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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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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4

치이이익!!

“아아아악…!”

“시 시바르!”

마치 포승줄처럼 시바르의 몸에 새하얀 고리가 둘러졌다.

신성한 기운을 내뿜는 포승줄이었으나 시바르에게는 아니다. 시바르가 고통에 찬 침음성을 흘리며 바닥에 고꾸라졌다.

지난번 에리카 때보다는 그나마 덜한 모습. 에리카는 몸 전체에 큰 영향을 주는 축복이었으나 지금은 결계에 가까웠으니.

하지만 시바르가 고통스러워하는 건 똑같다. 또한 그의 몸이 극렬한 거부 반응을 일으켜 살가죽이 타기 시작했다.

포박 형태의 신성력이어서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더라면 진작에 분노했을 것이다.

“째액?! 짹! 짹!”

“케엥! 켕!”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잘 자던 피죤투와 너부리도 화들짝 잠에서 깨어났다.

아직 축생에 불과한 그들은 무슨 상황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듯했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위험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지 난리를 치고 있었다.

치이익!

“끄으으윽…!”

“이 이게 왜…”

“역시 네놈은 악마였군.”

루나가 어떻게든 포박을 풀기 위해 노력할 때쯤 수풀 너머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이에 루나가 고개를 돌리니 어둠 속에서 익숙한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깜깜한 밤중이어서 화톳불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뛰어난 시력 덕분에 파악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듀 듀크… 씨?”

털복숭이 성직자 듀크였다. 그가 수풀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다름아닌 그의 두 다리. 그는 분명 둥지 밖으로 투신했다.

투신 후에는 충격을 이기지 못해 다리를 절뚝거리며 갔건만 지금은 당당히 두 다리로 서 있었다.

‘아. 그래. 가이아의 신자…’

순간 의문을 품었으나 듀크가 가이아의 신자라는 걸 자각할 수 있었다. 아마 그걸 통해 회복했겠지.

그러나 의문이 해소된 것과 별개로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듀크는 어째서 자신들을 적대하는가.

아니. 그전에 시바르가 악마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그걸 확신시켜준 것이 방금 전이었고.

“…빨리 풀어주세요. 무슨 오해가 있으신 것 같은데…”

지금이어도 늦지 않았다. 루나는 검에 서서히 손을 뻗으며 제안했다.

둥지에서 인연을 나눴다지만 지금은 아니다. 저쪽에서부터 이미 적대 의사를 내뿜고 있다.

만약 인연도 없었더라면 즉각적으로 공격했겠지. 루나는 최대한 말로 나누기를 원했다.

“오해? 무슨 오해? 너는 저 모습이 안 보이나?”

“으으으…”

“…”

루나는 듀크의 반박에 시바르를 바라봤다. 신성한 포승줄에 묶여 고통을 호소하는 그.

살가죽이 타들어 가면서도 동시에 회복까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매우 위험하다.

만약 여기서 그때처럼 폭주하게 된다면… 막을 방도가 없으니까.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내가 전에 말했지. 악마들을 만나 이곳에 떨어졌다고. 그 악마들은 저놈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아주 가까운 관계처럼 보이더군.”

“…네?”

“마치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는 것 같달까. 이번에말로 확신했다. 저놈은 악마가 분명하다고!”

“끄아아악!”

치이익!!

듀크의 언성이 올라감과 동시에 시바르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루나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시바르의 몸을 묶던 포승줄이 더욱 강하게 조이기 시작했다. 압박감이 강해진 걸 넘어서 신성력 또한 강해진 듯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시바르가 반으로 두 동강날지도 모른다. 루나는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검을 뽑아들었다.

“당장 해제하세요! 그렇지 않는다면…!”

“그렇지 않는다면 어쩔 거지? 악마를 도울 거냐? 잘 생각하는 게 좋을 거다.”

흠칫-

듀크의 경고에 루나가 흠칫거렸다. 방금 전 루나가 시바르에게 꺼냈던 논의와 흡사했다.

앞으로 시바르가 악마라는 게 들통난다면 여러모로 골치아픈 일이 벌어질 거다. 바로 지금처럼.

그때도 지금처럼 도와줄 수 있을까. 악마를 돕는 순간 가이아 교단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의 적이 될 텐데.

생각은 길었고 행동은 짧았다. 루나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자세를 취했다.

‘이미 한 배를 탄 사이야.’

시바르의 정체를 알고도 함께 가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그러니 이런 일은 수도 없이 생길 터.

그때마다 지혜롭게 대처하면 그만이다. 스승님도 항상 강조했지 않았는가.

매사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은 매우 좋은 능력이라고. 그 능력을 극한까지 올리면 지혜가 된다고 말이다.

그리고 지금 할 일은 듀크를 제압하는 것이다. 루나는 곧장 듀크에게 달려들었다.

“이런 건 원치 않았는데.”

듀크가 코웃음쳤다. 누가 봐도 루나를 얕잡아 보는 듯한 반응이다.

루나는 어둠 속에 숨어있는 그에게 집중했다. 화톳불의 불빛이 간신히 닿이는 위치.

유불리로 따지자면 듀크가 훨씬 유리하다. 저쪽은 언제든지 어둠 속으로 숨어들 수 있었으니까.

시잉!

그리고 그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루나가 검으로 베자마자 듀크의 신형이 완전히 사라졌으니까.

루나는 듀크의 신형이 사라지자마자 그 뒤를 빠르게 쫒았다. 동체 시력이 뛰어난 덕분에 추적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갈 수가 없어.’

문제는 갈 수가 없다. 뒤에는 시바르가 묶여 있고 이대로 나간다면 덫에 걸리겠지.

루나는 머리를 빠르게 굴리고 시바르에게 돌아갔다. 일단 어떻게든 포박을 풀 생각이었지만…

피잉!

귀에 들리는 바람 소리로 인해 다급히 검을 휘두를 수밖에 없었다.

채캉!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검을 베자 쇳소리가 울려퍼졌다. 이윽고 바닥에 암기가 하나 떨어졌다.

보아하니 멀리서 단검을 던진 모양이다. 전반적인 전투 방식 자체가 암살자에 가깝다.

곤란하다. 곤란하다 못해 난처한 상황이다. 상대가 유리해도 너무 유리한 상황.

어둠 속에 숨은 듀크를 찾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그러는 사이 시바르를 노린다면 답이 없었으니.

“이해가 가지 않는군. 어째서 악마를 돕는 거지?”

어둠 속에서 듀크의 목소리가 울리듯이 퍼졌다. 그 말소리에 의문이 담겨 있다.

루나는 검을 두 손으로 꽉 쥐면서 주위를 세밀하게 살펴봤다. 어떻게든 찾아야 했으니.

‘계속 이동하고 있어.’

무슨 원숭이마냥 나무 여기저기를 타고 다녔다. 눈으로 좇는 게 최선이다.

시바르였다면 금방 잡고도 남았겠지. 하지만 자신은 시바르처럼 민첩하지 않다다.

“여기서 나를 쓰러뜨린다 해도 놈은 악마다. 그건 변하지…”

“아. 시끄러워.”

“…”

그것과 별개로 시끄러운 건 시끄럽다.

루나의 투덜거림에 듀크도 적잖이 당황했는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이것이 루나가 노린 바였다. 그녀는 듀크의 말이 멈춘 사이에 검을 세차게 베었다.

그녀가 벤 곳은 하늘 높이 뻗은 나무 윗부분. 날카로운 검기가 나무 위를 향해 날아갔다.

서걱!

나무 윗부분이 뭉텅이로 썰리면서 아래로 떨어졌다. 아쉽게도 듀크의 몸은 보이지 않았다.

나름대로의 묘수였으나 듀크가 잘 회피한 모양이다. 루나는 혀를 차며 아쉬워했다.

치이익!!

“으으으… 으아…”

“…”

시간이 없다. 루나는 무릎을 꿇은 채 오열하는 시바르를 힐긋거렸다.

이제는 살가죽이 눈에 띌 정도로 타들어 가고 있다. 슬슬 재생력이 버티지 못하는 듯했다.

풀고 싶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힘으로는 어림도 없었으며 검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었으니.

결국 듀크를 처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뜻. 그녀는 이를 악 물며 주변을 탐색했다.

피잉!

또 한번 날아오는 암기. 날아오는 위치가 다른 걸 보니 자리를 옮긴 듯했다.

루나는 황급히 그 공격을 막으면서 위치를 파악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자리를 옮기는 기척만 느껴졌다.

핑! 시잉!

연이어 이어지는 암기 투척. 루나는 막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시바르가 제압당한 상황이고 듀크는 시바르를 완전히 죽일 심산이다.

쫒겠다고 자리를 비우는 순간 시바르를 노리겠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을까.

‘…잠깐만.’

그녀는 주위를 빠르게 둘러봤다. 아까도 말했듯이 나무가 빽빽한 숲이다.

또한 듀크는 이 지형을 적재적소로 이용하여 서서히 압박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즉 지형적 이점을 완전히 지울 수 있다면 그나마 유리해지지 않을까?

“피죤투! 너부리야!”

“째액?!”

“켕?!”

루나가 검에 마력을 주입시킨 뒤 펫들에게 외쳤다.

“숙여!”

그 말을 용케도 알아들었을까.

피죤투와 너부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자동반사적으로 몸을 숙였다.

특히 덩치가 사람만한 피죤투는 아예 엎어졌다. 조금이라도 몸을 숙이기 위해.

준비도 끝났겠다 루나는 왼발을 축으로 삼아 몸을 한 바퀴 회전시켰다.

시이잉!

이윽고 검기가 반월처럼 날아가며 회전력까지 담아 주변의 나무를 모조리 휩쓸었다.

쿠구구궁! 쿠구궁!

듀크를 유리하게 만들어 준 나무들이 하나둘씩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무식하기 그지 없는 방법이었지만 이것만큼 효율적인 방법도 없다.

머지않아 조금이나마 평평해진 야영지 근처. 평평하기보다는 쓰레기장마냥 어지러진 듯한 모습이다.

“이건 뭐…”

듀크도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더 이상 숨지 않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숨을 곳조차 없어진 주위를 둘러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무식하기 짝이 없군.”

“하지만 효율적이죠.”

루나는 그 말과 동시에 듀크에게 달려들었다. 듀크도 정면승부를 생각한 건지 손에 단검을 쥐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 맞대결을 하려던 찰나.

오싹!

“?!”

“?!”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신성력을 이용한 것도 아니다. 마법을 이용한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두 사람 모두 몸이 멈췄다.

피가 싸늘하게 식어가고 온몸의 털이 곤두서며 본능이 경종을 외쳤다. 뭔가 위험한 일이 터질 거라는 것을.

이 본능이 외치는 방향은 한 곳이다. 루나는 고개를 천천히 뒤로 돌렸다.

“…시바르?”

“…”

치이익!

여전히 포박당한 채 무릎을 꿇고 있는 시바르였다. 여전히 불에 타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러나 아까 전과 달리 비명이나 침음성조차 지르지 않았다. 오직 불안하기 짝이 없는 침묵만이 존재할 뿐.

스윽-

루나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것일까. 시바르의 고개가 서서히 올라갔다.

외모 자체는 변한 게 없다. 하지만 루나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보라색’으로 선명히 빛나고 있는 시바르의 눈동자를.

“…아.”

시바르의 입에서 짤막한 말이 튀어나왔다. 그의 시선은 정확히 한 사람을 향해 있다.

“아파.” 

시바르가 그 말을 함과 동시에.

쿠르릉!

하늘에서 경고하는 듯한 천둥이 울려퍼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생각보다 글이 너무 안 써지네요… 이렇게 오래 걸린 적은 처음인뎅…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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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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