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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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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55

캬루베로스가 그래도 외국어에 능통하여 유예와 기회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던 나는 녀석의 도움을 받아 약식으로 수속을 마친 뒤 여관방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내가 개쩌는 천재라서 무슨 오펜하이머처럼 일주일 만에 언어를 마스터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랬던 건 아니다· 그저 씨앗을 뿌리고 기다리는 동안 비는 시간을 좀 더 유익하게 쓰기 위함이었을 뿐이지·

진이 말한 대로 아버지의 명성이 엄청났었고 라단에서 사라지기까지의 상세한 내막을 어느 정도 아는 이라면 고의로 퍼트린 소문을 듣고 찾아오지 않을 리가 없으니 굳이 서두를 것도 없다는 게 나름의 이유였다·

솔직히 말하면 끔찍하다·

아무리 여유를 부리고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해도 기초부터 공부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캬루베로스를 이용해 기초 회화에 쓰일 법한 것들만 정리해서 외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나 발음을 교정하고 필기해야 하는 수준이다·

파란만장한 삶의 여파로 어렸을 적부터 독기가 올라 집중하면 그래도 머리가 좀 굴러가니 암기 정도는 할 수 있는 거지 판을 짜기 위해 필요한 일이 아니었다면 죄다 캬루베로스에게 짬처리 해버리고 도시 구경이나 했을 거다·

하지만 외국인이 그것도 혼혈인 사람이 익숙하지도 않은 외국어로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호감형 인물로 다가오는지 온갖 매체를 통해 뼛속까지 깨달은 현대인으로서 설령 두 번 다시 마주할 일이 없는 사람들과의 첫 대면이라 하더라도 호감 스택을 쌓을 기회를 포기하긴 힘들었다·

그 결과 절찬리 사서 고생 중이긴 하지만·

“근데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 합니까? 어차피 주인님의 신원만 확인되면 접선을 시도한 쪽에서 알아서 서방 공용어를 쓸 텐데·”

그런 내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캬루베로스였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반응이었다·

사람 새끼도 아닌 것이 어찌 사람의 심리를 알겠는가· 남들이라면 돌 대가리라며 뒤통수부터 후려치고도 남을 질문이었지만 바다와도 같은 이해심을 지닌 나였기에 악마라는 것들이 사람이 쉽게 간과하는 문제나 허술한 부분 및 심리적 약점을 귀신 같이 파고들어 부당 계약을 맺는 새끼들이라는 사실은 잠시 접어둔 다음 대가리를 박고 있는 녀석의 등에 두 다리를 올려 놓으며 자비롭게 대답해주었다·

“안 그래도 공부하기 짜증 나는데 은근슬쩍 헛소리 하며 눈치 보지 말고 대가리나 박고 있으려무나·”

“옙·”

어차피 악마인 년에게 원산폭격이 얼마나 큰 피해를 주겠냐마는 벌을 준다는 행위 자체가 중요한 거였다·

그렇게 마음만은 풍요로워지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공부를 하고 다시 인근 술집이나 가게를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기를 2주 정도 반복했을까·

“Ti nev naev ila ticc onet it noc neni baiuq riven se Fisuli mere tipicca mutre?”

꽤 입맛에 맞아 자주 방문하게 된 음식점에서 아침 식사를 시작할 무렵 바시옐라에서는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던 굉장히 사막풍의 복장을 한 전사들과 함께 나타난 중년 여성이 세상 심각한 얼굴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내가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인지는 알 수 없었으니 딱히 반갑거나 하진 않았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동물원 원숭이 구경하듯 구경만 하거나 종자로 알려진 캬루베로스에게만 말을 거는 이들이 전부였던 와중에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거는 사람이 왔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변화이긴 하다·

문제는 그 변화가 이국의 요리를 맛있게 먹는 와중에 모든 예절을 쌈 싸 먹고 포위와 비슷한 형태로 이루어졌다는 점 정도?

영웅의 혈육임을 사칭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확인하기 위해 발품을 판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양호한 반응이라 생각하며 입 안에 있던 음식을 다 씹어 넘긴 나는 방금 들은 말을 곱씹으며 멀뚱히 앉아 있는 캬루베로스에게 물었다·

“억양이 독특해서 확신이 안 서는데 지금 나보고도 서방 대륙에서 온 거 맞냐고 물어본 거 맞지?”

“와 그걸 알아들으셨습니까? 전 영락없이 일주일 동안 그냥 놀기만 하신 줄 알았는데 진짜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공부를··· 악!”

“대답·”

“저 정확히는 서방 대륙에서 넘어왔다는 사막의 매의 아들이냐고 물어보고 있습니다···”

사람의 피나는 노력을 신뢰하지 않은 캬루베로스의 마빡을 숟가락으로 응징하며 다시 확인한 손님들에게서는 딱히 살기라든가 불편한 기색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기에 손을 올려 두는 것도 아니고 자세를 잡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마법을 쓰는 조짐이나 마도구를 사용하려는 조짐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기들을 앞에 두고 캬루베로스와 콩트를 하고 있다고 해서 딱히 불쾌해 하지도 않는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저런 반응인 거 보면 꽤 훈련 받은 사람들인 거 같은데·

“Du mailli teih·”

그래 그게 나다·

다른 건 어떻게 될지 몰라도 이런 질문은 반드시 있을 거라 예상했기에 몇 번이나 반복하며 발음을 교정한 대답을 입에 담자 말을 걸었던 중년 여성의 표정에 아주 약간 변화가 생겼다·

“Si marcen sont ividnil maugua?”

“···이건 모르겠다· 뭐라는 거야?”

“‘우리 말을 할 줄 모른다고 들었는데?’ 라고 말했습니다· 이것도 미리 준비했던 질문이긴 한데 방언이 심하긴 하네요·”

“어렵다 어려워··· 보다시피 모른다고 해 줘라· 그래도 아버지 모국어니까 배우려고 하고 있을 뿐이라는 설명도 같이·”

역시 새로운 언어는 쉬운 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대화는 캬루베로스에게 맡기고 다시 식사를 이어 나가려던 찰나 중년 여성은 아무런 예고도 없이 내 맞은 편 의자를 꺼내 앉으며 캬루베로스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그럴 필요 없다· 나는 서방 공용어를 할 줄 아니까·”

너무나도 유창한 공용어로·

훈련 받은 움직임과 신중한 태도 그리고 제 2 외국어까지 능통한 지식인·

어쩌면 기다리고 있었던 인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기대감과 반가움이 앞섰지만 일부러 불쾌한 듯 잠깐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겸상을 허락한 적도 없고 시험받을 만한 짓을 한 적도 없는데·”

“겸상은 그렇지만 시험받을 만한 행동은 했지· 라예흐단의 아들을 자처했잖나·”

거칠면서도 짙은 구릿빛 피부와 검은 머리카락이 인상적인 여성은 얼핏 보면 왜소하다고 느껴질 만큼 말랐지만 식탁 위에 올린 두 팔에는 상당한 단련을 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굵직한 잔근육들이 자리 잡고 있다·

라단 사람이라고 해서 마력을 쓰는 건 아니었으니 강한지 어떤지는 감이 오지 않는다· 어쩌면 만마전에서 마력에 절여져 있었던 탓에 예전보다 더 오러 유저들을 파악하지 못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고·

“보아하니 진짜 서방에서 온 거 같은데··· 라단에서 라예흐단의 후예임을 자처하는 사기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그렇게 떠들고 다니나?”

“내가 그런 걸 굳이 알아야 하나?”

“그 사기꾼들이 어떤 최후를 맞이했는지 알게 되면 알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 걸?”

여성은 언성을 높인다거나 몸짓을 통해 동행한 이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등의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그저 탁자에 팔꿈치를 올리고 턱을 괼 뿐· 그러자 홀에 있던 손님들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우르르 홀을 빠져나갔다·

솔직히 너무 흥미롭고 신기해서 웃을 뻔한 걸 가까스로 참았다·

“마법은 아닌 거 같은데··· 배우들이었나?”

“그게 신경 쓰여?”

“엄청 신경 쓰이지· 진짜 몰랐거든·”

라단에 머물고 일주일이 지날 무렵부터 아침은 꾸준하게 여기서 먹어온 덕에 이 가게에 자주 얼굴을 비치던 사람 몇 명 정도는 내 눈에도 익을 정도다·

“아직도 사칭범들이 어떻게 됐는지 안 궁금해?”

“당연하지·”

그런데 그 사람들까지 방금 다 빠져나갔다· 말인즉슨 한참 전부터 나를 감시하고 연기를 하고 있었다는 소리이니 그 규모와 치밀함을 고려했을 때 눈앞의 여성은 내가 바라던 인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오히려 내가 물어보고 싶네· 왜 날 사칭한 놈들의 결말을 궁금해해야 하는데?”

“너도 그중 일부에 불과하면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테니까·”

이번엔 결국 참지 못하고 미소짓고 말았다·

혈족 사칭만으로도 이렇게까지 움직이는 걸 보면 대단한 명성이긴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랑스러운 건 모르겠고 알지 못 했던 부모님의 이야기를 더 알게 된 거 같아 기분이 좋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서 협박부터 시작한다?”

“라예흐단의 아들이라고 당당하게 말했잖나· 그게 진짜인지는 이제부터 네가 증명해야지· 못 하면··· 뭐 아쉽게 되는 거고·”

오랜만에 느껴보는 서늘하고 묵직한 무명無名의 감각·

예절 주입기 엘드미아 에가로 돌아갈 시간···은 아니지·

“그건 굉장히 최근에 알게 된 거고 내가 우리 대륙에서 이름이 좀 많거든· 아버지한텐 미안하지만 내가 아버지보다 더 유명해·”

“하하하 감히 라단에서 사막의 매보다 유명하다고 자부해? 아무리 아들을 자처한다고 해도 대담하기 짝이 없군· 네가 누군데?”

“광견 반격 광검 단두대 사룡 토벌자 오크 학살자 전쟁신 피리 기사 성벽 파괴자 레비엥의 악몽 응징의 성자 용살자···”

손가락을 하나하나 접었다가 펴가면서 말하니 새삼 질러놓은 일도 겪은 일도 엄청 많았다는 게 실감된다· 하지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분에 심취한 나와 달리 여성의 표정은 기이하게 꼬여갔다·

“해결한 일이 너무 많아 이명도 그만큼 많은데 지금은 마신 에파가 님의 용사로 활동하고 있지· 라단 에가와 에비셔 루이나의 아들 엘드미아 에가라고 한다·”

내가 자기를 놀린다고 생각하거나 단순히 미친놈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애석하게도 이 자리는 내가 너희에게 나를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말을 끊지 않고 침착한 것만으로도 여성과 그녀의 동행 모두 멘탈과 예절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너희가 나에게 아버지와 연관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지·”

그러니 이제는 실력도 합격점인지 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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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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