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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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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08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간사하다·

알아서 하려고 했던 일을 자꾸 주변에서 강요하면 어째서인지 하기 싫어지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심지어 그게 업무조차 아닌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가장 원초적인 충동을 자극하는 휴식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쉬라고 하니 괜한 오기가 생겨 쉬기 싫어지는 것이다···

“헛소리하지 말고 쿠키나 먹거라·”

“옙·”

···라는 주장을 펼치려고 했지만 무릎 위에 앉은 에스뮈에가 찔러넣은 쿠키에게 저지당했다·

아카데미에서까지 휴식을 취하라는 말을 들은지 이틀 째 그래도 어제까지는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지만 이젠 만날 사람조차 없어졌다· 덕분에아침 일찍부터 오늘 하루는 뭘 하면서 쉬어야 할까 고민하며 소파에 앉아 있던 나는 뒤늦게 출근(?)한 에스뮈에에게 무릎을 점령당한 이후로 그녀가 보는 문서들이나 어깨너머로 훑어보는 중이다·

사실 말이 훑어보는 거지 태반은 글자 몇 개 읽고 끝이다· 하나같이 엄청난 속도로 속독을 하는데 그거 따라 읽으려면 전투 때처럼 감각을 깨워야 하는 수준이더라고·

“대체 어떻게 그런 속도로 읽을 수 있는 거야? 마법이라도 쓰는 건가?”

“업무 하나하나에 마법을 썼다간 몸이 남아나질 않지· 단순히 새로운 게 없어서 그렇느니라· 뭔가 예기치 못한 이상이 있는지 혹은 진전이 있는지만 파악하면 되니 대부분의 내용들은 넘어가는 거지·”

그리 말하는 것치고 나름 시간을 들여 읽는 것조차 수십 초에 불과하다· 오늘 하루만 저러는 게 아니라 집에서 지내는 동안 내내 저리 일하는 데도 매일 같이 업무가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지금 뭘 하고 쉬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탄하던 방금 전까지의 내가 얼마나 사치를 부리고 있었던 것인지 실감하게 된다·

결국 그녀가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지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 연락하지 못했던 가엔달 파티에 대해 알아보러 모험가 길드에 가려던 내 걸음을 붙잡은 것은 예고 없이 찾아온 방문객이었다·

“주인님 오가토르프 가문에서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정확히는 그 방문객의 도착을 알리는 티에의 부름이었지만 그게 그거지 뭐·

“꼭 주인님이라고 불러야겠어? 그냥 평소에 하던 대로 하면 안 돼?”

“계약을 했으니까요· 저희 모두의 의견을 모아 내린 결론입니다·”

교단 사람들 모두가 동의했다는 건 알겠지만 왜 계약 당사자인 내가 없는 자리에서 그런 결론이 나온 것인지 물어보려다가 그냥 포기하고 움직이기로 했다· 계약서 상으로는 갑과 을이 맞으니 그냥 사장님이라 부른다고 생각해야지·

“근데 오가토르프의 손님? 셰릴이 아니라?”

“예· 기사 분이셨는데 가주의 명을 받고 찾아왔다더군요· 오가토르프 가문이라는 것은 확실했기에 굳이 방문 사유는 듣지 않았습니다만 미리 들었어야 했을까요?”

“아냐 잘했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에카프 경이 보낸 사람인데 새삼스레 그럴 필요가 있나· 내가 직접 들으면 되지·”

수도에서 가장 많은 신세를 진 사람 중 하나인 것은 물론이요 용사가 아닐 때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편법으로 배움을 얻기 위해 발버둥 치는 나를 고깝게 여기기는커녕 물심양면으로 도와 준 분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먼저 연락을 취한 적이 없었던 분이 이렇게 사람을 보낸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디 그 내용이 새로 갱신된 셰릴과의 관계에 대한 내용만 아니길 바라며 정문에 도착하니 마차 하나를 뒤에 둔 묘하게 어려 보이는 갈색 머리 기사 하나가 나를 발견하자마자 딱딱하게 각잡힘 태도로 경례를 하며 입을 열었다·

“이티스엘의 영웅이자 마신교의 용사이신 엘드미아 에가 경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오가토르프 경의 전언을 전달드리고자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별 생각 없이 기사를 면밀히 훑어본 나는 대놓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모르는 얼굴인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사는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듯 순식간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전장에서 공로를 인정받는 거면 모를까 오가토르프 가문 소속의 기사들은 철저하게 정식 훈련 과정을 거치는 터라 아무리 빨라도 6년은 걸리기 마련이다·

즉 거기서 2년 남짓한 세월을 지낸 나는 오가토르프 가문 소속 기사들은 물론이고 종자와 하급기사까지 다 얼굴은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전혀 모르는 사람이 오가토르프 소속이라 주장하고 있으니 의아할 수밖에·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면 전장에서 공을 세워 가문 소속 기사가 되었을 경우인데 에카프 경은 아직 전장에 서지 않았으니 지금은 해당 연관없는 이야기다· 그간 하도 많은 일을 겪은 터라 혹시 사칭에서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사건의 조짐인가 싶어 이리저리 살피기 시작하자 기사는 처음에 보여줬던 태도보다 훨씬 경직된 반응을 보이며 말을 덧붙였다·

“워 원래 다른 가문 소속이었으나 우연찮게 오가토르프 경의 눈에 들게 되어 최근 옮겼습니다·”

“에카프 경께서 직접 기사 작위를 내리셨다고? 심지어 그렇게 뽑아서 전령으로 보내고? 가신 기사라는 소리네?”

“그 그렇습니다· 미 믿기 힘드시···”

“믿기 힘들긴· 그럴 수도 있지 뭐· 재능있나 보네·”

세상에 나만 파란만장한 삶을 살라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쟤도 인생에 파도가 많은 놈인갑지· 내가 대수롭지 않게 손사레를 치자 녀석의 얼굴에 아주 약간이나마 안도감이 깃든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에카프 경께서 무슨 연유로 사람을 보내신 거지?”

“상세한 내용은 저도 전달받지 못하였으나 보답을 하고 싶다는 말씀과 함께 저택으로 초대하셨습니다· 에가 경만 괜찮으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모시고 갈 준비가 되어 있으나 다른 일정이 있으시다면 시간에 맞춰 재방문하겠습니다·”

보답? 초대? 우리 사이에는 굉장히 어색한 단어였지만···

“그럼  지금 가지·”

그의 뒤에 있는 마차와 말에 오가토르프 가문의 인장이 떡하니 박혀 있는 걸 보고 그냥 직접 가보기로 했다·

어차피 외출을 위해 환복은 물론이고 간단하게 챙길 것도 다 챙겼기에 따로 준비할 것도 없었다· 그렇게 마차로 향하자 황급히 날 따라 움직인 기사가 자연스럽게 마부 역할을 자처했다·

딱히 추가적인 병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보이는 것처럼 그냥 기사 한 명과 가문의 마차 한 대가 전부였다· 얼마 안 되는 거리를 생각하면 이상할 게 없는 조합이지만 손님을 초대한다는 관점으로 봤을 떈 자칫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에카프 경이 그런 결례를 저지를 사람은 아니니 일부러 눈에 덜 띄게 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문제는 왜 굳이 그런 번거로움을 감수하냐인데··· 생각나는 게 하나도 없다·

“도착했습니다 에가 경·”

걸어서도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이니 마차로는 순식간이다· 굳이 기사가 마차 문을 열어 줄 때까지 기다릴 것도 없어서 벌컥 문을 열고 나오니 어김없이 익숙한 얼굴이 나를 반겨줬다·

“아침 일찍부터 고생하는군요 엘드미아·”

“또 뵙습니다 집사장님·”

언제나처럼 온화한 미소와 함께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네는 집사장님을 따라 걷는 저택 내부는 이상하리만치 고요하다· 평소라면 연병장에서 단련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저택의 사용인들은 한창 분주하게 움직일 시간이었는데도 말이다·

“오늘 무슨 날인가요? 이렇게 조용한 저택은 처음 보는 거 같습니다만·”

“수도 외곽으로 훈련을 나가서 그렇습니다· 오크 게이트 사건 이후로 일정 주기마다 시행하고 있는 훈련이죠·”

“부르시는 시기가 참··· 절묘하네요·”

“하하하·”

집사장님의 짧은 웃음소리가 곧 대답이었다·

이유가 있어서 이런 시기에 이렇게 갑작기 조용히 불렀다·

“셰릴도 같이 훈련 나갔습니까?”

“훈련을 시키러 나갔다고 봐도 무방하지요· 경축할 일입니다·”

그래도 순수 검술로는 교관보다 아래인데 훈련을 시킨다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지금까지 봐 왔던 오가토프르 가문의 교육 과정은 수도 인근에서 볼 수 있는 몬스터를 상정하거나 같은 인족을 대상으로 하는 거였으니까·

마왕군과의 교전을 상정하기 시작하는 것일까· 꾸준히 샘솟는 의문으로 머리가 복잡해질 정도였지만 그보다 에카프 경의 집무실에 도착하는 게 더 빨랐다·

가볍게 문을 두드리고 대답이 없음에도 조심스레 문을 여는 건 오가토르프 가문에서나 볼 수 있는 특이한 광경이다· 왕국에서도 손에 꼽는 기사답게 바쁘면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인기척을 느끼고 나중에 오라고 말하는 게 에카프 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저택에서 나간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한 십 년은 흐른 거 같지 않나?”

집사장님께 고개를 끄덕여 예를 갖춘 뒤 안에 들어서자 오랜만이면서도 익숙한 모습의 에카프 경이 고개를 들어 나를 맞이한다·

“여러모로 바쁘게 살고 있긴 하죠·”

“굉장히 겸손한 표현이로군·”

작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에카프 경의 키는 나보다 아주 살짝 작지만 기분상으로는 같거나 더 크게 느껴진다· 과거에는 미미하게 느끼는 게 고작이었던 오러가 훨씬 짙어져서 느끼는 착각이었다·

에카프 경이 강해졌을 가능성도 없진 않겠지만 그보다는 내 감각이 좀 더 구체적으로 상대를 파악하게 된 게 맞을 것이다· 가벼운 악수와 함께 자리를 권한 에카프 경은 내가 따로 물어볼 틈도 없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많은 게 바뀌었지· 자네는 마신교의 용사이자 왕국의 영웅이 되었고 우리는 도움을 받았으며 자네에게 자극을 받은 셰릴은··· 세상에 공간을 벨 줄이야·”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잘난 딸인 줄은 알았지만 그 정도일 줄은 몰랐어· 이것도 자네 덕이 크지· 이렇게 계속 받기만 하다 보니 좀 그래서 나도 도움을 좀 주고 싶어지더군· 그래서 이렇게 불렀다네·”

집사장님이 준비해서 탁자에 올린 찻잔을 들어 목을 축이며 에카프 경은 바로 본론을 꺼내 들었다·

“이제 내가 자네에게 직접 검술을 알려줘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 같아서 말이야· 사실 알려줄 게 있을진 모르겠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자네의 경험을 쌓는 데에 도움정도는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가?”

말도 안되는 겸손과 함께 지크프리트 말마따나 줘도 못 먹었던 기회가 다시 돌아온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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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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