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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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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77

전에 말했다시피 소울 월드에서는 펫 기능이 따로 존재한다.

펫은 다양한 종류를 선택해 키울 수 있으며 그중에서도 날 수 있는 것도 키울 수 있다.

또한 펫마다 기능이 다르다. 덩치가 작은 펫은 직접적인 전투보다는 보조적인 역할을 덩치가 큰 펫은 전투에 도움을 준다.

물론 이것들도 보편적인 능력이지 개체마다 다 다른 편이다. 내가 주워 온 너부리나 루나의 피죤투처럼 말이다.

하지만 펫이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쓸데없이 현실성을 추구하는 만큼 몇몇 불편한 점이 없지는 않다.

일단 기본적으로 유지비가 엄청 많이 나간다. 실제 애완동물처럼 말이다.

평범한 소형견 한 마리 키우는 것조차 막대한 값과 책임이 동반되기 마련이다.

하물며 덩치가 대형견 이상이라면? 그에 따라 지출되는 비용과 시간은 두말할 것도 없다.

포로리는 영물이어서 자기 앞가림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지만 펫은 그것도 힘들어서 먹이를 직접 줘야 한다.

또한 아카데미에 직접 허락까지 받아야 하니 여러모로 곤란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확실한 메리트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펫은 잘 안 키우는 편이다.

“시바르.”

“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게. 과연 자네가 동물을 잘 키울 수 있는지 말일세.”

나는 로드의 말을 듣고 가슴에 손을 얹었다. 두근거리는 심장 박동밖에 안 느껴졌다.

이에 능청스레 고개를 갸웃거리니 로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 빙구 같은 반응이 답이 없다 생각한 모양이다.

사실 나도 애써 모르는 척하기 위해 이런 행동을 보인 것뿐이다. 어떻게든 이 똑똑한 너부리를 키우고 싶었으니까.

“자네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동물까지 키우라니… 솔직히 어렵다네. 자네 스스로도 앞가림을 못 하는 처지이지 않는가.”

“제가요?”

“아까도 말했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다가 물어보게나. 아니면 내가 직접 양심을 집어넣어주겠네.”

“…”

나는 가슴에 손을 얹는 대신 머리를 긁적거렸다.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다.

로드 입장에서 나는 그야말로 철부지 어린애나 다름없다. 틈만 나면 빨빨빨 쏘아다니면서 사고를 치는 어린이.

그런 애가 불현듯 개 한 마리를 주워 와서 키울래요! 이러는 거나 똑같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매우 걱정스럽겠지.

‘게다가 키우는 건 정작 부모님이겠지.’

대부분의 부모님이 그렇다. 그들은 절대 동물을 싫어하는 게 아니다.

단지 ‘책임’을 져야 할 존재가 늘어나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다. 책임이 얼마나 무거운 건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

정작 키우게 되면 책임과 더불어 사랑을 듬뿍 주는 편이다. 하지만 가끔 동물을 사랑하는데도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이 같은 경우도 대부분 하나로 귀결되는데 애완동물이 사고나 수명 문제로 무지개 다리를 떠났을 때다.

그 슬픔을 이길 자신이 없어 트라우마 수준으로 거부하는 일이 은근 많다.

“잘 키울게요. 자신 있어요. 이거 봐요.”

“케엥…”

나는 꼭 안았던 너부리를 로드에게 내밀었다. 때마침 너부리도 귀여운 소리를 냈다.

겉보기에는 라쿤처럼 생긴 너부리다. 외양 하나만큼은 귀엽기 그지 없는 모습.

게다가 얼마나 똘똘하고 순한지 내가 말하는 건 다 찰떡처럼 알아들었다.

“그래. 라쿤 정도는 괜찮겠지. 하지만 자네는 혼자 사는 게 아니잖나? 그레이스 학생이 거부한다면 어떡하려고?”

“아.”

그러고 보니 그레이스가 있었구나. 로드에게 부탁해서 될 게 아니었다.

그레이스가 동물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싫어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겉으로 봤을 때 그레이스는 귀족가 그것도 공작가 영애였으니까.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지 너구리는 안 키울 것 같다.

“게다가 먹이를 구하는 것도 곤란할 걸세. 털빠짐도 고려해야 하고. 생각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

“그럼 그레이스 허락 받으면요?”

“받으면 괜찮지. 단지 자네가 책임을 잘 질 수 있을지가 의문일 뿐.”

날 너무 무시하시네. 나는 입술을 댓발 내밀었다.

그래도 반쯤 허락 받은 거나 다름없다. 남은 건 그레이스를 설득하는 일밖에 없다.

로드도 그걸 알고 있는지 어깨를 으쓱이며 넘어갔다. 뒤이어 고개를 내가 아닌 옆으로 돌렸다.

“그러는 자네는…”

“…”

지금쯤 로드의 시야에 루나 그리고 사람만한 아기새 피죤투가 잡혔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로드가 허탈한 건지 아니면 착잡한 건지 모를 표정을 지었다.

너부리는 그나마 소형이라 키울 수 있어도 피죤투는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사람만한 새다.

저걸 기숙사에서 키울 수도 없고 설령 키운다 해도 피죤투 입장에서는 비좁디 비좁은 새장일 것이다.

“다른 건 몰라도 자네는 무조건 돌려놓고 오게나. 이건 키울 수도 없어.”

“정말 안 될까요? 잘 키울 자신 있어요.”

“어떻게 키울 건가? 날기 시작하면 그건 그것대로 문제일 텐데.”

“그건…”

루나가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오물거렸다. 하기야 할 말이 마땅히 없겠지.

본인은 그저 날탈을 얻었다 싶어 데려왔겠지만 정작 어떻게 키워야 할지는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가능성이 높은 건 로드에게 맡기는 건데 과연 로드가 그걸 허락해줄지도 미지수다.

“…총장님.”

“왜 부르나?”

“혹시 필요하신 거 없으세요?”

저것 봐라. 벌써부터 밑밥을 열심히 깔기 시작했다.

로드도 화가 나기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었는지 너털웃음을 흘렸다.

웬만해서는 화를 내겠지만 루나의 속이 너무 뻔해서 어이가 없겠지.

뒤이어 그는 복잡한 표정으로 피죤투를 쳐다봤다. 피죤투는 고개를 갸우뚱거릴 뿐이었다.

“그전에 이것부터 물어보지. 왜 이 새를 데리고 온 건가? 설마 다 크면 날아다닐 거라 생각해서?”

“엄…”

정곡을 찌르자 루나가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로드도 대단한 게 우리 생각을 다 꿰뚫고 있다.

아니면 우리가 하는 생각이 아메바마냥 단순한 걸 수도 있겠지.

“새의 등 뒤를 타서 날아다니는 거라… 아주 좋은 생각일지도 모르네. 가끔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러면…”

“하지만 그건 극히 희귀한 케이스야. 양성이 가능했다면 군대에서 먼저 시도했겠지.”

루나가 무어라 말하려던 찰나 로드가 즉각 예시를 꺼냈다.

세상에 이런 말이 있다. 대부분의 발명품은 군대에서 먼저 시도한다고.

라디오를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도 군대에서부터 시작됐고 각종 분야도 군대에서 먼저 시도했다.

루나가 원하는 날탈도 육성이 쉬웠다면 군대에서 먼저 시도했을 터. 그러나 아직까지도 말을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자네가 그 희귀한 케이스에 들어갈지는… 솔직히 많은 의문이 드는군. 당장 자유롭게 날 수 있는 공간도 거의 없잖나.”

“…”

루나의 시선이 자꾸만 옆으로 옮겨졌다. 정확히 뒷마당 쪽이다.

그러니까 루나는 로드의 뒷마당에서 키우면 되지 않냐 라는 생각을 눈으로 표현한 셈이다.

로드도 눈치 빠르게 그 점을 알았는지 마당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미간을 좁히며 언성을 높였다.

“절대 안 되네. 이러면 내가 키우는 거지 자네가 키우는 게 아니잖나. 떠넘길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게.”

“…라타토스크한테 부탁하면요?”

“뭐?”

생각치도 못한 발상에 로드가 되물었다. 나 또한 저 생각은 못 했는데.

루나는 기회라 여겼는지 서둘러 본인의 생각을 입 밖으로 꺼냈다.

“라타토스크한테 부탁하면 되지 않을까요? 아직 악마 때문에 숲으로 가기는 애매하고 그렇다고 계속 엘리가 맡기에는 그렇잖아요. 같은 동물이니 잘 따를 것 같고.”

“라타토스크한테? 그건…”

“그리고 피죤투는 말을 엄청 잘 따라요. 당장 둥지 밖으로 나와서 군말없이 저희를 따라왔잖아요.”

“으음…”

로드가 침음성을 흘렸다. 확실히 우리를 고분고분 따라온 것부터 피죤투의 순종성은 인정된 바다.

문제는 오직 육성 하나뿐. 만약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로드도 허락해줄 가능성이 높다.

“…천천히 생각하는 게 좋겠군.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수업이 끝나고 오게. 그때까지는 내가 맡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너무 좋아하지 않는 게 좋을 걸세. 아직 허락한 건 아니니까.”

이미 반쯤 허락한 거 같은데. 나는 속으로 그 말을 삼켰다.

아무튼 애완동물 문제도 대충 해결됐겠다 남은 건 그레이스에게 허락을 받는 일이다.

“아. 시바르.”

“네?”

“가기 전에 광견병 주사부터 맞고 가게나. 혹시 모르니까.”

“케엥?”

포로리를 데려왔을 때랑 비슷하네. 나는 로드가 말한 대로 광견병 주사부터 맞혔다.

그러더니 너부리가 낑낑거리며 나한테 매달리더라. 나는 그런 너부리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이를 보았을 때 벌써부터 나를 주인으로 인식한 게 확실하다. 무조건 키울 생각이다.

“…그게 뭐예요?”

“음…”

기숙사로 돌아온 후 그레이스와 딱 마주쳤다.

그녀는 내가 껴안은 너부리를 보더니 황망한 표정으로 물었다.

보기보다 썩 좋지 않은 반응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찰나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강아지?”

“강아지는 무슨 강아지! 그거 너구리잖아요!”

난관은 아직 남아있었다.

******

한편 피죤투랑 단 둘이 남게 된 로드. 그는 복잡한 얼굴로 피죤투를 바라봤다.

원래는 루나가 데려갈 계획이었으나 로드가 일단 놔두라고 해서 두고 간 아기새.

듣자하니 시바르가 어미새를 죽이는 바람에 데려왔단다. 그 과정에서 루나가 납치당한 것도 알려줬다.

‘어째서 혼돈의 숲에 갈 때마다 이상한 걸 주워 오지?’

루나도 참 특이하다. 혼돈의 숲 내부로 갈 때마다 별의별 이상한 존재들을 주워 왔다.

맨 처음에는 시바르와 더불어 영물 라타토스크다. 이번에는 똑똑한 너구리와 사람만한 아기새였고.

이렇게 보면 루나도 평범함과 거리가 멀다. 더 어이가 없는 건 하나같이 유용했다는 것.

“그래.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니.”

“째액?”

로드의 허탈한 말에 피죤투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마치 사람 말을 알아듣는 듯한 모양새다.

아기새여서 그런지 정말 깜찍하다. 로드는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가 서둘러 표정을 굳혔다.

저 귀여운 모습에 홀딱 넘어가면 절대 안 된다. 자칫하면 주인이 루나에서 자신으로 바뀔 수도 있다.

여태까지 너그러운 태도를 보였으나 안 되는 건 안 된다. 만약 라타토스크마저 거부한다면 즉시 데려놓을 생각이다.

‘그런데 정말 날 수 있으려나?’

아직은 아기새여서 모르지만 다 성장한다면 또 모른다. 루나가 원하는 대로 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등 뒤에서 탄다면… 아주 멋진 광경이 되지 않을까. 로드는 가만히 서서 상상했다.

“음…”

로드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뒷마당에는 아무도 없다.

때마침 리제도 할 일이 있다며 오지 않을 터. 그는 기척을 여러 번 확인하고 피죤투에게 말했다.

“지금이라도 날개짓을 연습하는 게 좋겠지.”

“짹!”

“자. 따라해보게.”

로드는 두 팔을 벌리며 말했다. 그러자 정말 놀랍게도 피죤투도 두 날개를 펼치는 게 아닌가.

그 모습에 로드는 놀란 것도 잠시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며 두 팔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펄럭! 펄럭!

“그렇지! 잘하고 있네. 그렇게 연습하면 될 걸세.”

“짹?”

“그나저나 자네는 뭘 먹는가? 겉으로 보면 맹금류인 것 같은데… 날고기면 충분하겠지?”

로드도 결국 정에 약한 사람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부모님 특: 동물 싫어한다고 하셨으면서 막상 데려오면 사랑 듬뿍 주심. 그리고 자식을 자식 취급 안함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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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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