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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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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779

기세 좋게 바닥을 박살 내고 알현실을 벗어나는 건 좋았지만 아무래도 난 라단의 지하 시설을 얕본 모양이다·

“쓰읍··· 당최 어딘지 알 수가 없네·”

이어질 추격을 피해 최대한 이동한 다음 둘러보니 길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더라고· 마력과 신성력의 흐름은 이미 감을 잡았으니 따라가면 그만인데 이것들은 길 따라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보니 내려가는 길은 결국 내가 직접 찾아야 한다·

조금 시도해 보다가 그냥 루할에게 닿을 때까지 바닥을 뚫고 가버릴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러다가 어디 하나 잘못되서 지반이 줄줄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루할 시나를 막아 낸 게 아니라 왕궁을 말아먹은 놈으로 이름이 남을 게 뻔해서 참기로 했다·

설령 왕궁을 말아 먹더라도 그년이 말아먹어야지· 무엇보다 그렇게 무너지면 무너진 잔해를 뚫는 게 더 큰 일이다·

[차라리 한발 물러서서 지원을 받는 게 낫지 않아?]

“별로 좋은 선택같진 않다· 거하게 저질렀는데 괜히 대모님과 접선했다가 역모를 꾸몄네 뭐네 하면 일이 꼬이는 것도 있고 녀석의 신 흉내가 신경 쓰이기도 하고·”

루할 시나가 시도한 광역 어그로의 범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

왕궁? 수도? 라단 전체? 최소한 녀석이 있는 힘 없는 힘 다 짜내서 시도했다고 보기엔 힘든 장면이었다·

기나긴 시간 동안 제 존재감을 감추고 버텨 왔던 신중한 년이 그만한 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나서는 게 아니라 교란에 가까운 행위를 택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간을 끈다든가 혼란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도 이득을 본다든가·

그럴 경우 내가 후퇴를 하는 것만으로도 불리해질 수 있다· 이미 내가 상정했던 범위 이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힘을 소유했음이 드러났으니 방심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하여간 피곤한 인생이야· 신성력에 개입하는 악마라니 사념님조차 이 이야기를 들으시면 까무라치지 않으실까?”

[으음··· 듣도 보도 못한 경우이긴 하지·]

바퀴벌레가 바퀴벌레 약을 먹으며 생계를 유지한다는 이야기랑 다를 게 없다·

사념님 앞에 끌고 가는 것만으로도 캬루베로스와 잉글라디우는 문자 그대로 죽으려고 한다· 아마 카펫을 데려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솔직히 루할을 정말 악마로 봐도 되는 것인지 확신이 안 설 정도다·

뭐 그래 봤자 죽인다는 결론이 달라리진 않지만·

녀석에 대해 고찰하는 동안에도 발 움직이는 걸 잊지 않았지만 그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이티스엘의 고대 수로와 달리 라단의 지하도는 라단 왕국 자체 제작 인공물인 탓인지 횃불 하나 없어도 자체 발광하는 신묘한 기능이 탑재되어 있지 않았던 탓이다·

그래도 에스테의 빛 덕분에 족히 5미터 가량은 훤히 보이지만 미로같은 곳에서 길을 찾기에 충분한 광량은 아니다· 마음속 한 켠에서 마족령에 있었을 때 썼던 소나 탐지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을 꾸역꾸역 가라앉히며 어떻게든 2층 정도 더 지하로 내려갔을까·

“에스테 잠깐 불 좀 꺼봐·”

[응·]

저 멀리 어딘가에서 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추격자들을 염두에 두고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거리가 있었지만 분명 인기척이다· 처음 인지했을 땐 몰랐지만 점점 거리가 좁혀지니 그 움직임이 굉장히 다급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상대가 나를 눈치차지 못하고 있다는 건 좋은 현상이었지만 문제는 라단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어서 몰래 접근해도 별다른 소득이 없다는 점이었다·

“외국어를 못 하는 게 이렇게나 서러울 줄이야·”

결국 캬루베로스의 분신을 소환하고 나서야 나는 인기척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성직자들 일부와 기사들입니다· 어느 특정 교단 소속 같진 않은데··· 주인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어째서인지 몰라도 주인님이 루할 시나의 봉인을 꺠려고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퍼졌는데요?”

“봉인이 왜 왕궁 지하에 있는지는 아무 말도 없고?”

“네· 다만 이상하게 여기지 않아서가 아니라 이미 지나간 주제라는 느낌입니다· 굉장히 갑작스럽다는 듯한 태도로 봉인의 흔적을 따라가는 중이거든요·”

‘이게 왜 여기 있지?’ 라는 반응이라는 소리였다· 아무래도 라단의 지하시설 역시 그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출입구가 존재하는 모양이다·

“봉인의 흔적을 추적할 수 있으면서도 모르고 지냈다는 건 추적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도구나 성법이 필요하다는 뜻이겠네·”

“아무래도 그런 모양입니다· 길을 찾는 거 때문에 애를 먹고 있네요· 왜 시설이 제대로 작동을 안 하는 건지에 대한 불만도 토로하는 중입니다·”

“···작동을 안 한다고?”

“가시화 마법이 발동을 안 한다네요·”

아하 기술력이 부족해서 못 만든 게 아니라 고장난 거였군· 어쩌면 루할 시나가 힘을 모은답시고 마력을 쪽쪽 빨아먹은 탓에 고장난 것일지도 모르겠네·

그렇게 잠깐 더 귀를 기울이던 캬루베로스는 점점 멀어지는 소리를 굳이 쫓지 않으며 고개를 내젓더니 조용히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왕궁에서 여러 종교 단체들에게 협력을 요청한 모양인데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그냥 악마 불러다가 길 찾게 하는 게 빠를 거 같은데 어떻게 하시렵니까?”

“뭐? 길 찾는 악마가 있다고?”

이건 또 듣도보도 못한 이야기라서 놀라 되물으니 캬루베로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런 악마가 어딨겠습니까· 단순 무식한 물량 공세죠·”

“······아·”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이번만큼은 캬루베로스를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

왕궁 아래에 똬리를 튼 그날부터 루할 시나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주변의 지하시설을 장악하는 일이었다·

목숨을 빼앗는 함정 같은 걸 설치한 건 아니다· 그런 건 오히려 의구심과 경계를 불러 일으킬 뿐이니· 그저 누가 접근하는지 쉽게 파악하고자 사방에 눈을 달아 놓은 것에 불과하다·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영역에 누군가 발을 들였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을 추측하고 대처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워낙 은밀하게 잘 숨어든 덕에 여태까지는 쓸 일이 별로 없었다·

여태까지는·

“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아무런 전조도 없었다·

그냥 갑자기 만마전과 이어진 게이트라도 열린 것처럼 지하 수로에 악마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어중간한 하급 악마도 아니고 원래라면 계약을 맺어야 움직일 법한 악마들이 끝없이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며 다급하게 활동하는 것을 인지한 루할은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굳어 버렸다·

심지어 개중에는 대공에 준하는 악마의 기운이나 대공마저···

“르가시므네···?”

익숙한 마력 간섭· 능숙한 조작· 과거 만마전에서도 이런 게 가능한 악마는 둘 정도였다·

그중 하나는 전성기의 루할이 죽였으니 남은 건 하나다·

그런데 네가 왜 여기서 나와···?

머리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악마 숭배자들이 기회를 엿보고 있었나? 그게 가능한가는 둘째치더라도 왜 하필 지금? 신성력으로 계시를 흉내냈으니 오히려 숨으면 숨었지 나설 상황이 아닌데?

“아니 그렇게 나서기로 했다면 지상으로 뛰쳐 올라갈 것이지 왜 지하를 이 잡듯이 뒤지는 중인 건데?”

심지어 느껴지는 마력량을 보면 정상적인 계약을 통해 차원을 넘은 것도 아니다· 혹시라도 뭔가 잘못되어서 죽음을 맞이하면 그대로 죽는 본체를 들고 저렇게 움직이고 있다는 소리다·

그리고 그건 루할에게도 나쁜 소식이이었다· 저 지랄이 계속 이어진다면 설령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의 신들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왜 하필 지금······?”

그 순간 다양한 의문들이 맞물리며 루할로 하여금 다시 한번 악마들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게 만들었다·

악마들은 분명 지하 수로를 내달리고 있었다·

그저 내달리고 있었다·

왕궁에서 파견한 인족들과 마주해도 지나치고 있다는 뜻이다·

“설마···”

지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필멸자를 수확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닌 악마 수십 명이 굳이 지하 수로를 샅샅이 뒤지는 이유가 뭘까·

“···날 노리고 있다고?”

그럴 리가· 그게 말이 되나? 물론 관계가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저렇게 목숨을 걸고 움직일 정도로 나쁜 관계도 아닌데?

놀랍게도 말이 되는 상황이었다· 이유있는 만마전의 분노가 루할 시나를 덮치는 순간이었다·

“빌어먹을년빌어먹을년빌어먹을년빌어먹을년”

“죽여버릴거야아니죽일수는없지만아무튼죽여버릴거야·”

“네년만없었어도네년만없었어도네년만없었어도네년만없었어도···!”

만마전의 악마들은 필사적으로 지하수로를 헤집고 다녔다· 그렇게 미친 듯이 달리면서 길을 찾는 도중에 마주친 기사들이 칼질을 하고 성직자가 성법을 쏴도 무시하고 달렸다· 지금은 그딴 게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루할 시나를 찾아내서 만마전의 악몽이 되어버린 주인한테 보고한다· 악마들의 머릿속에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너 때문에 누구는 노예 계약까지 하며 가까스로 목숨을 연명하게 됐는데 지는 혼자 필멸자들의 세상에서 팔자 좋게 놀고먹겠다고? 어림도 없지· 설령 여기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네년에게 향하는 길 하나는 더 발견하고 죽는다· 

만약 루할 시나가 악마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면 그게 왜 자기 때문이냐고 버럭 화를 냈을 테지만 당연히 그건 엘드미아가 어떤 경위를 거쳐 라단으로 오게 되었는지 몰랐기에 가능한 주장이었다·

애석하게도 이미 차원 단위의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루할 시나가 그 사실을 알 방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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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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