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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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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66

양치기의 아들 아리샨은 16년 평생의 절반 동안 항상 같은 의문을 가져 왔다·

‘나는 특별한데 왜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는 걸까·’

코 찔찔이들이 목초지의 풀을 뜯어 던지며 노는 것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동안에도 또래 애들이 글을 익혀서 뭣에 쓰냐며 공부를 게을리 할 때도 양을 노리는 늑대를 잡기 위해 도끼를 꺼내 달려가려고 했을 때도 그랬다·

“대체 그깟 들개들이 뭐가 대수라고·”

살면서 겪은 싸움 중에서 가장 거창하고 화려했던 것을 꼽으라 하면 동네 아이들이 성년식을 거치면서 처음으로 마신 술에 취해 벌인 패싸움을 떠올리는 아리샨은 멋지게 휘두른 도끼로 양을 노리는 늑대의 두개골을 쪼개버리는 자신을 상상했다가 그의 어머니에게 도끼를 뺏기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던 어제를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동시다발적으로 달려드는 늑대에게 당해 양 대신 본인이 죽었을 거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특별했으니까· 그저 부모님의 과보호가 문제일 뿐이다· 이제 어엿한 성년인데 이렇게나 믿음이 없어서야 원·

“역시 남자가 크게 되려면 수도로 가야 해·”

저 유명한 사막의 매도 사냥꾼으로 살다가 수도에서 유명해지지 않았던가· 안 그래도 최근 여러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던 그는 좁디좁은 시골에서 벗어나 자신의 뜻을 키우기로 마음먹으며 마지막으로 양을 몰았다·

그의 부모가 들었다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바로 따귀를 갈겨서 혼을 빼놓았을 발상이었지만 어쩌겠는가· 대놓고 말하면 그리 맞을 거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을 정도의 영악함은 지니고 있었기에 아리샨은 단 한 번도 그런 이야기를 꺼낸 적 없었으니 그들은 하나뿐인 아들의 허무맹랑한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래 인근 도시에 양 두어 마리 팔러 갈 때 그 값을 여비 삼아 여행을 떠나자!”

좀 멋은 없지만 무기는 지팡이라도 충분할 것이다· 그의 아버지는 지팡이로도 충분히 늑대를 때려 죽이고 어머니 역시 대충 주운 몽둥이로 맷돼지를 때려 죽이지 않았던가·

양 값이 결코 적진 않겠지만 정차없는 여행을 떠나는 데에 있어 풍족하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절대 아니니 아껴서 나쁠 건 없다· 그리 결정하며 또래 아이들처럼 잘 다루지도 못 하는 무기에 현혹되지 않고 계획을 구상할 줄 아는 스스로의 유능함에 심취한 아리샨은 생각난 김에 지팡이 휘두르는 연습이나 하고자 아버지의 지팡이가 있는 창고로 향했다·

“여어 아리샨! 어제 늑대들 때문에 큰일 날 뻔했다면서?”

늬웃늬웃 저물기 시작하는 태양이 만들어내는 노을을 등지며 걸어가던 아리샨의 이름을 부르며 정겹게 손을 흔드는 사람은 몇 주 전부터 마을에 머물기 시작한 모험가였다·

“뭐야 이 시간에 웬일이세요?”

“어제 진탕 마시고 뻗었더니 방금 너희 어머니가 와서는 늑대 좀 잡아달라고 하더라고· 마침 술값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냉큼 수락했지·”

서글서글한 인상의 남자는 아리샨보다도 비실해 보였지만 몸에 두른 장비들은 하나같이 고급품들이다· 그 모습이 마치 돈 많은 귀족이 잠깐의 유희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마을에 머물며 적잖은 돈을 쓰는 터라 최근 마을의 계집애들은 전부 그에 대해 말하기 바쁠 정도였다·

또래 여자애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그 모습이 굉장히 아니꼬울 법도 했지만··· 어째서인지 아리샨은 그가 딱히 싫지 않았다· 어쩌면 그가 바라는 모험가의 모습을 그려 낸 듯한 그의 행적에 동경심을 지니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아리샨은 괜히 지저분한 손을 옷에 문질렀다·

“들개나 다름없는 놈들인데 어머니가 괜히 야단이시네요·”

“하하하 들었다· 도끼를 꼬나들고 달려가려고 했다며? 사내놈이면 그 정도 강단은 있어야지· 나도 옛날에 그러다가 아버지한테 한 대 맞았지만 말이야·”

전력으로 저항했음에도 어머니한테 뺏기고 말았다는 이야기까지는 듣지 못한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모르는 척해주는 건지 알 수 없는 입에 발린 칭찬이었으나 아리샨은 자신의 입꼬리가 씰룩이는 것을 견디기 힘들었다·

동경하던 사람에게 자신과 비슷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방금 자신이 세웠던 계획이 점점 현실이 되는 듯해서·

“양치기였어요?”

“아니 아버지가 사냥터지기였지· 늑대를 잡겠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냅다 주먹이 날아와 턱을 빡! 하고 쳤는데 눈 떠보니 다음날이더라고·”

세상에 사냥터지기라니? 그냥 가만히 앉아 아버지의 뒤를 잇기만 했어도 평생을 아쉬울 거 없이 먹고 살았을 엄청난 직업이 아닌가! 갑자기 그가 두르고 있는 고급진 장비와 평소의 씀씀이가 이해되는 듯하며 좁혀졌던 거리감이 쭈욱 늘어나는 듯했다·

“그런데 왜 모험가를 하고 있어요?”

“난 내 길을 직접 개척하고 싶었거든· 아버지 앞에서 말하면 주먹이 날아왔지만 말이야·”

“지금은 모험가잖아요?”

“하핫 아버지가 영주님한테 납품을 하러 간 사이 질 좋은 가죽 몇 개 노잣돈 삼아 들고 집을 나왔지· 당시엔 경험이 부족해서 후려쳐진 가격에 팔아 한동안 고생 좀 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좋은 추억 아니겠냐·”

거리감이 다시 줄어든다! 역시 자신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마저 들기 시작한 아리샨은 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어제 기세 좋게 나서려다가 어머니한테 도끼를 뺏겼어요·”

“흠 나도 우리 어머니가 붙잡았으면 내치지 못했을 거야· 아버지는 그걸 알고 때렸지·”

“···안 뺏기려고 전력을 다 했는데 뺏겼어요·”

“···그 그럴 수도 있지· 부모님 두 분 다 양치기잖냐· 약한 자는 할 수 없는 직업이지·”

“그런가요?”

“당연하지 임마· 이 마을 밖으로 얼마나 많은 위협이 도사리는데? 도적에 몬스터에 예기치 못한 자연재해까지· 목초지를 순회하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너희 부모님은 꽤 강한 거라고·”

어처구니없다는 듯 대답하는 모험가의 말을 듣다 보니 어째서인지 심장이 두근거렸다· 부모님이 강하면 자식인 나도 당연히 강하게 크는 거 아닌가? 혹시 나도 이야기 속 주인공들처럼 특별한 출생인 것일지도?

진정 특별한 태생의 사람들이 들었다면 헛웃음을 터트릴 수준의 발상이었지만 당연히 그의 주변엔 생각을 읽어내는 재주를 지닌 사람이 없었기에 아리샨을 비웃는 이는 없었다·

“뭐 너에게 필요한 건 경험이지· 어때 날 따라서 한 번 늑대를 잡아볼래?”

“저 정말요?”

그저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동행을 권하는 모험가가 있을 뿐·

“늑대따위가 뭐 어려운 거라고· 널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그래· 하는 행동이 비슷하니 생각한 것도 비슷할 거 같고·”

“새 생각이라뇨?”

“너 임마 나중에 기회봐서 집나갈 생각이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속내를 간파하는 모험가의 한 마디에 방금까지 세차게 뛰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어차피 생각만 한 거니 아니라고 잡아떼면 그만인 것을 그러지도 못했다· 당황한 탓에 어버버 거리는 아리샨을 보던 모험가가 한 번 더 웃은 것은 그때였다·

“하하하 뭘 그리 놀라? 내가 네 부모님한테 말할 거 같아서?”

“···안 하실 거예요?”

“이것도 인연이니 오히려 도와줄까 싶은데? 혼자 모래 먹어가며 방황하는 것보단 스승이 있는 게 너한테도 좋지 않겠냐?”

스승!

아리샨의 머릿속에 이상적인 모험가 스승과 함께하는 모험과 여행이 펼쳐진 것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저 정말요?”

“물론이지· 뭐 나도 내 시간을 쪼개가며 널 가르치는 거니까 나중에 대가를 받긴 할 거지만· 아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진 마· 강제로 뭘 할 생각은 전혀 없어· 어디까지나 정당한 ‘계약’이 최고 아니겠냐·”

“하 하지만 전 무언가 지불할 수 있는 게···”

“세상엔 후불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다· 나도 지금의 너한테 뭘 얻는 것보다 한 사람의 모험가로 성장한 너한테 대가를 받는 게 이득이고 말이지· 그 정도 참을성은 있어·”

이렇게 자비로울 수가! 이 기회는 반드시 잡아야 해!

그런 생각이 듦과 동시에 다시 쿵광거리며 뛰기 시작하는 심장의 고동을 느끼며 아리샨이 긍정적인 대답을 입에 담으려는 순간·

갑자기 모험가의 뒤편에서 공간이 일그러지며 사람이 나타났다·

“어···?”

한적한 시골 양치기의 자식으로 살아온 아리샨에게 마법은 책 속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그랬던 탓에 아리샨은 갑자기 차원을 비집고 나타난 거구의 남성과 기이할 정도로 알록달록한 장발의 미녀를 보고 신들이 세상에 강림한 줄 알았다·

가죽 갑옷조차 보기 드문 촌동네에 가끔씩 순찰을 도는 영주의 사병들조차 더위를 피하기 위해 경장을 걸치고 천을 두르는 게 전부다· 그런 소년의 앞에 언젠가 한 번 봤던 기사의 갑옷보다 훨씬 멋있고 촘촘한 갑옷을 걸친 사나운 인상의 남자와 마을 최고의 미녀를 돼지로 만들어버리는 수준의 미녀가 아무런 전조도 없이 나타났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라 할 수 있었다·

“뭐야 갑자기 왜···”

16년 짧은 삶 속에서 가장 충격적인 광경에 할 말을 잃고 굳어버린 아리샨을 보던 모험가는 뒤늦게 이상을 눈치채며 고개를 돌렸고···

“흐 흐햐아아악?!”

···남자와 눈이 마주치는 것과 동시에 방금까지 보여줬던 여유따위 온데간데없는 반응과 함께 네 발로 울타리를 건너뛰려는 기행을 선보였다·

“하여간 새끼들 사람 귀찮게 하는 데에는 아주 도가 텄어·”

하지만 남성의 중얼거림과 함께 이어진 맑은 금속음이 모험가를 막아섰다·

남성의 검집에서 아주 살짝 검이 뽑히는 것과 동시에 모험가의 가슴을 찢고 튀어나온 심장이 터지는 광경을 코앞에서 보게 된 아리샨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비명을 지르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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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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