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22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Chapter 322

용사가 떠났다. 떠돌이 생활을 하는 만큼 목적지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거라고.

용사가 우리 쪽으로 온다면 든든할 테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손해보기 싫어하는 성격이다.

더군다나 악마랑 싸우는 건 진절머리가 난다고. 무엇을 주든 간에 악마와 싸우는 건 가급적 사양할 거라 말했다.

도대체 용사에게 무슨 일이 있었으면 저렇게까지 하는 건가 궁금했지만 이제는 없는 사람이다.

‘루나의 경지가 올라갈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됐지 뭐.’

다만 이것도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할 것이다. 루나가 자격을 얻어야 하는 건 기본이고.

어쨌거나 용사도 떠났겠다 이제 남은 건 아카데미 생활이다. 현재로서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

아카데미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나라로 현장 체험 학습을 갈 테고 거기서 온갖 사건이 터질 예정이다.

더군다나 미래가 크게 뒤틀렸다. 만약 아카데미 붕괴가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어떻게 되느냐.

외부인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큰 피해를 입어 반이 합쳐지게 된다. 이때 에리카가 같은 반이 되는 거고.

지금은 광란 사태도 터지지 않았으니 반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담당 교수도 그대로 유지되겠지.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게 어떨까요? 이게 가장 공평하잖아요.”

“제가 먼저 시바르랑 만났는데 양보하면 안 돼요?”

“그런 걸로 따지면 내가 먼저 키스했어.”

다 필요없고 지금 이 난리통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는 해탈한 표정을 지었다.

내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내가 먼저니 뭐니 하던 여인들. 그 여인들은 아직까지 언쟁을 벌이고 있다.

안 그래도 터지기 직전이었던 화약고(?)였는데 용사라는 새끼가 불씨를 피우고 도망쳤다.

이전 같았으면 대충 합의하고 끝냈을 텐데 지금은 아니다. 용사가 빚에 대한 내용을 꺼냈기 때문이다.

“내 의견은 없어?”

“시바르는 우리가 싫어?”

“아니. 다 좋아.”

“그럼 기다려줘. 우리가 할게.”

내 의견 같은 건 없었다. 나는 그들의 언쟁을 잠자코 지켜봤다.

그들이 싫다고 물으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다. 각자마다 개성이 뚜렷한 여자들이다.

그런 여자들이 나에게 매달리는데 남자로서 싫어할 리가 있나? 싫어하면 그건 동성애자거나 고자가 분명하다.

‘이제 망설일 필요도 없긴 한데…’

전이었다면 돌아갈 곳이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갈 곳은 이제 없다.

내 마음대로 삶의 정착지를 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고 보니 이상하네. 굴라크가 거짓말을 한 건가?’

동시에 의문이 든 부분도 있었다. 지난번에 굴라크가 신령을 보내서 나를 설득했던 일.

그는 나에게 돌아갈 곳이 있지 않냐면서 나를 설득했다. 카라와 이어져봤자 서로에게 슬픔만 남을 거라고.

굴라크도 내 사정에 대해 얼추 알고 있었을 텐데 그런 말을 한다는 건 조금 이상하다.

하지만 나를 인간이 아닌 악마로 생각했다면 얼추 맞는 말이기도 하다.

‘돌아갈 곳을 악마 쪽이라 생각한 건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에 가까울 것이다. 아니면 당시 상황을 고려했던 거겠지.

물론 그렇다 해서 개망나니처럼 이 여자 저 여자 건드릴 생각은 없다. 나는 쓰레기가 아니다.

단지 두려웠다. 기껏 얻은 행복마저 누군가의 농간으로 없던 일이 된 상황이다.

그런 일이 또다시 터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우선 시간을 되돌린 존재가 누구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악마도 그렇고 생각할 부분이 엄청 많네.’

나는 고개를 돌려 한 사람을 쳐다봤다. 로드와 담소를 나누고 있는 리제였다.

그녀도 미래의 일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따라서 진실을 얼추 알고 있을 터.

나조차도 회귀 전의 일을 모르는데 그녀는 모두 알고 있다. 심지어 보라색도 아닌 남색의 존재가.

‘혹시 리제가 벌인 일인가?’

설령 그렇다 해도 목적을 모르겠다. 무엇 하나 확실한 게 없었다.

아니 딱 하나 확실한 게 있다. 리제는 악마들의 적이며 나를 보호해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무래도 조만간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진실을 알려줄지는 미지수지만.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는 느낌으로 나아가면 될 것이다.

“여러분. 시바르 형제님이 곤란해하시니 진정하는 게 어떨까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있을 때 로드와 이야기가 끝난 리제가 입을 열었다.

힘이 실린 목소리라 그런지 언쟁을 벌이던 여자들도 금방 조용해졌다.

나는 그들이 조용해지자마자 슬그머니 빠져나와 로드의 곁으로 다가갔다. 제일 안전한 곳 중 하나다.

로드도 그런 내 마음을 하는지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토닥였다. 안심이 됐다.

“여러분께서 시바르 씨를 생각하는 마음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성급합니다.”

“성급하다고요?”

“네. 그러다가 덜컥 애라도 생기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십시오. 당장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오히려 방해입니다.”

다소 냉혹한 말일 수도 있지만 추태를 꼬집는 말이기도 하다. 여기서 짐을 더 늘리면 큰일이다.

여기 있는 인원 한 명 한 명의 전력은 훗날 큰 보탬이 되는 인원들. 스토리에서 절대 빠질 수 없다.

스토리에서 빠지기라도 한다면 성장이 느려질 것이며 최악의 경우 아예 이탈할 수도 있다.

“모두 아시다시피 악마들은 현재 시바르 형제님에게 무한한 관심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생식 유무를 관찰하고 있겠죠.”

“생식 유무… 라고요?”

“아. 그 거짓인가 뭔가하는 악마한테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강제로 데려가서 종마처럼 애만 낳게 할 거라고 했던가?”

카라가 알겠다는 듯이 말했다. 그 말을 처음 듣는 엘리와 그레이스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실제로 거짓은 나를 종마 취급할 생각이었다. 악마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었을 테니.

그러나 이것조차 확실하지 않다. 나에게 색이 존재해서 그렇지 생식 여부는 아무도 모른다.

“카라 씨 말씀이 맞습니다. 만에 하나 사고라도 발생하는 순간 악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바르 형제님을 탈취하겠죠. 시바르 형제님의 아이를 밴 분도 함께.”

“…”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비록 그 새… 흠흠.”

리제가 말을 하다가 말고 헛기침을 했다. 방금 그 새끼라고 욕하려다 만 게 확실하다.

도대체 얼마나 싫으면 자리에 없는데도 쌍욕이 자연스레 튀어나올까. 새삼 용사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 남자가 이상한 말을 퍼뜨리긴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중해야 합니다.”

“피임하면 안 돼요?”

“…”

사뭇 간절하게 들리는 엘리의 질문이다. 그 질문을 듣고 리제가 순간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리제는 헛기침을 하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안 됩니다. 피임이라 해도 100% 안전한 건 아니니까요. 게다가…”

“게다가?”

“처음에만 하지 나중에는 귀찮아서 안 할 겁니다. 사람이 다 그래요.”

설득력이 굉장히 높은 설득력이다. 당장 조용한 침묵이 흐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피임을 하겠지. 그러나 익숙해지면 질리기 마련이고 새로움을 찾기 마련이다.

또한 시대가 시대다 보니 피임 기술마저 떨어지는 편이다. 안전과 거리가 멀다.

“성녀님.”

“네. 루나 씨. 말씀하세요.”

“실례지만 그…”

루나가 살짝 망설였다. 이번에는 무슨 혼돈을 내뱉을까.

본인도 함부로 뱉기 어려운 말인지 한참 동안 망설이는 루나. 뒤이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경험담은 아니시죠?”

“네?”

“뭔가 뉘앙스가 그런 것 같아서…”

“…”

루나답다면 루나다운 망언이다 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였다. 나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생각해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만약이라는 말을 덧붙이긴 했지만 확신에 찬 설득이었으니.

특히 리제가 당황한 채로 굳었다는 게 그 증거다. 무어라 말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리제가 이토록 당황했던 적이 있었을까. 거짓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성녀님?”

“네 네?”

“혹시 하신 적이… 있으세요?”

곧바로 이어지는 엘리의 확인사살. 여러 감정이 담긴 질문이었다.

리제의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무어라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는 반응이다.

나는 그 반응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반응만 본다면 경험자라고 광고하는 수준이다.

‘원래 그런 캐릭터였나?’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리제는 성녀임과 동시에 권성이라는 매우 이질적인 캐릭터성을 띠고 있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졌다. 과거사가 잘 드러나지 않은 사람이라 이를 통해 어렴풋이 알 수 있을 터.

도대체 얼마나 강한 사람이면 성녀이자 권성인 리제와 이어진 것일까. 듣다보니 궁금해졌다.

“지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않나요?”

리제가 회피기동을 실시했다. 하지만 어림도 없는 기동이었다.

이미 루나의 마수 아니 주둥이에 걸린 상황이었기에 관심이 제대로 쏠려버렸다.

“중요하지는 않아도 궁금하잖아요. 누구예요?”

“그 그건…”

“대답하시면 성녀님의 말씀을 들을게요.”

“…죄송하지만 대답하기 곤란한 주제입니다. 단!”

리제의 얼굴이 눈에 띄게 붉어졌다. 주제가 주제다 보니 창피한 모양이다.

리제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신선하다. 비록 권성이라지만 심성만큼은 여인이 확실했다.

아무튼 다들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과연 리제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

“제 몸과 마음은 전부 그 사람에게 바치고 있다는 것. 이것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에이. 그게 뭐에요?”

“성녀님께서 그리 말씀하실 정도면 엄청 좋은 분이신가요?”

실망한 카라 다음으로 그레이스가 진지하게 물었다. 눈이 초롱초롱해진 것이 들뜬 표정이다.

솔직히 저건 나도 궁금하다. 누가 어떻게 언제 리제의 마음을 훔쳤는가.

리제는 그 질문을 듣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얼굴에 홍조가 피어오른 것이 실로 이례적인 반응이다.

덕분에 모두의 관심사가 리제에게 쏠렸다. 심지어 로드마저 흥미를 갖고 있더라.

한때 고백했다가 차였으니 그럴만도 했다.

“…좋은 분이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죠.”

“시바르처럼요?”

“네.”

리제가 바로 대답했다. 그러다 무언가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을까.

약간의 침묵 뒤로 이상한 부분을 눈치 챈 리제가 다급히 외쳤다.

“…네?! 아뇨 아뇨. 아까 한 말은 무시해주세요!”

“네네. 알겠습니다.”

“어떤 취향인지 알 것 같네요.”

여자들은 리제를 놀려먹기 바빴다. 리제가 이 정도로 수세에 몰린 적은 없다.

평소에 리제가 엄하게 다그치는 일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이 아니고서야 놀리기 어렵겠지.

또한 거리가 매우 가까워졌다는 증표기도 하다. 앞으로 서로 주고 받는 일이 더 많아질 터.

“그럼 언제 했는지만 알려주세요.”

“그 그것도 말씀드리기가…”

“왜요?”

“민감한 부분이라서…”

갖가지 짓궂은 질문이 날아왔지만.

“좋았어요?”

“…”

루나의 핵폭탄급 주둥이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랐다.

[신앙이 상승합니다!]

네가 최고다. 루나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루나: 거 긴 말하지 말고 첫 경험 썰 좀 푸시오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