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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Chapter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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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43

유나이티드 아카데미는 신분을 가리지 않고 재능만 출중하면 입학할 수 있는 곳이다.

이로 인해 자존심이 더럽게 강한 천재들이 많은데 이들 대부분 ‘에고’가 매우 강한 편이다.

에고는 보통 자존심으로 칭해지는 경우가 많으나 자부심 자만심 등등. 자아와 관련된 감정들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에고가 부서시지 않는 이상 누군가의 위로 올라가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

아니면 잠시 에고를 접어두고 올라갈 기회를 노리든가. 사실 이게 일반적인 아카데미 생활이다.

두루두루 친하게 노는 학교 생활? 그런 걸 즐기려면 아카데미가 아니라 자국의 교육 기관으로 가는 게 낫다.

물론 끼리끼리 논다고 서로 간의 인간적인 매력에 이끌려 친하게 지내는 경우도 꽤 많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낭만’에 가까운 생활이지 결국 치열한 경쟁 사회라는 건 변하지 않았다.

더구나 최근 세계 정세가 빡빡하게 돌아가는 만큼 정치적인 사유가 섞여 있는 경우도 많다.

“…”

신입생 대련이 끝나고 며칠이 흘렀다. 신입생이자 입학 수석 레이나는 최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입학 수석으로 들어간 것도 좋다. 신입생 대련에서 뛰어난 성적을 받은 것도 좋다.

그러나 레이나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건 활발한 학창 생활이었으니.

처음에는 프로즌의 공녀라는 배경과 뛰어난 무력 덕분에 다가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레이나도 모난 곳 하나 없이 열정적인 성격이라 전부 받아들였다.

문제는 그녀가 갖고 있던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힘세고 강한 아침! 누가 내게 묻는다면 나는 레이나!]

[어… 뭐라고요?]

[강한 인사야!]

[네?]

파멸적인 의사소통이었다. 입학 전부터 지적되었던 최악의 약점.

레이나도 이를 알고 있어서 열심히 노력했지만 공부 머리는 영 부족했던 것일까.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나서도 저 파멸적인 언어 구사 능력은 여전했다.

만일 같은 국가 출신이 있다면 상황이 나아졌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프로즌 출신은 그녀 혼자.

[안녕. 오늘 뭐야?]

[죄송하지만 공녀님. 오늘부로 말 걸지 말아줄래요. 얘기가 안 통해서요.]

[어 어? 으응…]

제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 해도 의사소통이 힘들면 자연스레 멀어지는 법이다.

특히 아카데미에서 소통이 힘들다는 부분은 명확한 ‘약점’으로 작용될 수 있다.

심할 경우 정신 쪽에 하자가 있다며 소문이 부풀려질 터. 레이나도 이를 짐작하고 있었다.

일국의 공녀를 무시해도 되는 게 맞냐고 할 수 있는데 신분이 비슷하면 해도 된다.

게다가 이 일로 인해 국제관계가 어그러진다면 망신 중의 망신을 당할 수도 있어 참을 수밖에 없다.

‘듣는 건 되는데…’

레이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도 공용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입학 전부터 배웠다.

그래서 열심히 배웠건만 무(武)가 아닌 문(文)에는 영 재능이 없던 건지 진척이 잘 나지 않았다.

사실 옛날부터 그런 말을 많이 듣긴 했다. 싸움도 잘하고 창의력도 좋은데 공부는 진짜 못한다고.

오죽하면 가정교사마저 혀를 내두르며 반쯤 포기했을 정도다. 모국어를 익히는 것조차 힘들었다.

‘왜 글이 눈에 잘 안 들어올까?’

레이나도 본인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말 그대로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문자만 보면 암호를 해독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레 멀리한 것이다.

가족들은 이를 보며 공부머리가 없다고 했으나 레이나는 그냥 글 자체를 읽는 게 어려웠다.

‘이유를 모르겠네.’

틈틈이 공용어 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힘들었다. 가끔 책을 거꾸로 드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듣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어 언어 구사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배움이 부족해 문장력이 절망적인 수준으로 떨어질 뿐이지. 레이나는 착잡한 한숨을 내쉬었다.

‘다들 공용어는 잘하니까…’

그녀는 강의실 전체를 둘러봤다. 씁쓸하긴 해도 홀로 구석진 곳에 앉아서 훔쳐보기에는 적당했다.

레이나의 반은 평균적으로 신분이 높은 학생들이 많다. 특히 동방의 유명 가문들이 반 이상을 차지했다.

소문으로는 동방에서 반란이니 뭐니 일어나 피신용으로 왔다는데 그래서 나이가 저마다 다 다르다.

‘두루두루 친한 건 아닌 모양이네.’

정확히 두 세력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이 눈에 보였다. 기준은 잘 모르겠다.

보나마나 정치적인 이유가 섞여있을 테니까. 무엇보다 저기에 들어가지도 못할 것이다.

겉으로 봐도 동방 출신들만 모였으니까. 본능적으로 낄 자리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다른 사람들은…’

이외에 눈에 띄는 집단이 있다면 단연코 쌍둥이 남매다. 마트라 제국에서 온 황족들.

질 나쁜 소문이 대부분이었으나 일단 그들은 외모부터 화려하다. 사람이 꼬일 수밖에 없다.

특히 레이나 눈에는 남매 중 오빠인 레오보다 여동생 쪽 그러니까 다이애나가 더욱 인상 깊었다.

윤기가 흐르는 회색빛 머리카락. 날카로운 고양이상 눈매와 우유빛 피부.

마지막으로 손짓 하나하나에 묻어나오는 우아함과 미묘한 분위기까지.

‘문란하다는 소문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거야?’

동년배보다 성숙할 뿐이지 문제가 될 건 없어보였다. 문제는 오빠 쪽이지.

벌써부터 몇몇 여학생에게 추파를 던지다가 까였다. 얼핏 봐도 가까이 가기 싫은 타입이다.

하지만 유유상종이라고 제국의 황자다 보니 접근하는 사람들은 꽤 많았다. 별로 좋지는 않다.

‘서둘러 공용어를 떼야지.’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공용어를 하루빨리 완득하는 것.

문자를 쓰는 건 힘들어도 듣고 말하는 건 문제가 없다. 이 점을 잘 이용하는 거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공부 열심히 할걸…’

가정교사로부터 공용어를 배울 때 열심히 배웠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모를 일이다.

레이나는 학생들이 서로 떠들고 웃을 때 홀로 책을 펴며 공부했다. 공용어 관련 책이다.

그러나 글자를 읽고 싶어도 영 읽기가 힘들었다. 그냥 지렁이가 이리저리 놓인 느낌이다.

‘…잘할 수 있을까?’

레이나의 자신감이 점차 줄어들고 있을 때였다.

-드르륵!

앞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강의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레이나는 그 소리를 듣고 책에서 눈을 뗐다. 이윽고 누가 왔는지 확인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담당 교수인 디스였다. 스킨 헤드와 머리에 X자 형태의 흉터가 인상적인 교수.

교수보다는 용병 내지 산적에 어울리는 풍모다. 풍모에 어울리는 실력은 덤.

“어? 어어?”

하지만 그것보다 더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다. 레이나가 크게 당황했다.

비단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반응을 내비쳤다. 대부분 놀란 표정들이다.

“저 회색 머리. 설마…?”

“갈색 피부에다가 빨간 머리. 타타르 민족 아니야?”

“아카데미에 타타르 민족은 공주밖에 없다고 들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디스를 따라 들어온 사람들의 외모가 여러 의모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회색 머리카락은 마트라 제국의 황족만이 가졌으며 구릿빛 피부는 타타르 민족 고유의 특징이다.

“빨간눈?”

“빨간눈은 설마 그?”

“말도 안돼. 왜 이리로 와?”

“설마 유급당한 건가?”

마지막으로 빨간눈의 청년은 아카데미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창백할 정도로 흰 피부 때문인지 몰라도 빨간 눈이 유독 돋보였다.

이처럼 신입생마저 익히 알고 있는 유명인(?)들이 오면서 강의실이 소란스러워졌지만 얼마 안 가 다시 조용해졌다.

“모두 조용!”

“…”

“…”

교수답게 카리스마 넘치는 디스의 지시. 그 지시에 학생들이 모두 입을 다물었다.

뒤이어 디스는 매서운 눈으로 학생들의 면면을 훑어보더니 굵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모두 혼란스러울 거다. 하지만 딱 잘라 말하지. 지금 자네들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조교로서 많은 도움을 줄 예정이다.”

“조교?”

“저 사람들이?”

“다른 두 명은 그러려니 하는데 빨간눈은 야생인이라 하지 않았어?”

“우리를 인솔한다고? 어이가 없네.”

또다시 수근거리기 시작한 학생들. 그도 그럴 것이 조교는 교수를 보조하는 직책이다.

교수를 보조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실력과 지식이 필요한 법이다. 논란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

공용어가 아닌 모국어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디스는 부정적인 이야기라는 걸 단번에 눈치챘다.

원래부터 이러한 반응을 예측하고 있었으니까. 이에 그는 덤덤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우리들을 보조하기 위해 선출된 자들이다. 능력면에서는 결코 떨어지지 않으니 정중히 대하도록.”

“능력은 몰라도 지력 쪽에서 의심이 갑니다만?”

어느 한 학생이 손을 들며 반박했다. 상당히 무례한 반박이다.

디스는 반박을 건 학생을 바라봤다. 동방에서 온 유명 가문 중 한 명이다.

대충 누구를 저격하는지 티가 났지만 디스는 코웃음쳤다. 그 반응에 반박한 학생의 표정이 묘해졌다.

“지식이 아닌 지력이라… 두고 보면 알겠지. 그 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다.”

“…”

“우선 조교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알려주마.”

일정 자체는 시바르가 1학년 때 겪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십 년 간 쌓아온 메뉴얼이 있었으니.

“이 중 조교가 실습과 시험에서 직접적으로 나서는 경우는 없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를 거다. 조교가 직접 나서겠지.”

“교수도 아니고 조교가요?”

“그래. 솔직히 말하마. 이 셋 중에 빨간눈을 가진 청년은 자네들도 익히 알 거다.”

알다마다. 이미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상황이다.

그것과 별개로 학생들은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디스의 말을 기다릴 뿐.

이윽고 디스는 미묘한 미소를 짓더니 학생들로 하여금 자존심을 뭉개는 말을 꺼냈다.

“자네들이 전부 덤벼도 이 조교는 이기지 못할 거다. 내 장담하지.”

“…”

“자존심이 상하나? 하지만 안타깝군.”

에고가 강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법은 딱 한 가지.

“모두 다 사실이라는 걸 깨닫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을 거다.”

자존심을 건드리고 그 자존심을 완전히 뭉개는 것.

그리고 아카데미 학생의 자존심은 실력으로부터 나오는 편이다.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하긴 그렇지 않고서야 그 곰을 혼자 토벌한 거겠지.’

레이나 홀로 순수한 의미로 감탄할 뿐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늦어서 죄송합니다…! 잠깐 본가를 갔다 오느라 예정보다 조금 늦었어요…!

님! 재미있게 보셨다면 선작 추천 댓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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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A Wild Man Has Entered the Academy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Usually when you possess a novel, you start in the city, but I fell into the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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