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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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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36

엘드미아에게 오그웬의 친절한 외노자라는 평가를 받는 진의 하루는 꽤 바쁘게 굴러가는 편이다·

우선 오랜 시간동안 신세를 지고 있는 여관의 침대에서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밀레나의 식료품점에 방문하여 아침을 얻어 먹으며 일을 돕고 밀레나보다 늦게 하루를 시작하는 텍스의 의류점에 들려 배달 일을 받는다·

배달 일이라고 하지만 진에게는 오전 수입의 대부분을 책임질 정도로 우량 고객이었다· 말이 의류점이지 커지는 도시 규모에 맞춰 장사를 키운 덕에 이제는 포목점까지 겸하는 텍스의 가게엔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여관이나 모험가를 상대로 하는 수선점으로의 배달 의뢰가 굉장히 많았기 때문이다·

과거 엘드미아를 도와 부랑아들을 돕는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굳힌 텍스는 배달부를 고용하는 대신 배달 거리마다 단가를 책정하여 일을 뿌리는 식으로 아이들에게 일감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지만 애들한테 맡기기에 부담되는 품목들은 결국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의 손을 빌릴 수밖에 없었으니 두 사람의 이해 관계가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게 거리에 따라 대충 일 몇 개를 끝내고 나면 알리샤의 보육원으로 향해 점심을 얻어먹고 간단하게 일을 돕는다· 그럴 때마다 항상 욕을 하며 많은 일을 시키는 알리샤였지만 그가 일을 마치고 돌아갈 때쯤엔 저녁으로 먹을 음식들을 챙겨 주는 걸 잊지 않았다·

어째 매번 양이 늘어나는 것만 같은 음식을 여관에 두기 위해 돌아가는 길에 항상 똑같은 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얀스와 잡담 좀 하고 하루가 다르게 뒤바뀌는 거리의 풍경을 구경하며 생활감 넘치는 여관방으로 돌아오고 나면 거기까지가 대충 점심까지의 일과였다·

그 후 내키면 오후에 모험가 길드를 찾아가 또 다른 잡무를 하거나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나날의 연속· 최근 나라 전체가 레비엥에서 있었던 전설적인 승전으로 인해 축제 분위기였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의 일과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과거엔 목적이 있어서 이어진 일과였지만 이젠 그마저도 퇴색되었기에 딱히 이유라고 할 만한 건 없다· 그저 평범하게 사람들이 살아가듯 일을 하고 돈을 벌고 먹고 잘 뿐·

그렇게 스스로가 오그웬의 이방인이 아니라 오그웬 사람이 되었다는 걸 불현듯 깨달은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알리샤의 보육원에서 점심을 얻어 먹던 진은 별 생각 없이 빵을 씹다 말고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슬슬 집이나 살까·”

이제는 평범하게 가정을 이루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튀어나온 혼잣말이 하필 갓 만든 수프를 들고 오던 알리샤의 귀에 들어갔다·

“이제야 과거를 정리할 용기가 났냐?”

당연히 다 큰 사내놈이 궁상을 떤다는 말과 함꼐 욕이 날아올 줄 알았느데 의외로 정상적인(?) 반응을 보인 알리샤는 진이 뭐라 하기도 전에 식탁 맞은편에 앉아 자신의 어깨를 두드렸다·

“눈 뜨는 꼴 하고는· 말도 안한 네 과거를 내가 어떻게 알겠냐· 그냥 미련이 많은 미련한 놈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던 거지·”

“그걸 어떻게···”

“왜 몰라? 아주 잘 알지· 모험가들 중에서 그런 놈들이 한둘이었을 거 같아?”

이제야 팔자에도 없었던 보육원장으로 살고 있지만 알리샤는 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모험가로서 활동해 왔다· 당연히 많은 인간군상을 겪었고 그 속에서 살아남은 끝에  이제는 어느 정도 사람을 볼 줄 알았다·

사실 그런 경험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진은 그다지 알기 어려운 사람이 아니긴 했다·

어디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목돈을 모으는 거라고 해도 1년 365일 내내 흐트러짐없이 살아온 진이 모은 재산은 결코 적지 않다· 일을 가려서도 하지도 않고 못 하는 것도 아니며 유흥을 즐기는 것도 아니니 더 그랬다·

성실함과 능력 모두를 증명한 진을 찾는 사람들은 오그웬에 널리고 널렸다· 작정하고 용역 사무소를 차렸다면 오그웬의 상황과 맞물려 그럴싸한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었을 정도로·

하지만 진은 그 모든 경우의 수를 마다하고 주 마다 여관비를 지불하며 수 년을 오그웬에서 잡일꾼으로 살아왔다· 능력이 없는 이가 그렇다면 당연한 거지만 차고 넘치는 능력에도 불구하고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은 대부분 어딘가 맛이 가 있는 법이다·

“난 네가 얼마 안 가 뒈질 줄 알았디·”

“오그웬이 그렇게 험악한 동네는 아니잖습니까·”

“남이 죽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을 줄 알았다고·”

나날이 힘들어지는 몸과 달리 기억력 만큼은 생생한 알리샤였기에 그녀는 라단 출신 외국인이 오그웬에 처음 발을 들였던 날을 똑똑이 기억했다·

분명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땐 두 눈 안에 불을 담고 있던 놈이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불이 일주일도 안 지나서 잿더미만 남았더랬다·

원래도 형형한 눈빛 말고는 형편없던 몰골이 한층 더 수척해지며 꼴사나워지기까지 닷새도 걸리지 않았다· 알리샤는 그와 비슷한 눈을 한 모험가들이 얼마나 쉽게 목숨을 내다 버리는지 많이 봤었고 진 역시 도시의 거지들 중 하나로 죽을 줄 알았다·

그랬던 놈을 대뜸 엘드미아가 주워 와서 일꾼이랍시고 온 마을에 소개하며 명줄을 늘려놨다·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 끝에 죽은 것과 다름없었던 산송장 하나가 드디어 제 삶을 멀쩡히 살기 위한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안 죽은 게 용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알리샤의 눈가에 살짝 이슬이 맺힐 뻔했지만 그녀는 능숙하게 감정을 털어내며 허리를 폈다·

“어쨌든 멀쩡하게 사람 구실하며 남들처럼 집 걱정하는 꼴을 보니 새삼 나이 처먹은 게 느껴지네· 너 돈 많이 모았을 거 아니냐· 할 거면 가게도 같이 구해라· 고물상 운영하던 노친네 하나가 최근에 죽어서 거기 건물이 빈다더라· 2층에서 살고 1층에서 심부름꾼으로 애들 좀 불러다가 쓰면 금방 크겠더만·”

“그런 것도 생각하고 계셨습니까?”

“여기 애들은 뭐 평생 보육원에서만 사는 줄 알아? 빌어먹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일할 곳 하나라도 더 늘려야지·”

말은 애들을 위해서라지만 알리샤가 말하는 고물상 주인이 죽은 게 벌써 여섯 달 전의 일이다· 그리고 오그웬 토박이 중 가족도 없이 홀로 살며 거동조차 쉽지 않았던 그를 꼬박꼬박 찾아가서 도와주던 사람이 알리샤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알리샤의 여관이 보육원으로 바뀌고 보육원에 점차 머리가 여문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알리샤의 일감이 줄어들자 이젠 노인을 돕겠다고 나선 거였는데 그게 이런 식으로 굴러갈 줄이야·

“여사님을 보다 보면 착하게 산 사람은 보답을 받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갑자기 왜 꼴값이야? 누가 가게 공짜로 준다고 했냐?”

“하하하·”

변함없이 한결같은 반응을 보며 수프를 먹던 진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지더니 식탁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흘깃 시선을 돌린 알리샤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저 씨발 새끼들 또 지랄이네·”

“어허 서로 돕고 살자는 사람들한테 말하는 꼬라지가 그러면 쓰나·”

망할· 또 시작이군·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쓸 뻔할 정도로 귀찮은 자들의 방문에 진이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일어나려는 순간 누군가의 손이 어깨에 올려지며 옆구리에 날카로운 감촉이 닿았다·

“어어 일어나지마 덩치· 우리도 피 보고 싶지 않으니까·”

“이 씨발 새끼들이 어디서 감히 칼을 뽑아? 뒈지고 싶어?!”

이에 눈이 화등만하게 커진 알리샤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지만 그 이상 섣불리 움직이지는 못했다· 옆구리에 느껴진 감촉에 아주 조금 더 힘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상대가 최근 자주 문제를 일으켰던 발전하는 도시에 흔히 따라오는 양아치 무뢰배 깡패들 중 일부라는 건 불 보듯 뻔했다·

평범한 도시의 깡패들과 차이가 있다면 오그웬은 갑자기 활성화된 던전으로 인해 모험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발전한 탓에 그런 불량한 자들 역시 일반적인 도시의 깡패들보다 강하고 질이 나쁘다는 것 정도·

성광십자회의 지원이 이어지는 동안은 조용했지만 이제 지원은 충분하다는 알리샤를 존중하여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 발을 뺀 이후로 소위 ‘영업장’을 늘리겠다고 시끄럽게 구는 중이었다·

“햐 하여간 아줌마 성깔 하난 기가 막힌다니까· 걱정 마· 이 친구 안 움직이면 우리도 가만히 있다 갈 거야· 딱히 이걸로 협박할 생각도 아니고· 괜히 대화 못하게 막을 까 봐 미리 손을 쓰는 것뿐이지·”

“대화? 이 찢어 죽을 새끼들 어디서 굴러먹던 양아치 새끼들인지는 몰라도 안 팔아처먹는다고 말했지? 내가 창녀나 깡패 새끼로 만들려고 애들 키운 줄 알아?!”

“에이 그리 말하면 섭섭하지· 우리가 왜 이 시간에 방문했겠어· 애들 험한 꼴 보지 말라고 신경 써 준 거 아냐· 예의 없이 한 번 가 볼까? 응?”

굳이 따지면 예의를 차린 게 아니라 협박이라는 게 원래 점차 강도를 강하게 하며 압박하는 거였으니 당연한 짓거리였다· 그래도 당장 홧김에 사람을 찌를 정도로 개판인 놈들은 아닌 모양인지 입만 열면 욕이 튀어나오는 알리샤를 상대로도 능글맞게 웃으며 무난하게 대화를 이어 나간다·

하지만 이대로는 어차피 제자리 걸음만 하다가 끝날 게 뻔했기에 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우선 알리샤 여사님께 예의를 차리고 후회할 짓 말고 가라· 여긴 너희가 함부로 건드려도 되는 곳이 아니니까·”

그 말에 방금까지 이어지던 신경전이 뚝 끊기며 자신에게 시선이 쏠리는 게 느껴졌지만 진은 태연했다· 시선이 쏠리는 감각이 오랜만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경험이 어디 가는 건 아니었기에·

그래서 자신의 옆구리에 칼을 대고 있던 놈이 대뜸 얼굴을 들이밀어도 침착할 수 있었다·

“씨이바알 존나 멋진데? 말만 들으면 우리보다 너네가 더 깡패같다 야· 왜? 성광십자회가 발 뺀지가 언젠데 그거로 협박이라도 하시게?”

“이래서 바깥 놈들이 문제라니까·”

스스로 말하고도 웃겼지만 사실이었다· 바깥 놈이었던 진은 이제 없다· 오그웬의 진이 있을 뿐이지·

“여긴 엘드미아 에가가 뒤를 봐주는 곳이다· 너네 깡패 새끼들이 뭐 하는지는 관심도 없을 분이지만 말로 협박만 했다 하더라도 너희들을 말려 죽일 사람이지·”

제발 알아듣기 바라며 또박또박 말해주자 얼굴을 들이밀었던 놈이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건 뒤에 있는 다른 놈들도 마찬가지였다·

“···엘드미아? 도적 학살자?”

“용사 말하는 거 아냐?”

“용사겠냐 이 돌대가리 새끼야·”

“여긴 오그웬이야 병신들아· 단두대를 말하는 거겠지· 근데 씨발 걘 수도에서 활동하잖아·”

형님· 대체 뭘 하고 다니시는 거길래 이렇게 통일이 안 되는 겁니까···

본능적으로 저 모든 게 단 한 사람을 지칭하는 거라는 걸 알 수 있는 진이었지만 깡패들은 아니었다·

“새끼 아주 그냥 유명한 사람은 다 가져다 붙여보지 그러냐? 그딴 걸 믿으라고?”

“믿어야지· 너희들이 말하는 게 다 한 사람이라는 것도 말이야· 오그웬이 왜 유독 이번 용사 승전 소식에 축제 분위기인지 알아? 그 용사가 여기 출신이라서야 머저리들아·”

괜히 자극하지 않기 위해 뒤를 돌아보지 않아 반응은 알 수 없었지만 알리샤의 반응와 침묵만으로도 어느 정도 유추는 가능했다·

“···푸하하! 존나 그럴싸 했어! 입을 털려면 이 정도는 털어야지· 근데 겨우 그딴 헛소리에 넘어갈 거면 이 바닥에서 못 놀아·”

거하게 실패했다는 것을·

이래서 진실을 말해 줘도 못 알아먹으면 의미가 없는 법이라며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려는 순간·

“그러게 내가 말했잖아· 역사 교육은 똑바로 시켜야 한다고·”

“뭐야 이 새낀? 손 안 치···어어?”

여기서 들릴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칼을 들고 있던 깡패고 진이고 할 것 없이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미 미친 무슨 힘이···!”

그러자 거기엔 두 깡패의 어깨를 허벅지 높이까지 짓누르고 서 있는 엘드미아가 새하얀 머리카락의 소녀와 백금발을 뒤로 묶은 소녀를 대동한 채 서 있었다·

순간 저도 모르게 ‘아실리에는 어디 가고···?’ 라는 생각이 절로 스쳐 지나갔지만 그래도 반가운 게 우선이었다·

“근데 이 새끼들도 대단하네· 성광십자회의 지원이 있는데 무슨 배짱이야?”

“···성광십자회 철수 했습니다 형님·”

“뭐? 왜?”

“보육원이 이제 자력으로 굴러갈 수 있게 됐으니 다른 사람들 도와달라고 알리샤 여사님이 부탁했거든요·”

“하여간 사람이 너무 좋아서 탈이···”

“너 넌 뭐야 이 새끼야?!”

음유시인들이 묘사할 법한 멋들어진 갑옷을 입은 채 태연한 얼굴로 장정 둘을 각각 한 손으로 제압하고 있는 모습은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 위치가 좋아서 그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다른 놈들은 물론이고 진의 옆구리에 칼을 대고 있었던 놈마저 주춤거리며 물러날 정도로 말이다·

“나?”

그리고 위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들면 대개 칼 든 놈처럼 목소리가 커지는 법이다·

당연히 위협하는 쪽은 그와 반대다·

“엘드미아 에가·”

바로 지금의 엘드미아처럼·

“그러는 너희는 뭔데 감히 알리샤 여사님의 보육원에서 개지랄이야 이 씹새끼들아·”

···하지만 욕이 나오는 건 아무래도 별개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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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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