 그 반동이 매우 심할 거라는 것. 내가 아니라 외부의 문제가 또다시 터질 염려가 있다.

나랑 포로리가 동시에 사라진 나머지 외부가 개판 직전까지 간 적이 있지 않는가.

물론 그 외부에 나와 포로리가 있어서 괜찮겠지만 한동안 혼란기가 찾아올 것이다.

“흠…”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고개를 돌렸다. 때마침 이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루나가 보였다.

루나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눈을 두어번 깜빡였는데 아무래도 내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다.

그러는 동안 그녀에게 다가갔다. 루나는 내가 다가와도 가만히 앉아 멀뚱멀뚱 바라볼 뿐이었다.

“루나.”

“…왜?”

본능적으로 불안함을 느낀 걸까. 루나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서 담담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권유했다.

“나랑 같이 일 좀 하자.”

주인공이니 너도 같이 힘내야지.

*****

시바르를 포함한 아카데미 인원들이 서서히 준비를 갖추고 있을 시간.

비단 그들뿐만 아니라 다른 세력도 철저한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대략 3개월 정도.

가을의 선선한 날씨가 점차 냉랭하게 변하고 사람들은 고대하던 연말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는 악마 측도 다를 바가 없다. 그들도 연말을 기다리는 건 매한가지였으며 인간과 다른 의미의 기대를 품고 있었다.

“정말로 거기에 우리 아이가 있는 게 맞지?”

듣기만 해도 매료될 것만 같은 목소리가 퍼졌다.

방 안에 가득 채우는 향기처럼 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였다.

칠흑처럼 어두컴컴한 공간이었으나 그 안에 번뜩이는 남색 눈동자만큼은 가릴 수 없었다.

“확실해. 왜 거기에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조사한 바로는 그 애가 맞아.”

“어디에 있나 했더니… 왜 사라졌다가 하필 거기에?”

“사냥꾼의 말로는 혼돈의 숲 내부에 있었다고 하던데… 나중에 직접 물어보는 편이 낫겠지.”

두 악마의 주제는 하나로 귀결되었다. 여태까지 사라졌다가 갑작스레 등장한 시바르.

시바르가 정말로 그토록 염원하던 존재라면 반드시 데려가야 필요가 있다.

만인의 아이인 걸 넘어서서 상징과도 같은 존재니까. 악마들 입장에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만약 그 아이가 우리를 해친다면? 지금쯤이면 아무런 사정도 모를 거 아냐?”

매혹적인 목소리 안에 걱정이 한가득 담겼다. 그녀가 우려하는 부분은 다른 악마도 마찬가지다.

만약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칼을 겨눈다면 과연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흉계를 꾸미던 악마도 골치 아픈 건 똑같은지 머리를 쓸어넘겼다.

“후우… 나도 그게 고민이야. 검성 한 명으로도 귀찮은데 설득까지 해야 하니…”

“혼 좀 내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내가 유혹하거나.”

“…”

유혹한다는 말에 악마가 인상을 구겼다. 혐오스럽다기보다는 왜 그러냐는 표정.

그에 여자도 쓴웃음을 지었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남색 눈동자에 머쓱함이 담겨 있었다.

“그분에게 단단히 혼나고 싶으면 그렇게 해. 난 모르겠다.”

“알았어. 알았어. 그럼 본 목표는 납치인 거지?”

“작전대로 진행하되 그 아이를 몰래 데려오는 것. 사냥꾼도 같이 갈 거야.”

“그건 괜찮네. 그런데 거기에 성녀가 있다는 소문이 있던데… 괜찮은 거야?”

시바르도 시바르지만 성녀 리제가 제일 문제다. 리제는 악마들에게 있어서 최악의 천적이나 다름없다.

남색의 악마여도 다를 바 없었다. 강력한 재생력이 무위로 돌아가는 건 물론이요 기본적인 무력도 뛰어나니까.

“걱정 마. 대비는 충분히 했으니까.”

“무슨 대비?”

남색의 악마가 질문에 답했다.

“계획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대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시바르: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루나: 아니. 나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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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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